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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왜 메타가 되었나…페이스북의 초초함 대변하는 선언

      빅테크 플랫폼 기업이 되려면 자격이 하나 있다. 중국이나 한국에도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기업들은 있지만, 자격이 떨어진다. 아무리 자국 플랫폼에 의해 소비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이 지배되고 있더라도 그 산업이 그들의 디지털 기술과 자재와 도구에 의존하고 있지 않아서다.   GAFAM(Google·Apple·Facebook·Amazon·Microsoft) 5개 기업이 쏟아내고 있는 생산 기술은 그 기업들의 가공할 생산성을 모방할 수 있는 생산방식과 생산수단, 그리고 생산공간을 제공한다.   모든 기업은 새로운 혁신을 꾀하고자 할 때 그들의 기술을 공부한다. 심지어 네이버나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의 기술 블로그에는 어떻게 구글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지를 태연하고 담담하게 자랑한다. 그렇게 첨단 기업들조차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생산 기술, 여기에 바로 빅테크 플랫폼의 본질이 있다.   그 기술들이란 각각의 성공에 수여된 상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구글은 세상의 모든 웹페이지를 정리함으로써 웹을 재정의했다. 그들의 브라우저는 오늘날 웹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를 결정하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크롬은 아예 운영체제가 되어 윈도와 경합하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을 열면서 ‘앱’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웹의 대안으로서 앱이란 어떠해야 한다는 것인지에 대해 집요한 고집을 부릴 수 있다. 크롬의 경쟁 기술 웹킷도 리드하고 있기에 웹과 앱의 경계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시장을 사실상 만들어냄으로써 무엇이 클라우드의 표준인지를 정립해 갈 힘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로부터 이어져 온 응용프로그램, 그러니까 앱 이외의 애플리케이션의 역사 그 자체다. 그 역사는 이제 클라우드로 뻗어나가 아마존 및 구글과 경쟁 중이다. 이렇게 이들은 모두 서로 견제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천하를 나누고 있다.   타인의 기술을 공부하는 일이란 그들에게 내 인생의 시간을 나눠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그 기술과 일체가 된 순간 일종의 운명 공동체가 되어 더할 나위 없는 우군이 된다. 한때는 IBM의 기술이나 오라클의 기술이 그러한 역할을 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기술에는 높은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생산하는 이의 마음에 대한 가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장의 수익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GAFAM이 오픈소스로 기술을 공개하는 이유는 자신의 기술을 공부해 주는 것, 그렇게 의존해 주는 것, 그렇게 한 몸이 되는 것이 지닌 가치를 알고 있어서다.     ━   메타 선언…새로운 판 만들고 싶다는 초조함 보여줘     이처럼 플랫폼이 지닌 여러 기능 중 소비도 소통도 언론도 아닌 그 생산에 사람들을 의존하게 할 수 있을 때 강력하면서도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페이스북도 이 점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가장 사랑받는 웹 프레임워크 중 하나인 리액트를 만들어 키워왔고,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앱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리액트 네이티브로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의존하게 만들었다. 파이토치라는 머신러닝 인공지능 개발도구는  본격적인 연구자들에게는 구글의 텐서플로를 뛰어넘는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게는 웹의 구글, 앱의 애플, 클라우드의 아마존, 응용프로그램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기술적 상징이 없다. 그들의 기술적 공헌에 페이스북은 의존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아무리 리액트를 잘 만들어도 애플이 선도해온 웹킷과 구글이 거의 다 만들고 있는 크로미움처럼 웹브라우저 기반 기술을 소유하지 못한 페이스북은 영향력의 한계를 여실히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서서히 브라우저를 업그레이드해 가며 웹 표준인 웹 컴포넌·트 기반으로 경쟁작을 만들어 가고 있는 구글의 그림자는 점점 더 짙어진다. 시간은 이처럼 기술적 상징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의 편이다.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왓츠앱도 대성공했으니 SNS를 장악하지 않았느냐고 자위할 수는 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은 의존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생산이 의존하고 있지는 않았다. 사람의 마음이란 변덕스럽고 그렇기에 휘발성이 강하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 철의 유행처럼 스러져 버릴 수 있다. 그렇게 불철주야 의존했던 나날도 잊고 싶은 과거와 함께 털어 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프리챌도 버디버디도 싸이월드도 순식간에 사라져 갔음을 알고 있듯이, 페이스북도 그러한 전례에 대해 신경질적이다. 생산에 의존하지 않는 플랫폼의 허망함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도 기술적 리더쉽을 잡기 위해 열중해 왔다. 플랫폼 기업의 존속 가능성은 그 기술에 있었다.   메타. 새로운 판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페이스북의 초조함이 드러나는 단어다. 혹자는 최근 정치적 구설수와 스캔들에 휘청거리는 페이스북에 바지사장을 앉히기 위한 전략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주장처럼 이미 6개월 전부터 계획된 브랜드 쇄신일 것이다.   그들은 타자의 앱과 웹 플랫폼 위에서 사업하는 일의 리스크와 덧없음을 규모가 커질수록 처절히 느껴왔다. 애플의 iOS 업그레이드로 자신들의 광고 비즈니스가 직격탄을 맞는 식이다. 페이스북이 그간 리브라 암호화폐로 블록체인을 기웃거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의 하드웨어를 내놓는 등 실험을 지속해 온 건 타자에 의존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타자를 의존하게 만들고 싶어서다.   웹도 앱도 아닌 제3의 초월적(메타적) 생산공간, 생산 도구, 생산 자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 때 그들은 그곳에 군림할 수 있다. 구글이 아마존이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그런데 과연 그들이 말하는 메타버스라는 왕국을 그들은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그곳이 미래가 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구글은 웹을 발명하지 않았고, 애플은 수많은 PDA와 스마트폰의 무덤 위에서 아이폰을 발표했으며, 아마존 이전에도 서버와 네트워크 컴퓨터는 늘 있었다. 다 때가 있는 법, 아직 그 미래는 시작되지도 않았고 그 미래가 정말 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메타의 호들갑에 비해 다른 플랫폼 패권자들은 메타버스라는 미래 선언에 조용하다. 그들 모두 자신의 왕국이 있고 시간은 그들의 편이라서다. 다만 앱과 웹과 클라우드에 왕국을 뺏겨 본 과거가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정도만이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트렌드를 기웃거려보는 정도다.   단 PC와 웹과 앱과 클라우드가 그랬듯 새로운 생산기술의 새로운 시대는 또 찾아올 터다. 그것이 메타버스일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새로운 시대가 열릴 때 준비된 기술을 들고 있던 이들이 지금의 빅테크들이다. 그 역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은 실은 페이스북뿐만이 아니다.    ※ 필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겸 IT 평론가다. IBM,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IT 자문 기업 에디토이를 설립해 대표로 있다. 정치·경제·사회가 당면한 변화를 주로 해설한다. 저서로 [IT레볼루션], [오프라인의 귀환], [우리에게 IT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김국현 IT 평론가페이스북 메타 생산 기술 기술적 상징 메타 선언

2021-11-27

서학개미 순매수 ‘톱 4’는 메타버스…한달 동안 1조원 쏟아부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들이 최근 한 달간 메타버스 주식을 쓸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 1위부터 4위를 모두 메타버스 관련 종목이 차지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플랫폼에선 현실과 같은 경제·사회 활동이 이뤄지게 된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18일부터 전날까지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구 페이스북)다. 약 4531억4900만원(3억8276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앞서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크는 향후 5년 안에 페이스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메타버스(가상공간)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엔 사명을 아예 ‘메타 플랫폼스'로 바꿔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메타 플랫폼스를 잇는 서학개미 순매수 2~5위 종목은 엔비디아(약 3400억8700만원·2억8726만 달러), 페이팔(약 1183억5700만원·1억6447달러), 마이크로소프트(약 1183억5500만원·1억4879달러), 아이온큐(약 1183억5300만원·1억2850달러)였다. 아이온큐를 제외한 4개 종목이 모두 메타버스 관련주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비디오게임과 인공지능(AI) 연산, 가상화폐 채굴,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등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한다.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선 고사양 GPU가 필요하기 때문에 메타버스 관련주로 꼽힌다.     또 페이팔은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결제수단으로 쓰이는 암호화폐 결제를 시작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화상회의 등 각종 업무를 가능하게 해주는 플랫폼 ‘MS메시’를 선보이면서 메타버스 관련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페이스북 서학개미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스 관련주 서학개미 순매수

2021-11-19

페이스북 리브랜딩의 새 이름, ‘메타’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세계최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메타(META)’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브랜드를 바꾸었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전격적인 리브랜딩에 많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기대하는 쪽은 메타버스를 브랜드의 비전으로 제시하며 아직 산업으로써의 규모와 정의조차도 애매했던 메타버스의 세계관을 확장하며, ‘인터넷의 다음 단계’라는 명확한 개념을 제시했다고 환호했다. 더불어 향후 5년간 1만명의 메타버스 관련 개발자를 고용하며 지금까지 8년 동안 ‘리얼리티랩’을 통해 기술 개발에 쏟아부은 300억 달러 이외에 앞으로 1년간 최소 120억 달러를 투자할 것임을 명확히 해, 메타버스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며 박수를 쳤다.    반면 우려하는 쪽은 갑작스러운 리브랜딩 배경이 최근 페이스북이 연이은 내부 고발로 인한 브랜드의 위기를 덮기 위해 전략적 고려 없이 너무 성급하게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브랜드의 비전일 뿐 핵심적인 비즈니스는 여전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나오고 있고 메타버스 관련 기술에 투자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없어 실체가 없는 것을 브랜드화 한 것에 대한 우려인 것이다. 실제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관련 제품이나 프로그램과 관련해 오큘러스의 가상현실 HMD(Head Mounted Display)인 ‘퀘스트2’와 얼마전 서비스를 시작한 ‘호라이즌 워크룸’ 외에는 변변한 실체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마크 저커버그의 새로운 브랜드 ‘메타’의 도입에 대한 대중과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었다. 90분간의 주커버그 프리젠테이션 직후 폭락한 주가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   내부 문건 유출, 하우건 폭로 등의 브랜드 위기    브랜드의 위기라는데, 페이스북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지난 10월 초, 전 페이스북 수석 프로덕트메니저인 프랜시스 하우건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하원에 수백 건의 내부 문건을 유출하면서 이른바 ‘페이스북 페이퍼’가 만들어지고 이를 토대로 뉴욕타임즈와 CNN, 월스트릿트저널을 포함한 미국 주요 언론 17개사가 컨소시엄까지 만들어 ‘페이스북’의 문제를 시리즈로 폭로하는 일이 벌어졌다.    월스트릿트 저널은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것(특히 10대 소녀들에게)을 내부 연구를 통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게시물이 충분한 ‘좋아요’ 수를 얻지 못할 경우, 어린 사용자들에게 불안을 초래함은 물론, 우울증과 자살 충동 등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하우건은 CBS의 유명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 “공공의 이익과 페이스북의 이익 간에 충돌이 있었고 페이스북은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선택을 했다”며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 게시물이 올라온 사실을 알면서도 삭제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미 상원 청문회에 나가서는 “페이스북 서비스는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사회적 분열을 부추기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CNN은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선동 구호인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가 페이스북에 의해 확산되자, 이 게시물을 자진 삭제키로 했지만 이를 멈추기는커녕, 늦추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내부 고발자인 하우건은 또 페북이 2018년 자체 알고리즘을 바꾸었는데 상당한 부작용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폭로 문건에 따르면 페북은 당시 아는 사람끼리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경우 추천 게시물이 더 잘 노출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비슷한 사람끼리 좋아하는 게시물만 소비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강화 되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간에 의미 있는 상호작용(meaningful social interaction)을 표방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 분노하는 사회적 문제를 만들었고 이 문제는 정치분야에서 부작용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정당들은 페북을 통해 분노를 자극하는 감성적인 선동전략을 구사하게 되고 여론이 과격화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을 유럽의 정당 사례를 들어 자체 분석하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가입자는 각각 27억, 12억으로 세계인구의 절반에 해당한다. 세계 최대의 SNS이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로써 페이스북은 도덕성의 잣대보다는 ‘장사속’의 잣대로 모든 의사결정을 했다는 것이 고발의 핵심이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은 주가가 폭락하고 청소년을 보호하기보다 폭력과 혐오를 조장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하우건은 심지어 이러한 부도덕한 의사결정의 최상부에는 마크 저커버그가 있으며 그가 사임하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창립이래 17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그래서 이번의 리브랜딩도 비판적 관점에서는 식당의 간판만 바꿔 달았을 뿐 주방장은 그대로인 상태로 살짝 메뉴만 바꾸겠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일면이 있다.     ━   애플·안드로이드 OS 뛰어넘는 새로운 운영체계 설립    순수한 브랜딩의 관점에서 새로운 브랜드‘메타’를 보자. 페이스북은 지난 10월 28일 VR‧AR 관련 연례행사인 ‘커넥트 2021’을 열고 새로운 사명이자 브랜드인 ‘메타(META)’를 런칭했다. 여기서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1시간 20분에 걸친 키노트 영상을 통해 지금까지 연구해 왔던 그들만의 메타버스 SNS인 ‘호라이즌’을 선보였다.    회의실 형태인 ‘호라이즌 워크룸’ 집 형태인 ‘호라이즌 홈’, 아바타 형태로 사람들이 교류하는 ‘호라이즌 월드’를 소개하며 지금까지 나온 메타버스 플랫폼을 총망라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가 말한 대로라면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단계가 분명하다. ‘호라이즌’에서는 현재의 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AR‧VR을 통한 3D는 물론, 홀로그램을 통해 사용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존재감을 느끼며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마치 지금까지 나온 메타버스 기술의 종합판으로 보인다.    게임 창작 메타버스 ‘로블록스’, 게임 메타버스 ‘마인크래프트,’ 지난 2006년~8년 잠깐 동안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2D 가상공간 ‘세컨드 라이프’, 엔비디아가 협업 및 물리적으로 정확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위해 구축한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옴니버스’, 그리고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모두 모아 놓은 느낌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현실과 가상세계의 연결 매체다.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의 매체가 모바일 혹은 모니터라면, 페이스북은 일반 안경 형태의 ‘나자레(Nazare)’라는 혁신적 디스플레이다. 그들이 전세계 1천만대 가까이 보급한 VR(가상현실)용 HMD(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퀘스트2’를 만든 오큘러스가 개발 중인 일반 안경처럼 생긴 디바이스다.    스마트폰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안경을 통해 홀로그램으로 각종 화면과 3D그래픽으로 만든 콘텐츠를 본다. 손가락으로 터치하고 홀로그램을 보며 현실 속에서는 곁에 없는 친구를 아바타로 불러내 카드게임도 하고 운동도 같이한다. 사무실의 동료와 공장 현장의 동료가 설비를 보며 가상공간에서 같이 회의를 하며, 멋진 해변에서 휴가 중인 건축가는 설계된 건축물의 3D 도면을 받아보고 현장의 3D 홀로그램에 놓아보며 그 적합성을 시뮬레이션한다. 게임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이 되어 실제 아이템을 손으로 만지고 마치 몇 년 전 tvN이 제작해 인기를 끌었던 현빈, 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같은 일이 벌어진다. 대학에서는 어려운 환자 수술실습을 VR을 통해 배우는 등 교육적 용도의 활용도 무궁무진하다.    물론 이곳에서는 NFT를 이용한 커머스를 비롯한 모든 경제 활동도 현실 세계와 똑같이 벌어진다. 저커버그는 이러한 미래를 위해 메타버스 콘텐츠 창작 생태계를 만들고 1억5천만 달러의 예산을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페이스북의 새 브랜드 ‘메타’속에서 개인 창작자는 물론 기업, 학교, 공공기관 등 메타버스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누구나가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들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0년 안에 10억 명의 인구가 메타버스를 사용하고, 수조 달러의 디지털 커머스 생태계가 구축되며, 수백만 개의 크리에이터와 개발자 일자리가 생기는 것을 희망”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저커버그가 17년간 40억명의 사랑을 받아온 페이스북이라는 사명을 버리고 ‘메타’라는 브랜드을 택하는 또 다른 궁극의 이유가 있다.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단숨에 뛰어넘는 새로운 OS(운영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대체하는 메타버스의 도래가 예상되면서 새로운 OS를 통해 이들 두 거인들을 넘어서는 플랫폼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주커버그는 오큘러스 스토어에 3D뿐 아니라 다양한 2D 앱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광고를 통해 소비자가 앱을 저렴하게 사용하고 개발자와 공유 하는 수수료(fee)를 지금의 애플이나 안드로이드보다 적게 받아 생태계를 발전 시키겠다고도 했다. OS를 통해 지금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은 긴장할 수 밖에 없다.‘메타’가 그리는 미래가 매우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현실화된 기술도 있지만, ‘메타’가 보여준 미래는 실현시키기에 1~2년의 세월이 필요한 부분도 많다. 그러나 브랜드 관점에서 보자면 ‘메타’의 론칭을 계기로 저커버그는 그들이 가야 할 로드맵을 분명히 보여줌과 동시에 자본과 기술을 가진 세계 최대 빅테크 기업의 하나로써 메타버스의 세계관을 확고히 정의하고 산업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있는 행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커버그가 계산한 대로 미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의 부도덕한 브랜드 문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 없는 상태로 새로운 브랜드 비전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브랜드는 인격체와 같고 그 인격체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문화이기 때문이다.   ※허태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대학교수다. 제일기획과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에서 광고와 마케팅을 경험했다. 인도와 미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글로벌마케팅에 관심을 가졌고, AR과 플랫폼 기업에 관여하면서 최근엔 플랫폼 기업의 브랜딩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외대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다.    허태윤 칼럼니스트페이스북 리브랜딩 메타버스 산업 브랜드 위기 1611호(20211115)

2021-11-15

KT와 페이스북의 장애에서 배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김국현 IT 사회학]

  10월은 기술과 10월의 합성어인 텍토버(Techtober)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신제품 발표가 이어지는 황금기다. 그런데 지난 10월은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기술에 과의존하고 있는지 깨닫게 한 시기였다.   10월 말 1시간 반가량 KT가 먹통이 되면서 원격 근무에 의존 중인 많은 기업 업무가 마비된 것은 물론, 식당에서는 당장 결제조차 되지 않아 점심 장사를 망치기도 했다. 학교 수업도 중단되고, 112나 119 등마저 영향을 받았다.   10월 초에는 페이스북과 그 산하 서비스(인스타그램, 왓츠앱 등)가 무려 5시간 이상 다운된 적도 있었다. 한국 시각으로는 야밤에 벌어진 일이라서 잠잠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일들을 페이스북에 의존하고 있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광고 마케팅에서 각종 로그온, 메신저까지 그리고 심지어 개발도상국에서는 페이스북은 무료 통신사의 역할도 했으니 혼돈은 꽤 컸다.   그런데 이 두 사건은 쌍둥이 사건이라고 봐도 불릴 만큼 비슷한 점이 있었다. 둘 다 ‘라우팅 경로’라는 것의 관리 실패로 벌어진 일이었다. 즉 내비게이션 지도가 갑자기 엉터리가 돼 길거리가 혼란의 도가니가 된 것 같은 일이 인터넷에서 벌어진 셈인데, 이 두 회사는 너무나도 많은 인터넷상의 도로망을 관리하고 있어서 사태가 커졌다.     ━   라우팅 경로? 인터넷은 어떻게 움직이나   인터넷이라는 단어. 익숙해졌지만 인터넷도 신조어였던 시절이 있었다. 네트워크를 뜻하는 넷(net), 그리고 서로 다른 것들 사이를 뜻하는 접두사 인터(inter-)의 합성어다. 네트워크 사이를 서로 잇는 네트워크. 그러니까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가 바로 인터넷이었고 그 정의는 지금도 변함없다.   인터넷 이전의 시대에도 네트워크는 있었지만, 대학마다 연구소마다 기업마다 따로따로 존재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 기관들이 서로 이어지기 시작하면서 지금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하나의 온라인 세상이 지구 위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 기술의 주인공은 패킷, 즉 정보가 들어 있는 캡슐의 알갱이들이다. 우리가 주고받는 정보들은 이 작은 입자들이 모여서 구성된 것, 스트리밍조차 마치 폭포수 속 H2O의 분자들처럼 작은 입자로 그 흐름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 알갱이들은 클라우드 위 서버와 우리들의 스마트폰 사이를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앱을 띄워 영상을 고르는 명령도 알갱이고, 그 결과 쏟아져 내려오는 정보들도 패킷이다.   그런데 이 입자들은 어떻게 우리 집의 와이파이에서 저 지구 반대편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까지 여행할 수 있을까? 길을 잃지는 않을까? 그 길(route)을 찾도록 도와주는 기기들이 바로 라우터(router, 루터라고 부르는 편이 맞는 일일 터이지만)다. 라우터는 여러분 집에도 있다. 통신사 설치 기사가 설치해 주고 간 공유기도 모두 라우터, 알갱이를 상류의 라우터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들 라우터는 길을 찾아 주기 위해 라우팅 정보를 교환한다. 어엿한 컴퓨터들이다.   그런데 우리의 패킷은 아주 먼 길을 가야 한다. 네트워크끼리 데이터 패킷을 전달하는 방법을 관리하며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 주는 얼개가 필요하다. 예컨대 여러분이 KT의 인터넷을 쓰고 있다면, 여러분의 디바이스들은 KT라는 네트워크의 구성원이 된다. 그리고 KT가 나누어주는 IP 어드레스를 할당받는다. 이제 그 주소에서 지구 반대편의 예컨대 페이스북의 IP 어드레스까지 찾아가야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기법이 필요하다. 하나는 facebook.com이라는 친숙한 주소를 숫자로 이루어진 IP 어드레스, 즉 기계에게 필요한 주소로 바꾸는 일이다. 이를 DNS(Domain Name System), 즉 도메인 네임을 해석하는 시스템이라 하는데, 주소는 종종 바뀌므로 최신 주소를 최종적으로 전달하는 건 주소를 할당하고 있는 그 영토의 책임이다. 그렇게 최종 목적지의 주소를 알아냈다면 이제 거기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각 땅의 지도를 이어 붙여 봐야 한다.     이 지도를 잇는 일에서 두 번째 기법이 필요한데 이번에 유명해 진 BGP(Border Gateway Protocol)가 그중 하나다. 그럴듯하게 번역해 보자면 ‘국경 관문 협정’. 기관마다 기업마다 그리고 통신사마다 덩어리져 있는 네트워크의 군집들을 다른 네트워크와 이어지기 위해서 하는 약속이다. 최신 상황을 평가하고 반영해 최선의 경로를 찾을 수 있도록 내 영토의 경로 정보를 교환한다. 각각의 영토 관할 하의 각 집집마다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그 주소와 경로를 수시로 서로 업데이트하면서 최적화하는 것이 바로 인터넷의 비결이었다. 이를 ‘라우팅 경로를 갱신’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최종 목적지의 주소와 그 경로를 계산해 낸 알갱이들은 이제 내달리게 된다. 지구를 1초에 7바퀴 반 도는 빛의 속도, 그리고 적어도 1초에 수백, 수천만 회의 계산을 수행하는 라우터 속 반도체 덕에 수증기처럼 쏟아지는 알갱이들도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제 갈 길을 찾아간다.     ━   안일한 리스크 대비가 만들어낸 재난     그런데 만약 이 두 기능 중 하나가 망가진다면 (놀랍게도 대개의 인터넷 장애는 이 둘 중 하나가 고장 나서 벌어지는데) 주소를 찾을 수 없거나 국경 관문에서 엉뚱한 길을 안내받게 된다. (KT의 경우 외부 관문도 아니라 내부 관문에서인 듯하지만) KT도 페이스북도 모두 이 상황에 빠졌고, KT와 페이스북이라는 인터넷상의 거대한 영토가 주소와 경로를 잃고 인터넷의 내비 지도 위에서 사라져버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KT와 페이스북 장애의 진짜 공통점은 따로 있었다. 두 사건 모두 라우팅 정보가 잘못 갱신되고 또 이것이 파급되어 지도가 엉켜 버린 일이었지만, 그 갱신 작업이 초래할 리스크에 대해 안일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KT는 협력업체의 실수 탓으로 돌렸다. 협력업체라는 말, 참 서글픈 단어다. 어째 우리 사회에서는 중차대하건만 귀찮고 위험한 일은 늘 하청이 다 하고 있을까. 페이스북은 이런 인간의 실태(失態)를 방지하기 위해 아예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했었는데, 그 자동화 장치 안에 버그, 다시 인간의 실수가 있었다.   인프라 사고는 대개 현장에서 풀려 버린 나사 하나가 원인이다. 그러한 일은 대개 조직이 현장의 소중함을 잊거나 초심을 잃고 관심이 엉뚱한 데로 가 있을 때 벌어진다.    ※ 필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겸 IT 평론가다. IBM,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IT 자문 기업 에디토이를 설립해 대표로 있다. 정치·경제·사회가 당면한 변화를 주로 해설한다. 저서로 [IT레볼루션], [오프라인의 귀환], [우리에게 IT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김국현 IT 평론가KT 페이스북 네트워크 기술 라우팅 경로 네트워크 사이 1610호(20211108)

2021-11-14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의 힘 [장근영 팝콘 심리학]

      쌍둥이, 그것도 일란성 쌍둥이들은 유전자가 100% 같다. 당연히 외모는 거의 같고 기질이나 체질도 같다. 만약 그들 간에 차이가 있다면 유전자 때문일 리는 없으니 결국 환경의 탓이다. 같은 부모에게서 자라더라도 틈틈이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     그렇다면 언제나 함께 지낼 수밖에 없는 쌍둥이라면 어떨까? 그들 사이에도 성격이나 성품의 차이가 있을까? 발달심리학자 해리스(J.R.Harris)는 저서 [개성의 탄생]에서 그런 극단적인 사례로 이란의 접착 쌍생아 랄레흐와 라단 자매를 제시한다. 이들은 예전에 ‘샴 쌍둥이’라 불리던, 머리는 둘이지만 몸의 일부가 붙은 채로 태어난 아주 희귀한 일란성 쌍둥이 중 한 쌍이었다.     이들은 몸이 붙어있으니 어쩔 수 없이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해야 했다. 요컨대 이들은 유전자만이 아니라 환경까지 100% 동일한 조건에서 27년을 성장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 둘은 누구보다도 서로 비슷해야 한다. 정말 그랬을까? 당사자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라단은 이렇게 인터뷰했다. “우리는 세계관도 다르고, 생활방식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완전히 다릅니다.”     향후 진로 계획에 있어서도 둘은 달랐다. 랄레흐는 테헤란으로 가서 기자가 되고 싶어 했지만 라단은 고향에 남아 변호사가 되고 싶어 했다. 이들이 목숨을 건 분리수술에 참여한 건 생활의 불편이나 자신들을 이상하게 보는 주변의 시선 이전에, 자매와 분리된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나인 것’과 ‘내가 아닌 것’   ‘정체성’,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우리는 각자 자기가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 그 다름이 얼마나 일관적으로 유지되어 왔는지를 통해서 그 답을 채워나간다. 그런데 이 정체성은 알면 알수록 오묘한 개념이다. 해리스는 위에 인용한 사례를 통해 정체성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정말로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걸까, 아니면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 다르다고 느끼는 걸까?     서로 무시하고 적대하는 극동의 세 나라 한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는 사실 차이점 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서양인들은 이 세 나라 사람의 외모부터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끔은 당사자들끼리도 그렇다. 중국 도시나 공항을 들를 때면 종종 현지인들이 스스럼없이 내게 중국어로 말을 걸곤 했다. 물론 그 기분은 결코 좋지 않았다. 도쿄에 처음 갔을 때, 외국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오래된 도시에 들어선 것 같은 친숙함을 느꼈다. 유럽인들의 눈에 한중일 사람들이 비슷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눈에 독일과 프랑스, 영국은 사람들의 외모나 문화나 풍경도 비슷하다. 그리스와 터키도, 인도와 파키스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 나라는 모두 서로 막연하거나 심각한 적대감을 가진 나라들이다. 영국·독일·프랑스 국민들 간의 감정은 미묘한 수준이다. 그리스와 터키는 한국과 일본보다 더 심한 앙숙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적대 관계는 더욱 심각해서 장차 3차 세계대전은 여기서 시작될 것이라고 할 정도다. 이런 이웃끼리의 적대감은 과거사 때문일까? 물론 그들 사이에는 갈등이나 전쟁의 과거와 원한이 깔려있다. 하지만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감정들은 어쩌면 단지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사실에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일란성 접착 쌍생아였던 이란의 두 자매처럼.     ━   ‘정체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   우리가 나를 정의하는 방법은 구별에서 시작된다.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는 아닌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나인 것과 내가 아닌 것, 그 둘 간의 차이에서 ‘나’라는 존재의 명확성이 만들어진다. 나와 남의 차이가 큰 경우에는 이 과정이 쉽다. 문제는 내 주변에 나와 너무 비슷한 존재들이 함께 있는 경우다. 그러면 없는 차이도 만들어내고, 있는 차이는 강조해야 한다. 차이를 강조하려면 실제로 내가 남과 달라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차별하고 배척하고 적대시하거나 혐오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나는 변하지 않고 남들에 대한 태도만을 바꾼다. 지역감정이 왜 하필 서로 이웃한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부각되는지, 왜 고만고만한 같은 반 청소년들끼리 왕따를 시키는지에 대한 대답도 여기에 있다.   올해 10월,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스캔들’이 터졌다.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F.Haugen)은 페이스북이 사용자간의 차별·적대의식·혐오 그리고 이를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발견하고 차단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했다고 고발했다. 이유는 사용자 트래픽이었다. 타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자극하는 가짜뉴스들, 극단주의적 태도가 담긴 메시지들에 노출될수록 이용자들이 더 열성적으로 페이스북에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정보를 미리 삭제할 수 있었음에도 그냥 내버려두거나 심지어 더 조장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경영진은 알고리즘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용자들이 자기 생각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고 자기와 다른 의견을 배척하거나 다른 집단을 혐오하게 될 수도 있고, 혹은 서로 다른 의견을 더 많이 접하면서 현실감각을 유지하고 중립적인 태도를 가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회사의 이익이 더 많이 보장되는 전자를 선택했다. 그 결과 페이스북은 미국 내에서는 국회의사당 점거사태까지 이어진 어처구니없는 음모론의 토양을 만들었고, 미국 이외의 나라들에서도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플랫폼이 되었다.   페이스북이 이용한 것도 정체성에 대한 인간의 욕구였다. 사람들에게 나와 내가 아닌 것 사이의 모호한 경계선을 만들어주면 그들이 스스로 그 경계선을 뚜렷하게 만들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을 것이며 그게 모두 돈으로 환산된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다. 페이스북 사례는 인간의 본성 중 하나를 잘 보여준 셈이다. 그것은 우리는 자기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면 나와 큰 차이 없는 상대를 악마로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정체성의 무서운 힘이다.    ※ 필자는 심리학 박사이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다. 연세대에서 발달심리학으로 석사를, 온라인게임 유저 한·일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험인간] [심리학오디세이] [팝콘심리학] [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 등을 썼고 [심리원리] [시간의 심리학]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 등을 번역했다. 장근영 심리학 박사정체성 심리학 발달심리학자 해리스 팝콘 심리학 일란성쌍둥이 페이스북 인간의욕구 1610호(20211108)

2021-11-13

페이스북, “181명에 배상하라” 분쟁조정에 무반응…소송돌입 유력

    페이스북(변경 사명 ‘메타’)을 상대로 국내 사용자들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년간 당사자 동의 없이 회원정보를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해온 것이 밝혀지면서다. 소송에 앞서 지난 4일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안을 냈지만, 페이스북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은 이달 24일까지 효력을 갖는다. 사용자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지향은 지난 10일 언론 간담회에서 “그때까지 효력이 없으면 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절차상 피신청인(페이스북)은 조정안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안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 휴일은 세지 않는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11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 발표였다. 당시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이 당사자 동의를 받지 않고 회원정보를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해왔다고 밝혔다. 기간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약 6년간, 피해 규모는 최소 330만명이다. 이런 이유로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에 과징금 67억원을 부과하고, 고발 처분을 내렸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4월 국내 한 시민단체는 참가자 181명을 모아 페이스북을 상대로 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그리고 5개월 만에 분쟁조정위원회는 ▶신청인들에게 30만원씩 지급하고 ▶신청인들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제3자의 신상과 제공된 개인정보 유형 및 내용을 신청인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라는 조정안을 냈다.   분쟁조정 절차가 진행돼온 5개월간 분쟁조정위는 페이스북에 네 차례 자료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회신하지 않았다. 조정안에 대해서도 페이스북 관계자는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페이스북 분쟁조정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 소송돌입 유력

2021-11-11

"금융X재미 콘텐츠, MZ와 통했다"…신한은행 SNS 구독자 200만 돌파

    신한은행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공식 SNS 채널 팔로워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SNS 구독자 200만명 돌파는 은행업계 최초로, 신한은행이 만든 금융 콘텐츠와 그 외 재미와 흥미를 담은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공식 SNS 팔로워 150만명 돌파 이후 최근 2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규모 별로는 페이스북 126만명, 인스타그램 26만명, 카카오스토리 12만명, 유튜브 33만명, 네이버포스트 6만명 등이다.   M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신한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은 지난 7월 세계적인 댄서 아이키(Aiki)와 헤이영 댄스 챌린지를 진행해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신한은행은 8월부터 은행원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 '두근두근 뱅뱅(Bank Bank)'을 12월까지 매월 정기 연재하고 있다.   신한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은 최근 MZ세대의 재테크 관심을 반영해 지난 3월 행내 전문가와 함께하는 '아는 행님, 또 오건영'을 선보여 관심을 이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 유튜브를 통해 금융용어나 경제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고, 금융 외에도 가성비 맛집 콘텐츠 '싸대기2(싸고 대박 기가막힌 맛집)'를 전국구로 확장해 재미는 물론 소상공인 활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공식 SNS채널 팔로워 200만명 돌파에 대한 고객 감사의 의미로 11월 5일부터 14일까지 신한은행 공식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 '2(백)만큼 2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공식 SNS 200만 돌파 기념 축하 메시지와 신한은행 SNS에 바라는 점 댓글 달기로 진행된다.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치킨 쿠폰, 스타벅스 기프티콘 등 경품이 제공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SNS가 시중은행 최초로 200만 팔로워를 돌파할 수 있었던 건 고객의 사랑과 관심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최신 트랜드를 반영해 MZ세대에게 필요한 금융정보와 재테크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페이스북 신한은행 유튜브 인스타그램 구독자 200만명

2021-11-05

[고란 코인도란] 시바이누 코인 샀다가 한국 부자 11위로…디지털 신흥 부자의 탄생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편집자]   지난 6월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한국 1위 부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순자산 규모가 당시 기준으로 125억달러에 이른다. 이후 톱10 명단에는 짐작했듯 삼성그룹 일가와 인터넷 신흥부호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범석 쿠팡 의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10위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으로 자산 규모는 48억달러다. 그는 고 서성환 선대회장에 이어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은 1945년 세워졌다. 70년이 넘는 기업의 경영자가 일군 재산이다.   그런데 단 1년 남짓 사이 한국으로 치면 서경배 회장에 이어 11위 부자가 된 이가 있다. 이름은 알 수 없다(사실 사람인지, 집단인지도 모른다). 지갑주소 ‘0x1406899696adb2fa7a95ea68e80d4f9c82fcdedd’만 안다. 그는 2020년 8월경, 30여 차례에 걸처 시바이누(SHIBA) 코인 약 70조2000억개를 샀다.    그가 들인 돈은 약 8000달러. 이렇게 산 코인의 가치가 현재(10월 31일 오후 3시 기준) 47억1300만달러로 불어났다. 시바이누 코인 역대 최고가 기준으로 치면 평가액은 60억달러다. 8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59억달러)을 앞선다. 디지털 신흥 부호의 탄생이다.     ━   국내에선 무슨 일이=입증 못하면 수익 아니라 매도액에 세금   우려가 현실이 됐다. 국세청이 최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마친 거래소 28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거래소가 취득가를 알 수 없을 땐 0원으로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내년부터 해외거래소나 개인 지갑 등에 보관된 코인을 국내 거래소에 옮겨서 팔 경우 입증할 수 없다면 자산 전체를 소득으로 보겠다는 얘기다.   투자자 반발이 심해지자 국세청은 선을 그었다. 매도 금액 전체에 대해서 세금을 내는 건 아니라고. 거래소가 국세청에 보고하는 건 과세를 위한 기초자료다. 최종적으로 과세 자료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 과세 대상 연도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코인의 취득가를 입증할 수 있으면 매도금액 전체가 아닌 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국세청은 “개인이 취득가를 신고할 수 있다”며 “문제가 없다면 개인 신고액을 기준으로 과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세청이 개인이 제출한 증빙 자료를 인정해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국내 거래소에 국세청에 믿을 수 있는 과세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해외 거래소는 그런 거 없다. 투자자가 거래 내역 증빙 자료를 요구해서 3개월치 밖에 안 된다거나, 줄 수 없다는 곳이 대부분이다. 개인지갑이야 말할 것도 없다. ‘탈중앙’인데 누가 자료를 주겠나.   그렇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2021년 12월 31일 이전에도 이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잔고증명 서류다.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내 계좌 화면을 캡쳐 뜨는 것에 불과하다. 국세청 입장에선 조작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걸 증빙자료로 인정해 줄까.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실제 과세 시점(2023년 5월)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구체적인 자료 입증 방법에 대해선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입장에선 시간이 많이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개인이 찍은 스냅샷을 인정해 줄 수 없다면, 부당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투자되고 있는 코인들을 일제히 귀국시켜야 한다. 그래야 국내 거래소가 나의 코인 보유 사실을 증빙해 줄 수 있다. 국내 거래소 상장된 코인이면 팔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팔아야 한다.    일부 코인의 경우엔 스테이킹을 푸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그 대비기간엔 보상이 없다. 곧, 코인 ‘귀국’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세금 폭탄을 맞느니 이를 감수하는 편이 낫다. 그나마 이건 이동이 자유로운 경우. 이더리움 2.0 스테이킹에 맡긴 이들은 자신의 이더리움을 빼 내 올 방법이 없다(거래소 스테이킹의 경우엔 얘기가 좀 다르다). 운이 나쁘면 나중에 이더리움을 팔 때 매도금액 전체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할 수도 있다.      최근 시장에서 핫한 테마는 ‘NFT(대체불가능토큰)’다.10월26일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4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선다는 소식이 나왔다. 시장에선 이를 두나무(업비트 운영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실탄마련이 아니냐고 분석했다. 조회공시에서 하이브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지만, 막강한 IP(지적재산권)를 가진 기업이 NFT 시장 진출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앞서 두나무는 7월 박진영 JYP 대표가 보유한 지분 2.5%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JYP와 제휴를 맺었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메타’ 선언한 페북, NFT가 메타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가상자산(코인)과 관련한 새 가이드라인 최종안이 공개됐다.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과 관련해 다행히 개인지갑까지 대상에 포함하는 강경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디파이(탈중앙화금융)나 NFT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기긴 했지만 모호하다.      원칙적으로 NFT는 가상자산이 아니지만,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가상자산으로 볼 수 있다. 디파이도 원칙적으로는 아니지만 프로토콜을 통제하거나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FATF 규제 대상이다. 이 모호한 규정을 어떻게 해석, 적용할 지는 국가마다 다르다.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제도가 이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해 주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발키리인베스트먼트는 10월 28일 비트코인 레버리지 ETF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앞서 SEC는 발키리 측에 철회를 요청했다.   SEC는 비트코인 레버리지 ETF가 지나친 변동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 곧, 비트코인도 위험한데, 여기에 레버리지를 써서 위험을 더 키우겠다고 하니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승인을 해 줄 리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역시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주만큼은 페이스북이 코인 시장을 들었다 놨다. 페이스북은 10월28일 사명을 ‘메타(Meta)’로 바꿨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는 이날 “메타버스가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도대체 메타버스가 뭐냐’고 묻는다”며 “이는 인터넷 클릭처럼 쉽게 시공간을 초월해 멀리있는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는 2025년까지 메타버스 관련 시장 규모가 최소 820억달러(약 96조원)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페이스북이 불러온 ‘메타’ 바람은 코인 시장에 광풍을 일으켰다. 메타버스와 관련한 테마 코인이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디센트럴랜드(MANA)는 10월 30일 하루도 안 돼 가격이 200% 넘게 뛰었다. 가격 급등에는 세계 최대 디지털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창업자 베리 실버트가 한 몫했다. 그는 이날 “탈중앙와 메타버스에서 땅을 사고 싶다면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며 디센트럴랜드 마켓 링크를 공유했다.   광풍에는 언제나 부작용이 따른다. 크립토펑크 #9998 NFT가 10월28일 12만4457ETH(당시 가격 기준 5억3200만달러, 약 6225억원) 팔렸다. 온체인 NFT 판매가 중 역대 최대다. 다들 이 정도 거래가 이뤄졌다고 흥분한 사이 크립토 인플루언서인 로버트 밀러가 이 거래의 자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혹을 종합하면 해당 NFT를 보유한 이가 플래시론(무담보 초단기 대출)을 일으켜 이 가격에 NFT를 산 뒤 즉시 되갚는 거래를 통해 신고가 거래 기록을 만들었다. 부동산으로 치자면 자신의 아파트를 자기가 팔고 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얘기다. 시장질서 교란 행위다.     ━   위클리 코인=시바이누, ‘졸업픽’ 나왔다   밈(meme, 인터넷에서 패러디ㆍ재창작의 소재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을 기반으로 했거나 장난으로 만들어진 코인을 ‘밈 코인’으로 분류한다. 밈 코인의 원조, 혹은 대표주자는 도지코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주 언급하면서 화제가 됐다.   시비이누(SHIBA) 코인 역시 밈 코인의 일종이다. 하지만, 아류다. 지난해 8월 ‘료시’라고 알려진 익명의 인물이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犬)’을 가져다 만든 이더리움 체인 기반(ERC-20) 코인이다(※도지코인은 자체 메인넷이 있다). 아류답게(?) 목표는 ‘도지코인 킬러’다. 그리고 진짜 도지코인을 잡았다. 10월31일 오후 4시 현재 시바이누의 시가총액은 약 360억달러로 코인 시가총액 9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지코인 시총은 355억달러로, 10위다. 시바이누 코인에 한 계단 못 미친다.     아류가 원조를 누른 건 순전히 최근 급상승세 덕분이다. 10월 초 0.00000724달러에 그쳤던 시바이누 가격은 28일 0.00008616달러까지 치솟았다. 한 달도 안돼 1000% 넘게 뛰었다. 10월28일 가격이 고점을 찍었을 때에는 폴카닷도 누르고 시총 8위 암호화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왜 가격이 오르는지 아무도 모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부분의 밈 코인 투자가 그렇듯 시바이누 가격 폭등의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최근 가격 급등의 이유로 3가지를 들기는 했지만 설명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그래도 이유를 찾자면, 먼저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친구인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에 시바이누가 거래 종목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로빈후드에서 거래를 지원한다면 투자자 저변이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는 셈이다.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는 시바이누를 상장시켜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36만여명의 서명을 확보했지만, 로빈후드는 공개적으로 시바이누 지원 여부에 대해 밝힌 바 없다.   둘째는 자체 NTF(시보시) 출시다. 최근 NFT 테마와 엮이면서 사람들이 시바이누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는 올라서 오른다. FTX나 후오비글로벌 등 여러 거래소 내에서 SHIB 선물 미결제 약정이 증가하고 있다. 미결제 약정이 늘어난다는 건 어느 한쪽으로의 가격 흐름을 예상한다는 건데, 이 경우엔 상승 쪽에 베팅하는 물량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 포지션을 보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은 더 오르게 된다.   역사적 저점(지난해 11월 28일)과 역사적 고점을 비교하면 상승률이 1억6000만%를 웃돈다. 단돈 1만원을 투자했어도 100억원대 부자가 됐을 지 모를 수익률이다. 그런데 아직 코인 개당 가격은 0.00006달러선이다. 투자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 전 위험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시바이누 코인의 발행량은 1000조개다. 글 서두에 밝힌 지갑의 주인공이 팔자고 물량을 내놓는 순간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곧, 졸업픽(더 이상 투자가 필요없을 정도의 수익을 달성하게 만들어준 특정 코인)이 될 수 있지만 인생 퇴학픽이 될 수도 있다.     ━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3일 FOMC, 드디어 테이퍼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1월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돈줄 풀기에서 조이기로 들어가는 첫 단계다. 당연히 시장의 충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워낙 군불을 많이 떼 왔다. 2013년처럼 시장에 발작이 일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자산시장 전반에 어떤 충격이 나타날지 모른다.     5일에는 10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비농업 고용자 수가 45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9월 19만4000명의 두 배 수준이다. 실업률은 4.8%에서 4.7%로 하락했고,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을 것으로 전망한다.   임금 상승은 공급 측면의 강력한 물가상승 요인이다.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의 금리 인상 기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시장에 돈줄이 마른다는 신호는 점점 커지고 있다. 넘치는 돈이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올렸다고 판단한다면, 이제는 숨고르기에 대비해야 할지 모른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기자 algorantv365@gmail.com고란 코인도란 페이스북 부자 국내 거래소 코인 역대 거래소 28곳 1609호(20211108)

2021-10-31

본사 앞 ‘좋아요’ 간판도 치웠다… 페이스북, ‘메타’로 개명

    페이스북이 창업 17년 만에 이름을 바꾼다. 새 이름은 ‘메타(Meta)’다.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말인 ‘메타버스’에서 따왔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책임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연례행사인 ‘페이스북 커넥트 2021’에서 사명 변경을 알렸다. 저커버그는 이날 행사에서 “현재 우리 사명은 페이스북이라는 하나의 제품만 나타내고 있다”며 “미래는 고사하고 현재 우리가 하는 다양한 일을 대표할 수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페이스북 산하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 ‘페이스북’ 말고도 ‘인스타그램’과 메신저 앱 ‘와츠앱’, VR(가상현실)기기 브랜드 ‘오큘러스’가 있다.     이날 행사에서 저커버그는 “이제 우리에겐 페이스북이 1순위가 아니고, 메타버스가 새 미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필요한 조직 개편은 이전부터 해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회사 내 모든 AR(증강현실)·VR 팀을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5일(현지시간) 4분기부터 리얼리티 랩 실적을 별도 발표하겠다고 밝혔었다.   저커버그 CEO는 발언 대부분을 메타버스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썼다. 그는 메타버스를 “인터넷 클릭처럼 쉽게 시공간을 초월해 멀리 있는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다음 단계”라고 정의했다.     새로운 이름에 맞게 로고도 바꿨다. 페이스북의 머리글자인 ‘F’를 앞세웠던 회사 로고를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기호 ‘∞’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꿨다. 행사가 열린 28일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 밖에 있는 ‘좋아요’ 이모티콘 간판도 메타의 로고를 담은 간판으로 교체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페이스북 본사 이모티콘 간판 캘리포니아 본사 사명 변경

2021-10-29

페이스북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한세희 테크&라이프]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이다. 2021년 2분기 기준 한달에 한번 이상 페이스북을 방문하는 사용자는 28억9000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20억명의 사용자를 가진 메신저 왓츠앱, 10억명의 사용자를 자랑하는 인스타그램을 합치면 페이스북은 실질적으로 소셜 세계의 지배자라 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가치도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사업이다. 단기간에 페이스북 제국을 위협할 경쟁자가 나타나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고한 네트워크 효과는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끝없이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성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페이스북을 쓸 사람은 거의 쓰고 있는 상황에서 확장을 계속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라나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13세 생일이 지나자마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가입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   페이스북의 젊은 사용자 집착   문제는 영원히 스타트업일 것 같던 페이스북도 이제는 창업한지(2004년 창업) 20년이 다 되어가는 중견 기업이라는 점이다. 페이스북에 파티 사진을 올리던 발랄한 대학생들은 이제 중년이 되어 아이들 자랑하는 사진을 올린다. 젊은 세대에게 페이스북은 부모님과 선생님, 직장 상사를 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불편한 장소가 되었다. 자연히 젊은 사용자, 특히 10대는 페이스북을 떠나고 있다. 이미 2018년 미국 퓨리서치 조사에서 13~17세 사이 청소년의 페이스북 이용률이 3년 만에 71%에서 51%로 급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페이스북으로서는 우려되는 일이다. 새로운 사용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기존 사용자에게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광고와 마케팅 콘텐트가 늘어나면 사용자 피로도는 높아지고, 회원 이탈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소셜 미디어는 광고로 돈을 벌지만, 광고가 많아지면 사용자가 떠나가 광고판의 가치가 사라진다. 어려운 줄타기다. 게다가 광고주는 젊은 사람이 모여 유행을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는 곳을 좋아한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10~20대 젊은 세대를 붙잡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페이스북 스스로가 젊은 대학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덕분에 재미있고 쿨한 이미지의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면서 당시 1등 소셜 네트워크였던 마이스페이스를 제친 회사다. 그래서인지 페이스북은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어디에 모이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욱 신경 쓴다. 젊은 사용자를 페이스북에서 빼앗아 갈 듯한 서비스가 나오면 인수하거나, 인수하지 못 하면 베끼곤 한다.   한번 확인한 사진 메시지는 사라진다는 재미있는 발상을 앞세운 스냅챗이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자 페이스북은 2016년 무려 30억 달러를 제시하며 인수하려고 했다. 스냅챗이 합병을 거절하자 페이스북은 스냅챗 인기 기능인 사라지는 영상 포스트 ‘스토리’를 이름과 디자인까지 카피해 인스타그램에 적용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스냅챗과 비슷한 기능을 가진 사진 앱 스노우를 인수하려고 스노우 모회사 네이버 이해진 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하기도 했다.   숏폼 동영상 서비스 틱톡이 10대 사이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자 지난해 틱톡을 거의 똑같이 베낀 ‘릴스’를 내놓았다. 2012년 직원 13명의 초기 기업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 우리 돈 1조원 이상에 인수한 것도 비슷한 경우다.   페이스북 내부에는 주로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앱과 서비스들을 만들어 반응을 테스트하는 역할을 하는 NPE (New Product Experimentation)이라는 조직도 있다. 이들은 기존 페이스북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며, 빠르게 출시해 작게 시작하고 반응이 약하면 빠르게 접어 버린다.     ━   페이스북 울타리 떠나는 10대     이러한 페이스북의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을까? 최근 뉴욕타임스가 페이스북 내부 문건을 확보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2018년 사용자 10억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 즈음 10대 사용자들의 활동성은 떨어지기 시작해 사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인스타그램이 중년의 놀이터로 변한 페이스북을 대신해 젊은 피를 수혈할 채널이 될 것으로 기대했고 실제로 10대들의 인기를 끌었지만, 이미 내부에서는 부정적 지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를 심각한 ‘존재론적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내부 문건에는 “(우리가) 미국 내 10대 사이에서 입지를 잃는다면 파이프라인을 잃게 되는 것”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인스타그램에 스토리 기능을 도입했을 때 이에 대한 반응이 가장 낮은 것도 10대 사용자들이었다. 파이퍼샌들러라는 금융회사의 조사에서 1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셜 미디어가 스냅챗(35%)과 틱톡(30%)으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은 22%로 3위였다.   2018년 이후 인스타그램의 글로벌 마케팅 예산은 대부분 10대를 겨냥해 집행됐다. 2018년 6720만달러였으나, 올해에는3억 9000만달러로 뛰었다.   이쯤에서 인스타그램 사용이 10대 여성 청소년 사용자의 자기 인식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페이스북이 이를 무시했다는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의 최근 폭로가 다시 떠오른다. 자체 연구 결과 인스타그램을 쓰는 10대 소녀들이 자살 충동이나 자기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느낀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도리어 페이스북은 13세 이하 어린이 전용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따로 만들려 꾸준히 준비해 왔다. 하우겐의 폭로 이후 페이스북은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중단했지만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이 잘못은 아니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10대 사용자를 붙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인스타그램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소셜 미디어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우리는 이 새로운 미디어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어떻게 잘 통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다 알지 못 한다. 그러니 특히 청소년들의 소셜 미디어 활용에 대해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페이스북도 미래 세대의 사용자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쉽사리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으로 봤을 때 기업으로서 페이스북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성장이다. 성장을 가로막을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젊은 사용자의 이탈이다. 고객을 늘이려는 노력이 반사회적 행동으로 간주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은 담배 회사와 비슷한 상황에 몰렸다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과 사회의 화해는 가능할까?     ※ 필자는 전자신문 기자와 동아사이언스 데일리뉴스팀장을 지냈다. 기술과 사람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변해가는 모습을 항상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과학 용어 사전]을 지었고, [네트워크전쟁]을 옮겼다. 한세희 IT 전문 칼럼니스트페이스북 네트워크 소셜 네트워크 소셜 세계 사용자 집착문제 1607호(20211018)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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