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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필리핀·일본·브라질… 2022년 선거가 바꿀 세계는 [채인택의 글로벌 인사이트]

      대한민국은 올해 3월 9일 새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22년에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굵직한 선거가 열린다. 선거의 해인 2022년, 글로벌 사회는 어떤 변화의 흐름을 탈지 주목된다.     ━   프랑스, 중도우파 공화당이 명예회복 성공할까   굵직한 선거로 4월 10일(결선투표는 4월 24일)의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있다. 프랑스는 현직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쉐’를 제외한 다른 주요 정당 대부분에서 대선 후보를 확정했다. 마크롱은 당연히 재선 도전이 유력하지만 “대선 후보가 아닌 대통령으로 일을 더 하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출마 선언을 보류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2017년 대선에서 전통의 기존 좌·우파 정당을 기득권 정당으로 모조리 침몰시키고 좌우를 넘어서겠다는 젊은 에마뉘엘 마크롱을 대통령에 앉힌 유권자들의 혁신 물결이 계속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마크롱은 자신의 새로운 정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쉐를 앞세워 의회도 장악했다.   이에 따라 당시 선거에서 몰락했던 중도우파, 중도좌파, 그리고 극우파와 극좌파는 올해 대선으로 어떤 전략으로 설욕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프랑스에서 관심을 끄는 정당이 전통의 프랑스 우파 대표인 공화당(LR)이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선 유권자들이 기득권‧제도권 정당에 반기를 들고 좌우 모두를 경원하는 바람에 결선 투표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치욕을 당했다. 그런 공화당이 이번에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쇄신하고 나왔다.     중도우파 정당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대선후보로 선출한 것이다. 발레리 페크레스가 그 주인공이다. 페크레스는 후보 당선 직후 여론 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 다음으로 앞서가고 있다. 결선 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프랑스에서 2021년 12월 이뤄진 여론조사 중에서 조사 대상이 1만928명으로 가장 많은 입소스(Ipsos) 조사(7~13일)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24%로 2위를 지키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이 중도 우파의 페크레스가 17%로 2위라는 사실이다. 지금 결과대로라면 마크롱과 중도 우파의 페크레스가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페크레스가 수도 파리와 인근을 관할하는 수도권인 일드프랑스의 주지사라는 사실이다. 일드프랑스는 프랑스 본토를 이루는 광역지방자치단체인 레지옹(주) 18개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력이 가장 강하다.   인구는 1230만 명에 이르고 프랑스 본토 면적의 2.2%의 지역에 인구의 18.8%가 산다. 지역총생산(GRP)는 1조570억 달러로 레지옹 가운데 1위다. 1인당 GRP는 6만100유로(7만1900달러)로 역시 레지옹 중 1위다.   물론 수도권도 마크롱 지지가 강하고 좌·우파와 극우‧극좌가 고루 분포하고, 대선과 주지사 선거는 별개인 게 사실이다. 게다가 수도권은 부유한 파리와 가난한 교외 지역으로 나뉘어 프랑스의 양극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구 밀집지역을 배경으로 둔 만큼 대선에서도 어느 정도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중도우파 정당인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 필사적이라는 사실이다. 공화당은 당 내부적으로 강경·온건파로 나뉘는데 온건파인 페크레스는 경선 1차 투표에서 2위였으나, 2차 투표에서 강경파인 에릭 시오티 하원의원을 20%포인트가 넘는 득표율 차이로 눌렀다.   공화당으로 상징되는 프랑스 우파는 제5공화국을 이룬 샤를 드골과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쟁쟁한 대통령을 배출했다. 그런 공화당에서 온건파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큰 차이로 후보 자리를 따낸 것은 이번 대선에서 중도우파로서 극우와 차별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의 극우화를 막겠다는 당원들의 의지일 수도 있다.   독특한 점은 2021년 12월 5일 창당된 새로운 극우 정당인 레콩퀘스트(R!‧재정복) 소속 에릭 제무르가 15%로 3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전통의 극우정당으로 프랑스 극우 정치를 이끌어온 국민연합(RN‧국민전선(FN)에서 2018년 개명)의 마리 르펜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눌렀다.   르펜은 14.5%를 차지했다. 르펜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1차 선거 2위로 결선투표에서 마크롱과 맞붙었지만 현재로썬 중도 우파는 물론 같은 성향의 극우파 제무르에게도 밀린 것이다.   극우 세력에서도 인물 교체 바람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제무르와 극우파들의 지지를 양분한 것인지도 모른다. 둘을 합치면 극우세력은 여전히 1차 투표에서 30% 정도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한다는 이야기다.   그린피스 활동가 출신으로 유럽생태녹색당 소속의 환경주의자인 야니크 자도 유럽의회 의원은 8.8%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극좌 정당인 ‘불복하는 프랑스’를 이끄는 장뤽 멜랑송도 8.5%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멜랑송은 사회당에서 더욱 강력한 좌파 정책을 내걸고 별도 정당을 창당해 상당한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전통의 중도좌파 정당인 사회당(PS)이다. 사회당 소속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4.5%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당은 자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임기 말인 2016년 좌파로부터는 배신자, 우파로부터는 무능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지지율이 4%로 추락한 이후 좀처럼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셈이다. 전통 프랑스 좌파의 현주소다.   결국 4월의 프랑스 대선은 마크롱 바람으로 상징되는 혁신의 바람을 계속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이념적 도그마에서 벗어난 실용주의를 앞세우는 마크롱은 대선을 앞두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앞세우며 인공지능(AI), 전기자동차 등 과학기술을 통한 혁신 경쟁의 재점화를 선언했다. 미래를 끌고 갈 것인지, 이념의 기치를 높이 들지가 2002년 프랑스 대선의 핵심이다.     ━   필리핀, 대통령 자녀가 대통령·부통령 취임 가능성 높아     5월 9일의 필리핀 대선은 이 나라의 정치가 얼마나 거대 정치가문에 좌우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국민에 밀려났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가문이 이번 대선을 통해 복귀와 명예 회복을 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필리핀 대선을 앞두고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1917~89년, 재임 1965~86년) 전 대통령인 외아들인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64)가 여론조사에서 계속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은 부친의 이름은 물론 정치적 자산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봉봉’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마르코스는 가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고향인 북일로코스의 부지사(1980~83년)와 주지사(1998~2007년)를 지낸 뒤 이곳을 지역구로 하는 하원의원(2007~2010년)과 상원의원(2010~2016년)을 지냈다.   봉봉이 이 지역에서 계속 선출직에 당선하면서 마르코스 가문은 ‘국민에 쫓겨난 독재자 집안’의 굴레에서 벗어나 정치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2022년 필리핀 대선은 마르코스 가문이 다시 대통령궁을 차지하면서 정치적 재기를 넘어 명예 회복까지도 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봉봉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엿새 동안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펄스아시아의 필리핀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53%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고 12월 23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마르코스의 지지율은 펄스아시아가 여론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과 대립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2위를 차지했지만 봉봉과 한참 차이가 나는 20%에 불과했다. 배우이자 방송인 출신인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이 8%로 뒤를 이었다. 필리핀의 복싱 영웅으로 국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이 같은 8%를 나타냈다. 현직인 두테르테는 필리핀 헌법에 따라 연임할 수 없이 이번에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대신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카르피오(43) 다바오 시장이 부통령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지지율 4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사라는 부통령 후보 등록 직후 마르코스와 러닝메이트를 선언했다.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하면 필리핀 사상 최초의 전직 대통령 자녀가 대통령과 부통령에 나란히 취임하게 된다. 대통령 가문의 자녀들이 정치적으로 제휴해 시너지를 내면서 권력을 계속 누리는 ‘2세 동맹’이다. 필리핀은 여러모로 족벌 정치 체제라는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   친선외교 강화와 전쟁 개헌의 갈림길에 선 일본     7월에는 일본 참의원 선거가 있다. 2021년 10월 4일 취임해 10월 22일의 총선에서 선거 전과 동일한 284석을 확보하면서 선방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치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는 선거다.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기시다는 안정적인 의석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장기 집권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민당 내 1·2위 파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아베파와 아소 다로(麻生太朗) 전 총리의 아소파의 입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독자적인 자신의 정치를 할 길도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나 아소와 달리 외교에서 이웃나라들과 친선과 교류·협력을 강조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하지만 기시다가 더욱 힘을 얻기 위해 이 부분에서 양보하고 아베나 아소와 힘을 합쳐 보수 강평파의 오랜 꿈인 개헌을 이루고 전쟁할 수 있는 일본으로 한걸음 나갈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정치적 환경과 상황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혼란의 중동국가 레바논은 3월에 총선에 예정됐지만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선거를 제대로 치를 정도의 정치력도, 국민 신뢰도, 치안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선거 일정이 제대로 진행되는 것만으로도 행정력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   ‘좌파가 돌아온다’ 룰라 당선 가능성 높은 브라질     남미 브라질에선 10월 2일(결선투표를 한다면 10월 30일)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선거를 치른다. 1억4600만 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기다리는 거대한 선거다. 이번 선거에선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6세·2003~2010년 재임)의 정치적 복귀가 관심을 모은다. 현직인 우파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흘러간 권력의 복귀와 좌파 세력의 정치적 복권이 핵심 관심 사안이다.   브라질은 2022년 전 세계의 눈이 몰리는 지역이다. 10월 대선을 앞둔 브라질에선 좌파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지키고 있어 재선이 유력하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지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12월 13~16일 조사 결과 좌파인 룰라가 1차 투표에서 47~48%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지지다.   룰라는 21~22%를 확보한 우파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크게 앞질렀다. 우파에서 그의 대안으로 평가 받는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장관은 9% 확보에 그쳤다. 3666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 ±2%포인트)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다. 브라질 좌파는 조금만 더 힘을 모으면 결선투표를 벌이지 않고 1차 투표에서 룰라가 바로 당선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금속 노동자 출신의 노동운동가로 좌파 노동자당 소속인 룰라는 2002년과 2006년 대선에서 연거푸 승리해 8년을 집권했다. 2016년 그의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 당시 대통령이 권력 남용 혐의 등으로 탄핵되면서 좌파 정권이 무너졌다.   룰라 자신도 퇴임 뒤 뇌물과 돈세탁 등의 혐의로 1심과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지난 2019년 11월 8일 수감 580일 만인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 뒤 2021년 3월에는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지난 2018년 부패 혐의로 선고받았던 징역 12년형이 무효라는 최종 판결을 받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앞선 판결은 룰라에게 유죄를 선고하도록 판사들과 검사들이 담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공정성이 문제가 되면서 논란을 불렀다.   결국 룰라의 부패 혐의는 정치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룰라는 정치적으로, 사법적으로 복권이 됐다. 이런 룰라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하면 7년 만에 부활하게 된다.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에서 좌파인 룰라가 당선하면 중남미에 핑크타이(좌파 도미노)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   룰라는 과거 집권 당시 빈곤층에 대한 위생‧교육‧안전‧기회 제공 등에 치중하면서 빈곤 인구를 줄여 양극화를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 정책에서도 균형을 유지해 브라질 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룰라는 빈곤과 부패, 그리고 혼란이 그치지 않는 브라질에서 하나의 희망으로 간주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 없이 재판과 수감으로 오랫동안 발목이 잡혔던 과거 대통령이 다시 돌아오는 회전문 대선이라는 평가를 할 수도 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파의 희망으로 대통령에 당선했으나 권위주의적인 행동과 코로나19의 위험을 무시하는 행동을 비롯한 갖가지 비상식적인 기행으로 인기를 잃어갔다.   브라질은 코로바19 팬더믹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인 나라의 하나가 됐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 본인도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여러모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특징을 보여 ‘브라질의 트럼프’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결국 그의 정치적 신뢰도는 크게 추락해 10월 대선에서 좌파 룰라에게 정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 처하게 됐다.     ━   미국 중간선거 앞두고 아프간 전쟁 멍에 쓴 바이든      11월 8일은 미국의 조 바이든의 1기 하반기 명운을 가를 중간선거(상·하원 의원선거)가 열린다. 미국 정치에서 중간선거는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소속한 집권당에 불리하게 진행돼 왔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계속 우위를 유지할지가 관심사다. 현재로썬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서 보여준 혼란과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하락은 바이든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로 인한 인력난이 부른 미국의 물류난, 물가 상승도 국민의 불만을 불러왔다.   급기야 ‘레츠 고 브랜든(Let’s go Brandon)’이라는 밈이 미국 전역과 인터넷 상에서 돌며 바이든 때리기, 조롱하기가 미국민의 ‘국민 스포츠’가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NBC 방송이 미국의 인기 자동차 대회인 나스카에서 유력 선수인 브랜든을 인터뷰하는 동안 인근에서 관객들이 바이든을 욕하는 구호를 외쳤는데, 방송 기자가 이를 ‘레츠 고 브랜든(Let’s go Brandon)’이라고 돌려서 전하는 바람에 반민주당, 반바이든 국민의 비웃음을 샀다. 이런 민심 상황을 극복하고 올해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 바이든이 얼마나 선전할지는 미국뿐 아니라 국제정치에서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일본 인사이트 중도우파 정당 대통령 선거 프랑스 대통령

2022-01-04

기시다 내각 부양책 활력 잃은 일본 경제 살릴까?

        2022년 일본 경제는 완만한 성장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2022년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플러스(+)3.2%로 제시했다.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로는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떠나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이후 최근까지 장기침체에 머무르고 있다. ▶인구고령화·인구감소 ▶디플레이션(물가하락) 발생 ▶수출경쟁력 저하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장기간 크게 위축됐다.   한국은행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GDP(기간 중 연평균 기준)는 ▶1981~1991년 4.5% ▶1992~2002년 1.0% ▶2003~2007년 1.7% ▶2008~2011년 마이너스(-)0.6% ▶2012~2019년 1.1%로 내리막길을 탔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무려 -4.8% 후퇴했다.     ━   사상 최대 규모(577조원) 경기부양책 통할까     2021년 일본 경제는 GDP 상승이 예상되고 있지만 장기간 이어진 침체를 극복하기에는 터무니없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의 2021년 GDP 성장률을 3.4%, 규모는 534조 엔(약 4조680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GDP 546조 엔(4조78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떻게든 2022년에는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55조7000억 엔(약 577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2021년 11월 19일 각의 결정했으며, 이를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을 발표했다.   재정지출은 국가와 지방의 지출에 국가대출금인 재정 투·융자금을 더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 4월 아베 신조 당시 내각이 내놓은 48조4000억 엔이 최대였다. 이번 재정지출 중 국비는 43조7000억 엔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2022년 GDP가 5.6%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 예산 투입은 ▶의료 제공 체제의 확충과 매출 감소 사업자·저소측층 지원 등 코로나19 대책에 22조1000억 엔 ▶백신 개발 지원 등 다음 위기의 대비에 9조2000억 엔 ▶개인 지원금이나 반도체 산업 지원 등 ‘새로운 자본주의’ 관련 사업에 19조8000억 엔 ▶재해 대비 등 공공사업에 4조6000억 엔 등으로 구성된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성장기반 확충보다는 일시적인 경기부양 효과 정책을 펼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경기부양 정책을 통해 코로나19 재유행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처함으로써 2022년 여름에 있을 참의원 선거에도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부양책 시행 의지는 확고하다. 경기부양 정책은 일본경제는 미국 및 중국 경제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재발하지 않을 경우 2022년 상반기에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강의교수는 ‘2%대의 완만한 성장세 예상되는 일본경제’ KDI 보고서를 통해 “2022년 한 해 일본경제는 코로나19의 재확산 공포가 남아 있는 가운데, 기시다 신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2021년과 비슷한 2%대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중국 등 해외 관광객에 의한 소비수요는 2022년에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워 본격적인 소비회복은 2023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새롭게 정립하는 가시다의 경제안보 전략   기시다 내각은 경제안보에 대한 전략도 새롭게 정립했다. 기타무라 시게루 전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외교·안보·경제 분야 관계자 1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를 만들어 ‘경제안보 법안’(가칭)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22년 7월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에 앞서 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추진하는 주요 경제안보 전략은 ▶글로벌 공급망 강화 ▶인공지능·양자 등 차세대 기술 육성 ▶국제 질서 유지·강화 등이다. 우선 글로벌 공급망 강화는 반도체, 대용량 전지, 광물자원(희토류) 등 이른바 ‘중요 물자’나 그 원재료들의 일본 내 제조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일본에 생산 시설을 지으면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주겠다는 것을 법안에 명시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반도체다. 일본 반도체는 1980년대 후반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대만 등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 그로 인해 전체 수요의 60% 이상을 대만·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중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주요 해외 반도체 업체의 국내 투자 유치에 나섰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에스엠시(TSMC)가 2021년 10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초기 설비 투자액이 약 8000억 엔(8조4000억원)에 이르는데, 이 중 절반인 4000억 엔을 일본 정부가 보조할 방침이다.   차세대 기술 육성과 관련해선 5000억 엔(5조2000억원) 규모의 경제안보 관련 기금을 별도로 만들어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 등을 염두에 두고 기밀유출 부분도 정비된다. 통신이나 에너지와 같은 주요 인프라는 중요한 설비를 새롭게 도입할 때 정부가 사전에 심사하는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중국 등 안보 측면에서 위협이 되는 국가의 제품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특허 비공개는 안보와 관련한 기밀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특허출원을 할 때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 방침이다.   국제 질서 유지·강화는 핵심 안보동맹인 미국 등과 협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미·일은 경제 전반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과의 통상 문제, 환경, 공급망, 탈탄소, 디지털 경제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협의하는 새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   ‘잃어버린 30년’, 부채 비율 14%→258% 급증   일본은 기시다 총리의 새로운 자본주의와 경제안보 추진을 통해 경제 부활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일단 현재 일본이 지고 있는 국가 부채가 발목을 잡는다. 2020년 기준 일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58%로 베네수엘라 304%에 이은 2위다. 이 정도 부채 규모면 웬만한 나라들은 부도 사태에 몰리게 된다. 2015년 국가 부도를 맞았던 그리스의 경우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81%였다. 일본 재무성은 일본의 채무 비율을 ‘최악’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일본 경제는 90년대 버블(거품)이 꺼진 이후 30년 가까이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져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한국 3.2%·미국 6.2%·독일 4.5%·중국 1.5% 등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일본 물가가 30년 동안 오르지 않는 사이 다른 나라의 물가는 꾸준히 오른 결과 일본의 상대적 빈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 결과 일본 경제에 악순환을 불러왔다. 기업들은 이익이 늘어나지 않으니 임금을 못 올리고, 임금이 안 오르니 소비도 늘지 않는 상황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개인소비는 2000년 이후 20년 동안 58조 엔 줄었다. GDP의 10%를 넘는 규모다.   근로자의 임금 정체도 심각하다. OECD에 따르면 일본의 급여 수준은 1997년을 100으로 봤을 때 2020년에는 90.3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158, 미국과 영국은 각각 122와 130이었다. 한국인의 급여가 23년 동안 58% 늘어날 때 일본은 반대로 10% 감소한 것이다.   생산단가는 오르는데 판매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 10월 기업이 원재료를 조달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기업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8.0% 뛰었다. 1981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반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1%였다. 9월 기준 기업의 원자재값은 51% 뛰었는데 최종 완제품 가격은 2.9% 오르는 데 그쳤다. 비용이 기록적으로 올랐지만 기업들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   일본 경제 정체의 늪에 빠트린 생산인구 감소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도 일본 경제 부활의 발목을 잡는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생산연령인구가 7509만명으로 5년전 조사보다 227만명 줄었다. 생산인구가 가장 많았던 1995년(8716만명)보다 13.9% 감소했다. 여기에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생산인구 비중은 59.5%로 1950년 이후 70년 만에 60%선이 무너졌다. 2차대전 직후인 1945년 58.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0년 일본의 15세 미만 인구 비율은 11.9%로 세계 최저다. 한국(12.5%)과 이탈리아(13.0%)보다 낮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28.6%)은 이탈리아(23.3%), 독일(21.7%)을 넘어 세계 최고다.   2021년에는 출생아 숫자가 처음으로 80만명을 밑돌 가능성이 높아 인구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2050년 생산인구 비중이 48%까지 줄어들고 2054년 전체 인구가 1억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경제가 생산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하려면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로 지적된다. 2020년 일본인 근로자 1명이 1시간 동안 생산한 부가가치는 48.1달러(약 5만6676원)로 주요 7개국(G7) 가운데 꼴찌다. OECD 평균(54.0%)보다도 5달러 이상 낮았다.  차완용 기자 cha.wanyong@joongang.co.kr2022 경제대예측 일본 경기부양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가대출금인 재정 대규모 부양책 1617호(20220103)

2022-01-01

“日 잃어버린 30년, 헝그리 정신 부족하기 때문”…유니클로 회장 일침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창업자이자 패스트리테일링 수장인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이 일본의 장기침체 이유에 대해 ‘헝그리 정신 부족’이라는 일침을 가했다. 12월 30일 일본 경제 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야나이 회장은 잃어버린 30년의 경기침체 상황에 대해 “일본이 현재 헝그리 정신이 없고 더는 안정적인 직원은 없는데도 다들 커리어 선로가 있는 것처럼 여긴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더했다. 야나이 회장은 “중소기업이 자립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일본은 중소기업을 너무 보호하고 있는데,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야나이 회장은 심화하고 있는 미·중 갈등에 대해선 "현실을 보면 좋겠다"며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여전히 미국 금융자본이 중국 투자 자금으로 흘러 들어가고 미국 애플 등의 제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점을 말했다. 이어서 야나이 회장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늘고 있고, 미·중은 경제적으로는 잘 가고 있다"며 “과거 일본도 지금의 중국과 같이 미국에 당한 적이 있는데 당시 미국은 일제차를 해머로 부수고 도요타자동차를 죄인 취급하며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시키기도 했디”며 미국의 숨겨진 속내를 알아차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미국이 강제노동으로 문제 삼고 있는 중국 신장위구르에서 생산하는 면을 유니클로 제품에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입장을 밝히며 “미중 대립에서 중립적인 입장에 서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신장위구르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방법이 기업들을 상대로 일종의 사상 검증을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유니클로가 미국 사업에 계속해서 주력하는 이유로 “미국 시장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야나이 회장의 쓴소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야나이 회장은 수년 전부터 “이대로 가면 일본은 망한다”라고 말하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부 정책의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해온 바 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유니클로 유니클로 회장 일본 미국 야나이다다시

2021-12-31

SK지오센트릭, 일본 화학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SK지오센트릭과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가 반도체용 고순도 아이소프로필알코올(IPA) 생산‧판매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29일 밝혔다. 양사는 울산에 설립되는 합작법인에 약 12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연간 3만 톤 수준의 반도체용 고순도 IPA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2023년 완공과 시험 가동을 거쳐 2024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 양사 투자 금액과 지분 비율은 50대 50이다.     도쿠야마는 고순도 IPA 제조 기술을, SK지오센트릭은 원료 수급 및 공정 운영, 마케팅 등을 제공하는 협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고순도 IPA 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다. 고순도 IPA는 강한 증발성을 가진 용제로, 전자 산업이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세척 용도로 주로 사용되는 소재다. LCD(액정표시장치) 제조용 세정제로도 활용된다.   특히 고순도 IPA 시장은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디지털 전환 등 최첨단 기술 발전과 함께 반도체 산업에서만 연평균 약 8% 수준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고순도 IPA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장 증설 등으로 2025년부터 고순도 IPA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선 한 개의 업체가 고순도 IPA를 생산하고 있어, 일부 물량에 한해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SK지오센트릭 측의 설명이다.     도쿠야마는 일본, 대만 등에서 독자적인 일관 정제 방식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관 정제 방식은 반응‧정제‧출하 등 전체 공정 프로세스가 한 공장에서 모두 이뤄지는 방식으로 품질 관리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양사는 SK지오센트릭의 안정적 원료 공급과 도쿠야마의 고순도 IPA 생산 일체화 설비 기술을 통해 합작법인이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고순도 IPA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폐기물과 유틸리티 저감 설비를 적용한 친환경 공정으로 고순도 IPA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일본 화학기업 화학기업 도쿠야마 반도체용 고순도 제조용 세정제

2021-12-29

내년 세계 통상 3대 이슈는 ‘공급망·기후변화·디지털’

    내년 국제통상은  세계 공급망을 비롯한 기후변화와 디지털 통상 등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2022년 글로벌 통상 환경 전망 포럼’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내년 국제 통상 쟁점과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통상정책·수입규제 전망을 주제로 정부·법조계·학계 관계자가 참여해 논의를 진행했다.   이성범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내년 핵심 이슈로 ‘안보와 공급망의 결합’, ‘기후 변화’, ‘디지털 통상’을 지목했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이 도입을 추진 중인 경제안보 관련 법령이 세계공급망을 약화하고 무역전쟁을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국내에서 이 같은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이먼 레스터 전 케이토연구소(CATO) 부소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공격적인 무역정책 철회에 따른 정치적 위험을 원치 않는다고 봤다. 이에 미국이 기존 통상정책 기조의 큰 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바이든 정부가 한국과 같은 국가에 무역과 관련한 새로운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며 대비를 촉구했다.    김두식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는 “내년에는 국제교역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별·국가별·업종별 교역 회복 정도가 상이함에 따라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입규제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새로운 통상질서 구축시 정부와 기업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다각도의 영향 분석과 총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일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축사에서 “해외 주요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한 경제회복과 교역 확대를 위한 협력과제로 무역과 보건을 통한 백신 생산·접근 확대, 공급망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교역 확대 촉진,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통상규범 마련,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정상화와 개혁 등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이들 4가지 과제 해결을 위해 통상당국이 국제적 논의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미국 일본 글로벌 공급망 내년 글로벌 글로벌 교역

2021-12-20

일본은행 “코로나 대응 자금지원 일부 줄일 것”…양적완화는 유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기존의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자금지원은 축소키로 했다.   일본은행은 17일 전날부터 이어진 금융정책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마이너스(-) 0.1%,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을 0% 수준이 되도록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시행한 20조엔(약 210조원) 상한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 정책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해당 지원정책은 내년 3월에 종료할 예정이다.   다만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은 6개월 더 연장해 내년 9월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음식·숙박 등 접객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일본은행은 “현재 경기 상황은 계속 어려운 상태에 있으나 기조로는 회복하고 있다”면서도 “오미크론 변이 출연 및 전 세계적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인플레이션과 생산단가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향후 정책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일본 자금지원 대응 자금지원 코로나 대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21-12-17

CPTPP의 개방 파고에 농업계 ‘먹거리 주권’ 지킬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의사를 공식화했다. 미국이 탈퇴하자 중국과 대만이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자 문 정부도 가입 추진으로 입장을 바꿨다. 해외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어 제조·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엔 기회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만큼 국내시장도 개방해야 해 농업 등 취약분야에선 또 희생양을 삼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CPTPP를 통해 얻는 득실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 [CPTPP 가입하면] ① 정부 가입추진 배경 ② 해외시장 확대 기대 ③ 취약산업 붕괴 우려   우리나라의 CPTPP 가입은 무역시장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개방성이 높은 CPTPP 가입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CPTPP에 가입하면 회원국들에게 국내시장을 개방해야 하는데 시장 자유화 수준이 많게는 95~100%에 달해서다. 거의 무관세나 마찬가지다. 시장을 폭 넓게 개방하면 국내 수출기업에 이득이 되지만, 국내 취약한 산업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하면 기존 회원국에 대한 시장접근성 개선 이외에 국내 산업의 민감성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CPTPP 가입은 일본과의 FTA 체결이라는 의미가 커 제조업 분야 양허(관세를 일정 세율 이상 올리지 않는 것)에서 일본에 대한 민감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겹치는 수출 품목이 많아 국산 상품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대 일본산 수입품에 대한 국내 시장의 개방 정도가 커 무역수지가 악화할 우려도 있다. 인도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입을 손해를 고려해 RCEP 가입을 포기한 바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은 우리나라에 민감한 주제다. 우리나라가 CPTPP 회원국과 이미 체결한 FTA의 농식품 분야 자유화율은 평균 78.4%다. 그러나 CPTPP는 관세 철폐율이 최대 96%로 사실상 완전 개방에 가까운 데다, 가입국 상당수가 농업 강국이라는 점이 국내 농축수산업계엔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중국의 가입까지 이뤄지면 국내 농업계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   “외국의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 요구에 대비해야”   농민단체는 정부가 CPTPP 가입 의사를 밝히자 즉각 반발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CPTPP 가입은 수입 농산물 추가 개방이 불가피하다”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입 농산물의 증가는 장기적으로 국내 농업 생산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정부의 CPTPP 가입 선언은 먹거리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농업인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호주·캐나다·뉴질랜드·칠레로부터의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 요구의 가능성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일본이 방사능 오염이 의심되는 후쿠시마 농수산물에 대해 한국에게 수입 규제 해제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낙농강국은 국내 우유·소고기·유가공 등의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쌀은 한번 뺏기면 되찾기 어려운 식량안보 자원이다.    과거에도 외국과의 무역협정을 두고 정부와 농민단체가 수 차례 충돌했었다. 그 때마다 역대 정부는 제조산업과 해외수출의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협상하는 모습을 보여 농축수산업을 매번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994년 다자간 무역협상인 우루과이라운드(UR)가 타결되자 농민단체는 “농촌 인구 급감과 무역적자 급증으로 농촌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2003년 한국·칠레 간 FTA를 맺을 때도 농민단체는 칠레산 농산물 수입 시 국내 농작의 피해를 우려하며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그렇게 맺은 무역협정들이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오늘날의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 CPTP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자, 의장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뉴질랜드·말레이시아·멕시코·베트남·브루나이·싱가포르·칠레·캐나다·페루·호주 11개국이 참여해, 2018년 12월 발효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자유무역협정이다. 협정 주요 내용은 농수산물과 공산품 역내 관세 철폐, 데이터 거래 활성화, 금융·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이동 자유화,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 금지 등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CPTPP 미래와 우리의 대응방안)에 따르면 CPTPP 11개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2019년 기준 11조2000억 달러(세계 GDP의 12.8%)에 이른다. 차지한다. CPTPP 11개국의 무역 규모는 5조7000억 달러(세계 무역액의 15.2%)에 달한다. 11개국의 인구는 총 5억여명(세계 인구의 6.6%)이다. 한국의 수출액에서 CPTPP 11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 한국의 수입액에서 11개국의 비중은 24.8%를 차지한다. 최근 중국과 대만에 이어 영국도 CPTPP 가입을 신청해 경제동맹 영역이 태평양 너머 유럽으로 확장하게 된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일본 가입 가입 추진 멕시코 시장 시장 개방성

2021-12-16

CPTPP로 중소기업 해외 진출 다변화의 허들 제거 기대

    문재인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의사를 공식화했다. 미국이 탈퇴하자 중국과 대만이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자 문 정부도 가입 추진으로 입장을 바꿨다. 해외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어 제조·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엔 기회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만큼 국내시장도 개방해야 해 농업 등 취약분야에선 또 희생양을 삼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CPTPP를 통해 얻는 득실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 [CPTPP 가입하면] ① 정부 가입추진 배경 ② 해외시장 확대 기대 ③ 취약산업 붕괴 우려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하면 기존에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과 멕시코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무역을 활성화해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대(對) 일본 무역에 대해서는 누적 원산지 제도를 활용한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누적원산지 제도는 협정에 참여한 국가가 생산한 중간재를 자국 생산품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한 예로 의류에 대한 높은 관세가 사라지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섬유기업이 누적원산지 조항을 활용해 한국산 섬유·직물로 생산한 의류를 일본에 무관세로 수출 할 수 있게 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의류 수입 3위 국가로 과거 중국에 대한 의류 수입 비중이 8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중국 이외에 베트남·미얀마·방글라데시 등으로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을 높이고 있다.   국내 수출입기업들 사이에서도 일본과의 무역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국내 수출입기업 20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일관계 기업인식 실태’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은 양국의 가장 시급한 협력과제로 ‘자유무역주의 유지를 위한 공동 노력’(31.2%)을 꼽았다.   이어 ‘한·일, 한·중·일, CPTPP 등 FTA 확대’(21.8%)’가 뒤를 이었다. 자유무역주의 유지, FTA 확대를 꼽은 기업이 조사 대상의 절반을 넘어, 다수 기업이 한·일 양국의 무역 활성화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와의 교역에선 중소형 승용차를 비롯해 자동차부품·타이어·플라스틱·전기기기·비철금속 등의 제품에서 수출 증가와 관세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나라가 멕시코에 자동차·부품, 평판 디스플레이·센서, 철강판, 합성수지 등을 수출하고, 멕시코로부터 원유·금속광물·아연광·금·은·백금 등의 원자재를 수입하는 상호보완적 무역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CPTPP 가입이 관세 철폐를 넘어, 우리나라 기업의 멕시코 정부 공공입찰 프로젝트 참가, 불필요한 행정절차 생략을 통한 빠른 통관과 멕시코 시장에서의 제품 가격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 활성화 기대   우리나라가 높은 중국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통상지형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CPTPP 가입이 효과적인 정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동아시아의 해외 공급망이 중국으로부터의 탈피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對)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화학·자동차부품 등의 수출과 성장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해회 공급망의 등장은 우리나라 경제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주요 방안 중 하나가 CPTPP 가입이라는 것이 정부와 기관들의 시각이다.   송영관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갈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CPTPP 가입은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촉진해 대중 수출의존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국내기업이 CPTPP의 높은 시장 개방 수준과 누적원산지 기준을 활용해 CPTPP 역내 세계 공급망에 효과적으로 편입하면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며 “CPTPP 가입을 통해 기대되는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 전망은 중소 제조업체가 생산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CPTP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자, 의장국인 일본을 중심으로 뉴질랜드·말레이시아·멕시코·베트남·브루나이·싱가포르·칠레·캐나다·페루·호주 11개국이 참여해, 2018년 12월 발효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자유무역협정이다. 협정 주요 내용은 농수산물과 공산품 역내 관세 철폐, 데이터 거래 활성화, 금융·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이동 자유화,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 금지 등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CPTPP 미래와 우리의 대응방안)에 따르면 CPTPP 11개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2019년 기준 11조2000억 달러(세계 GDP의 12.8%)에 이른다. 차지한다. CPTPP 11개국의 무역 규모는 5조7000억 달러(세계 무역액의 15.2%)에 달한다. 11개국의 인구는 총 5억여명(세계 인구의 6.6%)이다. 한국의 수출액에서 CPTPP 11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2%, 한국의 수입액에서 11개국의 비중은 24.8%를 차지한다. 최근 중국과 대만에 이어 영국도 CPTPP 가입을 신청해 경제동맹 영역이 태평양 너머 유럽으로 확장하게 된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일본 가입 가입 추진 멕시코 시장 시장 개방성

2021-12-16

4명까지, 밤 10시까지…확진자 8000명 육박, 멈춰선 '위드코로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15일 8000명에 육박했다. 위중증 환자도 1000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전환 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850명이다. 지난 8일 7000명을 넘은 최다 기록(7174명)을 일주일여만에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나온 지 695일만의 최다 기록이다. 일상회복을 시작했던 지난달 1일 신규 확진자 수(1684명)와 비교하면 40여 일만에 4배 넘게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가 늘며 위중증 환자 수도 증가했다. 전날 906명으로 900명을 넘긴 위중증 환자 수는 이날 964명이 됐다. 일상회복 시행일에는 위중증 환자 수가 343명이었다.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수가 늘자 병상도 부족해졌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1.4%(1298개 중 1056개 사용)로, 수도권의 가동률은 86.4%(837개 중 723개 사용)에 달한다. 특히 서울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9.2%다. 사망자 수도 일상회복 당시에는 10명 안팎을 기록했으나, 점차 늘어 최근 94명까지 증가했다.    확진자 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방대본이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단기 예측 결과’ 자료에 따르면, 거리두기 완화와 이동량 증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인한 유행이 악화 시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는 약 9000~1만 명대가 되고 다음 달 말에는 1만5000~2만명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악화하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정부는 일상회복 대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현 방역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방역강화 조치는 오는 17일 발표해 연말까지 2주간 시행할 전망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모임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는 사적모임 규모 축소와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의 사적모임 인원을 최대 6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 또는 자정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사적모임이 허용됐다.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도 오후 10시(강화시 오후 9시)까지로 제한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일본 가입 가입 추진 멕시코 시장 시장 개방성

2021-12-15

현실과 가상 경계를 허문다, ‘가상 인플루언서’ 시대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릴 미켈라(Lil Miquela)’를 아는가? 미국 LA에 사는 19세 브라질계 미국인 소녀다. 얼굴에 살짝 주근깨가 있고 짙은 눈썹, 처피뱅(눈썹이 보이게 앞머리를 더 짧게 자른) 헤어 스타일을 한 이 소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310만명의 팔로워를 기록하고 있다. 그녀의 직업은 팝 가수이자 인플루언서다. 2016년에 데뷔해서 무려 13개의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노래는 물론 댄스에도 능하고 패션 감각까지 뛰어나 패션 잡지인 ‘보그’의 표지 모델을 하는가 하면, 타임지에 의해 인터넷상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인에 뽑히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미국 내 광고 모델로 출연해 화제가 되었는데 샤넬, 프라다, 버버리,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의 모델도 맡고 있다. 지난해 벌어들인 돈만 우리 돈으로 130억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미켈라는 현실 세상에는 존재 하지 않는 컴퓨터 그래픽이 만들어낸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가상 인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로지’라는 인물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통 사람처럼 활동을 하다가 2020년 12월에 자신이 가상 인간임을 커밍아웃하며 ‘신한 라이프’ 라는 신생보험회사의 모델로 픽업 된 사건이 있었다. 어떤 누구도 가상인간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로지가 정체를 밝히자, SNS는 발칵 뒤집혔다. SNS를 통해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던 많은 남성들은 충격 빠졌지만, 1만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이후, 10만을 넘었고 그녀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조회수가 1000만이 넘어섰다. 로지의 본명은 ‘오로지’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22살의 나이와 동양적인 마스크, 171cm의 서구적인 체형, 개성 넘치는 패션 센스, 자유분방하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연해 화려한 춤 실력을 뽐내며 화제를 모은 로지는 가상 모델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더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   1998년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한 ‘아담’   우리나라에서 가상인간의 개념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이미 1998년에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된 사이버 가수 ‘아담’이 있었다. 당시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1집 타이틀곡 ‘세상엔 없는 사람’으로 데뷔했다. 1998년 당시 기준으로 적지 않은 음반, 20만장을 판매했다. 한때 가요계의 새로운 바람이 될 거라는 예측과 당시 외환위기 하에 벤처기술의 총아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까지 참석하는 화려한 데뷔 무대를 가진 아담은 TV 광고 모델로도 출연하고 정부 사업인 ‘한반도 정보화 사업’의 홍보요원으로도 활약했으며, TV프로그램 출연도 시도 했다.     당시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인간이라는 SF영화 같은 개념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었으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한계와 불과 몇 분간의 입모양을 립싱크로 만드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자 결국 ‘아담’을 만든 회사인 아담 소프트는 파산하고 ‘아담은 컴퓨터 바이러스로 사망했다’는 소문만 남기고 사라졌다. 아담의 일시적 성공으로 당시 사이버 가수로 ‘류시아’ ‘사이다’같은 이름의 사이버 가수가 등장했지만 가상과 현실의 경험을 연결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결국 관객이 현실과 가상을 구분 지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오히려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일본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森政弘)의 논문 Uncanny Valley에서 유래)현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가상 인간은 3D그래픽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SNS의 시대가 되자 가상 인플루언서 개념으로 다시 등장한다. 2020년 8월에 한국에 등장한 ‘로지’는 확실히 다르다. SNS를 통해 나타난 그녀는 스스로가 가상 인간임을 드러내기 전까지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심지어 강남의 한 성형외과로부터 시술을 협찬해주겠다는 제의가 올 정도였다. 오히려 그녀가 가상 인간임을 밝히자 MZ세대는 현실의 인간과 같은 로지에게 더 열광하며 단숨에 인스타그램을 달구었다. MZ세대들이 로지에게 더욱 열광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가상과 현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경험은 게임과 플랫폼을 통해 이미 경험한,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래픽 기술에 의해 탄생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으면서도 그녀의 세계관 속에 투영된 인간적인 매력과 외모, 그리고 SNS의 다양한 콘텐트 속에서 보이는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가상 패션모델이 등장 했다. 팔등신 몸매로 매끈한 피부를 가진 그녀는 아프리카계 흑인으로 최초의 디지털 슈퍼 모델이다. 2017년 영국 패션사진작가 카메룬 제임스 윌슨 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 모델의 이름은 ‘슈두’. 실제 모델로 사진을 찍는데 한계를 느낀 그가 3D 이미지를 만들던 중 남아프리카 공주를 형상화한 바비인형을 모티브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모델을 만들어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팔로우를 시작했다.     현재는 21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며 새로운 가상모델 6명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카메룬은 이들 가상 모델들로 모델 에이전시를 만들어 각종 패션쇼와 광고에 출연시키고 있다. ‘슈두’는 최근에 ‘오버 더 리밋’(Over the Limit)이라는 콘셉트로 한국의 ‘로지’와  콜라보레이션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 가상 모델 ‘이마’도 일본에서 뜨거운 존재가 됐다. 글로벌 가구회사 이케아는 일본 동경의 하라주쿠 매장을 런칭하면서 ‘이마’를 모델로 등장 시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녀가 이케아 매장에서 3일 동안 먹고, 자고, 요가하고 청소하고,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며 페이트칠하는 일상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와 매장 입구에 설치한 거대한 초고화질 모니터로 공개한 것이다. 이마는 핑크 단발머리에 서양인과 동양인이 섞인 것 같은 오묘한 외모로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갇혀 사는 일본인들의 피폐해진 일상을 의미 있는 라이프 스타일로 제안해, 사람들을 위로하며 32만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이제는 화장품, 패션, 식품등 수많은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는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사가 됐다.       ━   인간 관계에서는 채울 수 없는 무언가를 메우는 가상 인간       사실 2016년에 나온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가 처음 나올 때 3D 애니메이션 기술은 자세히 보거나 확대하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로지’ 일본의 ‘이마’가 등장하자 피부의 솜털까지 표현하는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인간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최근에는 인공 지능 기술이 접목되고, 음성표현 기술들이 더해지면서 점점 더 정교화되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더 크게 무너지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주로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사진과 SNS상의 동영상 대화나 립싱크가 필요 없는 모델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가수, 뉴스 진행자, 홈쇼핑의 쇼호스트처럼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커버곡과 여행 브이로그를 주요 콘텐트로 하는 ‘루이’는 단연 압권이다. 뛰어난 외모와 가창력으로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는 그녀의 노래를 4명의 가수에게 영상과 함께 보여준 유튜브 영상이 있다. 4명의 가수들은 아무도 이 가수가 가상인간 임을 알아채지 못했다. 몸은 기존의 대역 인간이지만 얼굴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만들고 디오비엔진이라는 툴과 AI를 이용, 합성을 했는데 브이로그까지 만들어 올리는 루이가 가상 인간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들 모두는 ‘루이’가 가상임을 알려주자 충격에 휩싸이며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한편으로 인간보다 더 노래를 잘하는 매력적인 가상 인간과 어떻게 차별화 하고 또, 조화롭게 함께 할 것이가를 고민한다.     SNS의 시대가 오자, 물리적 공간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가상 인간(vertual human)의 시대가 시작됐다. 영상을 통해 보이는 가상의 인물들은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얼굴과 몸매, 그리고 매력적인 문화를 배경으로 나타나고, 시공간을 초월하며 현실세계의 인간들에게 위로를 준다.     또 가상인간 인플루언서는 브랜드 엠배서더(대사)로 현실세계의 연예인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물리적 시간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브랜드를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 스캔들에 휘말려 모델의 부정적 이미지가 브랜드에 전가되는 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인격체처럼 행동 하지만 브랜드의 이념에 위배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을 ‘디지털 트윈’을 통해 이룰 수 었는 메타버스의 시대가 본격화 되면 가상의 인간은 상당 부분 현실인간의 역할을 대체될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아 졌다.     그러면 현실세계 속의 모델, 셀럽, 브랜드엠베서더는 그리고 보통 사람인 나는 어떠한 존재로 남게 될까? 문득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하고 스파이크 죤스가 연출한 2014년 영화, ‘her’가 떠오른다. 인간과 인공지능 컴퓨터 운영체제(OS)와의 사랑을 빌어 관계와 사랑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 가는 이 영화는 현대 기술이 발달할수록 소외되고 고립되어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함께, OS와 사랑에 빠진 한 남성의 경험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사랑하는 사랑의 본질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는 의미상 크게 두 가지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네트워크가 열어놓은 시·공간의 제약 없는 삶, 가능성이 무한해질수록 정작 자신은 고립되어가고, 자신을 대리하는 디지털 분신이 많아질수록 자아를 잃어가게 되며, SNS로 묶인 디지털 관계가 촘촘해질수록 진실한 관계로부터 멀어져간다는 현대인의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진정한 소통이 필요한 시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진정한 관계는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현실로 다가온 가상 인간의 시대는 인간 간의 관계에서 채워지지 않는, 또 채울 수 없는 감성의 영역을 가상인간이 메울 것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이들이 사람의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고민보다 이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를 생각해본다.     ※허태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대학교수다. 제일기획과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마케팅에 관심을 가졌고,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최근엔 플랫폼 기업의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외대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다.                              허태윤 칼럼니스트미국 일본 가상 모델 가상 인간 컴퓨터 그래픽 오로지 슈두 이마 릴미켈라

202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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