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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분산 투자로 전환, 상장지수펀드(ETF) 인기 이어갈까?

    2021년 주식시장에선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인기를 끌었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로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들도 늘어난 수요에 발맞춰 ‘테마형 액티브 ETF’ 상품을 연일 쏟아냈다. 이러한 흐름은 2022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고, 은행권 퇴직연금 ETF 투자 규모의 성장도 예상된다. 투자 유망 테마로는 친환경과 바이오, 메타버스 등이 거론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12월 10일 기준)은 70조6000억원이다. 2020년(52조원)보다 37% 늘었고, 5년 전(25조원)과 비교하면 183% 성장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조9889억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약 1302억만 달러·154조원)과 중국(82억만 달러, 한화 약 9조원)에 이은 전 세계 3위 수준이다.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돼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고, 펀드 대비 낮은 운용보수와 큰 분산투자 효과가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1년 사이 증시 변동성 확대로 간접·분산투자 선호 심리가 부상하면서 ETF 시장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크게 쏠렸다.     현재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ETF는 529개다. 이 가운데 국내외 주식에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ETF(국내주식 288개, 해외주식 110개)가 총 398개로 전체의 75.2%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채권과 선물,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 주식형 ETF의 2021년(1월 1일~12월 13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4%로 코스피 지수(1.94%)의 수익률을 3.06%포인트 상회했다.       ━   국내 ETF 시장 70조원…일평균 거래대금 세계 3위   국내 주식형 ETF 중 2021년에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디어컨텐츠’다. 수익률이 62.80%로 전체 평균(4%)을 훌쩍 웃돌았다. 해당 ETF는 플랫폼 사업 진출, 주요 아티스트 해외투어 재개 등으로 주가가 오른 대형 엔터 4사(JYP·SM·HYBE·YG)에 자산의 38.67%를 투자하고 있다. 두 번째로 성적이 좋았던 ETF는 KB자산운용의 ‘KBSTAR게임테마’다. 2021년 수익률이 61.46%에 달한다. 주요 투자처인 위메이드(14.49%)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적용 게임(미르4 글로벌) 출시로 2021년 한 해 동안 주가가 732% 폭등했다.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여파로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 산업(46.55%)’ETF도 수익률이 좋았다.     반면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ETF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020년에 큰 수혜를 입었지만, 2021년 들어 백신 접종이 가속화하며 신약 개발 기대감이 줄어든 탓이다. 진단키트 수요 감소로 관련 기업 주가가 내리막을 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익률 최하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로 2021년 수익률이 -32.31%에 그쳤다. 해당 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코스닥 150 생명기술 지수’를 추종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자산의 17.40%를 투자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해외로도 ETF 투자 시야를 넓혀가고 있다. 2021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110개 ETF엔 7조원 이상의 돈이 새로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ETF에 들어온 자금(6조2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평균 수익률은 29.47%로 국내 주식 ETF 평균(4%)보다 약 7배 높았다.     다만 해외 주식 ETF 성과는 국가별로 갈렸다. 수익률 상위 종목엔 미국 지수 추종 ETF가 포진했다. 1위는 한국투자자산운용의 ‘KINDEX미국S&P500’로 2021년 수익률이 37.47%다. 해당 ETF는 미국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 500개로 구성된 S&P500지수를 추종하는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6.40%), 애플(5.94%), 아마존닷컴(3.87%), 알파벳A(2.23%), 테슬라(2.15%)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3.19%), 퀼컴(3.16%), 자일링스(3.16%), 엔비디아(3.02%) 등 미국 나스닥 상장 반도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미국나스닥테크’도 37.25%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수익률 하위 종목은 중국 기술주를 담고 있는 ETF가 많았다. 특히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대형 기술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 추종 ETF들이 평균 17~18%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차이나항셍테크(-18.15%)’, KB자산운용의 ‘KBSTAR차이나항셍테크(-17.95%)’ 등이 대표적이다. 샤오미, 알리바바, 바이두 등 항셍테크 주요 기술주들은 2021년 중국 정부의 플랫폼, 게임 등에 대한 각종 규제로 큰 영향을 받았다.   2022년에도 ETF 투자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메타버스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 시장의 관심이 높은 신사업 테마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데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도 본격화돼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21년에만 테마형 주식형 액티브 ETF가 21종목이나 상장했다”며 “ETF 시장에 처음 진입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첫 종목으로 주식형 액티브 ETF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   액티브 테마형 상품이 ETF 성장 주도    주식형 액티브 ETF는 일반적인 ETF처럼 단순 지수(코스피 200 등) 추종에 그치지 않고,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목표로 펀드매니저가 운용에 적극 참여하는 상품이다. 당국이 제한한 ‘상관계수 0.7’ 규정에 따라 펀드 자산의 70%는 추종지수가 담고 있는 종목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펀드매니저가 선별한 종목에 투자한다. 주식시장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는 ETF의 장점에 적극적인 운용 전략으로 수익을 높이는 액티브 펀드의 장점이 더해져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샀다.     일례로 2021년 5월 25일 동시 상장한 4개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엔 출시 첫날에만 95억원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퓨처모빌리티액티브’ ETF 등 4종은 당일 개인 순매수 EFT 순위 5~8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수익률도 낮지 않다.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은 최근 6개월간 평균 17%의 수익률(2021년 12월 10일 기준)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94.48%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향후 액티브 상품을 중심으로 ETF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ETF는 메타버스, ESG,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 장기적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중장기 투자 대안으로 액티브 ETF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액티브 ETF로 투자 자금이 모이면서 기존에 ETF가 없었던 운용사들도 액티브 ETF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액티브 ETF와 기초지수의 상관계수를 현행 0.7에서 그 밑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액티브 ETF 운용 자율성을 좀 더 보장해 해당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상관계수 인하 시점은 2022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액티브 ETF 운용 성과엔 펀드매니저의 종목 분석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상관계수가 인하되면 펀드매니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수 초과 수익률 추구에 나설 수 있고, 장기적으론 액티브 ETF 상품 출시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2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 자금이 저축에서 투자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향후 ETF 시장을 키울만한 요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2조9613억원이던 연금 ETF 투자 규모는 같은 해 2분기 4조5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2배가량 뛰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19년 이후 연금계좌의 소득공제 및 과세이연, ETF의 투자 편의 및 분산투자 등의 장점을 활용한 연금 ETF 투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최근 주요 시중은행 연금계좌에서 ETF 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연금 ETF 투자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2022년엔 어떤 ETF에 투자해야 할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ESG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테마가 ETF 투자 트렌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현에 나서고 있어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2년에는 유럽의 그린딜, 미국의 친환경 정책 관련 자금이 본격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탄소중립과 친환경 테마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ESG·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테마 주목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에너지대란도 친환경 테마 ETF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2년 하반기 공급망 긴장이 완화된 이후에야 에너지 가격 상승이 꺾일 것”이라며 “2022년 에너지 가격은 2021년보다 80%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은 2021년 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4월 최저가(배럴당 23.38달러)를 기록한 두바이유 가격은 2021년 12월 80달러까지 치솟았고, 같은 달 호주 뉴캐슬탄 가격은 1t(톤)당 240.73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은 역설적으로 클린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높일 전망”이라며 “향후 빈번할 화석연료 가격 급등은 신재생에너지(원전 포함)으로의 전환을 더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유망 ETF로는 ‘FnGuide K-신재생에너지 플러스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를 꼽았다. 12월 15일 기준 포트폴리오엔 풍력타워 제조기업 씨에스윈드(8.21%), 해상풍력발전 구조물 제조기업 삼강엠앤티(7.94%) 등이 담겨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3.07%다.   2021년에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던 코스닥바이오 테마 ETF도 눈여겨봐야 할 분야다. 공 연구원은 “2021년에 부진한 주가를 보였던 코스닥 바이오 테마의 가격 메리트가 높다”며 “2022년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 영업이익이 미국과 서유럽, 일본의 성장률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망 ETF로는 2021년 수익률 최하위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를 꼽았다. 그는 “위드코로나 등으로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면 주요 투자처인 건강관리 기업들의 임상 시험 활동이 재개될 것이고, 이들이 코스닥 강세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년 증시를 주도한 ‘메가트렌드’ 메타버스 테마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향후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의 기술 개발 상황 및 상용화 가능성이 해당 테마 ETF의 추가 상승 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또한 “국내 메타버스 ETF는 SM과 HYBE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비중과 위메이드 펄어비스 등 게임 산업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미국 메타버스 ETF는 엔비디아나 애플의 비중이 높다”며 “국내가 콘텐트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미국에선 좀 더 제반 기술이나 하드웨어에 주목하는 점을 고려해 투자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경제대예측 분산투자 선호 국내 주식형 분산투자 효과 1617호(20220110)

2022-01-09

규제 뚫고 폭등했던 집값 새해에도 계속 오를까?

    2021년 11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 라디오뉴스 인터뷰에서 “확실히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집값 안정을 천명했다. 2017년 6·19대책 이후 약 4년 반 동안 시행된 부동산안정화대책의 성과가 나오는 듯한 순간이었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이 내놓는 주간 아파트매매지수도 집값 상승 폭을 줄이며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찬물을 끼얹는 기사가 온라인을 장식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 리버파크 전용면적 84.9㎡가 또다시 매매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른바 ‘국민 평형’이라고도 불리는 면적의 공동주택이 초고가인 45억원에 거래되며 3.3㎡당 1억3000만원을 넘겼다.     2021년 말을 장식했던 종합부동산세 폭탄, 금리 인상에 이어 2022년에는 제20대 대통령선거, 중국 발(發) 부동산 위기, 선진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대내외적 변수가 쏟아질 예정이다. “꼭지냐, 아니냐”를 두고 전문가 간 이견이 많은 가운데 누군가는 조심스럽게 ‘똘똘한 한 채’를 외치며 “살 사람은 산다”는 지론을 편다. 강남 새 아파트의 초고가 행렬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   눈 높아진 소비자, ‘신상’은 여전히 태부족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I)은 어느새 선진국 기준인 3만 달러를 넘긴 지 오래다. 저성장 시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겹쳐 점점 더 먹고살기 어렵다고 하지만 부유층과 고소득자 수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1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자산가 수는 2016년 27만1000명에서 2020년 39만3000명으로 10만명 이상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상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2020년 1인당 평균 연봉 또한 1억원을 넘겼다. 토스, SK바이오팜 같은 유니콘들은 임직원에게 억대 스톡옵션과 성과급을 제공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산업 호황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은 202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선 외형만큼 선진국다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주제인 주택시장을 돌아보자면 ‘압축 성장’의 상징인 이른바 ‘닭장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어느 나라든 고밀 개발 된 대도시는 맨션, 또는 콘도라 불리는 공동주택이 주거형태의 주를 이루지만 한국의 많은 도심 아파트 입주민들은 유독 주차난, 상수도 녹물 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선 주거 선호지역으로 갈수록 이 같은 주택 노후화가 심한 기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애초에 1970~80년대 서울 강남·여의도·목동 같은 곳에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가 개발되며 부촌을 이룬 탓도 있다. 문제는 야심 차게 추진했던 도시정비사업이 2008년 뉴욕 발(發)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불황 여파로 지체되거나 규제의 벽에 부딪혀 미뤄진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서울의 평균 아파트 연식은 21.2년으로 국내 대도시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대전·부산·광주 같은 지방 대도시 아파트 연식도 20년 안팎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최근 몇 년간 수도권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주택공급 부족 현상은 ‘신축 아파트’ 부족과 맞물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2008년 이미 100%를 초과한 상태에서 “집이 없다”는 말은 사실 “살만한 아파트가 없다”는 뜻이 된다. 이처럼 품귀현상을 불러일으킨 새 아파트는 2016년 전후로 본격 시작된 이번 집값 상 승기를 주도했다.       ━   규제의 아이러니…분양·대출규제가 다져놓은 집값   서울 강남권에선 3.3㎡당 1억원 시대를 연 아크로리버파크가, 강북 직장인들 사이에선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선망하는 주거단지로 자리 잡았다. 대전에선 도안신도시, 부산에선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 등 대연동 신축이 집값 상승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정부는 정권 초부터 공급이 아닌 수요를 손봤다. 대출 규제로 고가주택의 상승을 억제하고 분양가 통제, 안전진단기준 강화 등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미래 신축 아파 트가 낳을 잔치 분위기를 차단하기로 한 것이다.     분양보증을 무기로 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일부 청약자들은 로또를 맞았지만 이미 공급됐어야 할 단지들이 여전히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주택 공급은 말라가고 있었다. 실수요자들이 몇 년 동안 손꼽아 기다린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은 2020년 착공한 뒤 공정률이 40%에 도달했는데도 일반분양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 다수와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입을 맞춰 2022년에도 수급 불안 문제로 집값 상승을 점치고 있다. 주산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누적된 공급 부족이 38만 가구에 이른다. 이중 서울에서만 14만 가구의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아파트를 착공해 완공하기까지는 최소 2년에서 3년까지 기간이 필요하다. 현재 입주물량 부족은 2~3년 전 분양이 감소하면서 생긴 결과라는 뜻이다. 정부는 2018년 하반기 부랴부랴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3기 신도시 등 택지개발에만 최소 5년이 걸린다.     결국 다년간 집값 상승의 피로감,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대구·세종 등 일부 지역의 입주물량 적체 같은 요소가 작용해 2021년보다 상승 폭은 줄 수 있지만 2022년에도 수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며 집값이 상승한다는 뜻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업계 전문가 21명에게 물어본‘2022년 부동산 설문’에서 응답자가 예상한 내년 집값 상승률 평균과 주산연 전망치는 2.5%로 같았다.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얻었던 이상우 인베이트투자자문 대표는 “공급 부족 등 모든 지표가 상승에 일조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또한 역설적이게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은 그동안 높은 집값의 바닥을 다졌다. 일례로 지난 4년 동안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였던 서울에서 집을 산 매수인 상당수는 집값의 채 40%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지 못했다.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며 신용대출 없이 담보대출만을 받았다면 4억원도 빌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2017년 8·2대책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주담대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과 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담보인정비율 산정 시 실거래가 아닌 KB부동산 시세, 한국부동산원 시세 등 시가를 기준으로 한다. 통상 부동산 상승기엔 기관 시세가 실거래 상승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덕분에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부동산은 정부 대책 발표 시기에 잠시 주춤했다가 숨 고르기를 한 후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이어갔다. 대출 규제에 적응하는 시기를 거치며 계단식 상승을 반복한 셈이다.       ━   매수심리 결정할 대선, 당장은 상승에 한 몫     그럼에도 2022년 3월 대통령선거는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로 지목된다. 특정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라 정책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여야의 대립되는 부동산 정책 방향성에 따라 시장참여자들 대응이 달라지면서 가격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당장 2022년까진 승자가 누구든 선거 자체가 집값을 올리는 동력이 되리라는 전망 또한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 역시 공급물량과 관련이 있다. 선거철에 분양이나 주택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은 건설업계 불문율이다.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 때문에 2021년 말 일명 ‘밀어내기 물량’이 집중됐다. 경기도·인천에선 2만3000여 가구, 전국으로 치면 6만2558가 규모다. 이 또한 누적된 공급 부족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며 2022년 주택공급은 일시적으로 더더욱 부족해질 전망이다.   조영광 대우건설 부동산데이터 연구원은 “대선도 변수이나 누가되든 공급부족이 예상된다”면서 “여당이 승리하면서 지금과 같은 HUG의 분양가 규제가 계속된다면 시장 왜곡이 계속되며 실수요자 사이에 ‘패닉바잉(공포에 의한 사재기)’, ‘청무피사’(“청약은 무슨 피주고 사”를 줄인 유행어)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이 승리해도 종부세, 재초환 등 민감한 부동산법안을 수개월 내 변경하기 어려워 2023년이 돼야 민간공급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에서 재개발, 광역교통망 등 지역공약이 호재로 작용하며 집값을 밀어 올릴 가능성도 있다. 2022년에는 대선뿐 아니라 6월 지방선거도 열린다. 지방선거는 지자체장 등을 뽑는 특성상 구체적인 지역 호재로 이어진다. 재선을 노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신속통합기획 민간정비사업이 대표적이다. 5년 이상 걸리던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한다면 30년 넘은 낡은 아파트가 곧 호텔식 커뮤니티를 갖춘 럭셔리한 새 아파트가 될 것이란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요지역 정비사업 추진 단지의 가치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2018년 공개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계획이 경기도 동탄, 일산부터 인천 송도 집값을 끌어올렸던 현상과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이미 조짐이 보인다. 국토부가 2021년 12월 14일 광역철도 지정기준 개선안을 발표함에 따라 각 지자체에 의해 동탄이 종점이던 GTX-C노선의 평택 연장과 GTX-B의 춘천 연장이 추진되고 있다. 제주 제2 공항, 동남권 신공항(부산 가덕도) 개발 문제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년 선거로 인해 주택공급 확대 및 기반시설 구축 등 개발 호재가 있다”면서 “정부가 계획한 공급물량은 많지만, 입주까지 시일이 걸려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2022 경제大예측_부동산 폭등 집값 종합부동산세 폭탄 닭장 아파트 집값 안정 1617호(20220110)

2022-01-09

12월 소비자물가 4.8% 상승…10년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 [그래픽뉴스]

    외식물가가 올라, 비교적 저렴한 한 끼로 여겨지던 김밥, 라면, 김치찌개 백반 등까지 크게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8% 올라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1.3%에 불과했으나 3월(2.0%), 8월(3.1%), 11월(4.1%) 등 후반부로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39개 품목별로 살펴보면 갈비탕(10.0%), 생선회(8.9%), 막걸리(7.8%), 죽(7.7%), 김밥(6.6%), 치킨(6.0%), 피자(6.0%), 볶음밥(5.9%), 설렁탕(5.7%)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외에도 돼지갈비(5.6%), 짜장면(5.5%), 라면(5.5%), 삼겹살(5.3%), 냉면(5.3%), 햄버거(5.2%), 비빔밥(5.0%), 짬뽕(5.0%), 돈가스(4.9%) 등이 상승했다. 김치찌개 백반과 된장찌개 백반 물가는 각각 4.2%, 4.0% 올랐다.     이 같은 외식물가 급등은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이 누적되고 연말을 맞아 외식 수요가 일부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공업제품(1.61%포인트)과 개인서비스(1.06%포인트)가 컸다. 이 두 가지가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의미다.   한편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음식점 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7% 늘었고, 12월에는 47.1% 급증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김치찌개 커피값 김치찌개 백반과 김밥 김치찌개 외식물가 상승률 1617호(20220110)

2022-01-09

몸값 커진 가상자산 시대…비트코인 ‘투기’→‘투자’로 진화 중

      2017년 말, 여러 사람의 입에 암호화폐(가상자산) ‘비트코인’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개당 가격이 2000만 원대를 넘어서며 폭등하자 사람들의 관심도 치솟았다. 하지만 가격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1차 열풍은 그렇게 사그라들었다.   그로부터 3년 후, 비트코인 2차 열풍이 시작됐다. 한 두 달만에 상승세가 고꾸라진 1차 열풍 때와 달랐다. 3000만원, 5000만원을 넘어선 비트코인 가격은 2021년 10월 8000만원까지 돌파했다. 해외 투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에서 최대 5억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1차 열풍 때만 해도 비트코인 구매자는 투기꾼으로 몰렸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JP모건 같은 글로벌 투자회사 보고서에 비트코인 관련 내용이 게재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도 비트코인은 포함돼 있다. 21세기 새로운 투자자산인 ‘디지털 금’이라는 명칭까지 생겼다. 물론 앞으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이제 비트코인 구매가 투기보다는 점점 투자행위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   비트코인, 글로벌 큰 손들의 생각을 바꾸다     전세계의 가상화폐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2021년 12월13일 기준, 전세계 446개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 종류는 1만5534개, 시가총액은 2조2426억 달러(약 2600조원)다. 국내 코스피 시총(약 2200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약 1년 전, 전세계 가상화폐의 종류가 6000개, 시총이 3300억달러(390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증가세다.     1만여개의 가상화폐 중 비트코인 시총은 9246억 달러(1090조원)로 전체 41%를 차지한다. 비트코인 시세 변동은 가상화폐 시장의 전체 시세를 좌우하기도 한다. 이에 대부분의 코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세 변동에 민감하다.     2009년 등장한 비트코인은 별다른 시세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2017년 말, 2000만원을 돌파하며 치솟기 시작했다. 이후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2020년 말 급등해 2021년 12월13일 기준, 6000만원 언저리에서 횡보 중이다. 같은 기간 금 값 상승률은 55%지만 비트코인은 300%에 달한다.    2020년 말부터 2021년 12월까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유명인사들도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 뜨겁다. 실제로 2017년 기관투자가들의 가상화폐 거래 비중은 10%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60%대로 치솟았다.     투자 거물들은 비트코인에 다소 부정적이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등 월스트리트 인사 상당수는 비트코인을 혐오한다. 특히 최근 찰리 멍거 버크셔헤서웨이 부회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존재하지 말았어야 한다. 현재 자본시장의 거품은 정보기술(IT) 업계의 거품보다 심각하다. 시장이 미쳤다”고 분노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빚 좋은 개살구다. 바보들의 금이다. 가치가 없다. 비트코인 사려고 돈을 빌리는 사람은 바보”라며 인터뷰 때마다 발언 수위를 높여왔다. 하지만 정작 JP모건은 가상화폐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9년에는 가상자산의 일종인 ‘JPM코인’ 개발 계획을 공개했고 2020년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조직을 신설했다. 올해 들어서는 투자 보고서에 비트코인을 다루기도 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바보들의 금’이건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것’이건 상관이 없다. 시세가 오르고 이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사람이 생기고 있다. 고객이 관심을 보이니 JP모건 같은 대형 투자회사들이 비트코인을 다룬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도 투자시장을 전망하는 ‘2022 테마리포트’에서 “기존 금융산업 입장에서 화폐 성격이 강한 가상자산은 무시하고 견제해야 할 대상이었다”며 “하지만 탈중앙화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이 부각되자, 이제는 투자해야 할 대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인정했는지 안 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며 “더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앞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더욱 쏠릴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   롤러코스터 타는 코인 시세, 여전히 낮은 신뢰도   하지만 여전히 비트코인 시세는 변동성이 큰 편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비하면 등락폭이 크다.     2021년 4월 8000만원을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불과 두달 만에 가격이 4000만원으로 절반이 증발했다. 이 기간 10% 이상 등락폭만 4번을 기록했다.   이 시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윗 한줄’로 비트코인 가격을 쥐락펴락하던 때다. 글로벌 경제상황이 아닌 일회성 이슈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며 비트코인은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신뢰도를 얻지 못했다.     이에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국내 자산가들은 코인 투자를 꺼린다.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가 지난달 발간한 ‘2021 한국 부자 보고서’(금융자산 10억원 이상 400명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70%는 ‘가상화폐 투자 의향’을 묻는 질문에 ‘투자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의 절반가량은 ‘투자 손실 위험이 크다’는 점을 기피 이유로 지적했다.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부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신뢰할 수 없어서’(42.3%)를,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는 ‘가상화폐에 대해 잘 몰라서’(33.5%)를 각각 꼽았다.   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로 대변되는 2030세대 사이에서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은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 중이다. 2021년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맡겨 전국 20·30대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인식을 조사한 결과, 가상화폐에 실제 투자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40.5%였다. 2030세대 10명 중 4명은 가상화폐 투자 경험이 있는 셈이다.   가상화폐가 투자자산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최근에는 국내 거래소들이 실명계좌 인증 등을 마치면서 투자 안전성이 확보되는 추세다. 코인시장을 두고 ‘서부개척시대 같다’던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2021년 10월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것은 관련 상품 규제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코인 투자 소득에 과세(2023년부터)가 시작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 안전성 강화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정부가 과세 의지를 밝힌 만큼 유예기간 동안 투자 안전망 확보에 더 열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지만 가상화폐가 하나의 투자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차라리 과세가 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2022년에도 가상화폐 시장은 2021년처럼 달아오를까.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시장 전망은 아무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확실한 것은 2022년에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시장”이라고 말했다. 시세 예측이나 향후 시장 전망은 어렵지만 당분간은 이 시장이 존재하며 흘러갈 수 있다는 얘기다.     ━   2022년 가상자산 투자? 메타버스·NFT 주목   이런 측면에서 2022년 가상화폐 시장에서 주목받을 코인을 예측해볼 수는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메타버스(Meta+Universe)와 접목한 테마 가상화폐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튜브채널에서 가상화폐 분석가로 유명한 니콜라스 머튼 애널리스트는 “메타버스 테마의 알트코인들이 내년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메타버스 관련 코인인 엔진코인·디센트럴랜드·샌드·액시인피니티·레드폭스랩스 등의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최근 주목받는 가상자산으로는 대체불가토큰(NFT)를 꼽을 수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향후 NFT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시장공략을 위해 NFT마켓도 오픈했다.     이후 업비트에서는 첫 번째 NFT경매가 이뤄졌고 작가 ‘장콸’의 ‘미라지 캣3’(Mirage cat3)은 최종 3.5비트코인(당시 기준 약 2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그의 기존 실물 작품들이 300만~400만원대에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낙찰가다. 웹3.0 시대에서의 정보는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 웹 3.0은 업계에서 논의되는 다음 버전의 인터넷이다. 이때 디지털 콘텐트에 대한 소유권을 정보제공자가 확실히 보장받아야 차익도 낼 수 있다. 업비트도 이 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발 빠르게 NFT마켓을 열었다. 2억4000만원에 낙찰된 ‘미라지 캣3’ 가격이 향후 10배, 100배 이상 뛸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업비트는 베타서비스 기간 40점의 NFT만으로 약 1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며 “앞으로 NFT는 고가 미술품 뿐만 아니라 게임아이템, 명품 인증서 등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히 침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JP 비트코인 비트코인 시세 비트코인 글로벌 비트코인 시총 1617호(20220110)

2022-01-09

생애 첫 주택 매수자, 경기·인천행 ‘서울 엑소더스’ [체크리포트]

    지난해 서울에 위치한 부동산을 생애 처음으로 매수한 사람들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와 인천에서는 생애 첫 매수자가 늘어났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가운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68만1882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70만4355명 대비 약 3.2%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는 지난해 8만9574명이 생애 첫 부동산을 매입했다. 전년(9만7443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8% 감소했다.     서울과는 달리 경기와 인천에서 생애 첫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이 늘어났다. 경기는 2020년 21만8050명에서 지난해 22만31명으로 늘었고, 인천도 4만1482명에서 4만7498명으로 증가했다. 경기와 인천은 전년 대비 각각 0.9%, 14.5%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자금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경기와 인천으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분석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한 20~30대 수요자들의 패닉바잉(공포에 의한 사재기) 현상이 서울뿐 아니라 경기와 인천으로 번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해 1~11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20·30대의 수도권 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9년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1∼11월 경기와 인천에서 30대 이하 매수 비중은 각각 33.2%, 36.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7%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체크리포트 매수자 주택 매수자 부동산 매수자 서울 집값 생애 첫 부동산 매수 경기 인천 집값 1617호(20220110)

2022-01-08

온택트(Ontact) 시대…라이브커머스는 얼마나 급부상할까

      “로컬 도시락, 아주 맛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생겨난 비대면 식문화에도 이 도시락이 제격이고 1인 가구가 간편하게 먹기에도 좋습니다. 로컬 도시락, 구매해서 맛보세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도시락 판매 방송에 등장했다. 대형 방송사가 마련한 거창한 스튜디오 방송이 아닌, 온라인으로만 방영하는 소규모 영상 촬영 현장이었다. 이 온라인 방송은 정부가 2021년 6월 기획한 ‘대한민국 동행세일’ 행사 일환으로 열린 라이브커머스(LiveCommerce)였다.     경제부총리까지 나선 라이브커머스는 요즘 유통업계 최고 화두 중 하나다. 라이브커머스란 생방송 영상을 의미하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상업을 의미하는 커머스(Commerce)가 합쳐진 말로 생방송 영상을 통해 제품을 사고 파는 행위를 하는 미디어 커머스의 새로운 형태다.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라이브커머스가 2016년부터 출시됐는데,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쇼핑이 인기를 끌더니, 여기에 비대면이지만 물건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온택트(Ontact)형 온라인 쇼핑, 라이브커머스가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교보증권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4000억원 수준이었고 올해는 2조8000억원으로 껑충 뛰고, 2023년에는 1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라이브커머스의 인기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했다. 중국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콰이쇼우’ 등을 중심으로 2016년부터 라이브커머스 운영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리며 제품을 판매하는 왕홍도 생겼다. 대부분 100만명이 넘는 팬을 보유하는 중국 왕홍은 연예인이나 유명 기업인만큼 중국내에서 큰 인지도를 얻으며, 한번 라이브커머스로 제품 판매에 나서면 제품 완전 판매를 기록하는 완판 대란을 일으키는 존재다. 중국 국가 통계국과 알리바바 연구원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179조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도 ‘토크숍라이브’를 중심으로 라이브커머스가 2018년부터 보편화하고 있다.     ━   다섯 가지 형태로 구분되는 국내 라이브커머스    2020년부터 확장성을 보이는 라이브커머스 국내 시장은 크게 다섯 가지 형태가 있다. 가장 먼저 라이브커머스를 위해 개발된 스타트업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에 처음 선보인 ‘그립’이 꼽힌다. 네이버 출신 김한나 대표가 시드 투자를 유치해 개발한 라이브커머스 전문 쇼핑앱으로, 2020년 연간 거래액 24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 2020년 거래액인 243억원을 넘기고 연말까지 거래액 800억원을 넘길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는 210만을 뛰어넘었고 그립내 판매자 수는 1만명이 훌쩍 넘는다. 스타트업 기업으로 시작한 그립은 매해 무섭게 성장세를 보이더니 12월에 카카오에 1800억원 투자를 받고 인수됐다.     두 번째로 볼 수 있는 형태는 카카오와 네이버와 같은 전통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 출시한 라이브커머스다. 현재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자체 앱 안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의 운영 방식은 다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카카오는 폐쇄형, 네이버는 개방형 라이브커머스를 전개한다. 카카오는 철저히 내부적으로 관리된 라이브 콘텐트만을 방영한다.     특히 자체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제품 판매의 기획부터 영상 촬영, 송출 등을 모두 책임진다. 방송 수도 하루 5번으로 정했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카카오는 검증된 상품과 전문가가 만든 고화질의 영상을 제공해 프리미엄 라이브커머스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반대로 네이버는 자유로운 방식으로 판매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는 제품 선정과 제품 판매 형태 모두 판매자의 몫이다. 정반대의 운영 형태를 달리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지금까지 성적표는 네이버가 비교적 좋다.     카카오 라이브커머스 올해 12월 기준 누적 시청 횟수는 1억5000만뷰에 다다르고, 올해 3분기 기준 평균 시청 횟수는 20만뷰로 전 분기 대비 43%가량 증가했지만,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는 2020년 누적 시청 횟수가 7억회를 넘는 등 카카오 수치의 5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TV홈쇼핑을 운영하던 유통업계에서 나선 라이브커머스가 있다.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TV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던 대형 홈쇼핑 기업이 온라인 쇼핑 방송으로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카메라와 쇼호스트, 스튜디오를 모두 갖춘 홈쇼핑 기업은 방송 방영 방법만을 TV에서 온라인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확장성은 빠르게 진행됐다. 또 라이브커머스는 기존 TV홈쇼핑의 주요 소비자층인 중장년을 넘어서 젊은 10~30대 소비자층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돌파구로 여겨진다.     네 번째로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 라이브커머스에 진출한 사례다. 이커머스 1세대 온라인 쇼핑몰로 통하는 ‘쿠팡’ ‘11번가’ ‘티몬’ 모두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한다. 쿠팡은 올해 초 쿠팡라이브를, 11번가는 2020년부터 라이브11를, 티몬은 2020년부터 티몬 셀렉트를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던 언택트(Untact)형 이커머스였다면, 이제는 소통까지 더한 온택트형 이커머스를 추가한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형태는 콧대 높은 백화점 기업이 나선 라이브커머스다. 국내 빅3 백화점으로 통하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모두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온을 통해 온라이브를 운영하고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에서 SSGLIVE를, 현대백화점은 더현대닷컴에서 더현대LIVE를 펼친다.   이처럼 국내 라이브커머스를 전개하는 플랫폼이 많아지자, 방송 구성도 다양해졌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자의 경우, 일반 사업자가 직접 판매자로 나서거나 TV홈쇼핑처럼 전문 사회자가 등장해 대신 물건을 소개하고 판매하기도 한다. 콘텐트 영상 구성도 제품을 앞세워 판매자가 말하며 판매하는 형태가 있고 마치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 보여주듯 영상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물건을 소개하고 사도록 유인하는 구성도 있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모두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동일하다.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라이브커머스 진행 시간 동안에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채팅창을 통해 계속해서 소통한다. 가령 라이브커머스가 시작되고 채팅창에 “77 사이즈가 입기엔 작지 않아요?”라는 소비자 글이 올라오면, 판매자는 두 팔을 양쪽으로 뻗으며, “보세요~ 제가 사이즈 66인데 이렇게 품이 넉넉해요. 77 사이즈 언니들도 충분히 입을 수 있어요!”라고 설명하는 등 판매자와 소비자가 마치 영상통화를 하듯 대화를 나눈다.     꾸밈없는 영상에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라이브커머스의 인기 요인이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V커머스는 계속해서 대중화되고 있다. 방송국이 주도하는 대형 쇼핑마켓이 아닌, 개인 판매자 중심의 1인 마켓 시대인 것이다. 이 때문에 체계적이고 복잡한 시스템의 플랫폼보다 혼자서 누구나 쉽게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라이브 커머스에서 인기다. MZ세대(밀레니엄+Z 세대:1980~2000년대초 출생)는 정보를 습득할 때 활자보다 동영상에 익숙하다. 이들은 쇼핑 정보도 동영상으로 자극받아야 소비 욕구가 발현된다.”       ━   성장세라지만, 아직 온라인 쇼핑 규모 2% 수준     하지만 라이브커머스는 이제 성장하는 사업 분야로, 개선점도 뚜렷하다. 미리 계획하고 기업 관리 아래 기획된 콘텐트가 아닌 이상, 상품 품질과 가격에 대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 개인사업자가 자유롭게 방송을 시작해 물건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형태는 어떠한 사전 점검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때문이다.     라이브커머스는 대부분 판매자의 자유로움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정해진 틀로 정돈되지 않는, 판매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도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특히 그립인 경우 판매 상품에 대한 가격표마저도 정리되지 않는다. 그립 판매 영상에서는 각 상품 소개 없이 라이브 방송가 100원, 1000원, 1만원이라는 등의 가격 결제 버튼을 쉽게 볼 수 있다. 소비자는 방송을 보며 실시간으로 각 제품의 가격을 듣고, 채팅으로 구입 의사를 밝힌 후 각 제품의 가격만큼 100원, 1000원, 1만원 버튼 등을 눌러서 해당 가격을 만들어서 결제해야 한다. 만약 뒤늦게 영상을 본 소비자들은 앞서 소개된 제품 이름과 가격을 알 수 없어서 구매할 수도 없는 형태다.     또 사업 규모가 성장세지만, 아직 미비한 인지도를 지닌 것도 현실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전체 온라인 쇼핑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 수준으로 아직 비교적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2021년 2월에 알바천국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20대 응답자 대부분이 라이브커머스를 활발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20대 1000명 중 14.1%만 라이브커머스로 쇼핑을 즐긴다고 답했다. 또 라이브커머스를 본다고 답한 응답자는 쇼핑 목적이 아닌 그저 ‘라이브커머스에서 나오는 동영상 콘텐트가 흥미로워서 본다’고 답한 응답자가 33.3% 정도로 가장 많았다. 또 20대가 즐겨보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으로는 네이버가 39.5%, 카카오가 23.5%로 절반 이상이 네이버와 카카오만을 이용하는 것으로 소수 플랫폼으로 집중되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라이브커머스 부상 라이브커머스 방송 사실 라이브커머스 라이브커머스 운영 1617호(20220110)

2022-01-08

대출 거절로 움츠러든 당신의 어깨, 핀다가 펴드려요

        “몇 년 만에 연매출 수백억 신화”, “고졸이 대박집 사장이 되기까지”, “유명 대기업에 수백억 투자받은 비결”, “스타트업, 나처럼 하면 성공한다”…. 창업 관련 기사를 수놓는 미디어의 헤드라인이다. 가시밭길을 밟아온 창업가의 역경 드라마를 소개하고,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는 식이다. 스타트업의 숱한 곡절을 생생하게 목격한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전 디캠프 센터장)는 창업 시장이 일률적으로만 묘사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창업가의 성공에 손뼉만 치고 끝낼 게 아니라, 그들의 혁신 비법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하자.” [이코노미스트]가 ‘김홍일의 혁신우혁신’을 연재하는 이유다. 창업 요람의 리더 역할을 하던 VC 대표와 현직 기자가 스타트업 CEO를 만나 진중한 질문부터 가볍고 짓궂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릴 새 성장 동력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라서다. 여덟 번째 만난 창업가는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를 만든 이혜민 대표다.[편집자]   정부는 수도꼭지 다루듯 대출을 조였다 푼다. 전체 부채 규모가 경제에 부담이 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강도를 조절한다. 나라 경제의 위험을 낮추는 정부의 판단은 적절하지만, 당장 급전이 필요한 서민의 입장에선 얘기는 달라진다. 집값이나 전세, 생활자금같이 돈이 절실한 상황에서 은행에서 듣는 대출 거절 통보는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세상에 없던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이렇게 막막해진 서민을 위한 회사다.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 정보 중 개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파악해 대출 승인까지 연결한다.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 앱상에서 빠르면 수 분 내로 ‘입금 완료’가 가능하다.     핀다에 개인의 직장 및 소득 정보와 받고자 하는 대출 금액을 입력한 뒤, 공동인증서 연계 작업만 거치면 실제 금융사 개인신용평가모델에 핀다 엔진이 즉시 접속해 가심사를 받아오는 구조다. 추천 결과는 금리·한도순으로 정렬해 고객에게 더 이득이 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핀다의 경쟁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보를 연동한 금융사 숫자는 경쟁사와 견줘 가장 많다. 1금융권, 저축은행, 캐피탈사, 카드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총 52개나 된다. 핀다의 누적 대출조회 건수는 323만8208건을 넘어섰고, 대출 승인 누적액은 539조1078억원이나 된다. 핀다 플랫폼은 2019년 7월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2년 반 만에 이룬 성과다. 실적이 뚜렷하니 돈이 몰리는 건 당연했다. 2021년 초 기아와 트랜스링크, 500스타트업 등으로부터 11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핀다가 2019년에야 혁신금융서비스 대출중개 규제 샌드박스에 선정된 까닭에 플랫폼이 나온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회사가 만들어진 건 2015년 9월의 일이었다. 이혜민 대표는 번거로운 대출 과정을 해소하고자 핀다의 공동창업자가 됐다. 영업점 방문, 각종 서류 제출 등의 과정도 복잡한데 대출 심사에서 탈락하면 다른 은행의 문을 두드리고 또 번거로운 과정을 반복하는 걸 불합리하게 생각했다.   핀다를 공동창업한 이혜민 대표는 “금융의 여러 부문은 디지털 혁신을 했는데 대출만큼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으로 굴러간다”면서 “고객 상황에 맞춰 최적의 대출 상품을 찾아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핀다에선 대출 조건 검색부터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 소매금융 부문의 낡은 관행과 문화를 깨부수고 있는 셈이다. 인터뷰를 위해 이혜민 대표와 마주 앉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애꿎게도 산업은행과 리먼 브라더스, 노무라증권 등 투자업계를 두루 거친 정통 금융맨이다.     이혜민 대표는 의미심장한 말로 대담의 첫발을 뗐다. “일반 국민이 대출을 받는 게 얼마나 어렵고 까다로운지는 김홍일 대표님 같은 금융통도 잘 모를 겁니다.”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김홍일 대표) : 제도권 금융의 문화가 더딘 변화를 보이는 건 꼬박 30년을 금융맨으로 산 제가 익히 체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투자업계에 있다 보니 소매금융 쪽 분위기는 또 다를 수 있겠네요. 대출 경험에 그렇게 문제가 많았나요. 이혜민 핀다 대표(이혜민 대표) : 제가 연쇄 창업가인 건 아시죠.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은행 몇 군데를 다녔는데, 창업가는 시중은행의 잣대론 백수나 다름없었습니다. 대출 신청 자체가 가로막혔어요. 두렵고 싫은 경험이었습니다. 불안하게 하고, 움츠러들게 했죠.   김홍일 대표 : 대출 신청 거절로 핀다가 탄생하게 됐군요.   이혜민 대표 : 이해가 가질 않았어요. 무슨 상품이든 다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검색하고 비교하는 게 가능한 세상이 됐는데, 대출은 그렇지 않다는 게요. 따지고 보면 그 무엇보다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금융서비스가 대출 아닌가요. 만약 대출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   과정 복잡하고 어려운 대출 경험 혁신이 목표   최근 이런 낭패를 본 국민이 적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유례없는 고강도 대출 규제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엔 ‘가계대출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고, 10월엔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 발표가 이어졌다. 시중은행의 ‘대출 중단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국민들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욕을 먹어가면서도 당국이 대출을 조이는 건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계 빚 증가세는 금리 상승 이슈와 겹치면 우리나라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어서다.     김홍일 대표 : 정부가 대출을 틀어막고 있는데도, 핀다는 가능하게 해준다는 건가요. 이혜민 대표 : 안 되는 걸 무조건 되게 하는 건 아니고요. 가능성을 끌어올려 줄 순 있죠. 무엇보다 각각의 금융기관을 방문해 상담할 필요가 없고, 일일이 서류를 뽑지 않아도 됩니다.     김홍일 대표 : 빚과 부채의 역사는 깁니다. 핀다 같은 플랫폼이 왜 이제야 등장한 걸까요. 이혜민 대표 : 일단은 규제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남의 돈을 쓰는 게 어디 보통 일인가요. 우여곡절을 겪는 게 당연한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사람들은 많은 이유로 빚을 진다. 집이나 차를 사기 위한 대출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학교에 다니려 학자금 대출을 받거나 카드 결제 자금을 막기 위해 카드론을 쓰기도 한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제대로 매출을 내지 못한 골목상권 사장님이 버티기 위해 손을 벌리거나, 투자를 통해 돈을 불려보겠다며 대출을 받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 받든, 대출은 양날의 검이다. 당장은 자금 숨통이 트이지만, 갚지 못하면 온갖 수모를 겪기 때문이다. 이혜민 대표는 이런 그림자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핀다는 빌려주는 걸 연결하는 일에 그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쩌면 어떻게 갚는지가 더 중요하죠. 받는 사람마다 대출의 ‘질(質)’이 다르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핀다는 상환 일정과 방법을 슬기롭게 제안하는 똑똑한 플랫폼으로 진화할 계획입니다.”   김홍일 대표 : 핀다는 금융산업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평소에 금융을 ‘믿기 위해서 의심하는 산업’이라고 정의내리는 편인데요. 해외 금융산업이 특히 그런데, 한국금융은 좀처럼 고객을 믿질 않습니다. 국내에서 담보대출이 성행하는 건 그런 이유겠죠. 이혜민 대표 : 무엇보다 신용에 따라 믿음의 간극이 큽니다. 가령 중신용자는 문턱이 높은 시중은행에선 받아주질 않습니다. 자격 기준이 깐깐한 서민금융을 활용하기도 어렵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신용점수는 더 하락하고, 은행은 이들에게 문을 더 걸어 잠급니다. 대부분 성실하게 일하며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우리 주변의 분들이죠. 이렇게 내몰린 중신용자가 핀다의 주요 고객이었습니다.     김홍일 대표 : 기득권 금융업계가 외면한 중신용 계층에도 손을 내밀었습니다. 핀다는 ‘믿음’을 밑바탕에 깐 새로운 접근처럼 보입니다.  이혜민 대표 : 네, 핀다는 고객을 믿습니다. 대출 상담 과정에서 상처받은 고객이 얼마나 절실하다는 것도 알고 있구요. 특히 요즘은 팬데믹으로 소득이 불안정한 고객이 많아졌잖아요. 핀다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금융 플랫폼이 되길 바랍니다.     김홍일 대표 : 핀다를 통해 대출을 받으면 특별한 혜택도 있다고도 들었습니다.   이혜민 대표 : 우대금리 혜택이요.     김홍일 대표 : 서비스를 중개할 뿐인데도 금리를 낮추는 게 가능한가요. 이혜민 대표 : 기존 금융권의 대출이자엔 다양한 요소가 반영됩니다. 마케팅비나 광고선전비 등 판관비, 중개인이 있다면 중개수수료도 이자에 녹아들죠. 핀다는 이런 비용을 아껴 금융기관과 금리를 낮출 방안을 두고 협상합니다.       ━   따뜻하고 친절한 생활금융 플랫폼이 목표   김홍일 대표 : 시중엔 금융을 혁신하겠단 스타트업과 플랫폼이 이미 많습니다. 핀다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이혜민 대표 : 뻔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핀다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맞추고 있습니다.     김홍일 대표 : 뻔한 얘기가 아닙니다. 금융은 고객이 누릴 효용을 최우선의 가치를 두기 어렵죠. 특히 대출은 역방향의 공급 사슬을 갖추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동시에 미상환이란 리스크를 안게 되죠. 대출 상담창구에 앉은 고객의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핀다는 어떻게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까. 이혜민 대표 : 단순히 금융기관과 고객을 연결하고, 필요한 서류만 떼다 주는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단순히 이자가 적은 상품대로 줄 세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요. 각종 IT 기술을 접목해 개인화한 정보를 추려서 가장 적합한 대출 상품을 큐레이션합니다.     김홍일 대표 :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불공정·불완전 판매 우려는 없을까요.   이혜민 대표 : 기존 기득권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결국엔 외면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핀다는 고객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강화된 내부통제 기준과 함께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루기 위한 데이터 암호화 기술, 네트워크 안정화 작업 등을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김홍일 대표 : 그러고 보니 핀다를 ‘금융상품의 아마존’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면서요. 과연 가능할까요. 이혜민 대표 : 이미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습니다. Z세대 중엔 오프라인 은행을 한 번도 안 가본 이들이 늘어날 겁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서도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니까요.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업의 형태는 바뀌기 마련입니다. 덩치가 무겁고 변화가 더딘 금융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은 신용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지만, 앞으론 신차 구입자금 대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곧 손을 뻗친다. TV 광고 같은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 접점도 늘리고 있다. 각종 실적 지표도 상승일로를 걷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회사를 창업 후 3년은 규제에 가로막혔다. 지금과 같은 대출 중개 플랫폼을 시장에 내놓을 수 없었다.     2019년 규제 샌드박스의 혁신금융 서비스에 선정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었다. 이마저도 안됐으면 핀다는 좌초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핀다 입장에선 혁신금융 서비스 선정이 주요 변곡점이었던 셈인데, 이혜민 대표는 “우리가 안 되면 될 기업이 없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이 대표의 추진력과 탄력성이 대단하다”고 김홍일 대표는 평가했다. 이혜민 대표의 별명은 ‘연쇄 창업가’다.    김홍일 대표 : 핀다가 네 번째 차린 회사인가요. 이혜민 대표 : 2011년 샘플화장품 정기 배송 서비스 ‘글로시박스’가 첫 작품이었습니다. 유아용품 정기배송 서비스 ‘배배앤코’도 창업했습니다. 핀다를 만들기 전엔 건강관리 서비스 눔(Noom)의 한국법인 대표로도 있었습니다.     김홍일 대표 : 창업이 재밌나 봅니다. 계속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혜민 대표 : 누군가의 불편함이나 불만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지금도 ‘핀다 덕분에 대출을 받게 됐습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란 고객의 피드백을 가장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업을 더 잘 전개하고 싶어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죠.     김홍일 대표 : 핀다 이후에 다섯 번째 도전이 있을까요.   이혜민 대표 : 앞일은 알 수 없지만, 당장은 핀다가 달성해야 할 미션이 너무 많네요. 우리 사회에서 빚은 지는 일은 불가피한데,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많이 소모하게 됩니다. 저는 이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좀 즐겁게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금융권을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시선도 곱진 않잖아요. 핀다는 다르다는 걸 앞으로도 증명하고 싶습니다.       ━   기자가 본 이혜민 대표   집 문제로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창구를 노크한 적이 있었다. 그 과정은 살 떨렸다. 돈이 필요한 시기는 다가오는데, 상담 일정은 더디게 진행됐다. 올바른 줄 알았던 서류가 잘못됐다며 반환되기 일쑤였다. 중개사와의 전화 한 통에도 쩔쩔맸다. 빚지고 사는 게 참 무서운 일이구나, 이런 기억이 생생하다.   대기업 출신에 성공한 스타트업 CEO였던 이혜민 대표 역시 기자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기자는 남의 돈을 갖다 쓰는 일인 만큼 두렵고 복잡한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대표 입장에선 당연한 게 없었다. 그렇게 핀다가 탄생했다.   우리 주변엔 자금난에 비명을 지르는 자영업자, 갑작스러운 큰 지출이 발생한 이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이들은 대출이 절실하고, 절실한 만큼 금융권에 고개를 숙인다. 이혜민 대표는 그런 보통 사람의 처진 어깨를 위로 올려주고, 아래로 숙인 고개를 위로 들게 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 대표의 언어엔 그런 따뜻한 친절함과 상냥함이 돋보였다.   “노 핀다, 노 머니.” 핀다의 사무실에 걸린 슬로건이었다. 어렵고 복잡한 금융상품을 쉬운 방식으로 고객에게 선보이겠다는 비전이다. 편하고, 좋고, 가치 있는 일이다. 혁신은 그런 데서 핀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핀다 김홍일 혁신우혁신 이혜민대표 대출비교플랫폼 마이데이터 규제샌드박스 1617호(20220110)

2022-01-08

지난해 3분기 DLS·ELS 잔액 79조9000억원…2013년 이후 최저 [체크리포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DLS·ELS) 발행 잔액이 80조원을 밑돌며 9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홍공 주가지수 하락으로 투자자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79조9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000억원 줄었다. 이는 2013년 말(63조20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2020년 2분기 말 이후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파생결합증권 신규 발행은 14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조4000억원 급감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2분기(15조8000억원)보다 적은 수치다.   종류별로 보면 ELS 발행액은 11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0.8% 감소했다. 홍콩 주가지수 하락으로 ELS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홍콩 H지수(HSCEI)와 항셍(HSI)지수는 각각 18.2%, 14.8% 하락했다. ELS 상환액은 11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8.8% 감소했다. 이에 따라 ELS 발행 잔액은 53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0.6%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DLS 발행액은 직전 분기보다 1조2000억원 줄어든 3조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0.9% 감소한 수치로,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DLS 상환액은 직전 분기보다 1조원(25.3%) 감소한 3조1000억원이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말 DLS 발행 잔액은 26조9000억원으로 지난 6월 말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 관련 손익 현황을 보면, 투자자의 ELS 투자수익률은 3.4%, DLS 투자수익률은 -2.2%였다. 금감원은 홍콩 H지수의 하락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조기상환 지연 또는 만기상환 손실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어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홍콩 H지수는 지난달 20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체크리포트 잔액 els 잔액 els 발행액 발행 잔액 1617호(20220110)

2022-01-08

가상공간 속 리얼 라이프 '메타버스'는 차세대 인터넷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20년부터 전 세계를 휩쓸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런 급격한 변화 속에서 ‘메타버스(Metaverse)’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고,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관련 플랫폼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메타버스를 ‘제2의 인터넷’ 혹은 ‘차세대 인터넷’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메타버스가 어떤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일까.   우선 메타버스라는 용어에 대해 정의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말이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뜻한다. 사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최근 등장한 것이 아니다. 메타버스의 개념은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과학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언급됐다.       ━   1992년 SF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시작된 메타버스   해당 작품 속에서 메타버스는 고글과 이어폰, 즉 시청각 출력장치를 이용해 접근하는 가상세계로 규정된다. ‘아바타(Avatar)’라는 개념도 스노우 크래시에서 등장한다. 아바타란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분신을 뜻하는 말로,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에서 유래됐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아바타라는 가상의 신체를 빌려야만 가상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대중들에게 있어 메타버스라는 용어 자체는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대중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메타버스 관련 콘텐트를 경험해 왔다. 2003년 출시된 온라인 가상현실 플랫폼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속 분신을 비롯해 ‘싸이월드 미니미’, 각종 온라인게임 캐릭터들이 아바타의 대표적 예다. 2009년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동명의 공상과학(SF)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세컨드 라이프를 통해 아바타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졌으며, 국내는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 속 캐릭터인 미니미가 인기를 끌며 아바타 열풍을 일으킨바 있다.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현실(VR) 게임 속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현재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이 꿈꾸는 미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다.     30년전 등장했던 메타버스가 2020년을 기점으로 다시 주목받은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외부활동이 제한되자, 현실생활의 다양한 활동들이 이뤄질 수 있는 3차원(3D) 가상공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일부 온라인게임 플랫폼이나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 등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2021년 당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회장직을 맡았던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은 2021년 1월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지난 1년간 지나온 모습은 국가 간 이동과 여행이 거의 되지 않고, 밀집된 공간에 모여서 사교하는 생활도 힘든 안타까운 일상이었다. 이런 경험이 가상 세계, 즉 메타버스로 진화하는 속도를 10년은 앞당긴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서비스들은 무수히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을 꼽자면 ‘로블록스’, ‘제페토’, ‘디센트럴랜드’ 등이 있다.   2006년에 정식 출시된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프로그래밍하고, 다른 이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블록으로 구성된 3D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구현된 개인들이 소통하며 노는 공간으로, 현재 미국 청소년들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로블록스는 미국 내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누적 이용시간은 306억 시간,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1억5000만명, 하루 접속자 수는 4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게임 역시 4000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로블록스, 제페토 등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 큰 인기   로블록스가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 되는 점은 ‘로벅스(Robux)’라는 가상화폐를 통해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 CNBC에 따르면, 2020년 1200명의 개발자가 로블록스 게임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평균 1만 달러(약 1200만원)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상위 300명은 연간 평균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 로블록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제페토가 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제페토는 얼굴 인식과 증강현실(AR) 등을 이용해 아바타와 가상세계를 만드는 플랫폼이다. 2018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가입자 2억명을 보유하고 있는 제페토는 이용자의 80%가 10대일 정도로 Z세대의 전폭적인 관심을 받고있다.   제페토가 10대들의 메타버스로 급부상한 이유는 팬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아바타로 가상 세계에서 소통할 수 있는 SNS 역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제페토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로부터 120억원, JYP엔터테인먼트로부터 5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여러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트를 생산하고 있다.   2020년 9월 아이돌 가수 ‘블랙핑크’가 제페토에서 팬사인회를 열자 4600만명이 몰렸다. 2021년 2월에는 아이돌 가수 ‘있지(ITZY)’가 설 연휴동안 제페토 내 가상 한강공원에서 팬미팅을 개최했는데 누적 680만명이 방문했다. 제페토에선 아바타에게 옷을 사입힐 수 있는데, 나이키, 구찌 등 유명 브랜드도 제페토에 입점했다. 아울러 제페토 개인 이용자도 옷이나 아이템을 디자인해서 팔 수 있다.     제페토 내 IP를 활용해 제작한 2차 콘텐트도 10억건이 넘었다. 직접 꾸민 아바타를 주인공으로 10대들이 직접 드라마 등을 제작하고 있다.     디센트럴랜드는 2015년 설립돼 2020년 2월 정식 오픈한 블록체인 기반 VR플랫폼이다. 디센트럴랜드에서 이용자는 탐색, 생성, 게임 플레이, 웨어러블 수집, 창작물 수익화, 토지 플롯 활용, 3D 건축 기술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용자가 직접 땅을 소유하고 관리할 수 있다. 아울러 이용자들은 가상화폐 마나(MANA)를 통해 게임 내 땅을 사고 팔 수 있고 부동산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도 챙겨갈 수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2021년 11월 캐나다 가상자산 투자회사 토큰스닷컴이 디센트럴랜드 땅 일부를 61만8000마나로 구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는 당시 달러로 환산할 경우 243만 달러(한화 약 29억원)에 해당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열풍이 불면서 2022년 메타버스 모바일 게임 소비자 지출도 3조6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App Annie)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소비자들은 메타버스 모바일 게임에 31억 달러(약 3조6000억원) 이상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앱애니는 “스마트폰을 통한 간단한 조작과 가상 아바타를 통해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는 세계 구축 기능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소비 지출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장밋빛 미래 예상되는 메타버스 관련 산업   메타버스 핵심 구현기술인 VR·AR 시장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분석에 따르면 메타버스 구현 기술인 VR·AR 시장은 2019년 455억 달러(약 53조7500억원)에서 2030년 1조5429억 달러(약 18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메타버스 시장 규모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이머전 리서치는 2020년 476억9000만 달러(약 57조400억원) 수준이던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매년 40% 이상 성장해 2028년 8289억5000만 달러(약 991조4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타버스가 차세대 소셜미디어,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을 대체하며 최대 8조 달러(약 9000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가 기존 인터넷을 뛰어넘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기존 플레이어 이외에도 여러 후발주자들이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먼저 글로벌 시장을 살펴보면, 메타버스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바로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2021년 10월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에 진심이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사명 메타는 모든 사람들이 3D 세상에서 함께 즐기는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함께 공개된 새 로고는 수학기호에서 무한대를 의미하는 모양이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메타버스가 멀리 떨어진 사람과 실제로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주고,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차세대 소셜 테크놀로지 회사로서의 미래를 펼쳐나갈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는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인 VR 기기 기술에도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2014년 VR 디바이스 제조기업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한 이후, VR·AR 디바이스 콘텐트-플랫폼 등 확장현실(XR) 산업 밸류체인에 대한 전방위적 투자를 지속해왔다. 메타는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를 중심으로, 그간 게임에 집중됐던 VR 기술을 업무, 사회 교류, 피트니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차세대 VR 기기 ‘프로젝트 캠브리아(Project Cambria)’도 공개했다.      ━   치열한 경쟁 벌이는 후발주자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메타버스 투자에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오래전부터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본업인 통신만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2019년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 버추얼 밋업’을 선보였고 2021년 7월 이를 ‘이프랜드(ifland)’로 개편해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가 ‘누구든 되고 싶고, 하고 싶고, 만나고 싶고, 가고 싶은 수많은 가능성(if)들이 현실이 되는 공간(land)’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프랜드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메타버스 세상을 즐길 수 있도록 프로세스 간소화와 사용성에 중점을 뒀다. 800여 종의 아바타 코스튬 소스와 18종의 다양한 룸 테마 등을 기반으로 130여 명이 같은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이프랜드를 회의, 행사 등에 특화된 오픈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이프랜드에선 음악방송, 채용설명회, 영화 관람, 워크샵, 발표회 등 다양한 소통·체험형 콘텐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향후에는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원조 모바일게임사 컴투스도 게임, 영상, 공연과 같은 콘텐트를 비롯해 금융, 쇼핑,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서비스가 포함된 메타버스 협력체를 조성하고 있다. 일·생활·놀이를 모두 결합한 올인원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 구축을 추진 중이다.     컴투버스 플랫폼에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가상 오피스 환경을 제공하는 ‘오피스 월드’, 언제든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고 의료 및 금융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커머셜 월드’가 조성된다. 게임, 음악, 영화, 공연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월드’, 이용자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월드’도 포함된다.     아울러 이런 서비스들과 연동하는 독자적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참여자들이 경제 활동의 주체로서 실제 삶과 같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미러월드 메타노믹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메타버스는 향후 제2의 인터넷 혹은 차세대 인터넷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속 모습이 현실로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다만 VR 기기 대중화 및 여러 수반되는 기술 발전 속도가 이용자들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서비스 관련 수요가 높아진 상황 속에서, 메타버스에 도전하는 기업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경제대예측 메타버스 현재 메타버스 메타버스 관련 아바타 열풍 1617호(20220110)

202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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