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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려면…”틈새 시장 노려야” [동남아시아 투자 나침반]

전문가 칼럼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들어온 이후 가장 큰 생활의 변화는 집에서 편하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일 것이다. 전 세계에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할 수도 있고 더 이상 무거운 것들을 들고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도 없어졌다. 편하게 집에서 앉아서 필요한 물건들을 검색하고 가격을 비교하고 주문하면 끝이다.1990년대 후반 인터넷 망이 깔리기 시작하고 컴퓨터의 보급이 보편화된 지역에서는 그때부터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지만 동남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본격화된 2010년 초반에 가서야 그 편리함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지금 동남아시아의 전자상거래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필자가 2015년 처음 싱가포르로 이주했을 때 3%가 되지 않았던 전자상거래의 침투율은 현재 20%가 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부국가는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남아 전자상거래 기업 일부만 생존 그 흐름에 따라 생겨나기 시작했던 많은 이커머스 업체들은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몇 개만이 남았다. 그중 당시 후발 주자였던 쇼피는 동사의 모회사인 SEA의 2017년 나스닥 상장이후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뒤따르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나누자고 한다면 1세대~3세대 모델로 나눌 수 있다. 1세대는 단순 중개 플랫폼이다. 소비자와 판매자를 단순히 연결시켜주고 판매자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다. 미국의 이베이, 한국의 G마켓을 생각하면 된다. 2세대는 아마존, 쿠팡과 같은 모델이다. 플랫폼과 더불어 자체 창고와 물류사를 가지고 풀필먼트(Fulfillment)라고 하는 상품의 입고부터 보관· 포장·배송·반품에 이르기까지 고객 주문의 전 과정을 물류 전문 업체가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모델은 창고, 자체 차량 등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다. 3세대 모델은 소위 커뮤티티형으로 불리는 것으로 공통의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소비를 주도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업체는 중국의 판둬둬, 틱톡 등이 있다. 2024년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도래했다. 지난 10여 년간 적자 운영을 이어온 대표 플랫폼들이 마침내 수익성을 달성하였다. 라자다는 2024년 7월 첫 월간 흑자를 기록했고, 쇼피도 2024년 4분기에 흑자전환을 알렸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네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시장의 과잉 경쟁이 정리되며 상위 플랫폼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졌고, 둘째, 쇼피를 필두로 판매 수수료 인상이 단행되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셋째, 물류 내재화와 같은 핵심 분야에 집중 투자한 전략이 주효했다. 넷째, 틱톡숍과 테무 같은 신흥 플레이어들의 영향력은 아직 제한적이다. 2017년 싱가포르에 진출한 아마존은 더 이상 이 지역에서 확장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남아 전자상거래 1세대 모델 2세대 전환 느려 쇼피와 라자다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전자상거래업체는 1세대 모델이다. 쇼피는 비록 SPX라고 불리는 자체 물류회사를 가지고 있고 여기에 많은 투자를 하기는 하지만 2세대 모델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신 연 10%가 넘는 이율을 받는 할부서비스 등 핀텍 분야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쇼피에서 쇼핑을 해보면 1,000원짜리 제품을 사도 몇 개월 할부가 가능하다. 쇼피가 흑자전환에 성공을 한데에는 수수료 인상이 가장 크게 작용을 했다. 쇼피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당시 강자였던 큐텐, 라자다에 비해 현저히 낮은 판매자 수수료, 무료 배송을 통해 급격히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하지만 굳건한 1인자가 된 이후에는 판매자 수수료를 급격히 올리기 시작했고 현재는 광고비를 포함했을 때 판매자로부터 판매가의 약 40%를 가져간다. 광고비는 광고를 하지 않으면 플랫폼에서 노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판매자로서도 지출을 해야만 하는 비용이 되었다. 자체 물류사를 통해 배송은 하지만 여전히 절반이 넘는 물량은 다른 물류사에 위탁을 한다. 쇼피의 압도적인 물량에 물류사들은 매우 낮은 가격으로 배송을 해주고 있으며, 이는 그 물류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즉 쇼피는 현재 판매자들과 물류사들의 이익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이 구도는 쉽게 흔들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징둥이 3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쇼피와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라자다는 중국의 상품 및 판매자 소싱에 대한 강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라자다는 필요할 경우 알리바바로부터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제조업기반이 약해 자체 생산 상품 및 브랜드가 거의 없는 동남아시아에겐 중국의 물건이 없이는 현재로서는 전자상거래의 운영이 쉽지 않다.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중국의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에서도 보면 과거 알리바바와 JD가 20년간 시장을 지배하였으나 현재는 2세대 없이 3세대 플레이어들과 시장을 나눠가지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서는 틱톡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큰 위협은 되지 않고 있고 현지 관련 스타트업은 보이지가 않는다.한국 기업들에게도 이 흐름은 시사점이 크다. 동남아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스타트업이나 ▲물류 ▲결제 ▲광고 솔루션 기업들은 플랫폼과의 ‘경쟁’이 아닌 ‘틈새’를 찾는 전략이 절실하다. 또한, 수익성과 시장지배력의 역설 속에서, 디지털 경제가 단순한 팽창이 아닌 내실과 생존의 국면에 들어섰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25.06.01 08:00

4분 소요
“학폭에 아이들이 울고 있다”...중학교 폭력, 고등의 2.5배 증가 [임성호의 입시지계]

전문가 칼럼

지난해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심의 건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의 폭력 발생 건수와 처분 비율은 고등학교에 비해 3배에 달해 경각심이 요구된다. 대학입시에서 학교폭력 관련 처분은 실질적 감점이나 지원 제한 등 치명적 불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교육부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2024년 전국 2380개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해 실제 심의가 진행된 건수는 1만660건으로, 2023년 8604건에 비해 23.8%(2056건) 증가했다. 같은 해 실제 처분 건수는 1만2975건으로, 전년(1만1258건) 대비 15.3%(1717건) 늘어났다. 이는 한 건의 심의에 복수 인원이 포함되고, 중복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심의 유형별로는 고등학교에서 언어폭력이 31.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폭력(27.3%) ▲사이버폭력(14.1%) ▲성폭력(11.7%) ▲금품갈취(3.9%) ▲강요(3.9%) ▲따돌림(3.1%)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이버폭력은 전년 대비 52.9% 증가했고, ▲성폭력 46.3% ▲따돌림 34.6% ▲언어폭력 23.5%가 증가하며 전반적인 폭력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고등학교 단계에서 내려진 처분 중에서는 2호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가 27.3%로 가장 많았으며, ▲1호 ‘서면사과’(19.6%) ▲3호 ‘학교봉사’(18.8%) ▲5호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18.1%)가 주요 유형이었다. 이 중에서도 3호 학교봉사는 전년 대비 24.1%, 2호는 16.8%, 5호는 16.2% 증가해 경고 수준 이상의 조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중학교가 ‘진앙지’중학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4년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2만7624건으로, 고등학교의 2.5배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2만1651건) 대비 27.5%(5973건) 증가한 수치다. 실제 처분 건수는 3만5752건으로 고등학교의 3배 가까이에 달한다. 중학교의 처분 건수 역시 2023년 3만302건에서 18.0%(5450건) 증가했다. 중학교 심의 유형별로는 신체폭력이 30.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언어폭력(29.3%) ▲사이버폭력(11.6%) ▲성폭력(9.2%) ▲금품갈취(5.9%) ▲강요(5.1%) ▲따돌림(3.9%)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따돌림은 전년 대비 52.4%나 증가했고, ▲사이버폭력 46.1% ▲금품갈취 32.3% ▲강요 30.6% ▲언어폭력 29.9% ▲성폭력 28.4% 등이 증가해 전반적인 심각성이 확인됐다.중학교의 실제 처분 유형으로는 2호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가 2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3호 ‘학교봉사’(20.9%) ▲1호 ‘서면사과’(20.1%) ▲5호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13.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특히 7호 ‘학급교체’는 전년 대비 37.8% 증가했으며, 3호 학교봉사는 24.2%, 1호 서면사과는 19.0%, 4호 사회봉사는 18.0% 늘었다. 퇴학 처분도 1명에서 4명으로 증가하며 엄정한 대응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학교폭력 처분은 대학 입시에서 결정적인 불이익으로 이어진다. 서울대는 1호부터 9호까지 모든 처분에 대해 정시와 수시 전형에서 정성 평가 반영을 명시하고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등에서 모든 처분에 대해 지원 자체가 제한되거나 감점 처리된다. 정시 전형에서도 연·고대는 물론,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등도 관련 처분 이력을 기준으로 실질적 불이익을 준다. 고교 입시 단계에서는 일부 영재학교에서만 전형 요강상 불이익이 명시돼 있으며, 특목고나 자사고에서는 현재까지 구체적 명시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학교폭력 발생이 중·고등학교 모두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입시 불이익 차원을 넘어 학습과 성장 과정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다. 특히 갈수록 사회 전반에서 사법적 정의와 윤리의식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있어, 학교폭력은 단순 청소년기 일탈이 아닌, 사회 진출 이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06.01 07:00

3분 소요
2834점 전부가 위작이었던 희대의 미술품 사기 사건 [백세희의 컬처&로(LAW)]

전문가 칼럼

최근 필자를 찾는 미술품 위작 상담이 늘었다. 위작은 콜렉터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폭탄이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평판을 모두 갉아먹는 사건인지라 당사자 사이에서 조용히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더라도 규모가 큰 사건은 화제가 되기 마련이다. 미술품 구매자, 즉 콜렉터가 아니더라도 미술시장을 공부하거나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아마도 한 번쯤은 들었을 법한 희대의 사기 사건이 있다. 2005년에 시작돼 무려 12년 동안이나 다툼이 이어지다가 2017년 여름, 대법원의 판결 선고로 종지부를 찍은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사건 초반에는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워낙 긴 시간에 걸쳐 공방이 이어지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도 점차 희미해져 갔다. 이에 사람들은 결론이 나긴 났는지, 어떻게 났는지, 그 내용은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번 칼럼에서는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의 전말을 훑어보고, 이를 배경으로 하여 작품의 진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즉 미술품의 감정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이중섭 미발표작 전시회 추진...시작된 위작 재판화가 이중섭의 50주기(2005년)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고서연구회의 K 명예회장은 2004년 방송사 SBS에 이중섭의 미발표작 전시회를 제안했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표구점을 운영 중이던 이중섭의 차남 L을 찾아가 자신이 소장하던 이중섭의 그림을 보여줬고, L은 K 회장이 보유한 모든 그림이 진품이 맞다고 SBS에 확인해줬다. 몇 달 뒤, L은 이중섭의 유작이라며 그림 8점을 서울옥션 경매에 내놨는데, 이때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이들 그림이 모두 위작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L은 유족이 50년 동안 보관해왔다는 이중섭의 미발표작 20여 점도 새로 공개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4점이 K 회장이 SBS에 보여줬던 작품과 같은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직접적인 발단이 되었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L이 K 회장으로부터 위작을 넘겨받은 뒤에 이를 진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검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L은 위 감정협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며 지리한 법적 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감정 결과와 이에 대한 불복이 이어지는 와중에, K 회장은 이중섭과 박수근의 그림을 추가로 공개했다. 그는 자신이 1970년대 초에 인사동 고서점에서 집 1채 값에 달하는 금액으로 이 그림들을 묶음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비로소 박수근의 그림도 등장해 이 사건의 통칭이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이 됐다.(이는 대법원의 판결문에서도 쓰인 명칭이다) 박수근의 아들 박 모 씨는 K 회장이 공개한 박수근의 그림이 위작이라며 K 회장을 고소했다. K 회장도 박 모 씨와 감정협회를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며 사건은 복잡하게 얽혀갔다. 검찰은 2005년 10월에 표본 작품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감정 의뢰했고, 이들 기관은 표본 작품들을 모두 위작으로 판단했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K 회장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약 2800여 점에 달하는 이중섭과 박수근의 그림을 찾아냈다. 전문가들의 감정 끝에 압수한 2800여 점의 그림들은 전부 위작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검찰은 2007년 10월 K 회장을 구속 기소하고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일본 국적의 L에게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1년 반 정도 진행된 재판 끝에 1심 재판부는 2009년 2월 K 회장에게 사기죄, 위조사서명행사죄, 무고죄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명했다. K 회장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2심), 상고(3심)를 제기했지만, 항소심 법원과 상고심 법원(대법원) 이를 모두 기각하고 그의 유죄를 확정지었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3도1843 판결)법원이 이 사건의 그림 2800여 점 모두가 위작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일까? 사실인정은 법관의 전속적인 권한이지만 미술품 감정의 경우처럼 특별한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때도 종종 있다. 재건축 사건의 경우 보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가 감정,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의 유사성 감정 등이 그 예이다. 이때 법원은 감정인을 위촉하여 그 판단을 구한다. 법관이 감정인의 판단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감정인의 감정 결과가 대부분 사실인정의 기초자료가 됐다. 그래서 법원은 소송의 양 당사자에 중립적인 감정인을 위촉하고자 노력한다. 각각의 당사자가 별개로 감정 신청을 하여 법관이 이를 종합하여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다시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으로 돌아오자. 이 사건 판결문에서 법원은 “안목감정, 과학감정 및 자료감정에서 나타난 사항들을 면밀히 종합해 보면 가짜 그림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도 이를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미술품의 진위 여부에 대한 감정은 자료감정과 안목감정이 주를 이루고 작품의 상태에 비추어 가능할 경우 과학감정도 이뤄진다. 하나하나 살펴보자.자료감정과 안목감정의 차이자료감정은 다른 말로 ‘출처조사’라 한다. 말 그대로 해당 작품 소유권의 역사 등을 거래기록, 카탈로그 레조네 등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감정에서 작품의 소장 이력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은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과정이다. 출판 서적이나 관련 기사 등을 통해 작품에 대한 과거의 기록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 기록들과 작품 소유자의 소장 경위 등의 진술 사이에 서로 모순되는 점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까지는 작가별로 작품 전체를 등록하는 카탈로그 레조네가 법제화돼 있지 않다. 따라서 판매 기록, 전시회와 경매 도록, 작가의 아카이브 등 여타 접근 가능한 기록들과 소장 이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료감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법원은 자료감정 결과를 진품 인정의 유일한 증거가 아닌 ‘유력한 증거 중 하나’로 다루곤 한다.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에서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출판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섭의 <물고기와 아이>에 등장하는 두 팔로 물고기를 안고 있는 그림은 1952년 10월 한 잡지와 1955년 이중섭 개인전 포스터와 전시안내장에 사용됐다. 그런데 이 포스터와 안내장의 그림들은 K 회장의 그림과 좌우가 바뀌어 있다. 좌우가 바뀐 그림은 이중섭의 작고 이후 발간된 화집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가 100인 선집』에 수록된 것과 일치하는데, 위 선집에서 좌우가 바뀐 그림이 사용된 이유는 원작을 촬영할 때 제작진이 실수로 원화를 촬영한 도판의 필름을 뒤집어 인쇄하였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위작 화가는 위 선집의 그림을 그대로 모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바로 발표된 출판 서적을 종합하여 판단한 것으로서 자료감정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지금까지 밝혀진 진품의 숫자도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작가들의 작업일지 등을 조사했으며, “진품 수에 비해 피고인이 보유하고 있는 작품의 수가 너무 많은 점”도 그림들이 가짜로 보이는 근거로 들었다.안목감정은 미술 전문가의 지식, 경험, 직관에 기초한 판단이다. 진품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결정적이고 중요한 감정 방법이지만 주관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판사들을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전문가가 ‘딱 봤을 때 너무 조악합니다. 아닙니다’라고 말하는데, 이걸 어떻게 판결문에 옮길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안목감정은 스타일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검토한다. ▲예술적인 스타일 ▲품질 ▲색채의 사용 ▲화풍 ▲주제와 소재 ▲물감의 종류 ▲물감의 터치 등등을 종합적으로 전문가의 눈으로 보아 판단하는 것이다. 이중섭·박수근 사건에서도 감정협회는 ‘감정 목적물은 선의 필치에서 이중섭 특유의 표현과 속도감이 나타나지 않고, 인체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해 조악하게 복제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재판부도 20~30년간 두 작가의 작품을 접해온 전문가가 평가하는 안목감정 결과를 활용했다.과학감정은 과학자들에 의해 객관적인 절차를 거치는 방법이다. 작품의 상태가 여러 과학실험 과정을 거칠 수 있을 때 실시한다. 비교적 오래된 작품의 경우에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세라믹이나 점토로 이뤄진 작품(조각이나 골동품)에 적용 가능한 열발광 분석 ▲유화를 사용한 그림에 화가 특유의 필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X선 투사 ▲수정하거나 덧칠한 부분 등을 알 수 있는 자외선과 적외선 사용법 ▲재료를 화학적으로 분석해 화가가 그림을 그렸던 시대와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재료 분석 등이 주된 방법이다. 이중섭·박수근 사건의 경우 감정협회는 “이중섭의 그림에는 펄 물감이 사용된 적이 없는데 위작은 펄 물감으로 채색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이중섭·박수근의 생전에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물감이 칠해져 있는 것도 있다”고 판시하며, 박수근 화백이 사망한 1965년 이후인 1984년부터 미술용 물감에 들어간 티타늄과 규소 성분을 찾아낸 X선 형광 분석기 확인 결과, 현미경 관찰, 적외선 촬영 등을 활용한 과학감정 결과를 받아들였다. 미술진흥법 시행에 따른 미술품 감정 제도 변화‘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은 작품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국내의 다른 사건들에 비하면 비교적 깔끔하게 끝난 편이다.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한 편의 드라마로서 그 결말이 그렇다는 것이다. ‘작품 공개 → 가짜인가? → 감정 → 전부 가짜’라는 단순한 서사 때문에 적어도 우리에게는 단순명료한 결말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중섭의 차남인 L에 대한 처분은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뭔가 미심쩍은 것들이 완전히 규명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위작 사건은 작가 본인에게 엄청난 심리적·경제적 타격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적 문화 인식 수준을 의심받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내에는 미술품의 감정평가가 공신력 있는 특정 기관이 아닌 여러 화랑 혹은 사설 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작가별로 작품 전체를 등록하는 카탈로그 레조네가 법제화된 다른 국가들과 달리 우리의 경우 객관성이 떨어지고 각 기관마다 진위 판정이 서로 다른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국가가 개입하여 특정 기관을 감정연구센터로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실제 법률의 제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그러는 와중에 2024년「미술진흥법」이 제정됐다. 위 법은 미술품 감정업을 하는 자에게 미술품 잠정을 의뢰한 자나 다른 미술 서비스업자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하게 감정을 하도록 하는 등의 의무를 부여한다. 나아가 통합미술정보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의 권한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부여해 정부가 미술품 정보의 객관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미술진흥법」은 제정 후 시행된 지 불과 1년이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법이 시장의 위작 문제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기존 사설 감정기관에 위반시 처벌 규정도 없는 의무 몇 개를 부여한 것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고, 통합미술정보시스템이 실제로 언제 구축될지도 미지수라는 걱정도 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길 바랄 수는 없다. 2834점이 모두 위작으로 판명난 이중섭·박수근 그림 위작 사건을 겪고도 수년 동안 아무런 변화도 없던 과거를 돌이켜 보자. 이제야 첫 발을 뗀 미술진흥을 위한 국가의 노력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2025.05.31 10:00

8분 소요
韓, 인도주의 리더십의 중심으로 올라설 기회[순화동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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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도주의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꾸준히 성장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3~2025년 글로벌 펀드(Global Fund)에 1억달러의 기여를 약속하는 등 국제 보건 협력에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은 여전히 많다. 분쟁‧기후위기‧감염병 등의 문제가 심화하면서 전 세계 인도주의 현장은 더욱 어려워졌다. 또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닿지 않는 소외된 지역과 위기는 더욱 늘고 있다. 수단은 장기화된 내전 속에 극심한 기근과 콜레라 대유행이 진행됐고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에서는 여전히 100만 명 이상의 과밀한 인구가 생활하고 있다.한국의 인도적 지원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리더십으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 제21대 대통령은 보다 주도적이고 전략적인 인도적 지원 정책을 통해 한국 역할을 공고히 해야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앞으로 선출될 대통령 후보에게 인도적 지원과 글로벌 보건 분야에 관한 5가지 정책 제안을 하려고 한다. 첫째, 인도적 지원 예산은 현장 수요에 기반해 유연하게 배정‧집행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로힝야 난민, 콩고민주공화국 내전과 같이 수많은 소외 재난이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만성화되고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지역들에 인도적 지원 예산이 우선적으로 배정돼야 한다는 뜻이다. 예산 배정 시 현장에서의 실제 활동 여부와 인도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국제기구, 민간단체 등 다각적으로 선정해야 한다. 긴급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재정 집행 구조를 간소화하는 등 기민성을 높이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둘째, 한국 정부는 특히 글로벌 보건 분야에 대한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원조 중단과 유럽 및 서부권 국가들의 대외원조 축소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주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바이오 및 AI 산업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보건 분야에 이니셔티브를 갖고 나선다면 충분히 리더십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펀드(Global Fund)나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와 같은 글로벌 보건 다자기구에 대한 공여액을 증가한다면 인도주의 위기 해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의 한국의 영향력 또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공정·독립·중립 원칙 기반한 전문 민간단체와 소통해야셋째, 정부 부처와 전문 민간단체의 자유로운 상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공정성‧독립성‧중립성 원칙에 기반한 인도적 지원 전문 민간단체들은 인도적 현장에 대해 누구보다도 신속하고 객관적이며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영국‧일본‧캐나다 등 여러 나라 외교부는 국경없는의사회와 같은 전문 민간단체와 정기적이고 상시적인 소통을 통해 인도적 지원 및 글로벌 보건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또한 인도적 지원 전문 민간단체들과의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정보 교환을 기반으로 보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인도적 지원 및 주요 외교 정책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넷째, 정부는 인도적 지원 민간 인력을 양성하고 현장 파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제33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의결된 ‘인도적지원 전략 개정안’을 보면 여섯번째 전략으로 ‘인도적 지원 분야 역량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여권법은 여행금지국 내 민간 기관 소속 인도주의 활동가 파견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런 제한은 결국 민간 인력의 현장 근무 기회 축소와 더불어 장기적으론 민간 전문가 육성에 제약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현행 여행경보제도 개선을 통해 민간 인도적 활동가들에 대한 파견 기회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소외열대질환(Neglected tropical disease‧NTD)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소외열대질환이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 백신‧진단‧치료제 등이 없는 곳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매년 전 세계 20만여 명이 뎅기열‧뱀물림 사고‧리슈마편모충증‧노마병 등 NTD로 사망한다. 또 연간 10억명 이상이 NTD로 고통받고 있다. 인도주의적 이유뿐만 아니라 NTD에 대한 투자는 잠재적인 신흥 헬스케어 시장에 대한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의 감염병 대응 기술과도 기술적 연계성이 높아 관련 산업의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차기 글로벌 보건 리더로서 보건 공적개발원조(ODA) 프로그램에 NTD 관련 요소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NTD 관련 치료제나 진단도구 연구개발을 주도해야 한다.한국은 이미 인도적 지원과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국제사회는 한국의 더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단순한 공여국을 넘어 글로벌 보건과 인도주의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전환점이다. 이런 점에서 차기 대통령은 보다 주도적이고 지속가능한 인도적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한국의 이러한 변화를 기대하며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함께 협력하고자 한다.

2025.05.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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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도, 나라도 빚더미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자영업자들이 나날이 커지는 빚더미 속에서 아우성입니다. 최근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총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719조2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말보다 15조원 가량 늘었습니다. 증가한 것이 또 있는데요, 연체액입니다. 대출금도 제대로 갚지 못하면서 1분기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금액은 13조20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 11조3000억원에서 16.7%, 지난해 1분기 9조3000억원에서 41.9% 각각 급증한 것입니다. 빚더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들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보유 사업장 총 361만9000개 중 13.8%인 49만9000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폐업하고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만 지난 3월까지 1500명이 넘었는데요,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입니다. 일부에서는 폐업하고 싶어도 대출 때문에 못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서 평균 1억원이 넘는 빚을 떠안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타격이 큰 만큼 어쩔 수 없이 영업을 계속한다는 겁니다. ‘빚 지옥’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폐업 자영업자 대상으로 채무 조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차원을 넘어 탕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대선 운동 기간에 자영업자 부채 문제에 대해 “단순한 채무 조정을 넘어 실질적인 채무 탕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코로나 때 다른 나라들은 빚을 져가며 국민을 지원한 반면, 우리는 국민에게 돈을 빌려줬다. 그 결과 자영업자이고, 민간이고 빚쟁이가 됐고, 지금 다 문을 닫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강조했습니다.채무 탕감은 자영업자들은 환영할 만한 방책이지만 당장 빚을 성실하게 갚고 있는 채무자와의 형평성과 도덕적 해이 문제가 제기됩니다. 더구나 나랏빚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1175조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6.1%를 기록했습니다. 향후에도 국가채무비율은 고령화와 성장 기조 둔화 등의 이유로 빠르게 상승할 전망인데요, 국회예산정책처는 2040년 80%, 2050년 10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무디스가 미국이 기축통화국임에도 정부 부채와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했다며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은 국가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어 나랏빚 증가를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한국 경제의 체력이 거의 바닥인 상황에서 나랏빚 증가로 국가 신용등급까지 떨어진다면 IMF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벼랑 끝에 겨우 매달려 있는 자영업자의 빚 문제를 개별 문제로 봐서는 안 됩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때입니다.

2025.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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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대구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조성된 숲속책방 '비슬책방'이 오는 6월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달성군은 "열흘간의 시범 운영을 마친 비슬책방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문을 연다"고 28일 밝혔다.비슬책방은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시범 운영기간에 약 2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공간 규모와 자연 속 입지, 무인 운영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호응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국산 목재로 지어진 비슬책방은 친환경적인 소형 건물로, 비슬산 자연휴양림의 숲과 조화를 이루며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부에는 추억의 만화책부터 최신 웹툰 단행본, 어린이 도서까지 연령별로 다양한 책이 마련돼 있다.운영시간은 매주 화요일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누구나 자유롭게 책방을 이용할 수 있으며, 무인으로 운영돼 별도의 예약이나 절차가 필요없다. 캠핑장 이용객에 한해 캠핑장 관리사무소를 통해 도서 대여도 가능하다.최재훈 달성군수는 "숲속에서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군민들에게 작지만 깊은 위로와 여유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5.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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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서 '아시안 푸드 페스타' 개막... “아시아의 미식 다 모였다”

여행

2025 아시안 푸드 페스타가 지난 27일, 경북 구미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아시아의 맛과 문화를 한데 모은 이번 축제는 오는 5월 31일까지 이어진다.구미복합스포츠센터 주차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와 연계해 기획된 글로벌 미식 축제다. 일본·태국·베트남·터키 등 아시아 4개국의 대표음식이 소개됐으며, 베트남과 터키 부스는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며 정통의 맛을 그대로 전했다.또, 로컬맛집존 20개, 구미 식품기업이 참여한 G-푸드마켓 및 푸드트럭까지 총 37개 업소가 다채로운 미식을 선보인다. 특히 구미당김라거는 준비해온 생맥주 500ml 8백여 잔이 전량 완판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옛날통닭송정점은 대형 가마솥으로 통닭을 연달아 튀기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하루 동안 200마리를 판매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현장에서는 오징어게임 콘셉트로 구성된 서바이벌 체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들이 제기차기, 딱지치기, 달고나뽑기 등 한국 전통놀이에 직접 참여하며 환호하고 즐기는 모습이 이어졌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등 축제의 국제적인 매력을 더했다.김장호 구미시장은 "아시아의 맛과 문화를 함께 나누는 이번 행사가 구미의 국제 도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남은 기간에도 시민과 관람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5.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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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달콤한 멜론과 여름철 디저트 빙수를 결합한 이색 테마축제가 경북 고령에서 열린다. 고령군은 내달 7일부터 사흘간 대가야문화누리 일원에서 2025 고령 멜빙축제를 개최한다.'Melo-ON(멜로=사랑, ON=시작)'라는 테마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고령산 멜론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 부스를 운영한다. 또, 다양한 토핑과 멜론을 본인이 원하는대로 올려 나만의 커스텀 빙수를 만들어 먹는 멜론빙수 만들기 체험과 멜론향수만들기, 멜론부채만들기, 멜론슬라임만들기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초여름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워터건&버블쇼, 멜론을 활용한 멜론컬링, 사격, 게이트볼 등의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멜림픽(멜론 올림픽) 등 이벤트도 진행된다. 특히 음악과 토크가 어우러지는 달달한 뮤직토크쇼와 함께, 축제 마지막 날에는 드론·불꽃이 어우러진 '대가야 별빛쇼'가 대미를 장식한다.축제 기간 동안의 주요 무대행사도 눈길을 끈다. 7일에는 미스터트롯 대세가수 이찬원을 비롯, 아이돌그룹 리센느, 래퍼딘딘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소통하는 '고령뮤직페스티벌'이 진행된다. 8일은 100대의 가야금 연주를 통해 가야금의 아름다운 선율을 들어보는 '100대가야금 공연', 9일은 군민들의 노래실력을 뽐내는 군민들의 노래자랑 '군민가왕선발대회'가 진행된다. 또한, 9일 낮에는 역사문화도시 대가야 고령의 정체성을 대내외에 알리고 20여년 만에 국내에서 5번째 고도로 신규 지정된 역사적 의의를 공유하는 '대가야 고도(古都) 고령 지정 기념식'이 개최된다.이남철 군수는 "새로운 컨셉으로 지역 경제활성화를 이끌어 갈 2025 고령 멜빙축제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가족과 이웃, 연인, 친구와 손잡고 달콤함과 아삭함 그리고 빙수의 시원함이 함께하는 축제 현장에 오셔서 흥겨운 축제 현장을 만끽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5.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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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에 가면 혜택이 '팡팡'...

여행

경북 울진군이 여름철 관광객 유치를 위해 통 큰 지원에 나섰다.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숙박비는 최대 5만원, 관광택시는 요금의 60% 할인하는 이벤트를 내놨다.울진군(군수 손병복)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 여름맞이 숙박세일페스타에 발맞춰 지역 관광택시와 요트 체험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모델을 본격 가동한다"고 29일 밝혔다.숙박세일페스타는 전국 숙박업소가 참여하는 대형 할인 캠페인으로, 여행객은 참여 플랫폼에서 쿠폰을 발급받아 울진 숙소를 예약하면 최대 5만원까지 숙박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은 이달 30일까지 가능하다.울진군은 여기에 관광택시와 요트할인 이벤트를 결합했다. 지역 지리를 잘 아는 택시기사가 함께 이동하며 성류굴, 망양정 케이블카 등 대표 명소를 안내한다. 4시간 요금이 8만원이지만, 군에서 60%를 지원해 관광객은 3만2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시간은 최대 8시간까지 늘릴 수 있다. 관광택시 이용객에겐 요트 투어도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정상가 3만원인 1시간 코스를 30%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손병복 울진군수는 "대한민국 숙박페스타와 울진만의 지역형 콘텐츠가 만나 체류형 관광을 강화하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5.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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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호미곶은 지금 ‘색의 축제’...

여행

포항 호미곶 일대가 노란 유채꽃 물결에 이어, 형형색색의 보리밭으로 다시 물들었다. 청보리, 흑보리, 자색보리 등 유색보리가 50ha의 넓은 들판을 채우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유채꽃, 유색보리, 메밀, 해바라기 등 계절마다 달라지는 경관농업이 호미곶을 사계절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오는 6월부터 9월 중순까지는 새천년광장 주변에 형형색색의 촛불맨드라미를 활용한 '상생의 경관정원'을 조성해 포항의 여름을 수놓는다. 올해 9월에는 포항맥주 출시와 함께 로봇 맥주 부스를 선보인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의 '기술 보급 블렌딩 협력 모델' 사업에 선정된 포항시는 유색보리를 활용한 지역 특화 수제 맥주와 AI 기반 로봇을 한창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 크리에이투어' 사업에 선정되면서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맛으로 보는 경관 푸드페스티벌' 등 연계 콘텐츠를 개발하고, '호미곶 관광명품관' 리뉴얼을 통해 농산물 직거래, 굿즈 상품 판매, 체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강덕 시장은 "경관농업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농촌의 경제적, 문화적 지속 가능성을 이끌어낼 중요한 자원"이라며 "주민 의견을 반영해 지역 농산물의 가공, 체험, 관광을 연결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지속 가능한 경관 농업 성공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5.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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