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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57.0%

       MZ세대는 우리 기업들이 ESG 경영에 관심 갖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4분의 3에 가까운 전체의 72.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ESG 경영 자체에 대한 MZ세대의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응답자의 과반수(57.0%)가 “ESG 경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들어본 적 있다” 43.0%). 30대는 “들어본 적 있다”는 응답이 절반가량(51.1%) 됐다.     ESG 경영은 기업들이 친환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 경영 투명성을 세 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다. MZ세대는 이 세 축 중에서 친환경 경영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37.0%가 친환경 경영을 셋 중 중요도 1순위로 지목했다. 이어서 사회적 책임 경영(33.4%), 투명 경영(29.6%) 순으로 꼽았다. M세대는 Z세대에 비해 친환경 경영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M세대는 40.6%가, Z세대는 33.4%가 친환경 경영을 중요도 1순위라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친환경 경영은 30대가, 사회적 책임 경영은 10대가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ESG 경영 실천(즉 실태)에 대해 MZ세대는 어떻게 평가할까? 친환경 경영과 사회적 책임 경영에 대해서는 각각 응답자의 약 절반이 보통 수준이라고 답했다(“보통이다” 응답률 : 친환경 경영 49.8%, 사회적 책임 경영 48.7%). 그러나 투명 경영에 대해서는 절반(50.5%)이 “잘 실천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런 결과는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 실천에 대한 이 세대의 진지한 평가라기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반영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ESG 경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이번 조사 결과가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우리 기업들이 친환경 경영을 잘 실천한다는 응답은 10대(25.6%), 20대(19.1%), 30대(12.5%) 순으로 많이 했다. 사회적 책임 경영에 대한 응답도 마찬가지였다(10대 39.5%, 20대 22.6%, 30대 13.2%).    ESG 경영은 구매, 취업, 금융 투자 등 MZ세대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물건을 구매할 때 제조사의 ESG 경영 여부를 검토한다는 응답자는 30.7%였다. 열 명 중 세 명꼴이다. 취업 때 지원하는 기업의 ESG 경영 여부를 검토한다는 사람은 그보다 적은 26.0%였다.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 ESG 경영 여부를 검토한다는 사람은 39.2%, 열 명 중 네 명꼴이다. ESG 경영은 MZ세대에 대해 금융 투자, 제품 구매, 취업 지원 순으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MZ세대의 절대다수는 ESG 경영 트렌드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섯 명 중 네 명꼴(79.2%)로 ESG 경영 트렌드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했다. 연령별로는 10대(83.7%)의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ESG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그룹)으로 MZ세대는 삼성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약 3분의 1의 응답자(33.9%)가 삼성이 ESG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LG(25.9%), 네이버(22.1%), 카카오(18.1%), SK(16.8%), 신세계(16.0%), 현대자동차(14.1%), CJ, 포스코 순으로 지목했다. 응답자의 10% 이상이 ESG 경영을 잘한다고 한 기업들이다.     ESG 경영에 대한 인지도는 응답자의 학력이 높을수록 높았다. 고졸 및 고교 재학생은 ESG 경영에 대해 들어봤다는 사람이 30.1%에 불과했다. 이들 상대적 저학력층은 ESG 경영 트렌드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인식도 20%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ESG 경영 트렌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고졸 및 고교재학생 62.8%, 대학·대학원생 82.1%, 대졸·대학원 졸 80.7%).    이 조사는 오픈서베이 패널인 MZ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9일 저녁 실시됐다. 응답의 수집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졌다. 이 조사의 표본은 성·연령별로 균등하게 할당 추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다. 응답자 중 M세대는 만 26~35세 500명으로 남녀 각각 250명, Z세대는 만 19~25세 500명으로 역시 남녀 각각 250명이다. Z세대 중 만 14~18세는 제외했다.  이필재 객원기자 jelpj@hanmail.net경영 이코노미스트 친환경 경영 경영 트렌드 경영 투명성 1612호(20211129)

2021-11-25

ESG 관점에서 본 ‘이세돌 vs 알파고’ 대결의 진짜 승자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 경영 전성시대다. 기업 규모나 업종을 불문하고 너도나도 ESG 경영을 외친다.    문제는 수박 겉핥기 식이거나 보여주기 식으로 ESG 경영을 바라보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지난 2일 내놓은 ‘2021년 ESG위원회 설치 및 운영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코스피 상장사와 대형 금융회사 874개 가운데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둔 기업은 110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30곳은 ESG위원회만 꾸리고는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다. ESG 전략 관련 안건을 상정한 위원회도 40개에 불과했다. ESG란 말이 이미 식상할 정도로 널리 퍼졌지만 정작 무늬만 ESG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코노미스트가 ESG 홍수 속에서 ESG 포럼을 마련한 배경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5일 오후 ‘메타버스로 만나는 이코노미스트 ESG 포럼 2021’을 개최했다. 유웅환 SK텔레콤 ESG혁신그룹장(부사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 ESG의 의미, 이윤정 김앤장 변호사가 환경 규제 대응,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재무·투자 대응,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가 뉴스 속 ESG 리스크 대응을 주제로 차례로 강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고려해 주제 발표자 4명의 강연을 사전 녹화한 후 메타버스 플랫폼(ifland)에서 포럼을 진행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유웅환 부사장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예로 들며 굴뚝이 없는 디지털 산업에서 탄소 배출이 왜,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바둑 대결에서는 알파고가 이겼지만, ESG 관점에서 보면 하루에 0.5kg의 탄소만 배출한 이세돌이 이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산을 반복하고 딥러닝하는 알파고의 탄소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서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ESG 경영 전성시대에 반도체 기술 전략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처럼 속도만 높이는 게 아니라 전력을 아끼는 그린 반도체 고도화로 경쟁의 판을 바꿔 사회적 가치도 높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정 변호사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가 현실에서 얼마나 강력한지 외환위기 사태 때를 들어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며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2030년까지 우리나라가 세운 중간 목표를 달성하려면 외환위기 같은 경제 충격을 세 번 정도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외환위기 직후 경제 충격으로 경제활동이 부진해 탄소 배출량 감소). 특히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10번의 외환위기급 경제 충격을 감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용훈 부사장은 투자와 자금 조달 시장의 변화를 짚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지속가능 투자 펀드 수는 2020년 말 392개로 2018년 대비 약 두 배 가까이로, 미국에 상장된 ESG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사이 약 세 배로 늘었고, 올해 글로벌 ESG 채권 예상 발행 물량은 같은 기간 4배 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2010년 영국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후 세계적 기관투자가와 연기금이 ESG 정보에 기초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흐름이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 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는 ESG 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수익률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자금 수요자 입장에서는 금융 비용 절감은 물론 공공성 확보와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덕찬 대표는 뉴스 속 ESG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윤 대표는 “기관투자자들이 면밀히 분석해서 투자하지만, 때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투자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그 원인은 재무적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분석하지 않았던 비재무적 문제인 ESG 관련 사건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부정적 사안에 대해 보고해야 하지만 법적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안의 90%는 보고되지 않는다”라며 뉴스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알파고 이세돌 이코노미스트 esg포럼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 환경 대응 1612호(20211129)

2021-11-25

[채인택의 글로벌 인사이트] 중국 왕이 외교부장, 중동 6개국 순방 이유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얀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이 2021년 3월 2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만난 자리에서 팔꿈치를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의 외교 책임자인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외교부 장관)이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중동을 순방했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에 이어 신장위구르·홍콩·대만 등을 둘러싼 인권·주권 문제로 힘겨루기가 한창인 상황에서 왜 중동을 찾았을까?    이를 따지기 전에 국제정치에서 중동이란 지역의 의미를 먼저 살펴보자. 그래야 왕이 외교부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이 지역을 부랴부랴 찾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중동의 지정학적 가치 ‘반공·석유·이스라엘’     미국 조지타운대 명예교수이자 싱가포르 국립대 중동연구소장인 마이클 허드슨은 『중동의 국제관계(미래엔 번역출간)』에서 중동에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국익으로 반공산주의·석유·이스라엘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는 20세기 초 이해 중동의 전략적 가치를 보는 서구의 전통적인 시각이었다.    영국의 중동학자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전문위원이자 런던정경대(LSE) 교수인 토비 도지는 “미국 경제의 석유 의존이 1945년 이래 꾸준히 증가하면서 미국의 정책은 주요 산유지역인 중동의 안정과 유연성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동에 반복적으로 개입해왔지만 석유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요인도 함께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옥스퍼드대 출판사가 펴낸 『미국의 국제 정책(마이클 콕스, 덕 스토크스 편)』에서 도비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중동과 관련해 자신의 독트린을 발표해왔다고 소개했다. 이는 냉전시대는 물론이고 그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1947년 3월 12일 나온 트루먼 독트린은 공산주의 소련의 공세를 막기 위해 중동과 유럽을 잇는 터키와 이웃의 그리스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1957년 3월 9일 내놓은 아이젠하워 독트린은 국제 공산주의의 위협을 받는 중동 국가들에게 미국이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체제경쟁에서 소련을 누르고 지정학적 가치가 큰 중동에 공산주의의 확대를 억제하면서 외교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의도였다.    그 결과 미국은 냉전시대 내내 이 지역에서 군사적·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했다. 일부 국가는 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지했다.      사실 미국은 어디에서도 국익을 위해서라든지, 세력 균형 유지를 위해서라든지 등 현실주의적인 목표를 대놓고 말하지 않았다. 미국은 줄곧 공산주의 위협으로부터 지역을 보호한다든지, 독재자의 침략으로부터 주권을 회복한다든지, 민주주의를 전파한다는 등 겉보기에 ‘선하고 이상적인 명분과 목적’을 내세웠다. 미국은 왜 그랬을까.       ━   세계 1위 석유 생산국 VS 세계 1위 석유 수입국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얀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에게 2021년 3월 2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중국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백신 시노팜을 선보이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시카고대의 현실주의 정치학자 존 미어셰이머 교수는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김앤김북스)』에서 “미국인들은 덕을 제도화하고, 악한 사람을 파멸시켜야 하며, 사악한 제도와 행위들을 파괴해야 한다고 믿는 이상적 도덕주의자”라는 사회학자 세이무어 립셋의 말을 인용한다.    미어샤이며 교수는 “미국인들은 전체주의와의 싸움 혹은 민주주의 전파라는 자유주의의 고상한 목적”을 내세운 전쟁에만 환호하고 이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힘에 의한 세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든지, 반대로 이를 깨기 위한다는 ‘현실주의적’ 명분은 수긍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상주의를 내세우며 건국하고 국민의 의지와 의사에 따르는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의 특징이 이렇게 드러나는 것일 수 있다. 아니면 미국을 정의를 실현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선한 스타’로 여기는 미국민의 여론, 또는 착각이 반영됐을 수도 있다.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든지, 특정 지역·국가에 개입할 때는 이렇게 그럴싸한 명분이 동원되지만 사실 그 배경에는 힘의 투사라든지, 영향력 확대, 패권 추구나 유지라는 현실주의적 이유가 당연히 깔려있다. 일종의 국제정치적 위선일 수 있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반공주의의 가치는 이미 퇴색했다. 이스라엘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의 세력은 이제 중동에서 찾을 수 없다. 하나 남은 석유의 가치마저 이젠 흔들린다. 미국 자체가 셰일의 대거 개발로 2020년 기준으로 세계 1위의 석유 생산국이자 4위의 수출국이 됐기 때문이다.    셰일 혁명으로 석유 자급을 넘어 수출국으로 전환한 미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일일 석유 생산 순위는 미국(1130만 배럴)·러시아(986만 배럴)·사우디아라비아(926만 배럴)·캐나다(420만 배럴)·이라크(410만 배럴)의 순이다. 그 뒤를 중국(388만 배럴)·아랍에미리트(UAE·313만 배럴)·브라질(293만 배럴)·이란(266만 배럴)·쿠웨이트(262만 배럴)가 잇는다.    미국은 이미 2018년 석유 수출 순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에 이어 세계 4위의 석유 수출국이다. 캐나다·UAE·쿠웨이트가 그 뒤를 따른다. 미국이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중동에 거액의 비용을 들여 정치·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제적 이유가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물론 중동은 석유라는 변수로만 말할 수 없는 하나의 거대한 세계다.    그러는 동안 중국은 지구상에서 석유에 가장 목이 말라하는 나라가 됐으며, 중동 석유 수출국의 가장 큰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영국의 다국적 에너지기업 BP와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하루 석유 소비 순위는 미국(1940만 배럴)·중국(1405만 배럴)·인도(527만 배럴)·일본(381만 배럴)·사우디아라비아(378만 배럴)의 순이다. 그 다음이 러시아(331만 배럴)·한국(276만 배럴)·캐나다(240만 배럴)·브라질(239만 배럴)·독일(228만 배럴)이다. 미국은 석유에 아쉬울 게 없지만, 중국은 석유 갈증이 심하다는 이야기다.    통계를 살펴보면 중국은 1일 10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수입해야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 석유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 경제는 곧 정치이기 때문이다. 매년 시장에 유입되는 노동력을 고용하려면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유지해야 한다. 경제성장을 계속하면서 새롭게 시장에 유입되는 인력의 고용을 유지해야 체제의 안정을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불안은 곧 사회적 불안으로 연결되며 이는 중국의 체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왕이, 이슬람 권위주의 국가 위주 순방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얀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이 2021년 3월 2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회담하는 모습.[연합뉴스]   중국의 외교 책임자인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외교부 장관)이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중동을 찾은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치열한 외교전의 양상과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왕 부장은 3월 24일부터 30일까지 1주일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터키·이란·오만·바레인 등 중동 6개국을 순방했다. 강행군이다.    왕 부장의 이 순방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3월 18~19일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격렬한 언쟁을 벌인 뒤 첫 해외 방문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당시 미국의 앤서니 블링큰 국무부 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의 양제츠(杨洁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중국의 외교수장이 그 뒤 처음으로 찾는 순방지로 중동을 선택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외교 수장의 중동 순방이라면 그 핵심 의도로 흔히 석유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중동에 석유만 있는 게 아니다. 중동은 현대 국제정치에서 주요 변수로 자리 잡은 이슬람 정치의 근간을 이루는 지역이다.    왕이가 순방한 중동 6개국은 모두 무슬림(이슬람교 신자) 인구가 절대 다수다. 사우디아라비아·UAE·오만·바레인은 이슬람 군주국이고, 이란은 시아파 사제인 최고지도자가 군과  법원을 움켜쥐고 대통령과 국회 등 선출된 권력을 통제하는 이슬람공화국이다. 터키는 세속국가를 표방하지만 이슬람주의자로 통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개헌 등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철권을 휘두르고 있다.    이들은 권위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왕이는 이들은 상대로 신장위구르·홍콩·대만과 관련한 미국의 압박에 대항해 영토·주권·체제라는 ‘핵심이익’을 지키기 위한 전방위 외교에 나섰다.    여기서 중국이 말하는 핵심이익이란 용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중국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을 가리킨다. 영토·주권·체제 등과 관련 있는 사안을 가리키지만 중국 지도자의 의지나 의사, 국제 관계나 중국 역량·관심사의 발전에 따라 변화해왔다.    핵심이익이란 용어는 2003년 1월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시절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이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뉴욕에서 만났을 때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주장하면서 이를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탕 부장은 “대만문제는 중국의'핵심이익에 해당하므로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해야 미·중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절대 양보하지 않을 사안이나 이를 받아들여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관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시절인 2009년 7월 다이빙궈(戴秉国) 외교부장은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회의에서 핵심이익을 확대해, ‘중국 공산당과 국가의 기본제도 유지’ ‘국가안보와 영토 및 주권 보호’ ‘경제 및 사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의 3대 핵심이익을 제시했다. 핵심이익의 수호는 중국이 경제발전으로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한 이래 중국 외교의 건드릴 수 없는 최고 가치로 자리잡아왔다.       ━   왕이 “美, 신장·홍콩·대만 문제 간섭 말라”       왕이가 중동을 순방한 것은 대미 대항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의 핵심이익을 침해하고 위협한다는 판단해 국제사회에 이를 “미국의 일방주의이고 내정 간섭이니 함께 반대하자”고 권유하러 나선 셈이다. 중국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핵심이익은 바이든 정부가 출범 뒤 계속 강조해온 신장위구르와 홍콩에서의 인권 침해 문제다.    중국은 1월 20일 미국에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양한 부문에서 갈등해왔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불붙었던 무역 전쟁은 정권이 바뀌면서도 여전했다.    바이든의 민주당 정권은 인권 문제를 앞세워왔던 전통도 복원했다. 그 결과 미·중 사이에는 기존의 무역 전쟁에 더해 신장위구르·홍콩을 둘러싼 인권 문제까지 불거졌다. 거기에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까지 더해 미·중 갈등은 더욱 확장되고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미국은 이를 내세우며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했다.   왕이 외교부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중동에 급히 날아간 기본적인 배경이다. 왕이는 무역전쟁에서 발화한 미·중 갈등이 신장위구르·홍콩의 인권 문제와 대만 문제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군을 확보하거나, 최소한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는 말아달라는 ‘핵심이익’ 수호 외교전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제시할 당근으로 일대일로와 관련한 경제협력을 제시했다.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 협력 이야기도 있었지만 중동은 겨울올림픽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왕이는 상당한 순방 성과를 홍보했다. 3월 24일 가장 먼저 찾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왕이는 이 나라의 파이살 빈 파르한 외무부 장관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장·홍콩·대만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에서 중국을 이해하고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순방의 가장 큰 이유를 처음부터 강조한 셈이다. 그러면서 “일부 서구 국가가 거짓말에 근거해 신장 문제로 중국을 제재하는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자 신장 제재를 구실로 중국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근도 잊지 않았다. 왕이는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제안을 사우디아라비아의 발전 계획과 연계해 무역·투자·5G·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아랍권 정상회의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석유 시대가 끝날 때를 대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추구하는 신경제 계획에 중국이 교역과 투자, 그리고 기술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화는 덕담 수준에서 벗어나진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   중국, 이란에 425조 투자 계획     중국이 개발한 시노팜 백신[연합뉴스]   왕 부장의 방문 일정 중 가장 주목을 받은 나라는 이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를 거쳐 3월 27일 방문한 이란에선 굵직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중국은 이란과 적대관계인 미국이나 중동권의 다른 나라들이 보란 듯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통 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란에 25년에 걸쳐 무려 4000억 달러(약 452조원)에 이르는 거액을 금융·에너지·항만·철도·5G 등의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25년이라는 기간, 그리고 유엔안보리 제재라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긴 하지만 액수만으론 중국의 중동 지역 최대 투자다.   중국은 이란에서 원유와 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로 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앞으로 25년 동안 포괄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하고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협정으로 중동에서의 중국 영향력이 커지는 대신 국제사회에서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은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왕 부장은 이어 찾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선 백신 외교에 주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UAE에선 중국 국영 제약사인 시노팜이 아부다비의 그룹42가 합작기업을 만들어 아부다비에 현지에 연 2억 회분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워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왕 부장은 아부다비의 왕족인 UAE의 압둘라 빈자이드 알나흐얀 외교국제협력부 장관과 함께 3월 28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압작회사 설립 화상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아부다비는 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가장 영토가 넓고 석유 생산의 98%를 차지하는 중심 국가다. UAE는 아부다비의 에미르(이슬람 세습군주)가 당연직 대통령을, 두바이의 에미르가 총리를 맡는다. UAE의 수도도 아부다비다.    왕 부장은 양국 사이 여행 재개를 촉진하기 위해 건강코드의 상호 인증에도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UAE와 이웃 나라에 있는 중국인들이 자국산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접종소를 UAE 내에 설치하는 것도 합의했다.    UAE는 중국의 우방인 파키스탄과 더불어 중국산 시노팜 백신의 주요 해외 소비처다. UAE 정부가 운영하는 코로나 백신 사이트에 따르면 이 나라는 시노팜과 더불어 미국·독일의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그리고 스웨덴·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왕이는 바레인과 오만을 거쳐 귀국한 다음 격리 규정 때문에 베이징에 바로 돌아가지 않고 3월 31~4월 2일까지 남부 푸젠(福建)성에 머물며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의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초청해 회담했다. 왕이는 4월 3일엔 한국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대만이 차지하고 있는 진먼다오(金門島)가 보이는 푸젠성 샤먼(廈門)에서 만나 회담했다. 왕이 외교부장이 3월 24일 시작한 기나긴 출장 일정의 끝이었다.    이번 출장으로 중국이 신장위구르·홍콩·대만 문제와 관련해 얼마나 상대국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냈는지는 불분명하다.    2011년 아랍의 봄과 같은 국민 저항과 민주주의 요구를 두려워하는 권위주의 국가의 특성상 홍콩 민주화 억압과 관련해선 순방국가들의 입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영국·유럽연합(EU)이 지적하는 신장위구르의 무슬림(이슬람 신자) 탄압과 관련해선 이슬람권의 입을 얼마나 막았는지는 알 수 없다.    아무리 군주국가이거나 권위주의 국가라고 해도 해당 국가들이 대다수가 무슬림인 국민의 반응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는 인터넷을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통제하는 중국과 달리 디지털 미디어가 열려있다. 해외나 국내 매체에서 비판적 보도를 얼마든지 접합 수 있다. 이런 나라들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아무리 당근을 제시한다고 해도 무슬림 탄압 주장과 관련해 지지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중국의 대응 방식이 20세기 멘탈리티, 또는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다만 왕이의 중동 순방은 미·중 갈등과 관련해 중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앞으로도 내내 계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핵심이익 수호를 위한 중국의 거친 대응이 2021년의 국제사회를  더욱 복잡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2021-05-01

주린이 투자법? "동업하는 마인드로 주식에 투자하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지미연 객원기자] ※ 투자 광풍이다. 주변에 넘쳐나는 투자 무용담에 너도나도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는 만큼 버는 법. [이코노미스트]가 투자 고수들의 혜안을 모았다. 첫 번째는 동학개미의 선봉장으로 불리우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다. [편집자]     “시드머니는 지금 당장 있습니다.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을 통해 주식을 시작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운용하는 퇴직연금이 DC형이 아닐 경우엔 연금저축펀드에 반드시 가입하세요.”   30대 초반에 접어들었지만 주식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주린이’ 기자가 금융문맹이 가야할 길을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코로나19와 코스피 3000 돌파라는 역동적 흐름을 보인 한국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 선봉장’ ‘존봉준(존리+전봉준)’ 이라는 별명을 얻은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얘기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메리츠자산운용 사옥에서 존리 대표를 만났다. 초보들을 위한 투자 추천법에 대해 그는 “기업의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따져야 한다”며 “내가 주인이 되고 싶은 회사를 찾아 동업을 하겠다는 투자 철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갖고 싶은 회사’ ‘내가 사장이 되고 싶은 회사’를 찾으면 됩니다. 이게 주식투자 철학입니다.      ━   금융문맹의 고민상담     저 또한 ‘주린이’입니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무엇을,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데요. 초보 투자자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을 추천하신다면? 사실 많은 사람들은 당장 투자할 자금이 없다고들 생각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씨드머니는 이미 있어요. ‘퇴직연금’이라는 것이요. 직장에서 퇴직연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을 거란 말이죠. 일단은 그 퇴직연금이 확정기여형(DC형)인지 확정급여형(DB형)인지를 알아봐야 하는데요, 개인이 투자를 하려면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합니다. 30대 초반이라면 앞으로 퇴직할 날이 30년 정도 남았으니 그 사이에 은퇴자금을 만들어야 하는 건데요. 은퇴자금은 젊었을 때 주식투자를 통해 마련하는 것이 좋아요. 30대 주린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투자 스텝으로는 DC형 퇴직연금을 통해 주식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회사의 퇴직연금이 DB형이면 어떡하나요? 회사에 DC형 가입을 요청을 해야 해요. 요청을 해도 변경이 안 된다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회사가 DB형으로 정해놨다는 건데, 사실 그건 한국 퇴직연금 제도의 잘못된 부분이에요. 미국의 경우에는 퇴직연금 때문에 백만장자가 많이 나오거든요. 30년이 지나도 정해진 원금만 보장되고 있으면 돈을 벌기가 힘들죠.    그럴 경우, 두 번째로 해야 할 스텝은요?   두번째로 해야 하는 것은 ‘연금저축펀드’입니다. 반드시 가입할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연금저축펀드를 무조건 추천하는 편인데, 세금을 환급해주거든요. 매년 400만원 정도만 넣으면 되는데, 400만원이면 하루에 커피 1~2잔 가격이에요. 제가 종종 ‘커피를 사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에요. 그 돈을 아껴서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하는 게 투자적 측면에선 훨씬 이득이거든요. 그게 시작이에요.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사야할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처음부터 없는 돈을 마련해 바로 주식을 사는 것은 힘들어요. 어떤 주식을 사야할지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최근 ‘샐러리맨펀드’를 출시했는데, 이걸 활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비대면 계좌를 열어서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통해 하루에 만원, 한 달에 30만원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는 일단 시작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초보들은 가장 쉬운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죠.     ‘좋은 기업’을 찾는 존리 대표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사실 주식에는 전문가가 없습니다. 저도 전문가가 아니에요. 다만 몇 가지의 팁을 알고 그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다는 것뿐이죠. 기업에 대한 공부라는 것도 대단하거나 특별한 게 없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좋은 제도를 이용해 일단 투자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고요. 투자 초보자들에게는 주식보다는 펀드를 먼저 추천합니다. 펀드를 사면 펀드매니저들이 관리를 해주니까 초보 입장에선 용이하죠. 이후 본인이 개별 주식에 투자를 하고 싶을 때엔 주식 투자를 하는 건데, 공부보다는 ‘철학’이 필요해요. 많은 사람들이 ‘주식이란 타이밍을 잘 맞춰 잘 사고, 잘 파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주식 투자라는 것은 결국 그 기업과 동업하는 겁니다.    투자가치의 기준이란 무엇인지요. 결국 ‘내가 동업할 기업을 어떻게 고를까’입니다. 어렵겠지만 간단합니다. ‘내가 갖고 싶은 회사’ ‘내가 사장이 되고 싶은 회사’를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예컨대 내가 카카오 주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네이버 주인이라면, 또 맥도날드의 주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대개의 사람들은 단순히 그 기업의 주가가 얼마나 오를까를 먼저 봐요. 내가 100만원 투자했을 때 10만원을 벌 수 있을지 20만원을 벌 수 있을지를요. 그런데 그것은 투자가 아닙니다.     재무제표나 오너리스크 등도 살펴봐야 하지 않나요? 그것도 물론,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아주 초보자의 경우엔 그러한 경영환경을 살피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어요. 그럴 땐 주식의 가격을 보지 말고, 갖고 싶은 기업을 먼저 살피는 것이 좋아요. 그러고 나서 그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경쟁기업, 업황 등을 살펴봐야겠죠. 그때부터는 조금 더 깊이 파고 들어갈 필요가 있어요.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순서와 철학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주식 투자를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팔아야 할 것 같아요. 매도 타이밍은 어떻게 잡아야 하죠? 주식을 살 때 이유가 있는 것처럼 팔 때에도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60세쯤 은퇴해 현금이 필요한 경우, 더 좋은 기업이나 더 갖고 싶은 기업을 찾았을 경우, 본인이 주식을 잘못 샀을 경우 등이요. 또 세상이 바뀌었을 경우도 있겠네요. 자동차를 예로 들자면,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될 것 같은데 이러한 세상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전환하지 못하는 그런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주식을 팔아야 하겠죠. 이런 각각의 경우에 신중히 생각해서 매도 결정을 해야 합니다.   코스피 3200선이 돌파됐는데, 지금 주식을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과는 큰 상관이 없어요. 어차피 장기적으로 투자를 계속 할 것이니까요. 마켓타임을 맞추려고 해선 안 됩니다. 무조건,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투자를 해야 합니다. 비싼 가방을 사려고 백화점 가지 말고 그 돈으로 투자를 해야죠.   결국 주식을 일종의 ‘장기 투자’로 보라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하루라도 일찍 사고, 하루라도 늦게 팔아야 합니다. 내 돈이 ‘일’을 하고 있는데 그걸 중단시킬 필요가 없잖아요. 내가 어느 기업의 주식을 사는 순간, 그때부터 내 돈은 나를 부자로 만들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또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나서 주식을 해보겠다’고 생각하는데,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내 돈을 일하게 하는데 기다릴 이유가 없죠.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04-27

주린이 투자법? "동업하는 마인드로 주식에 투자하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지미연 객원기자] ※ 투자 광풍이다. 주변에 넘쳐나는 투자 무용담에 너도나도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는 만큼 버는 법. [이코노미스트]가 투자 고수들의 혜안을 모았다. 첫 번째는 동학개미의 선봉장으로 불리우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다. [편집자]     “시드머니는 지금 당장 있습니다.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을 통해 주식을 시작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운용하는 퇴직연금이 DC형이 아닐 경우엔 연금저축펀드에 반드시 가입하세요.”   30대 초반에 접어들었지만 주식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주린이’ 기자가 금융문맹이 가야할 길을 묻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코로나19와 코스피 3000 돌파라는 역동적 흐름을 보인 한국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 선봉장’ ‘존봉준(존리+전봉준)’ 이라는 별명을 얻은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얘기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메리츠자산운용 사옥에서 존리 대표를 만났다. 초보들을 위한 투자 추천법에 대해 그는 “기업의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따져야 한다”며 “내가 주인이 되고 싶은 회사를 찾아 동업을 하겠다는 투자 철학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갖고 싶은 회사’ ‘내가 사장이 되고 싶은 회사’를 찾으면 됩니다. 이게 주식투자 철학입니다.      ━   금융문맹의 고민상담     저 또한 ‘주린이’입니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무엇을,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데요. 초보 투자자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을 추천하신다면? 사실 많은 사람들은 당장 투자할 자금이 없다고들 생각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씨드머니는 이미 있어요. ‘퇴직연금’이라는 것이요. 직장에서 퇴직연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을 거란 말이죠. 일단은 그 퇴직연금이 확정기여형(DC형)인지 확정급여형(DB형)인지를 알아봐야 하는데요, 개인이 투자를 하려면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합니다. 30대 초반이라면 앞으로 퇴직할 날이 30년 정도 남았으니 그 사이에 은퇴자금을 만들어야 하는 건데요. 은퇴자금은 젊었을 때 주식투자를 통해 마련하는 것이 좋아요. 30대 주린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투자 스텝으로는 DC형 퇴직연금을 통해 주식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회사의 퇴직연금이 DB형이면 어떡하나요? 회사에 DC형 가입을 요청을 해야 해요. 요청을 해도 변경이 안 된다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회사가 DB형으로 정해놨다는 건데, 사실 그건 한국 퇴직연금 제도의 잘못된 부분이에요. 미국의 경우에는 퇴직연금 때문에 백만장자가 많이 나오거든요. 30년이 지나도 정해진 원금만 보장되고 있으면 돈을 벌기가 힘들죠.    그럴 경우, 두 번째로 해야 할 스텝은요?   두번째로 해야 하는 것은 ‘연금저축펀드’입니다. 반드시 가입할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연금저축펀드를 무조건 추천하는 편인데, 세금을 환급해주거든요. 매년 400만원 정도만 넣으면 되는데, 400만원이면 하루에 커피 1~2잔 가격이에요. 제가 종종 ‘커피를 사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에요. 그 돈을 아껴서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하는 게 투자적 측면에선 훨씬 이득이거든요. 그게 시작이에요.   어떤 기업의 주식을 사야할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처음부터 없는 돈을 마련해 바로 주식을 사는 것은 힘들어요. 어떤 주식을 사야할지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최근 ‘샐러리맨펀드’를 출시했는데, 이걸 활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비대면 계좌를 열어서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통해 하루에 만원, 한 달에 30만원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는 일단 시작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초보들은 가장 쉬운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죠.     ‘좋은 기업’을 찾는 존리 대표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사실 주식에는 전문가가 없습니다. 저도 전문가가 아니에요. 다만 몇 가지의 팁을 알고 그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다는 것뿐이죠. 기업에 대한 공부라는 것도 대단하거나 특별한 게 없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좋은 제도를 이용해 일단 투자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고요. 투자 초보자들에게는 주식보다는 펀드를 먼저 추천합니다. 펀드를 사면 펀드매니저들이 관리를 해주니까 초보 입장에선 용이하죠. 이후 본인이 개별 주식에 투자를 하고 싶을 때엔 주식 투자를 하는 건데, 공부보다는 ‘철학’이 필요해요. 많은 사람들이 ‘주식이란 타이밍을 잘 맞춰 잘 사고, 잘 파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주식 투자라는 것은 결국 그 기업과 동업하는 겁니다.    투자가치의 기준이란 무엇인지요. 결국 ‘내가 동업할 기업을 어떻게 고를까’입니다. 어렵겠지만 간단합니다. ‘내가 갖고 싶은 회사’ ‘내가 사장이 되고 싶은 회사’를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예컨대 내가 카카오 주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네이버 주인이라면, 또 맥도날드의 주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대개의 사람들은 단순히 그 기업의 주가가 얼마나 오를까를 먼저 봐요. 내가 100만원 투자했을 때 10만원을 벌 수 있을지 20만원을 벌 수 있을지를요. 그런데 그것은 투자가 아닙니다.     재무제표나 오너리스크 등도 살펴봐야 하지 않나요? 그것도 물론, 당연히 고려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아주 초보자의 경우엔 그러한 경영환경을 살피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어요. 그럴 땐 주식의 가격을 보지 말고, 갖고 싶은 기업을 먼저 살피는 것이 좋아요. 그러고 나서 그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경쟁기업, 업황 등을 살펴봐야겠죠. 그때부터는 조금 더 깊이 파고 들어갈 필요가 있어요.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순서와 철학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주식 투자를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팔아야 할 것 같아요. 매도 타이밍은 어떻게 잡아야 하죠? 주식을 살 때 이유가 있는 것처럼 팔 때에도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60세쯤 은퇴해 현금이 필요한 경우, 더 좋은 기업이나 더 갖고 싶은 기업을 찾았을 경우, 본인이 주식을 잘못 샀을 경우 등이요. 또 세상이 바뀌었을 경우도 있겠네요. 자동차를 예로 들자면,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될 것 같은데 이러한 세상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전환하지 못하는 그런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주식을 팔아야 하겠죠. 이런 각각의 경우에 신중히 생각해서 매도 결정을 해야 합니다.   코스피 3200선이 돌파됐는데, 지금 주식을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과는 큰 상관이 없어요. 어차피 장기적으로 투자를 계속 할 것이니까요. 마켓타임을 맞추려고 해선 안 됩니다. 무조건,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투자를 해야 합니다. 비싼 가방을 사려고 백화점 가지 말고 그 돈으로 투자를 해야죠.   결국 주식을 일종의 ‘장기 투자’로 보라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하루라도 일찍 사고, 하루라도 늦게 팔아야 합니다. 내 돈이 ‘일’을 하고 있는데 그걸 중단시킬 필요가 없잖아요. 내가 어느 기업의 주식을 사는 순간, 그때부터 내 돈은 나를 부자로 만들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또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나서 주식을 해보겠다’고 생각하는데,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내 돈을 일하게 하는데 기다릴 이유가 없죠.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04-27

[이코노미스트 변액보험 종합평가] ➀수익률‧펀드다양성 돋보인 미래에셋생명 종합 1위

    증시 호황에 변액보험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보험사별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중앙포토]     변액보험은 두 얼굴의 금융상품이다. 국민 6명 중 1명이 가입한 생명보험사의 대표적 금융상품임에도, 보험과 펀드가 결합한 복잡한 구조여서 여전히 어려워하는 보험 소비자들이 많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변액보험 도입 만 20년을 맞아 ‘이코노미스트 변액보험지수’를 통해 변액보험의 현명한 선택과 관리를 위한 기준을 제시한다.   이코노미스트 변액보험지수는 지난 2015년 본지가 보험연구원, 보험계리법인 밀리만코리아 등과 함께 첫 선을 보인 이코노미스트 변액보험지수를 근간으로, 글로벌 투자가 중시되는 시대를 맞아 해외 분산투자 지수 등을 새롭게 반영했다. 수익률(3년, 5년), 수수료, 펀드 다양성, 펀드 순자산 규모, 글로벌 투자 지수 등을 종합 고려했다. 세부적으로는 3년 수익률 부문(40%)과 5년 수익률 부문(40%), 수수료 부문(10%), 펀드 다양성 부문(5%), 펀드 규모 부문(2.5%), 글로벌 투자 부문(2.5%)를 종합해 산출했다.     본지가 분석한 2021년 1분기 변액보험 종합평가에서 미래에셋생명이 영예의 1위를 안았다. 종합점수 100점 만점에 91.97점으로,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22개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90점이 넘는 점수를 받았다. 현재 국내 변액보험 시장을 선도하는 미래에셋생명의 탁월한 운용력을 다시 한번 입증 받은 셈이다.    이코노미스트 변액보험지수 종합 순위.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30일 기준 최근 3년 수익률이 22개 보험사 중 가장 높았고, 변액보험 펀드 개수도 183개로 업계 최다의 다양한 펀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글로벌 분산투자의 강점을 지닌 보험사로 해외 투자 비중이 71.4%로 단연 높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펀드 평균 수수료는 0.489%로, 업계 평균 0.543%에 비해 0.054%포인트 낮다. 올 1분기 5년 수익률은 4위로 최상위권은 아니었지만, 종합적으로 변액보험 운용에 가장 뛰어난 보험사로 선정됐다.   변액보험 평가 상위 3개사.   ━   미래에셋 글로벌 분산투자, 메트라이프 AI서비스 강점     미래에셋생명의 대표적 상품은 '변액보험 글로벌 MVP펀드(Miraeasset Variable Portfolio)'다. 이 펀드는 전문가가 관리해주는 ‘일임형 자산배분 펀드’ 형식을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변액보험은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를 변경하며 수익을 관리해야하지만, 실제 보험 소비자들이 알아서 관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 착안해 2014년 첫 선을 보였다. 전문가가 분기별로 펀드 리밸런싱을 통해 장기적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펀드는 변액보험 시장의 등락과 별개로 시중 자금을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다. 2018년 6월에 순자산 1조원을 기록한 MVP펀드는 2년 만에 두배로 몸집을 키우며 2020년 9월 2조원을 달성했고, 지난 4월 6일에는 순자산 3조원을 돌파했다. 불과 7개월 만에 1조원을 끌어모은 것. 변액보험 내 단일펀드로 이례적인 기록이다.     수익률도 뛰어나다. 국내 주식, 채권 및 해외주식, 해외채권과 대안자산 등 총 15개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MVP60펀드는 4월 6일 기준, 누적 수익률 63%를 넘어섰다.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대표는 “시장은 언제든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률을 확보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액보험 순자산 규모 톱5.[생명보험협회 공시] 변액보험 해외투자 자산 비중 및 수수료 톱5.[생명보험협회 공시]   종합 2위는 라이나생명(85.7점)이다. 라이나생명은 비(非)수익률 지표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단연 수익률이 돋보였다. 3년 수익률의 경우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좋았고, 5년 수익률에선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순자산 규모가 작고, 일반 보장성보험에 무게를 둔 보험사라는 점에서 변액보험 분야의 확장성은 제한적이다.   종합 3위는 메트라이프생명(82점)이다. 3년 수익률과 5년 수익률 모두 3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나타냈고, 순자산 규모로도 ‘10조’ 클럽에 올랐다.   현재 변액보험 순자산이 10조원이 넘는 생명보험사는 빅3(삼성‧한화‧교보)와 미래에셋생명, 메트라이프 등 5곳에 불과하다. 변액보험 펀드 해외투자 비율은 20.2%로 업계 평균 18.2%를 살짝 상회한다. 최근에는 IT,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등 글로벌 유망 섹터와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였으며, 인공지능(AI) 변액보험 펀드관리서비스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포트폴리오 성과뿐 아니라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호평이 이어지며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종합 4~7위는 IBK연금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푸본현대생명, 흥국생명이 차지했다. 이들 중소형 보험사들이 운용하는 변액보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근 증시 활황을 타고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해 상위권에 올랐다.   대형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수익률 부문에서 모두 중위권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3년 수익률 부문에선 삼성생명은 13위, 교보생명은 11위를 기록했고, 한화생명은 최하위권인 21위에 그쳤다. 5년 수익률도 유사하다. 삼성생명이 11위, 교보생명 12위를 기록했고 한화생명은 최하위인 22위였다.      ━   고수익 발판, 빅3 제치고 중소형사 천하      자산규모로는 여전히 대형 3사가 변액보험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지각 변동의 물결이 거세다. 3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변액보험 자산은 31조4534억원에 이르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16조8671억원과 16조7368억원이다. 대형 3사의 뒤를 잇는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자산은 12조6415억원 규모다.   반면 신규 가입자의 초회 보험료에선 미래에셋생명을 필두로 한 중소형 보험사의 급성장이 두드러진다. 2020년 한 해 동안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1조6424억원을 거두며 국내 변액보험 신계약 시장 점유율 52.9%의 압도적인 위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변액보험 가입자 2명 중 1명 이상은 미래에셋생명을 선택한 것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지난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246억원으로, 전년대비 118.2%나 증가했다. 변액보험은 보험금 규모가 수익률에 따라 결정되는 실적 배당형 상품인 만큼, 운용 경쟁력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선택이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사들은 주식편입 비중이 낮아 지난해 같은 상승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측면이 있었다"며 "변액보험은 장기상품인데다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브랜드만 보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보험사별로 펀드 운용 및 관리 역량에 따라 지급받는 보험금 또는 연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펀드 운용성과와 펀드 다양성, 사업비 등을 충분히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배현정·김정훈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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