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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4명 사망' 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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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노동 당국이 4명의 사망자를 낸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A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광주경찰청과 광주고용노동청은 13일 광주대표도서관 원청사인 A사 본사 등에 수사관과 근로감독관 등을 보내 시공 관련 서류와 사고 이력 자료 등을 압수했다.특히 지지대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공법 등으로 시공하면서 붕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광주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원하청간 작업 지시 내역, 작업 방법, 안전관리체계 등을 확인할 것"이라며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서 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 일부가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마지막 실종자였던 배관 작업자 50대 B씨가 숨진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로써 약 이틀 만에 작업으로 실종됐던 노동자들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시공사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 “어떤 경위로 붕괴사고가 났는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며 “전 직원이 함십해 사고 관련 모든 원인을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가족들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보상할 것이고,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25.12.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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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전 매니저들 '4대보험 미가입' 의혹 제기..."어머니·전 남친만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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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및 불법 의료 시술 의혹으로 활동 중단한 박나래가 전 매니저들에게 4대 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13일 한 매체는 전 매니저와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전 매니저는 해당 매체를 통해 "지난해 9월 12일부터 박나래와 일했다. 계약서를 따로 안 쓰고, 저희에게 세금 3.3%만 떼고 월급을 줬다. 원치 않는 프리랜서 형태였다. 계속 박나래에게 4대 보험에 가입시켜 달라고 했는데도 안 해줬다"고 말했다.두 매니저는 박나래의 전 소속사에서 함께 일하다가, 박나래의 권유로 모친이 대표로 있는 현 소속사로 이직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일을 시작한 이후 1년간 보험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입사 1년이 지난 9월에서야 4대 보험을 받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전 매니저는 "퇴사하기 두 달 전인 9월, 4대 보험에 가입시켜 줬다. 앤파크의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때문에 등기부등본에 매니저들을 이사 등재하면서 보험 가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대 보험이 가입된 사람도 있었다. 박나래와 그의 어머니, 그리고 박나래의 전 남자친구"라고 폭로했다.기본적으로 연예인 매니저는 법적으로 ‘근로자’여서 4대 보험 의무 가입 대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고용노동부도 “매니저는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사회보험 의무가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다만 일부 소속사는 매니저와의 계약을 용역·위촉 계약(프리랜서 형태)으로 체결해 4대 보험 의무를 피하는 관행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노동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랜서 계약이라도 실제 업무 방식이 고정 출퇴근이 존재하고 회사 지시에 따라 연예인 스케줄 수행 및 근무시간 관리 등을 수행하는 근로자 형태라면, 명목이 프리랜서여도 법적으로는 ‘근로자’여서 4대 보험 미가입은 위법"이라고 밝혔다.

2025.12.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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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10년째 내리막길…자녀 수도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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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혼부부 수가 95만 쌍으로 집계되며 10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만 쌍 아래로 떨어졌던 2023년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1∼2년 차 신혼부부가 증가하며 감소 폭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2024년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2019년 11월 1일부터 2024년 10월 31일까지 혼인신고를 한 5년 차 이하 신혼부부는 95만2,000쌍으로 전년(97만4,000쌍)보다 2.3% 감소했다. 신혼부부 수는 2015년 147만2,000쌍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들었으며, 2023년부터는 100만 쌍을 밑돌고 있다.감소세는 이어졌지만 하락 속도는 완화됐다. 전년 대비 감소율은 2022년 6.3%, 2023년 5.6%에서 지난해 2.3%로 낮아졌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이 재개되고 혼인의 주 연령대인 30대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혼인 1년 차 신혼부부는 21만 쌍으로 전년보다 9.8% 증가했고, 2년 차도 18만7,000쌍으로 2.9% 늘었다. 반면 3∼5년 차 신혼부부는 모두 감소했다.신혼부부의 자녀 수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초혼 신혼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0.61명으로 전년보다 0.02명 줄어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비율은 48.8%로 1.3%포인트 상승했다. 외벌이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55.2%로 맞벌이 부부(49.1%)보다 높았고,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유자녀 비중도 무주택 부부보다 9.4%포인트 높았다.소득은 증가했다.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은 7,629만 원으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맞벌이 비중이 59.7%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소득은 9,388만 원, 외벌이는 5,526만 원으로 집계됐다.주거 부담은 여전히 컸다. 대출을 보유한 신혼부부 비중은 86.9%로 소폭 줄었지만,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7,900만 원으로 5% 증가했다. 특히 3억 원 이상 대출을 받은 신혼부부 비율은 24%로 전년보다 2.8%포인트 늘었다. 집값 상승과 함께 신생아특례 대출의 소득 요건 완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주택을 소유한 신혼부부 비중은 42.7%로 2년 연속 상승했으나, 여전히 절반에는 못 미쳤다. 혼인 1년 차의 주택 소유율은 35.8%로 가장 낮았고, 5년 차에는 50.9%로 높아졌다.데이터처 관계자는 “1∼2년 차 신혼부부가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혼인 회복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주거·양육 부담 완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5.12.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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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가볼까"… 휘발유·경윳값, 7주만에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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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7주 만에 동반 하락했다.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둘째주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0.7원 하락한 리터(ℓ)당 1746원이고 경유 판매가격은 2.4원 떨어진 1660.5원이다.상표별 평균 판매가는 휘발유 기준 알뜰주유소가 1724.7원으로 가장 쌌고 SK에너지가 1753.4원으로 가장 비쌌다. 경유 최저가는 1633.9원의 자가상표였으며 최고가는 1667.4원의 SK에너지로 나타났다.12월 첫째주 기준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15.7원 상승한 1671.7원이다. 경유는 32.7원 떨어진 1563원을 기록했다.이번주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합의 진전 기대가 지속되면서 하락했으나 미국의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와 연준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하락폭은 제한적이었다.12월 둘째주 배럴당 국제유가(두바이유)는 62.7달러로 전주보다 1.1달러 하락했다. 국제 휘발윳값(92RON)은 1.4달러 떨어진 78달러이고 국제 경유(황함량 0.001%) 가격은 2.1달러 하락한 84.3달러를 기록했다.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다음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등락을 반복 중인 국제 휘발유 가격의 영향으로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경윳값의 경우 환율 상승폭 대비 가격 하락폭이 더 큰 만큼 다음주에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5.12.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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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성공적으로 교화됐다” 법학자 주장에 온라인 여론 격랑

정책이슈

최근 배우 조진웅의 소년범 과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가 “조진웅은 이미 교화가 이뤄졌다”고 발언해 온라인상에서 찬반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 발언은 한 언론매체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온 것으로, 박 교수는 조진웅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교화된 성인이라며 “은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인터뷰에서 “과거 잘못이 있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진웅은 이미 성인이 된 이후 오랜 기간 모범적인 사회생활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소년사법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갱생이며, 조진웅 사례는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밝혔다. 교수는 특히 “과거 사건을 재조명하며 즉각적으로 활동을 중단시키는 방송사 대응이 충분한 사회적 토론 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비판하며, 언론과 방송사의 태도 또한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이 공개된 이후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일부 네티즌은 “실제 교화 사례라면 사회 전체가 교정·갱생을 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소년사법의 본래 취지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과거 실수에 대한 평생 낙인 문화에 반대하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한 유튜브 댓글에서는 “누구나 청소년기에 실수할 수 있다. 그 이후 삶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반응이 있었다.반면 다수 댓글은 “교화라는 표현이 피해자 입장을 간과한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특히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피해 사실 여부와 교화 여부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또 다른 글에서는 “방송사 반성 요구는 논점을 흐리는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공개 사실 여부에 대한 법적·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댓글도 등장했다.관련 내용을 다룬 유튜브 영상에서는 영상별로 댓글 성향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양상이 나타났다.한 영상의 댓글에서는 “성공적인 교화 사례로 논의하자는 의견이 타당하다”는 지지가 일정 부분 제기된 반면, 다른 영상에서는 “연예인의 과거는 공공의 관심사이고, 은퇴선언 이전에 진실 여부가 명확히 검증돼야 한다”는 반박 의견이 꾸준히 이어졌다.이번 논란은 단순히 조진웅 개인의 커리어 문제를 넘어 소년사법 제도와 그의 사회적 해석을 둘러싼 공적 담론의 장으로 비화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교화됐다”는 표현 자체가 법적·윤리적 의미를 담고 있어, 피해자 관점과 재범 방지 원칙을 강조하는 여론과 상충하는 지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한 법조계 관계자는 “교화 여부는 단순히 사회생활의 평판만으로 판단될 수 없다”며 “공론장에서 사실관계 검증과 피해자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5.12.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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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팍스 실리카’ 출범으로 경제안보 동맹 결속…대중국 견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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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핵심광물 등 공급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안보 동맹 구상을 공식화하며 대중국 견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최근 월가 자금이 중국 AI 기업으로 몰리는 흐름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의회에서는 자국 자본이 중국 기술 발전에 활용되지 못하도록 규제안을 통과시키는 등 초당적인 대처도 감지된다.미국 국무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자국 주도로 한국, 일본 등 8개국이 참여하는 경제 협력체 ‘팍스 실리카(Pax Silica)’가 출범했다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팍스 실리카를 “핵심광물과 에너지 투입재부터 첨단 제조, 반도체, AI 인프라, 물류에 이르기까지 안전하고 번영하며 혁신 주도적인 실리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팍스 실리카에서 ‘팍스(pax)’는 라틴어로 평화, 안정, 장기적 번영을 의미하고 ‘실리카’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료인 실리콘 정제 화합물을 뜻한다. 반도체, AI 등 첨단산업을 뒷받침하는 공급망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고 재편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이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참여국은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호주다. 국무부는 이들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규정하며 “글로벌 AI 공급망을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기업과 투자자들의 본거지”라고 언급했다.국무부가 공개한 팍스 실리카 팩트시트에는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팍스 실리카 출범은 희토류 등 첨단산업 공급망을 중국이 장악한 상황을 대응하겠다는 성격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무부는 "강압적 의존도를 줄이고 AI의 기초가 되는 소재와 역량을 보호하며 동맹국들이 대규모로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협력 분야로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및 플랫폼, 프론티어 파운데이션 모델, 네트워크 인프라, 컴퓨팅·반도체, 첨단 제조, 물류·운송, 광물 정제·가공, 에너지 등이 제시됐다. 팍스 실리카 참여국들은 핵심광물과 반도체 설계·제조·패키징 등에서 공급망 취약성을 공동으로 점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이러한 경제안보 동맹 형성 움직임은 최근 월가 자금이 중국 AI 기업으로 몰리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AI 모델을 개발하는 중국 기술 기업들의 주식을 적극 매수하고 있다. 중국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탈(VC)들은 AI 투자를 염두에 두고 달러 표시 펀드를 조성하고 일부 미국 대학 기금들도 대중국 투자 재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정가에서는 자국 자본이 중국으로 몰리는 추세를 우려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공산주의 중국의 침략 행위를 뒷받침하는 투자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연방하원은 2026년도 미 국방수권법안(NDAA) 을 통과시켰다. 최종안에는 대통령에게 중국의 AI 및 군사 관련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중국의 기술 발전에 미국 자본이 활용되는 것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정책과제에 초당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12.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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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의 시대…시스템·상품·협력 모델의 진화

은행

생활금융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금융업과 유통업의 협업이 활발해진데 이어, 금융업계 안에서도 서로 비슷한 서비스를 융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오픈뱅킹으로 대표되는 시스템 개방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를 통한 상품 영역 확장 ▲공동대출 모델을 통한 은행 간 협력 심화가 대표적이다. 이런 흐름은 전통적인 금융업의 경계를 허물고 경쟁 구도를 재편하며 ‘초(超)금융’ 시대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최근 금융 소비자들은 주거래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다른 모든 은행 계좌의 잔액을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게 됐다. 특정 은행이 모든 은행의 기능을 흡수한 것이 아니라, 금융 결제 인프라가 개방되면서 오픈뱅킹(Open Banking)이 이뤄졌기 때문이다.오픈뱅킹이란 금융기관들이 표준화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고객의 동의를 받고 다른 은행 계좌의 정보에 접근해 거래를 수행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2019년 말 전면 도입된 오픈뱅킹 서비스는 은행 간의 경쟁 구도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기존에는 지점 수나 예금·대출 금리가 은행의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오픈뱅킹 도입으로 사용자 편의성(UX/UI)과 플랫폼 역량 경쟁이 새로운 무기로 자리 잡은 것이다.시스템 개방과 플랫폼 전쟁 원스톱 서비스의 실현과 플랫폼화 오픈뱅킹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금융 소비자가 여러 은행 앱을 번갈아 접속할 필요 없이, 가장 편리한 주거래 앱을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활용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를 계기로 금융 활동에 대한 주도권이 은행이 아니라 ‘플랫폼’ 자체로 옮겨가게 됐다는 평가다. 플랫폼 경쟁이 심화하면서 각 은행은 단순히 금융 상품 판매를 넘어 생활 편의 서비스, 커뮤니티 기능 등을 앱에 통합하며 고객을 붙잡아두려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다.은행들은 소비자의 분산된 금융 정보를 오픈뱅킹으로 한데 모은 뒤 자산을 통합 관리해 주는 ‘마이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로 확장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은행이 고객의 소비 패턴과 금융 자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개인 맞춤형 대출 상품 추천이나 투자 자문 서비스의 정교함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은행-보험 경계 허물기, ‘금융 슈퍼마켓’ 시대 오픈뱅킹이 은행과 은행 정보의 결합, 즉 수평적 협력이라면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는 은행이 보험 영역으로 수직적 확장을 시도하는 중요한 변화로 볼 수 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다. 국내에서는 특정 보험사 상품이 과도하게 팔리는 쏠림 현상과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 창구 판매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엄격하게 규제해왔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이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실제 내년부터 은행 창구에서 특정 생명보험사 상품의 판매 비중 한도가 기존 33%에서 50%까지 상향 조정된다. 손해보험 상품은 50%에서 75%까지 대폭 완화될 예정이다. 은행이 예금, 대출을 넘어 다양한 보험 상품까지 취급하게 되면서 은행 지점은 소비자가 필요한 금융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금융 슈퍼마켓’으로 진화하게 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규제 완화 이후 특정 상품으로의 판매 쏠림 현상이 발생하거나 금융 지식이 부족한 고객에게 불완전 판매가 이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상품 영역 확장과 협력 모델의 진화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낮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공동대출은 인터넷은행의 디지털 역량과 지방은행의 지역 기반 자금력을 결합한 새로운 생존 방식이다.공동대출은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이 지방은행(광주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등)과 함께 공동으로 대출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전국 단위 모바일 플랫폼 역량을 갖춘 인터넷은행과 안정적인 자금력·지역 밀착 노하우를 결합한 지방은행이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국내 최초로 신용대출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케이뱅크와 부산은행 역시 이 모델을 채택하며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공동대출은 대출 재원을 공동 부담하고 각 사가 보유한 신용평가모형(CSS)을 교차 활용해 리스크를 다각적으로 검토한다. 이는 기존 단일 은행 모델로는 포괄하기 어려웠던 소비자에게 더 합리적인 금리를 제공하며 금융 포용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지방은행의 경우 활동 무대를 전국으로 넓혀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지역을 중심으로 모객 활동이 이뤄졌던 한계를 깨고 인터넷은행의 플랫폼을 통해 전국 고객과 접점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역시 이 모델을 단순히 개인신용대출에 국한하지 않고 향후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 생산적 금융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은행 간 협력은 금융 시장 전반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금융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으로 촉발된 시스템 개방,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로 상품 영역 확장, 공동대출로 진화한 은행 간 협력은 금융업계 전반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며 “금융 서비스 경계의 붕괴는 금융사에게는 무한 경쟁과 혁신을 요구하겠지만 소비자에게는 금융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13 09:00

4분 소요
일상에 스며든 금융, 편의점·맥도날드에서 생존 전략 찾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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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유통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의 일상에 금융 서비스를 밀착하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 서비스가 은행 지점이라는 특정 공간에서만 이뤄졌다면, 이제는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접할 수 있는 ‘생활금융’ 경쟁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지난 11월 KB국민은행은 GS리테일과 손잡고 제휴 통장을 출시하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 협약을 통해 ▲제휴 통장 출시 ▲GS리테일 모바일 요금제 출시 ▲가맹점 및 협력사 대상 생산적 금융 지원 확대 ▲GS페이 서비스 고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협업 모델을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 제휴 통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GS페이 결제 실적에 따라 GS25 상품교환 쿠폰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유통과 통신·금융을 결합한 GS리테일 제휴 모바일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고객 편의성과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GS리테일이 편의점인 GS25를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편의점 이용자가 더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혜택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이다.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이번 제휴를 통해 GS25 편의점을 이용하는 ‘영유스’ 고객층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객 절벽 뚫는 생존 전략, 유통 거점에서 ‘접점’ 확대신한은행은 같은 날 국내 대표 헬스앤드뷰티(H&B) 업체 CJ올리브영과 금융상품·서비스 출시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올리브영 회원에게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출시하고, 전용 파킹통장이나 이 통장과 연계된 카드로 올리브영 매장(온라인 포함)에서 결제하면 다양한 리워드(보상)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J올리브영 고객이 더욱 쉽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하나은행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 맥도날드 코리아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담은 금융상품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금융상품 출시와 연계해 맥도날드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고 공동으로 광고·홍보 등을 추진한다. 또 12월에는 만기 시 일정 금액이 기부되는 ‘행운기부런 적금’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품 가입자와 이벤트 참여자에게는 총 6만 개의 맥도날드 쿠폰도 제공한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이번 협약은 글로벌 브랜드 맥도날드와 함께 금융을 생활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손님에게 즐거움과 가치를 동시에 제공하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설명했다.금융사들이 유통업체와 손을 맞잡고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배경으로는 국내 금융 시장이 성숙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워진 환경이 거론된다. 이미 대부분의 국민이 주거래 은행을 가지고 있고, 모바일 뱅킹 대중화로 오프라인 지점 방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고객을 새롭게 유치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격적인 금리 혜택으로 금융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시중은행들은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유치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이런 난관을 뚫기 위해 은행들이 주목한 곳이 바로 유통업계다. 유통업체는 막대한 수의 충성도 높은 회원(멤버십)을 보유하고 있고, 고객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생활 밀착형’ 거점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은행이 유통업계와 협업하면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서기보다, 고객이 습관적으로 방문하는 유통 채널을 ‘새로운 지점’ 혹은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금융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쇼핑, 식사, 여가 등 일상에 금융 혜택을 자연스럽게 녹여 넣어 고객의 주거래 금융사로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견해도 있다.은행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의 효과도 향상할 수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가계 대출 억제 정책으로 대출을 제한하고 예금을 늘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객이 예치금을 빼서 이동시키는 ‘머니 무브’를 막기 위해 3% 수준의 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속속 내놓는 중이다. 은행들이 유통사와의 협업을 본격화하면서 금리 우대 등 매력적인 조건을 결합한 파킹통장이나 적금을 출시하면, 이탈했던 예치금을 다시 은행 시스템으로 끌어들이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 미래 결제 시스템 실험 해석도일각에서는 이러한 은행-유통사의 협력이 단기적인 마케팅 전략을 넘어, 향후 금융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실험적인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금융 당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CBDC와 연계된 토큰 형태의 원화)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앞서 은행과 유통업체와의 제휴는 이용 수요와 결제 편의성을 점검하는 중요한 초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유통 채널을 통해 금융 거래를 일상화하는 과정은, 향후 디지털 화폐가 일반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을 때 고객이 느끼는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사용성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테스트 베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 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더라도 ‘은행 중심’으로 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가운데, 은행과 유통업계와의 협업은 이런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GS리테일, 올리브영, 맥도날드 등 유통업계와 협력하는 것은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백화점, 다이소, 무신사 등 더 다양한 유통 채널과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업과 다른 업종과의 연계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1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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