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인공지능(AI) 기술 변화라는 두 축이 동시에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번주 코스피가 미·이란 갈등 격화에 따른 급락과 휴전 기대에 따른 반등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가운데, 다음주 역시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이 지배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재차 흔들리는 상황에서, AI 효율화 기술 등장으로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수요 논쟁까지 재점화되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한층 확대된 모습이다.NH투자증권은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5300~6000포인트로 제시하며, 단기적으로는 이벤트에 따라 급락과 반등이 반복되는 ‘박스권 내 고변동성 장세’를 전망하고 있다.전쟁 리스크 ‘현재진행형’…유가·환율이 방향 좌우시장 불확실성의 출발점은 여전히 미·이란 갈등이다. 최근 군사 충돌 가능성과 휴전 기대가 교차하며 투자심리를 크게 흔든 가운데, 향후 전개에 따라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해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식시장에는 복합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AI 기술 변화 역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TurboQuant)’는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 효율을 크게 개선하는 기술로,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를 자극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효율화가 곧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과 달리, 과거에는 비용 절감이 AI 활용 확대와 데이터 처리 증가,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유도하며 총수요를 오히려 키워온 사례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다음주 반도체 업종은 단기 조정 지속 여부를 넘어, 중장기 수요 재평가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매크로 이벤트 집중…“3월 지표가 분수령”다음주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집중된 이벤트 구간이다. 4월 1일 미국 ISM 제조업지수, 4월 3일 미국 고용지표가 예정돼 있으며, 같은 시기 한국 3월 수출 지표와 4월 7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도 대기하고 있다.시장에서는 특히 ISM 제조업 신규주문 지수가 50포인트 이상 확장 국면을 유지하는지 여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국내 수출 환경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고용지표에서 고용 개선 흐름이 확인될 경우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역시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증권가는 단기 변동성 대응보다 구조적으로 수요가 유지되는 영역 중심의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방산, 에너지 자립, 전력 인프라 등은 지정학 리스크와 무관하게 중장기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로 꼽힌다. 이와 함께 HALO(High Asset, Low Obsolescence) 개념에 해당하는 반도체, 전력기기, 인프라 관련 업종이 핵심 투자 축으로 제시된다. 또한 원가 상승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일부 소재 업종과 필수소비재 역시 변동성 구간에서 방어적 대안으로 평가된다.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지정학 리스크와 AI 기술 변화라는 두 축이 동시에 반영되는 구간”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효율화 기술이 오히려 AI 활용 확대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 전략은 수요의 총량이 유지·확대되는 인프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