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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상반기 순익 9조 육박…앞다퉈 내놓은 주주환원책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금융이 올해 상반기 약 9조원의 역대급 순이익을 냈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불어난 이익체력에 ‘리딩금융’ 경쟁도 치열했는데, 상반기 기준 KB금융이 왕좌를 지켜냈다. 주요 금융그룹은 자사주 소각과 중간 배당 등 주주환원책도 내놓으며 번만큼 나누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피력했다.     ━   금융그룹 순익 ‘약 9조’…리딩금융은 KB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금융의 순이익은 총 8조96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수치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개별 금융사 기준으로도 KB‧신한‧우리금융이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각 금융사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KB금융은 상반기 2조75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늘었다.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2조720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리딩금융’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KB금융이 신한금융 순이익을 358억원 앞섰다. 하지만 2분기 기준 신한금융은 순이익 1조3204억원을 기록해, KB금융 순이익 1조3035억원을 169억원 앞질렀다.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중인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경쟁은 남은 하반기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0% 급증한 1조761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1조727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4대금융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이로써 3위를 놓고 벌인 경쟁의 승기는 우리금융이 쥐게 됐다.   올해 상반기 금융그룹의 호실적은 이자이익 덕분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관련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4대금융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19조원의 순이자이익을 거뒀다. 금융그룹 별 상반기 순이자이익과 전년 대비 증가율은 ▶KB 5조4418억원, 18.7% ▶신한 5조1317억원, 17.3% ▶하나 4조1906억원, 18.0% ▶우리 4조1033억원, 23.5% 등이다.      ━   “번만큼 나눈다” 금융그룹 ‘주주환원’ 강화     각 금융그룹은 실적발표에서 저마다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시장에선 이 같은 금융사의 주주환원책이 추후 주가 상승에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의 주가 급락은 은행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다소 후퇴할 수 있음을 일부 반영한 결과”라며 “은행주에 있어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올해는 물론, 내년 감익이 발생하더라도 배당이 유지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지의 여부”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주당 500원의 분기배당을 결의했다. 또한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1500억원 규모의 보유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전무(CFO)는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KB금융은 올해 누적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며 “올해 순이익이 작년보다 1원이라도 더 많다면, 주당 배당금 또한 작년보다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최대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 자사주 소각이 업계의 주주환원 확대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규제 관련 우려 완화와 주주 환원 확대로 주가 또한 긍정적인 방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8월 이사회에서 분기배당을 확정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1분기 400원의 분기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분기 배당을 정례화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지난 15년간 이어온 중간배당 전통을 계승해 주당 8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앞으로도 하나금융은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소각 등 다양한 자본 활용 방안을 통한 주주환원정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리금융 또한 올해 중간배당 주당 150원을 실시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추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주주환원 활동도 추진하는 등 이해관계자 상생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 금융사를 향한 우려의 시각도 여전하다.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권을 향해 고통분담에 나서라고 언급했고, 은행들은 취약차주 지원책 등을 내놓으며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금융지원 정책에서 은행권 부담 규모가 명시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정책자금과 기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은행권이 이를 상당 부분 분담할 수 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 지원 규모의 많고 적음보다는 앞으로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더욱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주주환원책 사상최대 기준금리 인상 상반기 2조7566억원 상반기 순익 1646호(20220801)

2022-08-01

'부자 감세' 위한 세제 개편과 경제부총리의 거짓말 [전성인 퍼스펙티브]

    윤석열 정부가 지난 7월 21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부자 감세’ 논쟁에 휩싸였다. 어느 정도 그러리라고 예상했었다. 문제는 정부가 부자 감세를 부자 감세라고 부르지 않고 꾸역꾸역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거짓말의 실상을 살펴보자.   세제 개편과 거짓말의 역사는 대개 그 궤를 같이 한다. 세금을 올릴 때는 올리지 않았다고 거짓말하고, 세금을 내릴 때는 특정 계층이 이익을 독식한 것이 아니라고 거짓말한다. 예를 들어 보자.   박근혜 정부 초기에 소득세 개편이 한 번 있었다. 거위의 가슴에서 깃털인지 솜털인지 뽑겠는다는 조원동 당시 경제수석의 말이 회자되던 2013년의 그 개편이다. 이 때의 소득세 개편은 나름 철학이 있었다. 소득 공제 대신 세액 공제를 위주로 하고 중산층 이상에서 세금을 더 거두어 취약 계층에 대한 복지 혜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정책 방향은 제대로 된 것이었으나 정치적 레토릭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증세 없는 복지’였는데, ‘증세 있는 복지’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개정 소득세법에 따른 연말 정산이 있었던 2015년 1월에 문제가 터졌다. 13월의 보너스가 사라져 버린 월급쟁이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최경환 당시 부총리는 2015년 2월 4일 국회 기재위 현안보고에서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이 아니면 증세가 아니다”라는 희대의 코미디를 연출하고 말았다. 국가에 바치는 돈의 액수가 늘어나면 증세지 무슨 헛소리인가? 급하면 거짓말하는 공무원의 모습이 여실히 보이는 대목이다.   이제 이번 세제 개편안을 살펴 보자. 이번 개편안은 크게 세 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   다주택자에게 혜택 주는 종부세 개편    첫째, 법인세의 최고 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 것이다. 최경환 전 부총리의 주장에 따르면 이것은 감세다. ‘세율 인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하된 세율이 최고 세율이었으므로 이것은 일반적으로 이익 규모가 큰 대기업을 위한 감세다. 물론 대기업 감세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정책의 타당성을 논외로 할 때 아무튼 팩트는 부자 감세라는 것이다. 기재부 공무원들도 감히 이것을 부자 감세가 아니라고는 못한다.   둘째, 종부세 산정시 주택수를 감안하지 않고 오로지 부동산의 가액을 기준으로 하고 세율도 21년 이후 시행 예정인 일반 세율보다 인하하였다. 필자는 주택수에 따른 누진을 버리고 부동산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점은 찬성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위 ‘똘똘한 한 채’ 형태의 투기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율이 19년에서 20년 기간 중에 적용되던 일반 세율로 내려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20억 2주택자 세금은 수천만원에서 5백만원대로 내려갔다. 깎아주는 세금이 수천만원인 것이다. 이런 혜택은 주택 가액이 높은 다주택자일수록 현저하다. 세금 절대액도 깎아 주고, 세율도 인하했으므로 감세가 맞다. 그것도 부자 감세다. 기재부는 겉으로는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라고 하지만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로 쉬쉬한다.   셋째,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소득세 개편 부분을 살펴보자. 언필칭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바로 그 개편이다. 여기서는 표면적인 세율 변동은 없고 다만 소득세 누진율이 적용되는 과세 표준 구간만이 약간씩 변동되었다. 다시 말해 최경환 부총리 식 정의에 따르면 감세 자체가 아예 없었다. 세목이 폐지되거나 세율이 인하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경환 식 기준에 따른다면 기재부와 윤 대통령은 신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최 부총리의 말 자체가 억지였으므로 여기에 모든 판단을 기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럼 과연 국가에 바치는 돈은 각 계층별로 얼마나 줄어들었을까?   먼저 과세표준이 1200만원 초과 1400만원 이하 계층은 과표 조정에 따라 세율이 15%에서 6%로 인하되었다. 이에 따라 이 계층의 한계 세율도 동일하게 인하되었다. 이 계층은 과세표준에 따라 최소 0원에서 최대 18만원의 감세 혜택을 누리게 된다. 다음으로 과세표준이 4600만원 초과 5000만원까지의 계층을 보면 이 계층은 일단 18만원의 감세 혜택은 무조건 받는다. 그에 더해서 한계 세율이 24%에서 15%로 인하된 데 따른 추가적 혜택을 받게 된다. 그 추가적 혜택은 최소 0원에서 최대 36만원이 된다. 이를 18만원과 합칠 경우 최종적으로 이 구간대의 계층은 최소 18만원에서 최대 54만원의 혜택을 받는다.   5000만원 초과 계층은 무조건 54만원의 혜택을 받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추가 혜택이 없다. 한계 세율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편의상 각종 비과세나 공제는 일단 무시하자)   그럼 이 소득세제 개편은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첫째, 과세표준이 0원 초과 1200만원 (이를 총 급여수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2700만원까지다) 사이의 최빈 계층에 대해서는 땡전 한 푼 깎아주지 않는다. 도대체 이들이 무슨 역적질을 했길래, 절대적 빈곤선을 넘나드는 사람들에게 한 푼도 깍아 주지 않나? 둘째, 5000만원 초과 계층은 54만원의 정액 감세 이외에 한계세율의 인하가 없다. 만일 감세 정책의 취지가 더 일해서 소득을 추가로 늘릴 때 국가가 이를 호시탐탐 노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면 이들 중위 소득 계층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그런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 그럼 소득세 개편과 관련해서는 무엇이 거짓말인가? 급여수준 기준으로 2700만원까지의 계층에 대해 단 한 푼도 깎아주지 않으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감세라고 우기는 것이 거짓말이다. 이건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럼 추경호 부총리는 거짓말을 안 했나? 했다. 추 부총리는 이런 감세안이 부자감세라고 논란이 되자 지난 7월 25일 기자실을 직접 방문해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추 부총리는 이번 감세가 감세액 기준으로는 고소득층에 유리하지만 소득 대비 세금 부담, 즉 평균 세율 기준으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번 세제 개편은 고소득층에 혜택이 더 큰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중하위층의 혜택이 더 크다”고 말했다. 평균 세율로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럼 무엇이 거짓말인가? 소득세 감세를 다른 세목의 감세와 비교할 때 거짓말이 된다. 이번 감세 정책을 각 세목당 작년 세수 실적 대비 감세 규모로 평가해 보자. 종부세는 작년 세수 6.1조원 대비 1.7조원을 깎아줬다. 감면율이 무려 27.9%다. 소득세는 작년 세수가 총 114.1조원이었는데 겨우 2.5조원 깎아준다. 감면율이 2.2%다. 쥐꼬리도 이런 쥐꼬리가 없다.   28% 대 2%. 거기다가 최빈 계층에 대한 감세 혜택 0. 다주택자 부자에 대해 수천만원 감세. 이것이 추 부총리가 애써 감춘 거짓말의 실상이다.          * 필자는 현재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를 지내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미국 MIT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에서 강의하다 귀국한 후에는 한국금융소비자학회 회장, 한국금융정보학회 회장, 한국금융학회 회장, 한국금융연구센터 소장 등을 역임해 다양한 외부 활동을 하는 지식인으로 꼽힌다. 저서로는 [화폐와 신용의 경제학] 등이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퍼스펙티브 경제부총리 부자 감세 소득세 개편 세제 개편안 1646호(20220801)

2022-07-31

‘리모델링 반대’ 소유주에 매도청구권 행사는 언제할까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최근 준공 후 상당기간이 경과한 아파트 단지들의 리모델링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안전진단 통과가 쉽지 않고 사업 진행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이 가능한 리모델링 사업이 최근 들어 대안으로 떠올랐는데요. 특히 용적률 등을 고려할 때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충분한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 1기 신도시 단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이란 건축물의 노후화 억제 또는 기능 향상 등을 위한 대수선 또는, 각 세대의 주거전용면적 증축·세대수를 증가시키는 증축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합니다(주택법 제2조 25호). 리모델링 사업은 주택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일부의 동만을 대상으로 진행할 수도 있는데 본 글에서는 주택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먼저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주택단지 전체의 구분소유자와 의결권 각 3분의 2 이상의 결의 및 각 동 구분소유자와 의결권의 각 과반수의 결의를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주택법 제11조 제3항). 그리고 이렇게 조합이 설립된 이후 실제로 공동주택을 리모델링하려면 리모델링 설계의 개요, 공사비, 조합원의 비용분담 명세가 적혀 있는 결의서에 주택단지 전체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75퍼센트 이상 동의와 각 동별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0퍼센트 이상 동의를 받아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추가로 받아야 합니다(주택법 제66조 제1항, 주택법 시행령 제75조 및 별표 4). 즉 조합을 설립할 때와 실제로 리모델링 사업 진행 허가를 받기 위한 법적 기준이 다릅니다.   그런데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리모델링 사업에도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데요. 이들이 소수라면 그들로 인해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현행 주택법은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 경우 리모델링에 동의하지 않는 구분소유자에 대해 매도청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리모델링 주택조합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업 추진에 동의하지 않아 현금청산 대상인 자들의 부동산에 대해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은 매도청구의 방식으로, 공익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재개발 사업은 수용 방식으로 취득하게 돼 있습니다.   ​ 특히 리모델링에 대해 주택법 제22조 제2항은 “제66조 제2항에 따른 리모델링의 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동의율을 확보한 경우 리모델링 결의를 한 리모델링 주택조합은 그 리모델링 결의에 찬성하지 아니하는 자의 주택 및 토지에 대하여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리모델링 허가 신청을 위해 주택단지 전체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75퍼센트 이상의 동의와 각 동별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0퍼센트 이상의 동의를 받은 리모델링 주택조합이 리모델링 사업에 동의하지 않는 구분소유자를 상대로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이는 앞서 조합 설립 시 필요한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3분의 2 이상보다 상향된 비율임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시에도 결의가 필요하고 조합 설립 후 리모델링 행위 허가를 받기 위해서도 각각 ‘결의’가 필요한데요. 위 주택법 제22조 제2항을 보면 매도청구권 행사의 상대방인 “리모델링 결의에 찬성하지 아니하는 자”에서 말하는 ‘리모델링 결의’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에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인가만 받으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리모델링 행위 허가까지 받아야 하는 것인지 그 해석을 두고 의견이 나뉩니다.   실제로 일부 하급심 판결은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을 위한 결의만 거쳤어도 적법하게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도 했으나, 조합설립을 위한 결의만으로는 부족하며 리모델링 행위 허가를 위한 결의를 거쳐야만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인가 결의가 있으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매도청구권 행사의 주체가 리모델링 주택조합인 이상 조합설립인가 후에는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주택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자는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웁니다.   반면 리모델링 행위 허가를 받은 이후에야 매도청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측에서는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인가 후 행위 허가를 받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그 과정에서 총공사비와 조합원의 비용 분담 내역 등 리모델링 사업의 구체적인 시행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할 때만이 아니라 행위 허가를 신청할 때에도 공동주택의 구분소유자들로 하여금 결의서에 나와 있는 정보들을 토대로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리모델링 사업에 함께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부동산을 매도하고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죠.   어느 정도 리모델링 사업의 내용이 구체화 된 시점, 즉 리모델링 행위 허가 이후에 리모델링 주택조합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타당해 보이지만 2022년 6월 기준으로 리모델링 주택조합의 매도청구권 행사가 언제부터 가능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법원의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무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입법을 통한 보완이나 대법원의 명확한 법령 해석이 필요한 부분인데, 현재 대법원에서 관련 쟁점을 심리 중이라고 하니 그 결론에 따라 리모델링 주택조합의 매도청구권 행사 가능 시점이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으로서는 판결의 내용을 잘 살펴보고 매도청구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필자는 법무법인 테오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건설 재경본부에서 건설·부동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부산고등법원(창원) 재판연구원,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로 일했다.  임상영 변호사매도청구권 리모델링 리모델링 주택조합 리모델링 사업 리모델링 조합 1646호(20220801)

2022-07-31

실리콘밸리 무한동력은 실패·도전에 대한 관대함에서 [유웅환 반도체 열전]

    마르지 않는 샘이란 없다. 모든 샘물은 하늘에서 비가 내려 끊임없이 충원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가 현재 세계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의 집합체라고 해서 그것이 영원하리라는 법은 없으며,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의 근원 중 하나인 스탠퍼드가 세계 일류의 대학이라고 해서 그것 역시 영속할 순 없다.   그러나 여전히 실리콘밸리는 실리콘밸리고 스탠퍼드는 스탠퍼드다. 샘에 끊임없이 신선한 물이 공급돼 솟아나듯,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 등 산학연을 잇는 현 시스템은 선순환 구조를 그린다. 이는 교육, 지역, 기업이 서로 합심하여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를 밀어주고 당겨주는 그들이야말로 실리콘밸리의 진정한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선순환 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실리콘밸리 경쟁력은 ‘협업’   실리콘밸리는 하나의 크러스트 형태를 취하고 있고, 이로 인해 각 기업의 팀들 역시 협업이 활발하다. 팀 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절실하게 깨달았던 것 중 하나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혼자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나의 꿈을 이루려면 타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반대로 타인의 꿈을 응원하다 나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개인의 꿈이 조직의 꿈이 될 수도 있고, 조직의 꿈이 나의 꿈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이전 세기의 조직형 인재와는 사뭇 다른 개념이다. 예전에는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능력들이 조합되는 방식으로서의 자질이 중요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협업의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거나 발견되고, 따라서 목표가 바뀔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자질이 중요하다. 결과를 위한 과정이 아니요, 과정은 결과를 위해서만 복무하는 것이 아니다. 과정 속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놀라운 힘으로 창조해 만들어내어야 한다. 협업과 협업형 인재가 이를 가능케 한다.   세계적인 전자전기 기업 지멘스의 조 케저(Joe Kaeser) 전 회장은 국내 한 포럼에서 “협업은 혁신의 새로운 공식이다”라고 설파했다. 그는 협업은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 많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협업’ ‘공유’ ‘네트워크’ 등이 디지털 세계의 핵심가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는 유행의 흐름을 좇기에 급급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보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퍼스트 무버는 기존에 없던 아이디어와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협업을 통한 새로운 창조는 퍼스트 무버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   위험을 감수해야 성공 이뤄   허나 기술과 아이템이 좋다고 한들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거나, 세상이 그만한 그릇이 못 된다면 모두 헛수고일 뿐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발견은 열린 자세, 즉 포용과 관대함으로부터 나온다. 실리콘밸리의 그들은 실패를 용인한다. 실리콘밸리는 위험 부담(risk taking)으로부터 이익을 창출한다.     현재에도 수많은 벤처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그들 중 일부는 대박을 터뜨린다. 그리고 그 숫자보다 몇 곱절 많은 수의 벤처들이 망한다. 특이한 것은 벤처의 실패에 대해 창업주가 모든 경제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상 벤처는 개인 돈으로 출자하는 경우보다는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들은 사업 아이템의 적실성과 그것의 시장 가치를 따져보고 돈을 투자하는 순간 그 회사의 운명에 동참하게 된다. 투자 수입을 공동 분배하는 것처럼 책임 부담 또한 공동으로 지는 것이다. 이처럼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환경으로 인해서 과감한 도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실리콘밸리는 경험치를 높이 산다. 앞서 이야기했던 벤처에 대한 사회적 평가에 있어서 미국은 가시적 성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벤처가 만들어지고 실패하는 과정 전반에도 관심을 갖는다. 특히 창업주는 회사를 세우고 그것을 관리하는 전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실무 감각, 현장 감각,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두루 경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창업주가 실패를 했다면 그에 대한 반성적 성찰로부터 여러 가지를 배웠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풍토로 인해서 벤처 실패 이후에도 기업에 재취업하는 사례도 많다. 실패와 도전에 관대한 문화의 뿌리는 과거 서부 개척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실리콘밸리는 이미 문화적·지리적·역사적으로 도전정신·개척정신·모험정신을 구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실패는 성공의 반대말이 아니라 도전과 동의어였던 것이다.     ━   성공의 원동력은 다양성에서   실리콘밸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도가니와 같다. 사전적으로 도가니는 금속을 용해하는 그릇을 가리킨다.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는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각각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녹여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주물공장과 같다.     우선 그들은 인종적인 다양성, 계급적인 다양성, 젠더적인 다양성을 포용해 창의적인 혁신을 주조해 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완벽한 단계는 아니다. 갖은 차별과 불평등도 존재한다. 직장인 비율에서 백인 남성의 비율이 여전히 높다. 하지만 인종적으로 유대인·인도인·중국인이 없는 실리콘밸리를 상상할 수 없으며, 여성의 리더십 역시 과소평가할 수 없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차별이 존재한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 벽을 제거하겠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국내의 시선과 실리콘밸리의 시선을 각각 생각해보자.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대체적인 인상은 저임금 노동에 고강도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지만 실리콘밸리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유의 지식과 문화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인재로 바라본다.     세계 경쟁력은 모든 노동력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실천한다. 분명 실리콘밸리의 성장 동력에는 그 어떠한 문화적·지리적·종적 경계에도 종속되지 않는 포용력이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직원에게 아낌없이 베푼다. 실리콘밸리의 상당수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고 있지만 봉급·승진, 그리고 각종 복지혜택이 전부가 아니다. 그들은 직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회사의 방향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듯 한 사람의 작은 아이디어가 시장의 판도 자체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 필자는 27년 경력의 반도체 열사(烈士)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인텔에서 수석매니저를 지냈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스카웃돼 최연소 상무로 재직했다. 현대자동차 연구소 이사, SKT 부사장(ESG그룹장) 등을 거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며 반도체 정책 보고서 등을 작성했다. 반도체 분야 90여 편의 국제 논문과 Prentice Hall과 고속반도체 설계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다.   유웅환 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실리콘밸리 무한동력 실리콘밸리 경쟁력 협업과 협업형 조직형 인재 1646호(20220801)

2022-07-31

사모펀드가 교육회사 탐내는 이유는

    사모펀드(PEF)는 기업을 깐깐하게 선별해 투자한다. 추가 성장 가능성이나 이익 창출 여력이 높은 기업을 골라 평균 5년 안팎을 보유하다 되팔아 수익을 내는 전략을 쓴다. 주요 사모펀드들의 투자동향을 살펴보면 특정 기업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 사모펀드들이 투자를 검토하는 기업에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최근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새로 인수를 검토하는 기업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대상은 바로 온라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교육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가 물밑 협상을 진행 중으로, 이번 거래의 인수 대상은 메가스터디교육의 지분 약 35%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추진하는 지분은 손주은 이사회 의장 지분 13.53%, 손성은 대표이사 지분 13.53%, 모회사 메가스터디 지분 6.00% 등을 포함해 약 35%로 알려졌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MBK파트너스가 메가스터디교육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메가스터디교육이 7월 26일 공시를 통해 “MBK파트너스와 당사 지분에 대해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바는 없지만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1개월 내 재공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공식화됐다.   MBK파트너스는 왜 교육업체를 탐낼까. 학령인구(6~21세) 감소로 교육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과 사모펀드의 투자스타일을 감안하면 교육업체에 베팅한 선택에는 일견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학령인구는 지난 1980년에 144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난 뒤 지속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789만명을 기록했으며 향후 10년간 24.6%가 감소해 오는 2030년 경에는 594만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생이 없어 교육기관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 ‘벚꽃엔딩’이라는 자조적인 농담은 이미 현실이 됐다. 수요자(수강생)의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은 교육시장 전반과 교육업체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   사교육 지출 지속·에듀테크 활로   메가스터디교육은 국내 1호 온라인 교육업체로, 장기간 동종업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메가스터디에서 핵심 사업인 초·중·고교 교육, 성인 교육 등의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출범했다. 지난 2015년 5월에 코스닥시장에 재상장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수년 사이 경영진이 수차례 지분 매각을 시도했으나 가격 협상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에서 기업가치는 약 1조8000억에서 2조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메가스터디교육의 경우 남아 있는 온라인 강의 업체 중에서도 당분간은 현금 창출 여력과 지속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며 “교육 강의 시장이 구조조정되는 동안 다른 업체가 시장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오히려 입지는 더 다진 면이 있다. 투자 이후 수년 뒤 엑시트까지 크게 기업 가치 훼손이 없을 거라고 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MBK파트너스가 메가스터디교육 투자를 결정한 환경적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여전한 사교육비 지출과 ‘에듀테크(Edutech)’ 시장 성장성이다. 먼저 사교육비 지출을 보면 학령인구 감소세 속에도 전혀 줄지 않은 양상을 보였다. 통계청과 교육부가 조사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 대비 21.5% 급증한 23조4158억원을 기록했다. 사교육비 조사가 이뤄진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 유료 인터넷강의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시기가 장기화되자 보강 차원의 지출이 늘어난 양상이다.   온라인 기반 사교육 지출은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집이나 카페 등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을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성향도 한몫 한다는 평가다. 인터넷 강의 주요 소비층인 학령인구 외에도 성인용 교육 시장도 느는 추세다.   이같은 시장 여건을 타고 메가스터디교육 실적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1.7% 증가한 991억원으로 매출은 48.2% 증가한 70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인적분할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에듀테크 시장 성장도 온라인 교육업체의 기업가치 상승 여력을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AI 사업을 위해 에듀테크 기업 마이스를 설립해 관련 교육 서비스 및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을 접목한 용어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IT 기술과 교육 서비스가 융합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방향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활성화와 함께 에듀테크의 가치도 크게 오르는 모양새다.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2018년 기준 1530억 달러(약 200조원)에 그쳤던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까지 3420억 달러(약 449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   시장 성장성에 에듀테크 투자 증가   시장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자 국내 대형 IT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에듀테크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서는 양상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9년 영어교육 플랫폼 야나두를 인수해 에듀테크 사업 키우기에 나섰다. 카카오키즈가 인수 후 올해 초 야나두를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야나두’로 변경했다.     네이버도 자체 에듀테크 플랫폼 ‘웨일 스페이스’를 디지털 교육 플랫폼으로 키우고 있다. 웨일스페이스 웨일브라우저를 통해 다양한 교육용 서비스를 모아 제공하는 ‘온라인교실’ 기능을 한다.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yu02@edaily.co.kr사모펀드 교육회사 온라인 교육업체 교육시장 전반 사교육 지출 1646호(20220801)

2022-07-30

“아이 키우려면 평균 월 72만원”…51% 대학졸업 때까지 지원 [그래픽뉴스]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양육하는데 1명당 월평균 72만1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보고서를 통해 전국 9999가구 중에서 실제로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자녀가 있는 4055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세부 지출항목은 어린이집·유치원 이용료, 공교육비, 사교육비, 자녀 돌봄 비용, 기타항목(의복, 장난감, 분유, 기저귀, 육아 용품비, 용돈, 의료비, 교통비, 통신비) 등이었고, 이 중에서 사교육비가 월 26만원으로 기타비용(월 34만9000원) 다음으로 많았다.   가구 특성별로는 가구의 소득과 학력이 높을수록, 농어촌보다 도시지역에 사는 경우에 자녀 1인당 양육 지출 비용이 많았다. 자녀 연령을 영유아,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 이상으로 나눠서 해당 시기 자녀가 있는 가구를 상대로 연령별 지출 비용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영유아 자녀 지출금액은 월평균 60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 자녀 지출금액은 월 78만5000원이며, 이 중 사교육비가 월 42만7000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초등학생 사교육비 지출금액은 도시지역 월 45만5000원, 농어촌지역 월 29만5000원으로 거주지역에 따라 지출금액의 차이가 컸다. 중고생 자녀 지출금액은 월평균 91만8000원으로 상당히 높았는데, 역시 이 중에서 사교육비가 월 50만6000원으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중고생 자녀 가구 사교육비는 도시지역 월 54만9000원, 농어촌 지역 월 28만원으로 거주 지역별로 격차가 컸다. 대학생 이상 자녀 지출 비용은 월평균 73만6000원이었다.     또 보호자로서 사회 통념상 자녀를 언제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51.5%가 '대학 졸업 때까지', 24.2%는 '취업 때까지'라고 답했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례는 13.9%에 불과했다. 이밖에 '혼인 때까지' 7.7%, '언제까지라도' 2.7%로 나왔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대학졸업 그래픽뉴스 사교육비 자녀 초등학생 사교육비 초등학생 자녀 1646호(20220801)

2022-07-30

주택시장 침체 반사효과 누리는 상업·업무용 부동산 [오대열 리얼 포커스]

    국내 주택 시장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상업·업무용 부동산이 활기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기조에 주택 거래 시장이 위축된 반면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여전히 수요가 추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건축물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체 건축물 거래량은 64만2150건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13만4117건으로 전체 부동산 거래 비중의 20.9%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1~5월 기준)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다.     전국 시·도별 가운데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로 조사됐다. 올해 1~5월 서울 전체 건축물 거래량 7만7737건 중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2만2856건으로 29.4%를 차지했다 거래비중을 보여 2006년(1~5월 기준)이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인천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비중은 26.7%, 경기 26.5%, 부산 25.3%, 제주 23.9%, 강원 21.6%, 충남 20.6%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 시장이 강한 부동산 규제를 받는 사이에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 수요가 쏠렸다는 것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공실률 역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업체 존스랑라살(JLL) 코리아의 조사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서울에서 A 등급으로 분류되는 오피스의 공실률은 3.9%를 기록했다. 13년 전인 2009년 3분기 기록한 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공실률이 역대급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신규 공급은 줄어들고 있어 오피스 임대료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2분기 들어 서울의 A급 오피스의 월평균 실질임대료는 3.3㎡당 11만1300원으로 역대 최고 임대료를 경신했다. 광화문권역(CBD)·여의도권역(YBD) ·강남권역(GBD) 등 3대 권역의 공실률이 낮아지면서 전분기 대비 8.5% 증가했다.     다만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 진입을 고려한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3.00~3.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도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현재 서울 강남·도심·여의도에서 공실을 찾기 힘들 정도로 수요가 넘치는 임대차 시장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고금리에 경영난을 겪거나 투자를 제때 받지 못한 기업들이 늘면서 오피스 수요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 진입을 고려한다면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 입지를 비롯해 미래가치 등 조건을 꼼꼼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 팀장주택시장 반사효과 업무용 부동산 부동산 규제 전체 부동산 1646호(20220801)

2022-07-30

기후변화 대책이냐 에너지 확보냐 갈등 [채인택 글로벌 인사이트]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각국 지도자들이 이를 이용한 ‘여름 정치’를 펼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기후정책의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더위 속에서 진기 수요가 폭등하는 유럽을 향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서방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가하는 각종 경제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폭염 속에 천연가스를 무기화하고 있다. 폭염과 산불이 줄을 잇고 있는 유럽에선 무더위 속에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 압박에 대응하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일자리를 죽인다’는 핑계로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탈퇴했지만, 바이든은 지난해 1월 취임하자마자 복귀시켰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42%로 줄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미국 사회의 체질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사회·인프라·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더 나은 재건 계획(Build Back Better Plan: BBB Plan)’을 추진해왔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대통령이 추진했던 ‘뉴딜 정책’ 이후 최대 규모의 전국적인 공공 투자로 평가받는다.     BBB 계획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코로나19로 침체한 미국민과 미국 경제의 회생을 돕는 ‘미국 구제계획(ARP)’가 핵심이다. 여기에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산업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일자리를 늘리면서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한 악영향도 줄이는 ‘미국 일자리 계획(AJP)’이 더해졌다. 기후변화를 위한 대책이 AJP의 핵심이다. 여기에 피고용인의 육아 휴직과 노후 복지 등을 지원하는 ‘미국 가족계획(AFP)’까지 포함됐다. 한마디로 거대 패키지의 아젠다이자 프로젝트다. 바이든을 상징하는 정책이다. 바이든에 대한 평가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 바이든의 정치적 생명도 여기에 달렸다.     이 가운데 ARP는 초당적 지지를 받으면서 이론 없이 연방의회를 통과해 2021년 3월 바이든이 서명해 법안으로 발효됐다. 여기에는 1조900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다른 부문이다. AJP의 인프라 투자 부문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일자리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연방의회를 통과해 2021년 11월 15일 바이든의 서명을 거쳐 입법화했다. 하지만 기후변화 협약 복원과 환경 투자, 그리고 재택 치료 지원 등 AJP의 다른 부문은 AFP와 통합돼 ‘더 나은 재건 계획 법안(Build Back Better Act: BBB)’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돼왔다.     2조2000억 달러를 투입되는 이 법안에는 3200억 달러를 들여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세제를 지원하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등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모두 5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각종 방안이 포함됐다.     신재생에너지 법안 두고 바이든 정부와 의회 대립 이 법안은 2021년 11월 19일 민주당이 우세한 미 연방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발목이 잡혔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과 크리스틴 시네마(애리조나) 상원의원의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특히 맨친 상원의원은 주요 석탄 산지인 지역구를 바탕으로 바이든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에 완강하게 맞서왔다. 맨친은 이 법안을 무산시키거나 최소한 투자 규모를 줄이자는 의견이다.     맨친은 민주당 내에서도 중도의원으로 분류되며 일부 정책에선 민주당보다 공화당의 성향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이런 성향을 평소 발언에서는 물론 법안 표결에서도 서슴지 않고 나타내왔다. 민주당 소속이지만 공화‧민주당의 당론을 오가며 표결하는 ‘스윙 보터’로 불릴 정도다.       미국 연방상원은 현재 민주당(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포함)과 공화당이 각각 50대 50으로 의석을 나누고 있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하면 민주당에 유리하게 법안을 통과할 수는 있다. 하지만 맨친의 완강한 반대로 BBB 법안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해선 맨친 의원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등장한 것이다.     맨친은 이 법안을 위한 예산 마련에 필요한 부자 증세에도 반대해 지역구인 웨스트버지니아의 탄광지대 주민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바이든과 민주당으로선 상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11월 중간 선거 이전에 이 법안을 통과하는 게 핵심 과제도 떠오른 셈이다. 바이든이 맨친 설득에 전력을 쏟는 이유다.     맨친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바이든은 대통령으로서 행정명령을 발동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 문제는 법안 통과와 행정명령에는 정책의 영속성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의회에서 법안을 통과할 경우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책의 지속성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행정 명령에 의존할 경우 정권이 바뀌면 다음 행정부에 의해 정책에 뒤집힐 수 있는 것은 물론 의회 권력이 교체되면 이에 반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     BBB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바이든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행정적 조치에 의존해야 한다. 그럴 경우 기후변화는 다음 행정부에 의해 뒤집힐 수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최소 50% 줄인다는 바이든의 공약을 달성하지 못하고 24~35% 감축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민주당 일각에선 바이든에게 환경주의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을 촉구해왔다. 민간업자들이 연방 소유 토지를 임대해 석유와 가스를 시추하는 것을 중단하고, 공유지와 수역에서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것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라는 요구다. 아울러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새로운 환경보호청의 규제를 가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환경단체들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후 국가비상사태를 발동하라고 압력을 넣어왔다. 국가긴급사태법에 따른 대통령의 권한으로 기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원유 수출금지 조치를 부활해 미국 내에서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것을 억제하라는 요구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압박이다.       ━   기후변화 정책 위해 미국 국가비상사태 선포 고려   현재 미국은 유례없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서남부 애리조나의 주도 피닉스는 이미 지난 6월 11일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6도에 이르러 1918년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애리조나 중남부는 낮 최고 기온이 43~46도로 기상청은 주민들에게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그야말로 도로 표지판과 우체통의 페인트가 녹아 내릴 정도의 폭염이다.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50도를 넘었다. 미국 동부 대서양 해안의 보스턴은 매년 7월에 열리던 철인 3종 경기를 다음 달로 연기했다. 낮 최고 기온이 연일 37~38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미국 50개 중 절반이 넘는 29개 주가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더위로 고통을 겪는 미국인이 1억5000만 명에 이르렀다.     캘리포니아 동부의 시에라네바다 산맥 서쪽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여의도 면적의 25배에 이르는 73㎢의 면적을 태우고 계속 확산 중이다. 미국 당국은 인근 주민 6000여 명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산불 중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신불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발생할 때마다 더욱 사나워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배경으로 기후변화를 든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기후변화에 대한 최고 강도의 대응을 언급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 20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폐쇄된 화력발전소 앞에서 연설하면서 국가비상사태 선언 선포를 고려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23억 달러의 예산으로 멕시코 만에 풍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연방재난청을 지원하기로 했다.     7월 24일에는 존 케리 대통령 기후변화 특사가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고 있다고 재차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재앙 속에 기후변화 정책을 더는 연기할 수 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국민이 막대한 연방 예산의 집행을 책임진 행정부가 도대체 뭘 했느냐고 따질 수 있다는 정치적인 위기감이자, 기후변화가 피부로 와 닿는 여름에 느낄 수 있는 존재론적인 위기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BBB 법안이 연방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서라도 기후변화 정책을 신속하게 펴야 할 처지다. 바이든과 케리의 말이 잇따라 나온 것을 보면 미국은 이미 국가비상사태 선포의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전기 생산의 핵심 에너지원인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의 감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전역을 기록적인 폭염이 강타하고 있어서 충격이 더욱 크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은 자국에서 발트 해를 지나 독일을 거쳐 유럽 각국으로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놓고 서방을 목줄을 놓았다 죄었다 하면서 진을 빼다. 가스프롬은 지난달 캐나다에 수리를 맡긴 노르트스트림1의 파이프라인 터빈이 서방 제재 탓에 반환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가스 공급량을 평소의 40% 수준으로 줄였다. 7월 11~21일에는 정기점검을 이유로 가동을 아예 중단했다.       ━   러시아 에너지 무기화에 유럽 에너지 정책 변경 고뇌   가스프롬은 정기점검이 끝나고 재가동을 시작한 지 나흘 만인 25일에는 공급량을 기존의 40%에서 20%로 더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로부터 가스관 터빈의 안전한 반환을 약속하는 문서를 받았지만, 추가 문제가 남아있다”는 애매한 이유를 들었다. 캐나다가 수리를 맡았던 가스관 터빈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대상이라는 주장 때문에 반환이 일시 지연됐지만, 제재 면제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반환됐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인 것은 누가 봐도 경제제재를 가하는 서방에 대한 불만 표시이자 제재 해제 압박이다. 러시아가 말하는 ‘추가 문제’는 곧 경제제재를 풀라는 요구에 다름 아니다.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경제 제재를 받아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럽이 폭염이 시달리자 천연가스를 ‘에너지 무기’로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원래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추위가 몰려오는 겨울에 주로 사용했던 전가의 보도다. 하지만 이번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이를 휘두를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러시아는 이를 활용해 자국의 존재감을 높이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에 등을 돌린 서방에 호통을 치고 있는 셈이다.     어차피 러시아가 서방을 압박할 수 있는 경제적 수단은 에너지밖에 없기도 하다. 에너지라는 칼을 빼 든 김에 아예 서방의 경제 제재를 중단하거나 약화할 길까지 찾아 나선 셈이다. 더 나아가 서방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이라고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러시아의 뜻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푸틴으로선 서방 압박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유효한 무기가 이것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유럽은 러시아의 압박 속에 신속하게 대응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우선 7월 26일 유럽이사회가 8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가스 사용을 15% 자율적으로 줄이되 비상사태 시에는 이를 의무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다만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낮은 남유럽 국가는 대상에서 제외해 유럽국가 사이에서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균열 조짐을 보인다.     겨울에 대비한 액화천연가스(LNG) 확보 경쟁에선 협력보다 각자도생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확보는 코로나19 당시 백신 확보처럼 정권의 명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LNG 공급국가로 올라섰다. 지난해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한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 정책에 몰두하는 사이, 유럽에선 화석연료인 가스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탈원전 국가로 유명한 독일에서도 원전 수명 연장을 비롯한 원전 정책의 재설정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사회당·자유민주당과 연정하고 있는 녹색당은 반원전을 내세워왔지만, 러시아 가스공급 감축과 이로 인한 국민의 에너지 우려가 커지면서 원전 폐쇄 등과 관련해 당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당이 전통적인 탈원전 정책을 포기할 경우 유럽 역사는 또 다른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푸틴이 벌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발하는 예기치 못한 여파가 될 수 있다. 지난 2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반원전 정책을 뒤집고 2035년까지 원전 6~14기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원자력 르네상스’ 정책을 발표한 지 5개월 만이다.     코로나19의 뒤끝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맞고 있는 2022년 여름은 에너지와 국제정치,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에서 전 세계적인 변곡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지만,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필자는 현재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다. 논설위원·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미국 인사이트 파리 기후변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온실가스 배출량 1646호(20220801)

2022-07-30

“새벽배송 접고 당일배송”…마트가 '1시간' 배송으로 갈아탄 까닭

    #. “신선한 걸로 빨리 빨리” 가수 로제가 케이크를 만들다가 자신도 모르게 다 먹어버린 샤인머스캣을 발견하고, 한 대형마트 온라인몰 애플리케이션을 켠다. 즉시배송 카테고리에 있는 새 샤인머스캣을 주문하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상품이 도착해 다시금 케이크 만들기를 완성한다.     홈플러스는 주문 즉시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TV광고를 시작했다. GS리테일 역시 7월 31일부로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당일배송 서비스 확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다음날 바로 배송되는 로켓배송, 새벽배송 시장이 커져왔다면, 이제는 주문 즉시 바로 1~2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시장으로 다시금 몰리고 있다. 이 흐름은 국내 대형 전통 유통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른바 ‘2차 배송전쟁’ 모습이다.       ━   “바로배송 키운다”…마트·SSM ‘배송전쟁’    새벽배송의 강자로 여겨지는 SSG닷컴 배송을 이용하는 신세계그룹의 대형마트 이마트 역시 올해부터 당일배송 흐름에 동참한다. 지난 4월 이마트는 서울 논현동에 물류센터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오픈하고 물류센터 2~3km 이내 지역 소비자에게 상품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근거리배송 시범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이용 가능한 소비자는 앱 ‘쓱고우’를 통해 상품을 주문하고, 바로 즉시 이마트 보유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배달 최소 주문 금액은 2만원이고, 기본 배달비는 3000원이다.   지난 2020년부터 바로배송 서비스를 운영해온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새벽배송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2시간 이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더욱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롯데마트는 바로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점포를 첫해 9개로 시작해 최근 30개까지 늘린데 이어, 최종적으로 5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마트 바로배송은 주문 금액 4만원 이상이면 배달비가 무료이고, 미만일 때는 배송비 3000원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부터 ‘익스프레스 1시간 즉시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오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로 배달 최소 주문 금액은 2만원이고, 기본 배달비는 3000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진행하는 당일배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좋다. 롯데마트는 증가하는 소비자 수요에 서비스 점포를 확장하기로 결정했고, 홈플러스는 당일배송 수요를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즉시배송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980%, 11배가량 급증했음을 알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즉시배송은 3월 한 달에만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70%가 상승할 만큼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전국 각지 홈플러스 마트의 물류기지 역할을 대폭 강화해 2024년까지 하루 배송 건수 16만건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일배송 반응이 좋자, 마트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덩달아 같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마트의 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앱 ‘스피드e장보기’를 운영하면서 점포 2km 이내 소비자에게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신속 배송서비스를 진행한다. 롯데쇼핑의 SSM 롯데슈퍼는 롯데마트 배송보다 더 빠른 ‘1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   새벽 인건비, 물류센터 투자 비용 아끼는 당일배송   국내 굵직한 유통기업이 펼치는 당일배송 서비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트와 SSM에서 운영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는 대형 물류센터에서 직접 배송하는 체제도 있지만, 대부분이 전국 곳곳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변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하는 ‘세포조직형’ 배송 체제로 기업 입장에서도 확장성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세포조직형 배송 체제는 큰 비용을 투자해, 대형 물류센터를 따로 지을 필요도 없을뿐더러 전국 곳곳에 위치한 점포를 중심으로 근거리 배송만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여러 가구에 효율적으로 배송할 수 있다.   신선식품을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무리 빠르게 다음날 새벽에 배송한다고 해도, 요리하기 직전에 바로 주문해서 신선식품을 1시간 안에 받는 것만큼 빠른 순 없기 때문이다.     또 당일배송은 새벽배송보다 인건비가 훨씬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새벽배송 인건비는 밤샘 작업을 진행해야 하므로 일반 낮 인건비보다 적게는 1.5배, 많게는 2배가량 더 비싸다. 새벽에 움직이는 배송차량 운영비 역시 낮보다 비싸다. 이 같은 이유로 롯데마트, GS프레시지 등에서 잇달아 새벽배송 중단을 선언하고 당일배송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서비스가 확장하면서 국내 대형 유통기업의 오프라인 매장 중심 당일배송 서비스 형태 역시 진화하고 있다. 과거 마트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점포에서 장본 상품을 배달해주는 배송 서비스를 운영했다면, 현재 마트 배송서비스는 온라인몰, 앱과 모두 연동돼있다. 소비자는 장을 보러 마트에 직접 나오지 않고, 마트와 연계된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빠른 시간으로 상품을 받는 형태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온라인과 결합한 오프라인 점포 배송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 상품을 신뢰하는 중장년 세대와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요즘 젊은 세대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며 “현재 유럽에서는 오프라인 점포의 15분 내 배송 서비스가 인기인 것처럼 국내도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의 빠른 배달 서비스가 확대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배송 바로배송 즉시배송 1646호(20220801)

20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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