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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상 벽산건설 사장…“살다 싫증나면 개조할 수 있죠”

김인상 벽산건설 사장…“살다 싫증나면 개조할 수 있죠”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차별화뿐이다.’ 이는 톰 피터스가 쓴 『미래를 경영하라』에 나오는 말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차별화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2005년 3월 벽산건설 경영을 맡은 김인상 사장은 ‘차별화’를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Self-Design Project)’라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로 옮겨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5월에 나온 벽산건설의 새 아파트 브랜드 ‘블루밍’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면서 짓는 곳마다 100% 분양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천안 청당, 인천 도림 등 2005년 분양 실적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많은 6787가구에 이른다. “30평 아파트에 방이 꼭 3개일 필요가 있나요. 자식들 다 키운 노부부라면 방 2개로도 충분하죠. 방을 모두 없애 넓은 원룸으로 만들면 또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건설사들은 구매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보다는 자기 편한 쪽으로 밀고 나갔죠.”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는 구매자가 자신이 살고 싶은 공간을 연출할 수 있도록 맞춤형 아파트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외장재의 화려함만을 추구해 분양가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능면에서 충실한 아파트를 짓겠다”고 말한다.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하자 현장에서는 볼멘 소리가 적지 않았다. 내부 구조 변경이 가능하도록 아파트를 짓는다는 게 기술면이나 비용면에서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 사장은 포기할 수 없었다. 유명 영화배우 이나영을 모델로 등장시킨 ‘블루밍’ 광고를 내보내면서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를 세상에 공표해버린 것이었다. 이렇게 되자 현장에서도 김 사장의 생각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지명도가 낮은 데다 그나마 남성적이고 투박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던 벽산 아파트가 ‘블루밍’ 출시 6개월 만에 소비자 조사에서 브랜드 인지도·선호도 모두 10위권 이내로 진입한 것이다. 김 사장은 현재 70%에 달하는 아파트 건설 의존도를 앞으로 50%까지 줄여 수익 다변화를 꾀하겠다고 말한다. 주택 부문 외에 공공 부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을 강화해 향후 2~3년 내 아파트 부문 매출과 그 밖의 매출 비중을 5:5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의 계획대로라면 현재 건설사 순위 19위의 벽산건설은 5년 내에 10위권 안으로 들어간다.

김인상 벽산건설 사장 1947년생. 71년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 73년 삼성 입사, 2000년 삼성중공업 건설영업본부장, 2001년 5월 벽산건설 전무, 2005년 3월~ 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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