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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관점에서 본 ‘이세돌 vs 알파고’ 대결의 진짜 승자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 경영 전성시대다. 기업 규모나 업종을 불문하고 너도나도 ESG 경영을 외친다.    문제는 수박 겉핥기 식이거나 보여주기 식으로 ESG 경영을 바라보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지난 2일 내놓은 ‘2021년 ESG위원회 설치 및 운영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코스피 상장사와 대형 금융회사 874개 가운데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둔 기업은 110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30곳은 ESG위원회만 꾸리고는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다. ESG 전략 관련 안건을 상정한 위원회도 40개에 불과했다. ESG란 말이 이미 식상할 정도로 널리 퍼졌지만 정작 무늬만 ESG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코노미스트가 ESG 홍수 속에서 ESG 포럼을 마련한 배경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5일 오후 ‘메타버스로 만나는 이코노미스트 ESG 포럼 2021’을 개최했다. 유웅환 SK텔레콤 ESG혁신그룹장(부사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 ESG의 의미, 이윤정 김앤장 변호사가 환경 규제 대응,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재무·투자 대응,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가 뉴스 속 ESG 리스크 대응을 주제로 차례로 강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고려해 주제 발표자 4명의 강연을 사전 녹화한 후 메타버스 플랫폼(ifland)에서 포럼을 진행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유웅환 부사장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예로 들며 굴뚝이 없는 디지털 산업에서 탄소 배출이 왜,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바둑 대결에서는 알파고가 이겼지만, ESG 관점에서 보면 하루에 0.5kg의 탄소만 배출한 이세돌이 이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산을 반복하고 딥러닝하는 알파고의 탄소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서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ESG 경영 전성시대에 반도체 기술 전략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처럼 속도만 높이는 게 아니라 전력을 아끼는 그린 반도체 고도화로 경쟁의 판을 바꿔 사회적 가치도 높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정 변호사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가 현실에서 얼마나 강력한지 외환위기 사태 때를 들어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며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2030년까지 우리나라가 세운 중간 목표를 달성하려면 외환위기 같은 경제 충격을 세 번 정도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외환위기 직후 경제 충격으로 경제활동이 부진해 탄소 배출량 감소). 특히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10번의 외환위기급 경제 충격을 감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용훈 부사장은 투자와 자금 조달 시장의 변화를 짚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지속가능 투자 펀드 수는 2020년 말 392개로 2018년 대비 약 두 배 가까이로, 미국에 상장된 ESG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사이 약 세 배로 늘었고, 올해 글로벌 ESG 채권 예상 발행 물량은 같은 기간 4배 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2010년 영국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후 세계적 기관투자가와 연기금이 ESG 정보에 기초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흐름이 자금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 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는 ESG 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수익률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자금 수요자 입장에서는 금융 비용 절감은 물론 공공성 확보와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덕찬 대표는 뉴스 속 ESG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윤 대표는 “기관투자자들이 면밀히 분석해서 투자하지만, 때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투자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그 원인은 재무적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분석하지 않았던 비재무적 문제인 ESG 관련 사건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부정적 사안에 대해 보고해야 하지만 법적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안의 90%는 보고되지 않는다”라며 뉴스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남승률 기자 nam.seungryul@joongang.co.kr알파고 이세돌 이코노미스트 esg포럼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 환경 대응 1612호(20211129)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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