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의 종합투자계좌(IMA) 자금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신상품이 모집 하루 만에 1200억원을 채우고 미래에셋증권도 기존 상품의 연이은 완판에 힘입어 4호 상품을 내놓는다. 한국투자증권까지 매달 신규 상품을 공급하며 시장 확대에 나선 가운데 3사의 누적 모집액은 4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IMA와 발행어음을 합쳐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시장 확대와 함께 조달 자금을 뒷받침할 운용 역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미래에셋 IMA 4호’를 선착순 모집한다. 모집 규모는 1000억원이다. 앞서 출시한 IMA 1~3호가 모두 모집 한도를 채우면서 추가 상품 공급에 나섰다.IMA 4호는 만기 3년의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최근 금리 환경을 반영해 성과보수의 기준이 되는 기준수익률을 기존 연 4%에서 연 5%로 높였다. 공모·사모 회사채와 인수금융, 매출채권 유동화대출 등 금리 수취형 자산을 기반으로 메자닌(CB·EB),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에도 투자한다.NH투자증권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모집한 ‘N2, IMA1 중기형 3호’는 모집 개시 하루 만에 목표금액인 1200억원을 모두 채웠다. 당초 오는 24일까지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예정보다 일찍 모집을 마쳤다.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을 기존 연 4%에서 연 4.5%로 높인 상품이다.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8일부터 ‘한국투자 IMA S6’ 모집에 돌입했다. 오는 25일까지 2000억원을 모집한다. 영업점과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토스뱅크에서 직접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카카오뱅크와도 연계하는 등 판매 접점을 넓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매달 IMA 신상품을 출시하는 기조를 이어가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고객에게 받은 자금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대출,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한 뒤 운용 결과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실적배당형이지만 만기까지 보유하면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최근에는 증시 변동성 확대와 맞물려 이 같은 특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상반기 증시 상승 국면에서는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높아 IMA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최근 지수 등락 폭이 커지면서 중기 여유자금의 운용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처럼 시장 방향성이 크게 흔들리는 구간에서는 단기 차익보다 일정 기간 자금을 맡겨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다”며 “IMA에 대한 문의도 최근 들어 다시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기자본 300%까지 조달...‘실탄 경쟁’ 본격화IMA 시장의 외형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1~6호를 통해 약 2조8000억원을 끌어모은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누적 모집액도 각각 3000억원, 5200억원에 달한다. 3사를 합치면 3조600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여기에 이달 신규 상품 모집분까지 더해지면 IMA 시장은 조만간 4조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다.판매 증가세는 곧바로 운용 규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말 한국투자증권의 IMA 운용자산은 2조8529억원으로 석 달 만에 2.5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수탁금도 같은 기간 154.49% 증가한 2조6957억원을 기록해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후발주자인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운용자산은 2분기 말 315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8.98% 늘었고 수탁금도 2802억원으로 47.24% 증가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운용자산 5444억원, 수탁금 5172억원까지 올라오면서 대형 3사를 중심으로 IMA 운용자산 확대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각 사의 운용 전략도 차별화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증권과 대출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며 운용자산을 다변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긴 만기를 활용해 메자닌과 프리IPO 등 기업금융 자산을 선별적으로 편입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투자은행(IB) 부문의 딜 소싱 역량을 바탕으로 채권과 대출 등 전통적인 기업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다만 조달 규모가 가파르게 커질수록 늘어난 자금을 제때 투자처로 연결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진다. 대형사들이 동시에 IMA와 발행어음 자금을 확대할 경우 인수금융과 기업대출, 메자닌 등 우량 기업금융 자산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 투자 수요가 우량 자산 공급을 웃돌면 자산 가격이 높아지고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적절한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하면 현금성 자산이나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채권 등에 자금이 머무는 기간이 길어져 운용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증권사가 만기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만큼 조달자금의 만기와 기업금융 자산의 회수 시점이 어긋나는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와 투자자산의 신용위험 관리도 중요해질 전망이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MA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제는 모집액 자체보다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좋은 자산에 적시에 배분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향후 대형사들의 IMA 경쟁력은 판매 규모보다는 딜 소싱 능력과 운용수익률, 유동성·리스크 관리 역량에서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