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방금융지주들의 순이익은 늘었지만, 안도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 증시 호조와 일시적 비이자이익 증가가 자리하고 있는 반면, 주력인 은행 부문의 성장 둔화와 지역 기반 한계는 여전해서다. 지방금융에 올해는 ‘성장’보다 ‘생존’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지방금융 3사 순익 2조원 육박…비이자이익 효과금융권에 따르면 BNK·JB·iM금융 등 지방금융 3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9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회사별로 보면 BNK금융은 81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JB금융은 7104억원으로 4.9% 늘며 역대 최대 연간 이익을 거뒀다. iM금융은 44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금리 변동성 속에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유가증권 평가이익과 트레이딩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정상화되면서 비이자이익이 실적을 뒷받침했다.특히 캐피탈 자회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BNK캐피탈의 순이익은 1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늘었다. JB우리캐피탈은 2815억원으로 25.8%, iM캐피탈은 540억원으로 60.7% 증가했다. 실적은 선방했지만…성장 한계 뚜렷역대급 실적에도 지방금융의 표정은 밝지 않다. 주요 수익원인 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어서다. 금융사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의 더딘 성장이 지방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금융그룹 은행 부문은 희비가 엇갈렸다. BNK금융의 경우 부산은행은 순이익이 4393억원으로 7.0% 증가했지만, 경남은행은 2928억원으로 5.6% 감소했다. JB금융도 전북은행은 4.6% 늘어난 2287억원을 기록한 반면, 광주은행은 5.4% 줄어든 2726억원에 그쳤다. iM뱅크는 3895억원으로 6.7% 증가했다.자산 규모 격차도 뚜렷하다. 지방은행 중 가장 큰 부산은행의 총자산은 83조8670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작은 우리은행 502조 9000억원의 약 6분의 1 정도다. 지방금융은 지방을 거점으로 영업해 사업 확장이 쉽지 않고, 대출 규제 속 이자이익으로 성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2026년은 지방금융에 단순한 ‘성장률 관리’의 해가 아니라, 사업 모델 자체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받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국구 전환 나선 iM뱅크…“제도적 지원 필요”iM뱅크가 2024년 전국구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선포하고 즉각 영업에 나선 것도 지방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서다. 이를 바탕으로 iM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경쟁 상대는 이제 다른 지방금융이 아니라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다. iM금융이 순이익 4439억원을 기록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4803억원)보다는 여전히 적다.BNK금융은 조직 개편을 통해 대응에 나선다. 지속가능금융본부를 중심으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자회사 간 협업을 통해 BNK만의 ‘지역 특화 금융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경영방침으로는 ‘미래성장을 위한 새로운 금융 구현’을 제시했다.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2026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금융’은 수익성과 공공성을 함께 확장하고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로 안정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미래형 금융”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그는 “AI와 디지털 경쟁력은 금융사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BNK는 이를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도구로 활용해 그룹의 성장엔진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JB금융도 사상 최대 순이익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올해 순이익 목표는 7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한 수준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그간 추진해 온 신규 사업과 성장 전략을 성과와 수익성 기준으로 점검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보다 명확히 정비하겠다”고 밝혔다.전문가는 지방은행의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지방은행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성장성·수익성·건전성·생산성 등 주요 경영지표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방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감독상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지역재투자평가에서 지역 중소기업 대출과 지역 금융 인프라 투자에 대한 배점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