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집중 타격했다. 미국이 이란 본토를 폭격한 것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중동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서,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갈등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이란의 향후 행보에 세계적 관심이 쏠린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다.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고 전했다. 포르도는 이란의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표 시설이다.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도 이날 군사작전이 "극적인 성공"이라며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밝혔다.이번 공격은 이란 현지 시각 기준으로,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선제 공습을 감행한 이후 양국이 무력 충돌을 이어온 지 9일 만에 발생했다. 이란에 대한 직접 타격을 고심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향후 2주 이내에 이란에 대한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최대 2주간의 협상 시한을 부여하는 듯한 발언을 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기습 공격이기도 하다.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는 주요 전략 자산이 투입됐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B-2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작전에 동원됐다. B-2 폭격기가 작전에 관여한 건 초대형 벙커버스터인 GBU-57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B-2 폭격기가 한 발의 무게가 13.6t에 이르는 GBU-57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GBU-57은 초정밀 폭격이 가능한 초대형 벙커버스터다.GBU-57은 높은 속도와 큰 중량에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로 토양, 콘크리트, 암석 등을 관통한 뒤 목표 지점에서 폭발한다. 포르도 핵 시설은 산악 지대 지하 80~90m에 위치한 거로 알려졌다. 이처럼 깊은 위치에 있어 지상군 투입보다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투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포르도 지역에만 여섯 발을 연속으로 투하해, 연쇄 폭발을 유도하며 타격 효과를 극대화했다.핵 시설 공격에 따른 핵 능력 무력화를 두고 미국과 이란 간 입장은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군사작전에 대해 "극적인 성공"이라며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는 포르도 내 미국의 공격을 예상해 핵 시설을 미리 다른 지역으로 옮겨뒀다며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중동 분쟁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격랑 속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란은 주요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받자 즉각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AFP 통신은 이란군이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공항, 생물학 연구 센터, 군수기지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타 반군도 즉각 미국을 비난하며 보복을 예고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여당인 공화당 내 전쟁 반대주의자와 야당인 민주당에서 의회의 승인 없이 전쟁에 직접 개입한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린 지역에서 위험한 확전이며,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