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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4점 전부가 위작이었던 희대의 미술품 사기 사건 [백세희의 컬처&로(LAW)]

전문가 칼럼

최근 필자를 찾는 미술품 위작 상담이 늘었다. 위작은 콜렉터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폭탄이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평판을 모두 갉아먹는 사건인지라 당사자 사이에서 조용히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더라도 규모가 큰 사건은 화제가 되기 마련이다. 미술품 구매자, 즉 콜렉터가 아니더라도 미술시장을 공부하거나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아마도 한 번쯤은 들었을 법한 희대의 사기 사건이 있다. 2005년에 시작돼 무려 12년 동안이나 다툼이 이어지다가 2017년 여름, 대법원의 판결 선고로 종지부를 찍은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사건 초반에는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워낙 긴 시간에 걸쳐 공방이 이어지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도 점차 희미해져 갔다. 이에 사람들은 결론이 나긴 났는지, 어떻게 났는지, 그 내용은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번 칼럼에서는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의 전말을 훑어보고, 이를 배경으로 하여 작품의 진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즉 미술품의 감정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이중섭 미발표작 전시회 추진...시작된 위작 재판화가 이중섭의 50주기(2005년)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고서연구회의 K 명예회장은 2004년 방송사 SBS에 이중섭의 미발표작 전시회를 제안했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표구점을 운영 중이던 이중섭의 차남 L을 찾아가 자신이 소장하던 이중섭의 그림을 보여줬고, L은 K 회장이 보유한 모든 그림이 진품이 맞다고 SBS에 확인해줬다. 몇 달 뒤, L은 이중섭의 유작이라며 그림 8점을 서울옥션 경매에 내놨는데, 이때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이들 그림이 모두 위작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L은 유족이 50년 동안 보관해왔다는 이중섭의 미발표작 20여 점도 새로 공개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4점이 K 회장이 SBS에 보여줬던 작품과 같은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직접적인 발단이 되었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L이 K 회장으로부터 위작을 넘겨받은 뒤에 이를 진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검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L은 위 감정협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며 지리한 법적 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감정 결과와 이에 대한 불복이 이어지는 와중에, K 회장은 이중섭과 박수근의 그림을 추가로 공개했다. 그는 자신이 1970년대 초에 인사동 고서점에서 집 1채 값에 달하는 금액으로 이 그림들을 묶음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비로소 박수근의 그림도 등장해 이 사건의 통칭이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이 됐다.(이는 대법원의 판결문에서도 쓰인 명칭이다) 박수근의 아들 박 모 씨는 K 회장이 공개한 박수근의 그림이 위작이라며 K 회장을 고소했다. K 회장도 박 모 씨와 감정협회를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며 사건은 복잡하게 얽혀갔다. 검찰은 2005년 10월에 표본 작품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감정 의뢰했고, 이들 기관은 표본 작품들을 모두 위작으로 판단했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K 회장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약 2800여 점에 달하는 이중섭과 박수근의 그림을 찾아냈다. 전문가들의 감정 끝에 압수한 2800여 점의 그림들은 전부 위작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검찰은 2007년 10월 K 회장을 구속 기소하고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일본 국적의 L에게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1년 반 정도 진행된 재판 끝에 1심 재판부는 2009년 2월 K 회장에게 사기죄, 위조사서명행사죄, 무고죄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명했다. K 회장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2심), 상고(3심)를 제기했지만, 항소심 법원과 상고심 법원(대법원) 이를 모두 기각하고 그의 유죄를 확정지었다.(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3도1843 판결)법원이 이 사건의 그림 2800여 점 모두가 위작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일까? 사실인정은 법관의 전속적인 권한이지만 미술품 감정의 경우처럼 특별한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때도 종종 있다. 재건축 사건의 경우 보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가 감정,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의 유사성 감정 등이 그 예이다. 이때 법원은 감정인을 위촉하여 그 판단을 구한다. 법관이 감정인의 판단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감정인의 감정 결과가 대부분 사실인정의 기초자료가 됐다. 그래서 법원은 소송의 양 당사자에 중립적인 감정인을 위촉하고자 노력한다. 각각의 당사자가 별개로 감정 신청을 하여 법관이 이를 종합하여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다시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으로 돌아오자. 이 사건 판결문에서 법원은 “안목감정, 과학감정 및 자료감정에서 나타난 사항들을 면밀히 종합해 보면 가짜 그림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도 이를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미술품의 진위 여부에 대한 감정은 자료감정과 안목감정이 주를 이루고 작품의 상태에 비추어 가능할 경우 과학감정도 이뤄진다. 하나하나 살펴보자.자료감정과 안목감정의 차이자료감정은 다른 말로 ‘출처조사’라 한다. 말 그대로 해당 작품 소유권의 역사 등을 거래기록, 카탈로그 레조네 등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감정에서 작품의 소장 이력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은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과정이다. 출판 서적이나 관련 기사 등을 통해 작품에 대한 과거의 기록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 기록들과 작품 소유자의 소장 경위 등의 진술 사이에 서로 모순되는 점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까지는 작가별로 작품 전체를 등록하는 카탈로그 레조네가 법제화돼 있지 않다. 따라서 판매 기록, 전시회와 경매 도록, 작가의 아카이브 등 여타 접근 가능한 기록들과 소장 이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료감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법원은 자료감정 결과를 진품 인정의 유일한 증거가 아닌 ‘유력한 증거 중 하나’로 다루곤 한다. ‘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에서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출판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섭의 <물고기와 아이>에 등장하는 두 팔로 물고기를 안고 있는 그림은 1952년 10월 한 잡지와 1955년 이중섭 개인전 포스터와 전시안내장에 사용됐다. 그런데 이 포스터와 안내장의 그림들은 K 회장의 그림과 좌우가 바뀌어 있다. 좌우가 바뀐 그림은 이중섭의 작고 이후 발간된 화집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가 100인 선집』에 수록된 것과 일치하는데, 위 선집에서 좌우가 바뀐 그림이 사용된 이유는 원작을 촬영할 때 제작진이 실수로 원화를 촬영한 도판의 필름을 뒤집어 인쇄하였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위작 화가는 위 선집의 그림을 그대로 모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바로 발표된 출판 서적을 종합하여 판단한 것으로서 자료감정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지금까지 밝혀진 진품의 숫자도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작가들의 작업일지 등을 조사했으며, “진품 수에 비해 피고인이 보유하고 있는 작품의 수가 너무 많은 점”도 그림들이 가짜로 보이는 근거로 들었다.안목감정은 미술 전문가의 지식, 경험, 직관에 기초한 판단이다. 진품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결정적이고 중요한 감정 방법이지만 주관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판사들을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전문가가 ‘딱 봤을 때 너무 조악합니다. 아닙니다’라고 말하는데, 이걸 어떻게 판결문에 옮길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안목감정은 스타일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검토한다. ▲예술적인 스타일 ▲품질 ▲색채의 사용 ▲화풍 ▲주제와 소재 ▲물감의 종류 ▲물감의 터치 등등을 종합적으로 전문가의 눈으로 보아 판단하는 것이다. 이중섭·박수근 사건에서도 감정협회는 ‘감정 목적물은 선의 필치에서 이중섭 특유의 표현과 속도감이 나타나지 않고, 인체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해 조악하게 복제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재판부도 20~30년간 두 작가의 작품을 접해온 전문가가 평가하는 안목감정 결과를 활용했다.과학감정은 과학자들에 의해 객관적인 절차를 거치는 방법이다. 작품의 상태가 여러 과학실험 과정을 거칠 수 있을 때 실시한다. 비교적 오래된 작품의 경우에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세라믹이나 점토로 이뤄진 작품(조각이나 골동품)에 적용 가능한 열발광 분석 ▲유화를 사용한 그림에 화가 특유의 필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X선 투사 ▲수정하거나 덧칠한 부분 등을 알 수 있는 자외선과 적외선 사용법 ▲재료를 화학적으로 분석해 화가가 그림을 그렸던 시대와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재료 분석 등이 주된 방법이다. 이중섭·박수근 사건의 경우 감정협회는 “이중섭의 그림에는 펄 물감이 사용된 적이 없는데 위작은 펄 물감으로 채색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이중섭·박수근의 생전에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물감이 칠해져 있는 것도 있다”고 판시하며, 박수근 화백이 사망한 1965년 이후인 1984년부터 미술용 물감에 들어간 티타늄과 규소 성분을 찾아낸 X선 형광 분석기 확인 결과, 현미경 관찰, 적외선 촬영 등을 활용한 과학감정 결과를 받아들였다. 미술진흥법 시행에 따른 미술품 감정 제도 변화‘화가 이중섭·박수근의 그림 위작 사건’은 작품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국내의 다른 사건들에 비하면 비교적 깔끔하게 끝난 편이다.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한 편의 드라마로서 그 결말이 그렇다는 것이다. ‘작품 공개 → 가짜인가? → 감정 → 전부 가짜’라는 단순한 서사 때문에 적어도 우리에게는 단순명료한 결말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중섭의 차남인 L에 대한 처분은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뭔가 미심쩍은 것들이 완전히 규명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위작 사건은 작가 본인에게 엄청난 심리적·경제적 타격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적 문화 인식 수준을 의심받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내에는 미술품의 감정평가가 공신력 있는 특정 기관이 아닌 여러 화랑 혹은 사설 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작가별로 작품 전체를 등록하는 카탈로그 레조네가 법제화된 다른 국가들과 달리 우리의 경우 객관성이 떨어지고 각 기관마다 진위 판정이 서로 다른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국가가 개입하여 특정 기관을 감정연구센터로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실제 법률의 제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그러는 와중에 2024년「미술진흥법」이 제정됐다. 위 법은 미술품 감정업을 하는 자에게 미술품 잠정을 의뢰한 자나 다른 미술 서비스업자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하게 감정을 하도록 하는 등의 의무를 부여한다. 나아가 통합미술정보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의 권한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부여해 정부가 미술품 정보의 객관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미술진흥법」은 제정 후 시행된 지 불과 1년이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법이 시장의 위작 문제를 얼마나 줄여줄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기존 사설 감정기관에 위반시 처벌 규정도 없는 의무 몇 개를 부여한 것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고, 통합미술정보시스템이 실제로 언제 구축될지도 미지수라는 걱정도 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길 바랄 수는 없다. 2834점이 모두 위작으로 판명난 이중섭·박수근 그림 위작 사건을 겪고도 수년 동안 아무런 변화도 없던 과거를 돌이켜 보자. 이제야 첫 발을 뗀 미술진흥을 위한 국가의 노력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2025.05.31 10:00

8분 소요
"명동 수놓을 미디어 예술가 구합니다"...아트코리아랩, '수퍼 테스트베드' 프로젝트 과정 공모

유통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기술 융합 지원 플랫폼, 아트코리아랩에서 운영하는 ‘<수퍼 테스트베드> - 공동 프로젝트 제작 과정’의 참여 예술가를 오는 6월 4일까지 모집한다.아트코리아랩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23년 10월 개관한 예술가·예술기업 종합지원 플랫폼으로, 예술-기술 융합 기반의 창·제작 실험부터 시연·유통, 창업·성장까지 융합예술 활동의 전 주기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아트코리아랩의 대표 융합예술 지원사업인 <수퍼 테스트베드>는 예술가들에게 맞춤형 기술 교육부터 창‧제작 실험, 전시(시연) 기회까지 제공하는 올인원 프로그램이다. 이번 공모는 서울 중구청 산하 명동스퀘어와의 협력으로 추진되며, 최종 선정된 예술가들의 완성작은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약 2개월간 명동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스퀘어’ 초대형 미디어월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공모 주제는 서울 중구와 관련된 ▲충무공 이순신 ▲명동 ▲남산 세 가지이며, 각 주제당 3명씩 총 9명의 예술가를 선발한다. 지원자는 지정 주제 3개 중 1개를 선택해 지원할 수 있으며, 3D 입체영상, 아나몰픽 기법 등 대형 스크린에 최적화된 미디어아트 기술에 대한 이해와 역량을 갖춘 예술인(개인)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선정된 예술가에게는 다음과 같은 지원이 제공된다. ▴미디어아트 기반의 기술 교육 및 전문가 멘토링, ▴공동 창작 공간 및 장비 지원,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소정의 활동비, ▴명동 신세계스퀘어 미디어월 전시 기회 공모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및 아트코리아랩 누리집 내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재)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이번 <수퍼 테스트베드> 공동 프로젝트 과정이 예술가들에게 도심 한가운데서 시민과 예술로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과 융합된 새로운 예술 작품 유통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05.27 15:46

2분 소요
"고대 삼한시대를 들여보다" 경산 임당유적전시관 22일 개관

전시

경북 경산시는 고대국가 압독국을 조명하는 '임당유적전시관'을 오는 5월 22일 정식 개관한다고 밝혔다. 압독국은 삼한시대 진한에 속한 여러 왕국 중 하나며,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약칭 임당유적)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임당유적은 1982년 발굴을 시작으로 경산 임당동·조영동, 압량읍 부적리·신대리 등 유적 발굴을 통해, 지금까지 1,700여기의 고분과 마을유적, 토성(土城), 소택지 등이 발굴됐다. 금동관, 은제허리띠, 말갖춤, 토기 등 2만 8천여 점의 유물과 인골, 동물뼈, 생선뼈 등 압독국의 생활모습을 알 수 있는 다양한 희귀자료가 출토돼 한국 고대사 연구에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시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기획전시실과 2개의 상설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상설전시실은 1층 임당유적실, 2층 자연유물실로 구분된다. 또,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어린이체험실에서는 '신성한 음식을 찾아 떠나는 모험'이라는 주제로, 임당유적에서 확인되는 동식물을 찾아보고 직접 발굴해 볼 수 있다.전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고대 압독국의 위엄을 담은 대형 미디어 아트월이다. 영상은 '고대의 기억', '임당유적의 발견', '고대인의 삶의 흔적'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돼,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임당유적실은 압독국이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주제별로 전시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이 어떤 집에서 살기 시작했는지부터 권력을 가진 지배자가 등장해 세력을 확장시키는 양상을 대표적인 유물과 함께 당시 모습을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영상으로 보여준다. 특히 임당 유적의 무덤 2기가 실물 크기로 재현돼, 마치 고분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자연유물실은 임당유적에서 확인된 인골과 동식물 자료를 바탕으로 고대인의 식생활과 문화를 복원했다. 법의학적 기법을 통해 복원한 압독국 사람과 직접 사진 촬영도 하고, 내 얼굴과 1500년 전 압독국 사람이 얼마나 닮았는지도 매칭해 볼 수도 있다. 또, 항아리 속에 담긴 씨앗, 동물 뼈 등 당시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기획전시실에는 개관 기념 특별기획인 임당 명품 10선 '시작의 별을 올리다'를 8월 31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임당유적전시관의 건립과정과 임당유적의 문화적 중요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표유물 10가지를 통해 지역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특별기획전에는 지난해 조사에서 확인된 4단 장식 금동관이 최초로 공개된다.한편, 임당유적전시관은 경산시립박물관(2007), 삼성현역사문화관(2015)에 이어 경산시가 운영하는 세 번째 공립박물관이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평가를 통과해 총사업비 233억 원을 들여 조성됐으며, 부지 1만2257㎡, 연면적 4942㎡ 규모다.조현일 경산시장은 "압독국 사람들의 생생한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임당유적전시관을 볼거리가 있는 콘텐츠를 접목하여 우리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의 한국 고대사회 모습을 복원하여 국내를 벗어나 외국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는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5.12 18:29

2분 소요
“간찰로 읽는 조선의 정서” 영주 소수박물관, 한국선비문화축제 기념 특별기획전

전시

옛 선비들이 마음을 전하던 간찰(簡札)이 현대인에게 다시 인사를 건넨다. 영주시 소수박물관은 오는 5월 3일부터 2026년 2월 27일까지 특별기획전 '안부 - 간찰에 얹어 보내는 사계절'을 개최한다. 조선시대에는 편지를 간찰이라 불렀다. 의식주, 관혼상제, 질병 등 다양한 생활상을 가감 없이 담아내, 당시 사회와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소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간찰'을 중심으로 당시의 인간적인 교류와 일상 속 정서를 다양한 시각에서 재조명한다. 전시에서는 소수박물관이 소장한 다수의 간찰 자료를 계절별, 주제별로 선별해 소개한다. 관람객은 간찰에 담긴 문구와 필체를 통해 조선시대 인물들의 감정과 일상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관람객이 간찰 속 문장을 직접 따라 써보는 '필사의 방'을 마련, 조선시대 선비들의 감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은 문자로 감정을 전달하던 전통 방식의 가치를 체험하는 교육적 공간으로도 활용된다.박물관 관계자는 "5월에 열리는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 개막에 맞춰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소수박물관이 소장한 간찰 자료를 재조명하고, 조선시대 영남 문인들이 주고받았던 일상의 언어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4.29 19:42

1분 소요
대구간송미술관, 첫 기획전 '화조미감' 30일 개막

전시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 이후 첫 기획전 '화조미감'을 오는 30일 개최한다. 오디오 가이드 제작에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마크 테토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전시의 몰입감을 높였다.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를 대표하는 화조화 37건, 77점을 선보인다. 시대에 따라 변화한 화조화의 미감과 화풍을 소개하고,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펼친 조선 화가들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전시 오디오 가이드는 관람객들이 다양한 화풍으로 발전해 온 화조화의 깊이 있는 매력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한국어 해설은 섬세한 감정 표현과 따뜻한 목소리로 사랑받는 배우 임수정이, 영어 해설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알려진 방송인 마크 테토가 맡았다.배우 임수정은 "대구간송미술관의 첫 기획전 《화조미감》 오디오 가이드를 맡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참여가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정신은 물론, 화조화가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방송인 마크 테토는 "한국 전통문화에 깊은 애정을 가진 저에게 대구간송미술관 오디오가이드 참여는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계기를 통해 외국인들도 우리 전통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대구간송미술관을 직접 방문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한편, 대구간송미술관 기획전 '화조미감'은 4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개최되며, 관람권 사전예매는 4월 22일부터 온라인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기획전시 예매 시 상설전시와 함께 관람이 가능하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4.21 18:19

1분 소요
이데일리 전략포럼 6월 개최...‘스테파 우승’ 최호종 무대 오른다

전시

이데일리 전략포럼 개막(오프닝) 무대에 스테이지 파이터(이하 스테파) 우승자 최호종이 오른다.이데일리는 오는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 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국내 대표 지식 콘퍼런스 ‘제16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ESF)을 진행한다.ESF 첫날에는 무용수 겸 안무가이자 지난해 엠넷(Mnet) 무용경연 프로그램 스테파 우승자인 최호종이 올라 행사의 시작을 알린다.‘ESF’는 국내 종합 미디어 이데일리가 2010년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국내 대표 지식 행사다. 올해는 ‘뒤집힌 인구 피라미드…축의 전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저출산·고령화·지방소멸 등 인구 위기의 해법을 논의한다.최호종은 ESF 첫날(6월 18일) 오프닝 무대에서 ▲인구 위기 ▲연대와 협력 ▲성 평등 ▲세대 간 화합 등 포럼에 맞는 주제어를 키워드로 무용 퍼포먼스를 펼친다. 장르와 경계를 초월한 몸짓과 최호종만의 세계관을 담은 안무를 통해 그간 일반 포럼 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ESF는 매해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의 시의적절한 주제를 제시하고 세계적인 석학 및 각계각층 리더들과 이론적·실전적 통찰과 지식을 공유해왔다. 올해 포럼에서는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하는 차원을 넘어 정부의 정책적 역할과 대응,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도출한다.올해 ESF에서는 국내외 석학과 인구 관련 전문가 총 50여명이 연사로 나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30여년 간 가족 정책을 연구해온 윌렘 아데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인선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과 기조연설 및 대담을 통해 국내외 인구 관련 정책들을 살피고 한국 정부의 정체적 대안을 논의한다.나카자와 도시카쓰 전국유로노인홈협회 이사장도 방한해 ESF 현장을 찾는다. 나카자와 이사장을 비롯해 정계 은퇴 후 웰다잉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이사장,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를 쓴 임홍택 작가 등은 노년 세대와 젊은 세대가 그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야기한다.눈앞에 닥친 ‘노인을 위한 나라’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고민과 과제를 진단한다. 세션별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재정 및 주거 문제 등 사회적 구조 변화를 위한 개혁 과제를 제시하는 한편 브루킹스연구소, 정책평가연구원(PERI) 등 국내외 유수 기관들과 심포지엄을 마련해 지식의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2025.04.18 15:07

2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