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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日과 긴밀 공조"…원/달러 환율 9개월 만에 최저치

국제 경제

달러화의 거침없는 질주를 저지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외환 당국이 막후에서 공조를 펼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3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지성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급)은 통화에서 "일본과 긴밀한 공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차관보는 양국이 동시에 외환시장에 뛰어들었는지에 대해 확답을 피했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한·일 공동 전선이 전격 가동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30일 밤 10시를 넘기며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주간 거래 중 1,435.4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단숨에 1,418.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이른 최저 수준이다. 줄곧 약세를 면치 못하던 엔화 역시 같은 시간 달러당 163엔대 후반에서 157.960엔까지 가치를 빠르게 회복했다. 이날 원화와 엔화의 절상률은 각각 1.4%, 2.6%를 기록하며 전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독보적인 1, 2위에 올랐고, 달러인덱스는 1.0% 떨어졌다. 그간 두 통화의 동조화 흐름은 다소 비껴가 있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자금 유입과 호조세를 띤 수출 실적이 원화를 지탱한 반면, 엔화는 미국과의 격심한 금리 차 여파로 800원대까지 밀려났던 탓이다. 엔저 현상이 깊어지면서 국내 5대 은행의 엔화 환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인 315억 엔을 기록하는 등 환테크 붐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각개전투를 벌이던 와중에 나타난 이번 동반 강세는 시장에 당국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하반기 외환시장 역시 달러화 공급이 우위를 점하는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 차관보는 대기업의 대규모 자금 환전에 따른 일시적 착시 효과가 아니냐는 시각에 선을 그으며, "반도체와 조선업체의 현·선물환 매도가 하반기 내내 꾸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에 달러 물량이 장마철 폭우처럼 끊임없이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지적하며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지정을 유지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순 포트폴리오 유출에 따른 원화의 저평가 상태를 짚어낸 만큼,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의지는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한·일 당국의 긴밀한 협력 체계와 하반기 대기 중인 수출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맞물리면서, 불안정했던 환율 흐름은 완연한 하향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예견된다.

2026.07.31 11:36

2분 소요
美 FOMC 기준금리 동결에도 한은 추가 긴축 가능성 커진 이유

은행

미국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도는 현상이 이어지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5차례 연속 동결했다고 밝혔다. FOMC는 올해 1월·3월·4월·6월에 기준금리를 4차례 연속 동결했는데 이달에도 다시 한번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우세했던 가운데 일각에서는 깜짝 인상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한 이후 두 번째 동결 결정이었다.연준은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치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부분적으로 에너지 등 특정 부문에서 물가 상승을 유발한 공급 충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고조됐음에도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생산성 향상과 자본 투자는 강력하다. 일자리 증가는 노동력과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실업률은 거의 변화가 없다”고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문제는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를 올려도 이를 뒷받침할 만큼 미국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금리 인상 근거에 힘을 싣고 있다.실제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3시 34분쯤 3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5.21%로 전장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도 전장보다 0.07%포인트 상승한 4.67%를 기록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국채 금리도 유지되는 일이 많다. 투자자들은 최소한 현재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향후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 국채 금리도 함께 내려간다. 그런데 이번에 미 국채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오히려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에 올리지 않은 금리까지 더해 다음번 FOMC에서 더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채 금리 상승세에 불이 붙은 것이다.미 국채 금리 급등은 달러 강세를 유발해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을 끌어올린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중반까지 내려왔지만,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 금리도 높은 미 국채를 주목하게 된다. 국내에서 달러 자금이 빠져나가면 그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원자재 등 수입 단가를 높여 국내 물가를 밀어올리는 압력을 가하게 된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차이 관리의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p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 정책의 신호탄을 쐈다. 신 총재의 이번 발언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 총재는 물가에 대해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움직임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그간 높아진 비용 및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소득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금융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미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시기와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은행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한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7.30 14:00

3분 소요
신현송 한은 총재 “금리 인상 기조 이어갈 필요 있다”

은행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다시 언급했다. 신현송 총재는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 인사말에서 “한국은행은 제반 정책 여건을 고려해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에서 2.75%로 인상했으며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신 총재는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물가에 대해서는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그간 높아진 비용과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산업 호황과 소비 개선, 물가 상승 압력 등의 요인들이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 여부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는 대외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중동 정세와 달러 강세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지만, 7월 이후 외환 수급 개선으로 1400원대 중후반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2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5.20 원 수준이었다. 신 총재는 “실물경제의 성장세 확대와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에 힘입어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누증 위험은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2026.07.29 14:41

2분 소요
일본보다 에어컨 1.2배 더 켜는 한국…전기요금은 '반값' 불과

국제 경제

우리나라의 여름철 에어컨 사용량은 일본 등 주요 선진국보다 많지만 가계가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냉방 전력 소비량은 191.5kWh(킬로와트시)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기준 1인당 766.2kWh를 기록한 미국의 약 4분의 1 수준이지만,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특히 여름철 기후가 비슷한 일본(2024년 기준 160.2kWh)과 비교해도 한국의 사용량이 1.2배 많다. 다른 주요국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한국의 1인당 냉방 수요는 이탈리아(2024년 기준 123.8kWh)의 1.5배, 스페인(81.4kWh)의 2.4배, 프랑스(38.5kWh)의 5배에 달한다. 독일(15.9kWh)보다는 무려 12배나 많다. 이는 유럽의 건조한 여름과 달리 한국은 덥고 습한 기후 특성상 에어컨 가동 시간이 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이처럼 에어컨 사용량은 주요국 가운데 높은 편이지만 국민들이 부담하는 여름철 전기요금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4인 가구의 7∼8월 평균 전력 사용량인 419kWh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전기요금은 7만7천760원으로 비교 대상인 전체 7개국 중 가장 저렴했다.한전이 일본 도쿄전력, 프랑스전력공사(EDF), 미국 남캘리포니아에디슨(SCE) 등 해외 주요 전력사의 요금제를 동일한 사용량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 다른 나라 가구가 부담하는 한 달 전기요금은 한국의 1.4배에서 최대 3배에 달했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은 16만5천983원으로 한국의 2.1배에 달했다. 한국의 전기요금이 일본의 반값 수준인 셈이다. 미국은 19만3천848원으로 2.5배, 독일은 23만149원으로 약 3배에 육박했다. 프랑스와 호주 역시 각각 16만3천609원, 16만3천746원으로 한국보다 2.1배 높았다.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한 홍콩도 10만8천441원으로 한국의 1.4배 수준이었다.국제 에너지 가격 사이트인 글로벌페트롤프라이스닷컴이 2023년부터 올해까지 세계 각국의 평균 전기요금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1kWh당 0.127달러로 조사 대상 144개국 중 81위였다. 이탈리아(0.414달러), 독일(0.406달러), 일본(0.227달러), 미국(0.188달러) 등 해외 주요국 대부분은 우리나라보다 전기 요금이 비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는 캐나다(83위), 헝가리(90위), 멕시코(91위), 튀르키예(112위)만 주택용 전기요금이 우리나라보다 낮았다.다만 절대적인 전기요금 수준은 저렴하지만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적용돼 일정 사용량을 넘으면 요금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 현재 7∼8월 주택용 전력 요금 체계는 '300kWh 이하'(1kWh당 120원), '300kWh 초과 450kWh 이하'(214.6원), '450kWh 초과'(307.3원)의 3단계로 나눠 구간이 높아질수록 요금이 늘어난다. 기본요금도 300kWh 이하일 땐 910원으로 가장 낮지만, 300kWh를 넘으면 1천600원으로 오른다. 450kWh를 초과하면 7천300원이 적용된다.이 때문에 냉방기기 사용으로 사용량 구간이 달라지면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 월 사용량이 450kWh를 초과하게 되면 3단계 요금 단가와 기본요금이 함께 적용돼 요금 증가 폭이 커지는 만큼 전력 다소비 가구는 에어컨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6.07.29 11:39

2분 소요
AI가 바꾼 국내외 제조업 지도…한은 "대만 뜨고 국내선 수도권 집중 심화"

국제 이슈

글로벌 AI 산업의 발달로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됐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27일 ‘한국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를 공개하며 한국의 국가별 반도체 수출 구조의 변화를 알렸다. 2022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 대상국 가운데 4위(9.0%)였던 대만은 지난해 2위(19.9%)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중국은 수출 금액과 비중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런 변화에 대해 생성형 AI 확산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CPU와 범용 DRAM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됐다면. 최근들어 AI 연산에 특화된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었고 엔비디아(GPU), TSMC(첨단 패키징 및 파운드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HBM)를 하나의 축으로 삼는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한은 또 이런 결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이 HBM 생산과 수출을 확대했고 TSMC가 첨단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고 봤다. 엔비디아의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배력도 함께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수도권의 반도체 시설 집적도가 더 높아졌다. 국내 반도체 생산액에서 수도권 비중은 2014년 74.5% 수준이었지만, 2024년 82.3%로 늘었다. 전체 제조업의 수도권 생산 비중도 같은 기간 29.4%에서 33.2%로 증가했다. 수도권 내 제조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2.6%에서 2024년 29.1%로 확대됐다.중국의 제조업 시장 영향력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기준 글로벌 자동차 생산의 33.8%를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 수입시장에서도 중국산 수입비중은 지난해 37.2%를 나타냈다. 2022년 수입 비중이 3.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사이 10배로 증가한 셈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국내 수입차량 가운데 약 70%가 중국산으로 수입 금액은 22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입하는 전기버스는 전체 물량이 모두 중국산으로 조사됐다.

2026.07.27 17:48

2분 소요
지방은행, 흡수합병 대신 일본식 ‘연합 지주’ 모델 주목하는 이유

은행

한국 지방 금융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지방 금융사에 제안한 ‘연합형 지주사’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중은행들이 걸어온 화학적 결합을 통한 인수합병(M&A)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기 때문이다. 연합형 지주사 모델이란 통합 지주사 아래로 각각의 기업이 가진 브랜드와 사업 모델을 유지하면서 유기적으로 관계사가 협력하는 형태를 말한다. 얼라인은 최근 영남권을 주 사업 영역으로 활동하는 BNK금융지주와 호남권의 JB금융지주의 합병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다. 지역 경제가 가라앉으며 지방 금융사의 고사 위기가 커지는 와중에,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합병 방식으로는 통합 지주사를 머리로 두고 그 산하에 전북·광주·부산·경남 등 4개 은행의 법인·브랜드·로컬 영업망은 그대로 유지하는 연합체 형식을 거론했다. 현재도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라는 두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그 확장형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이런 연합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물리적·화학적 통합 과정에서 생기는 막대한 갈등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점포 통폐합이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없이 지주사 체급만 키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BNK금융의 총자산은 약 161조원, JB금융의 자산이 73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의 결합으로 총자산 234조원 규모의 금융사가 새로 태어나게 된다.두 회사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에서 점포가 겹치는 사례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BNK금융과 JB금융의 수도권 점포 수는 각각 19곳·27곳이지만 ▲충청권 1곳·6곳 ▲호남 0곳·153곳 ▲경북·대구·경남 94곳·0곳 ▲부산·울산 132곳·1곳 수준이다. 사실상 호남과 영남이 양분돼 각 브랜드의 오프라인 점포를 유지하더라도 경쟁을 통한 출혈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금융업계 관계자는 “과거 시중은행의 흡수합병 모델을 보면 완전히 하나의 기업으로 융합하는 데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이 걸리며 진통이 컸다”며 “당장 체급 키우기가 목표인 지역은행이 연합형 지주사 모델로 M&A를 진행할 경우 이런 진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구조조정 필요성 컸던 시중은행의 ‘화학적 대통합’과 차이과거 국내 은행들의 M&A 역사를 보면 지금의 연합체 모델과 완전히 궤를 달리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모두 외환위기(IMF)를 전후로 기존 은행들을 흡수하며 성장했다.시중은행이 흡수합병을 선택한 배경에는 M&A의 최우선 목적이 시너지 창출이 아니라 부실 자산 도려내기와 구조조정이었기 때문이다. 중복된 점포를 폐쇄하고 수천 명의 인력을 감원하기 위해서는 법인을 완전히 합쳐 하나로 만드는 방식이 적합했다.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던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도 부실을 깔끔하게 털어낸 단일 대형 은행을 만들기 원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깨끗한 하나의 대형 은행으로 만들어놔야 해외 매각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한 자금을 손쉽게 회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제도적 한계도 있었다. 2000년 이전까지는 ‘금융지주회사법’이 없었다. 지주사라는 우산 아래 여러 자회사를 두는 지배구조 자체가 법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에 상법상 A은행이 B은행을 흡수합병하는 물리적 단일화 방식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여기에 1990년대 후반 미국 씨티그룹 등의 대형화 성공 사례에서 비롯된 메가뱅크 열풍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2000년 10월 관련 법이 제정되면서 이듬해 우리금융지주가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일본 FFG가 증명한 단계적 연착륙…효율성 한계 지적도그러나 최근 금융 환경이 달라지면서 M&A 모델의 변화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구조조정이 아니라 체급 키우기가 목적인 M&A에서는 복잡한 갈등 요인을 수반하는 흡수합병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얼라인이 일본 지방은행들의 ‘단계적 연착륙’ 성공 방정식을 벤치마킹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일본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FFG)은 2000년대 후반부터 지주사 체제를 활용해 후쿠오카은행·구마모토은행·친제이은행 등을 산하에 두고 각 지역의 독자 브랜드와 로컬 영업망을 유지했다. 이른바 ‘멀티 브랜드 연합체’ 전략을 폈다. FFG는 나가사키 지역의 오랜 라이벌이었던 주하치은행과 신화은행을 지주사 밑으로 품은 뒤 10여 년을 그대로 유지하며 지원했다.외부 마찰을 차단하면서 ▲지주사 차원에서 전산망 일원화 ▲자금 조달 창구 통합 ▲백오피스(후선업무) 일원화 등 실질적인 시스템 통합을 진행하고 시너지를 검증했다. 시장의 거부감이 사라진 이후에야 법인을 하나로 합쳐 ‘주하치신화은행’이라는 완전 통합 법인을 출범시켰다. BNK금융과 JB금융의 결합이 현실화한다면 일본식 연합체 방식을 고려할만하다는 것이다.하지만 연합체 모델이 지방 금융의 모든 숙제를 해결해 주는 만능키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느슨한 연합이 갖는 구조적 한계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브랜드와 영업점·법인을 각자 유지하는 구조에서는 ‘인력·점포 통폐합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 지주사라는 대형 관리 조직이 하나 더 위에 얹어지면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비효율성이 더해질 수도 있다. M&A의 가장 큰 이점인 비용 절감 효과가 줄어드는 셈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식 연합체 모델은 지방은행들이 당면한 위기 속에서 ‘시간’을 벌어 줄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일 수 있지만 정답은 아니다”라며 “지주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실질적인 시스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지역 사회의 신뢰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6.07.26 09:30

4분 소요
부산·전북 234조 금융동맹…지방은행 '위기 속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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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인구 절벽과 수도권 경제 쏠림 현상이 가속하면서 지역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들의 설 자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생존의 갈림길에서 지방은행의 선택지는 ▲독자 존속 ▲단독 시중은행 전환 ▲합병(M&A)을 통한 체급 상향으로 압축된다. 이러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로 이름을 알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이사회에 ‘합병 타당성 검토’를 제안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고령화·경제 침체에 좁아지는 지방은행 입지이런 요구가 나온 배경에는 지역 경제의 침체가 자리한다.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의 고령 인구 비율은 2032년 30.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대비 두 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은 2016년 66.6%에서 2024년 59.3%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역 경제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고령자 비중까지 늘면서 핵심 고객층과 여수신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4대 시중은행이 국내 금융시장을 장악한 상황 속에 카카오·토스·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성장하면서 지방은행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2025년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점유율을 보면 시중은행이 55.5%, 영·호남 지방은행의 점유율은 6.0%에 불과하다.JB·BNK 지방은행 통합이 현실화한다고 해도 단숨에 시중은행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양사의 시가총액 단순 합산액은 약 10조3000억원, 합산 기준 총자산은 2025년 기준 234조원 수준이다.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자산이 600조~80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기존 지방은행의 한계를 뛰어넘어 iM뱅크(총자산 99조원)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을 훌쩍 뛰어넘는 체급을 갖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얼라인은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의 합병으로 지방금융의 틀을 깨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자본력 강화부터 조달 비용 절감까지얼라인은 JB금융과 BNK금융이 하나로 묶일 경우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자본시장 내 평가와 재무 구조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 주장한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자본력 강화와 대규모 지방 메가프로젝트 지원이다. 은행의 자산 규모가 커지면 단건 대출 한도도 늘어난다. 이를 바탕으로 호남·영남·충청권에 걸쳐 추진되는 총 1208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 AI·데이터센터) 관련 대형 기업대출과 인프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공급을 시중은행과 경쟁하며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우게 된다.두 지주가 합쳐져 자산 200조원을 넘어서면 합병지주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회사채 발행 시 조달 비용이 낮아져 매년 최대 수백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얼라인 측 설명이다. 양사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보안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중복된 투자를 병합해 예산 낭비를 줄이고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상장 유지비·정보통신(IT) 용역비·마케팅비 등 비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양사의 합병으로 주식 거래량이 늘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가하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접근성도 좋아진다. 합병지주의 단순 합산 시가총액(약 10조3000억원)이 유지될 경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MSCI Korea 지수) 신규 편입 요건에 다가서게 된다. 지수에 편입될 경우 이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 재평가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얼라인은 설명했다.지배구조 갈등과 ‘시총 20조원 전망’ 거품 논란문제는 기업 합병 과정에서 부딪힐 수밖에 없는 현실적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최대 복병은 지배구조와 경영권 분란 리스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두 금융지주를 통합할 경우 통합 지주사의 본점을 부산이나 전북 어디에 둘 것인지부터 총괄 회장과 계열사 대표를 어느 쪽이 차지할 것인지까지 모든 결정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지배력이 압도적으로 큰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흡수하는 게 아닌 이상 지배구조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통합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격상될 경우 지방은행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인 지자체 시·도금고(공공자금) 유치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부산과 경남, 전북 등 각 지자체는 지방은행이 ‘지역 전속 은행’이라는 명분 아래 금고 역할을 맡겨왔는데, 이들 은행이 지방은행을 탈피할 경우 4대 시중은행과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얼라인의 시가총액 20조원 전망에 대해 ‘과도한 부풀리기이자 시장 왜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얼라인은 보고서를 통해 “두 금융지주의 단순 합산 시가총액이 약 10조3000억원 수준이지만 시너지 실현 시 시가총액은 약 14조5000억원, 4대 시중은행 평균 주가수익비율 9.4배를 적용하면 약 20조3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얼라인의 이런 추정이 최상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과장된 해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우리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약 23조~25조원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은행(우리은행)뿐 아니라 증권·카드·종금·자산운용·보험사까지 완비한 종합 금융사다. 총자산도 600조원에 이른다. 반면 JB와 BNK는 자산을 합쳐도 그 절반에 못 미친다. 체급과 계열사 포트폴리오, 브랜드 파워에서도 격차가 존재한다는 게 금융업계 판단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인정받으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경쟁사와의 격차를 무시하고 합병 효과만 극대화해 포장하는 것은 숫자 부풀리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은행의 현재 상황과 향후 전망을 종합해 볼 때 합병을 고려할 만한 요소는 충분하다“면서도 “사모펀드가 제시한 시가총액 20조원이라는 전망보다 금융사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7.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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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6억' 인증의 비극… 대형 IT 기업 팀장, 명세서 유출로 영구 제명

국제 이슈

중국 최대 테크 기업 텐센트가 급여 정보 유출을 이유로 핵심 부서 팀장급 인사를 파면하는 강수를 뒀다. 글로벌 빅테크 업계 내 정보 보안 및 기밀 유지 규정이 얼마나 엄격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24일(현지 시간) 시나재경을 비롯한 현지 주요 경제 매체들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사내 공고를 통해 핵심 사업부인 WXG(위챗 사업부) 프로젝트 리더 예 씨를 전격 해고했다. 텐센트 경영진은 단순 면직에 그치지 않고 예 씨를 전사 구직 블랙리스트에 등재해 향후 재채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번 징계 처분은 사내 보상 체계의 대외 유출에서 비롯됐다. 예 씨는 현금 82만 위안(약 1억 7000만 원)과 주식 235만 위안(약 5억 원) 등 총액 6억 원을 상회하는 연말 성과급 수령 내역을 캡처해 외부 지인에게 공유했다. 해당 보안 문서 이미지가 모바일 메신저와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사측의 리스크 관리망에 포착됐다.조직 내 불확실성이 커지자 텐센트 내부의 반부패조사부가 감사에 착수했다. 조사 당국은 예 씨의 독단적인 기밀 노출 행위가 기업 이미지 실추는 물론 사내 보상 조율에 심각한 부정적 파장을 유발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사측은 사내 중대 위반 조항인 '제3조 정보보안 위반 및 기밀 유출'을 적용해 최고 수위의 징계를 확정했다. 현재 텐센트는 급여 보안 유지를 위해 본인 연봉의 외부 공개, 타인 급여에 대한 탐문, 고의 및 과실에 의한 내부 지표 유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업계 전문가들은 테크 기업들의 이 같은 비밀주의가 고액 연봉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직결된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중국 IT 업계에서는 보상 내역 과시로 고용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형 게임사에 재직 중이던 한 직원은 배우자가 SNS에 남편의 세무 서류를 첨부하며 "2024년 총소득이 300만 위안을 넘어섰다"고 게재했다가 내부 임직원들의 신고로 밀려난 바 있다.이처럼 글로벌 플랫폼을 지배하는 거대 테크 기업들이 급여 비밀주의와 정보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내부 결속과 경쟁사로의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방어기제라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2026.07.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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