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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인텔의 최대주주로”...반도체 패권 강화하는 美 [한세희 테크&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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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의견 일치를 보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공화당 출신 대통령 트럼프와 민주당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편에 속하는 샌더스 의원은 반도체 기업 인텔에 대한 정부 개입 문제에 있어 같은 의견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과학법, 일명 칩스(CHIPS) 법에 따라 인텔에 주어지기로 돼 있던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인텔은 최대 78억6000만달러(약 11조원)의 직접 자금 지원을 포함, 총 109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을 계획이었다. 이로써 미국 정부는 인텔의 최대주주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이 하는 일인 최첨단 반도체와 집적회로를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근간”이라며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자유 시장 경제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 의원들과 경제학자들은 “사회주의적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대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민 세금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라는 평소 주장이 반영된 것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가 특정 민간 기업의 지분을 대량 보유하기로 하는 이례적 결정이 현실이 되는데 대략 2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8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큰 이해 상충을 일으키고 있다. 즉각 사임해야 한다”는 글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인텔 자회사가 중국 국방과기대학에 반도체를 불법 판매했다는 의혹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정부 인텔 지분 확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탄 CEO는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자랐고, 미국에서 성공한 인물이다. 반도체 회로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케이던스의 CEO를 지냈고, 위기에 빠진 인텔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지 몇 달 되지 않았다. 졸지에 ‘중국 스파이’로 의심받게 된 그는 곧바로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로 날아갔다. 탄 CEO는 자신이 간첩이 아니며, 미국에 헌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의 인텔 지분 인수 이야기가 나왔고,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바꿔 “그는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수년 동안 줄곧 떨어지기만 하던 인텔 주가는 미국 정부의 지분 인수 계획이 알려진 후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모바일과 인공지능(AI)이라는 두 번의 큰 물결과 함께 찾아온 반도체 대호황의 시기를 모두 놓치고, 이젠 정말 생존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던 인텔에게 안전 장치가 하나 생긴 셈이다. 2021년 인텔은 사업 돌파구 마련을 위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으나 고객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인텔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억7800만달러(약 16조9000억원)에 이르고,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도 37억달러(약 5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인텔은 독일과 폴란드에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취소했고,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추진하던 오하이오주 공장 완공 시점도 미루던 차였다. 미국이 인텔을 원한 이유 사실 안전 장치는 미국 정부가 가장 갖고 싶었을 터다. 미국은 AI를 세계 패권 경쟁의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고, 실제로 AI 기술의 최정상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AI를 돌아가게 만드는 핵심 반도체 제조는 전적으로 대만 TSMC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디지털 패권 유지에 필수인 첨단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은 대만과 한국의 소수 기업에 집중돼 있다. 이들과 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국 내 기업인 인텔은 최근 수년 간 제조 역량이나 재무 상황 등에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인텔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정부는 핵심 반도체 자체 생산을 위한 거점을 확보한 것이다. 정부는 미국 내 빅테크의 반도체 생산 물량 일부를 인텔에 돌리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AI 반도체 제조 역량의 집중에 따른 문제를 완화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개입은 시장에 비효율을 불러온다.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고, 기업 문화도 외부 고객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운드리와 맞지 않는 인텔에 인위적으로 혜택을 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인텔이 시장보다 최대 주주인 정부의 눈치를 보며 결정을 하게 될 우려도 크다. 또 미국 정부의 지분이 들어가 있는 만큼, 다른 나라 정부나 기업 역시 인텔과 거래하는데 부담을 느끼거나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인텔은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정부 지분 투자로 인한 이같은 리스크를 명시했다. 더 큰 문제는 국가가 민간 기업과 시장에 개입하는 ‘국가 자본주의’로 미국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공정한 시장 경쟁 규칙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장에 직접 개입하려는 처사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라지만, 중국을 이기기 위해 중국이 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행정부는 인텔 지분 인수에 이어 미국 대표 방산 기업인 록히드마틴 같은 기업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도 공공연히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록히드마틴 매출의 97%가 미국 정부에서 나온다”며 “국방부에서 그런 구상의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얼마 전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조건으로 일본제철 주요 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황금주를 얻었고, 엔비디아와 AMD에겐 중국 수출로 인한 수익의 15%를 정부에 내게 했다.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 기업 MP머티리얼즈 지분 15%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런 조치들이 기술 패권 경쟁 승리를 위한 핀셋 처방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조치를 정교하게 실행 가능할까? 시장 실패보다는 정부 실패가 더 크고 장기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전체주의 국가가 힘을 쓰는 세계 질서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세계인들은 고민하고 있다.

2025.08.31 13:02

4분 소요
산업현장 로봇 확산 본격화...휴머노이드 도입도 임박 [일하는 로봇]②

산업 일반

로봇이 산업현장의 또 다른 노동자가 됐다. 곳곳에 배치된 로봇은 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위험 상황에 사람을 대신 하고, 생산되는 제품들의 품질을 지킨다. 로봇은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자동차·조선·철강·화학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다.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각광 받는 이유다.빠르게 발전하는 '휴머노이드'최근 산업용 로봇 개발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보스턴다이나믹스와 도요타리서치연구소(TRI)의 휴머노이드 협업이다. 양사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에 거대행동모델(Large Behavior Model·LBM)을 적용한 영상을 공개했다.아틀라스에 적용된 LBM은 '엔드투엔드' 기법을 활용해 매번 개발 코드를 변경하지 않고도 다양한 형태의 물건들을 다루는 동작을 빠르게 학습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제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정해진 일만 하는 것이 아닌, 작업장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도 AI를 통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상 속 아틀라스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이 부품 박스 뚜껑을 닫는 등 작업을 방해하지만, 아틀라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뚜껑을 다시 열거나 떨어진 부품을 줍기도 했다. 부품을 넣을 때 선반에 걸려 박스에 바로 넣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되자, 박스를 앞으로 꺼내 적재한 뒤 다시 제자리로 옮기는 모습도 보여줬다. 알고리즘이나 엔지니어링 변경 없이, 경험을 추가해 재학습만으로 복구 행동을 끌어올렸다는게 연구진들의 설명이다.이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향후 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될 전망이다. 당장 현대차그룹은 오는 10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처음 투입할 방침이다. 또 향후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약 36조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확대 계획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로봇 공장 건립이다. 연간 3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세우고, 이를 미국 내 로봇 제조의 거점으로 삼아 앞으로 커질 로봇 생태계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규 공장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로봇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현지 기업과 협업을 넓힐 계획이다.로봇 시장의 전망도 밝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까지 380억달러(약 5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예상치(약 60억 달러)의 6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출하 대수 역시 기존 전망치인 약 35만대에서 4배 증가한 약 14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비용도 약 40% 하락해 상용화의 현실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산업 현장도 ‘로봇’이 장악국내 산업 현장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로봇의 위험 공정 대체는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이 매일 두 차례 고로 주변을 순찰한다. 열화상 카메라로 온도를 측정하고, 진동과 소음 센서로 이상을 감지한다. 냉각수 누출이나 배관 균열 같은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기 위한 장치다.스팟이 수집한 데이터는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관제 소프트웨어 오르빗(Orbit)으로 전송된다. 작업자는 대시보드에서 결과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MES(제조실행시스템)와 연동해 정비 일정을 조정한다. 과거 사람의 눈과 귀에만 의존하던 점검을 로봇이 맡으면서, 고온·가스 환경에서의 인명 노출은 크게 줄었다. 위험의 최전선에 로봇을 세운 대표 사례다.조선 분야 역시 로봇이 숙련공의 손길을 대체하고 있다.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에서는 80여종의 자동화 장비가 움직인다. 곡면 블록의 용접선에 자석으로 붙어 스스로 길을 따라가는 무레일 전기 아크 용접(EGW) 로봇이 대표적이다. 조선소에서 가장 까다로운 공정 중 하나가 선박 블록의 두꺼운 수직판을 이어 붙이는 일이다. 사람에게는 고열·연기·불편한 자세가 겹친다. 이 지점을 EGW 로봇이 대신 들어간다. EGW 로봇은 자석으로 선박 측면에 붙어 위로 올라가며 토치를 움직이고, 센서로 용접선(궤적)을 스스로 추적한다. 최근에는 무게 17kg의 경량 탑재용 용접 로봇까지 현장에 시험 투입됐다. 작업자가 손에 들고 원하는 위치로 옮기면, 로봇이 복잡한 궤적을 따라 자동으로 용접을 이어간다. 인력난과 안전 문제를 동시에 풀겠다는 해법이다.HD현대중공업은 ‘디지털 조선소’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목표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설계–생산–로봇 운용 데이터를 한 플랫폼에서 통합해 공정의 가시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룹 내 조선 계열사들은 협동로봇을 현장에 단계적으로 늘리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용접 조건·궤적·속도·전류를 표준화하는 방향으로 공정을 재설계하고 있다. HD현대삼호중공업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HD현대삼호중공업은 현장에 협동로봇 50여대를 투입해 평(平) 블록뿐 아니라 곡면 구간까지 용접 자동화 범위를 확대했다. 장기적으로는 CAD 데이터와 공정 데이터를 교환해 로봇이 자율적으로 작업 지점을 인식·용접하는 체계를 노린다. 회사는 통합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제작 전체 소요 시간의 30% 단축을 전망했다.

2025.08.31 10:00

4분 소요
중처법·노란봉투법 이중 압력…돌파구는 ‘로봇’ [일하는 로봇] ①

산업 일반

산업 현장이 '이중 압력' 속에 갇혔다. 노동시간은 더 줄어들고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 등으로 책임과 인건비는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은 형사책임과 손해배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너나없이 안전보건관리체계 고도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특히 위험작업의 자동화·무인화를 서두르고 있는데, 가장 먼저 투입되는 장비는 '로봇'이다. 자리 잡은 중처법, 자리 잡을 노란봉투법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2년 1월 시행됐다. 이후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건설 50억 미만 공사 포함)으로 전면 확대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사망사고’에 있다.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까지 형사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가장 이른 유죄 판결은 2023년에 이뤄졌다. 이른바 ‘1호 유죄’다. 고양의 요양병원 증축 공사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가 추락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법원은 도급인 A사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작업계획 수립·안전조치 확인 등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의무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같은 해 말에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한국제강 사건이다. 경남 함안군에 위치한 한국제강 야외 작업장에서 작업 중이던 하청 근로자가 크레인 섬유벨트가 끊어지며 낙하한 방열판에 덮여 사망한 사례다.지난 2023년 12월 당시 대법원은 원심의 징역 1년(대표), 법인 벌금 1억원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이 판결은 경영진에 대한 실형 가능성을 실무에 각인시킨 이정표로 평가된다.올해 1월 기준, 중처법 위반으로 총 36건의 선고가 있었다. 이중 실형은 5건, 집행유예가 25건, 벌금형 2건, 무죄 3건으로 나타났다. 대표 형량은 징역 6개월~2년, 법인 벌금은 최대 20억원에 달하는 사례도 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산업계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최근에는 노란봉투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를 개정해 노동자와 사용자 범위를 넓히고,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 것이 골자다. 개정 전까지는 하청·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사용자성이 좁게 인정돼 원청에 책임을 묻기 어려웠고, 파업에 나선 노동자와 노조는 수십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에 시달려 왔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앞으로는 쟁의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원칙적으로 노조나 조합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려워졌다. 또 원청과 하청의 사용자성이 함께 인정될 수 있어, 하청 노동자들도 원청을 상대로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사람에서 기인하는 사고, 떠오르는 해결책 ‘로봇’경영권에 악재가 쏟아지자, 기업은 대안으로 로봇을 찾고 있다. 물론 산업 현장의 안전대책 강구에도 힘을 쏟지만, 결국 예기치 못한 사고와 노사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선 로봇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한국은 산업 자동화 측면에서 세계 최전선에 있다.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한국은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1012대의 산업용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로봇 밀도로는 세계 1위다. 로봇 밀도는 한 나라의 제조업 자화 수준을 비교하는 대표 지표로, 인력 1만명당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 수를 뜻한다.세계 평균 로봇밀도는 162대다. 한국은 세계 평균의 약 6배에 해당한다. 이 밖에 ▲싱가포르 770대 ▲중국 470대 ▲독일 429대 ▲미국 295대 등과 비교했을 때도, 한국의 로봇 밀도는 매우 높은 축이다.로봇 효과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고용노동부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28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다. 물론 법 집행과 감독 강화, 안전 투자 확대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다만, 일부에서는 현장 자동화·로봇 확산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로봇 도입이 산업재해를 줄이는 효과는 이미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로봇 노출도(근로자 1000명당 로봇 대수)가 1표준편차(약 9.95대) 늘어날 때마다 근로자 100명당 재해근로자 수는 8% 감소했다. 특히 중증 재해로 이어져 장해급여를 받은 근로자는 16.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로봇이 육체적으로 위험하거나 노동집약적인 업무를 대체하면서,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이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해외 연구에서도 로봇 도입 효과가 증명된다. 미국국립경제연구소(NBER)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로봇 노출도가 1표준편차 증가할 경우(약 1000명당 1.34대), 근로자 100명당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연간 약 1.75건 줄어들었다. 이는 전체 제조업 평균 재해 건수의 약 28%에 해당하는 수치다.산업 현장에서는 로봇 도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험한 작업 환경 기피와 함께 고령화·저출산 문제가 동반되고 있는 상황 탓이다. 전문가들은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과 기술 발전의 빠른 속도가 맞물려 산업 현장 로봇 투입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진단했다.이경준 한국로봇산업협회 본부장은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이 화두로 오른 가운데 본질적으로 로봇은 위험하거나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데 활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제조 현장에서도 일부 업무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2025.08.31 09:00

4분 소요
‘악마의 와인’을 모두가 사랑하게 됐다 [와인인문학]

유통

수많은 종류의 와인 중에서도 샴페인은 언제나 특별한 이야기꾼이다. 경쾌하게 터지는 코르크 소리와 섬세하게 피어오르는 금빛 기포 그리고 입안을 채우는 짜릿한 생동감까지. 이 한 잔의 와인에는 격동의 역사와 인간의 욕망 그리고 빛나는 성공의 순간들이 농축돼 있다.우연과 필연이 빚어낸 ‘악마의 와인’이야기의 시작은 프랑스 북부의 춥고 척박한 땅인 샹파뉴 지역이다. 이곳 사람들은 남쪽 부르고뉴의 화려한 레드 와인을 선망했지만 샹파뉴의 서늘한 기후는 포도가 완전히 익는 것을 방해했다. 그 결과 이 지역 와인은 묽고 산도가 날카로웠다. 겨울 추위는 발효 중인 와인을 잠재웠고 봄이 돼 기온이 오르면 병 속에서 다시 발효를 시작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로 병이 폭발하기 일쑤였다. 와인 생산자들은 예측 불가한 거품을 ‘악마의 와인’(le vin du diable)이라 부르며 저주했다.이처럼 샴페인의 시작은 원치 않았던 거품, 즉 ‘실수’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역사의 위대한 전환은 종종 우연한 발견을 필연적인 기술로 바꾸는 인간의 의지에서 비롯된다. 17세기 후반 영국인들은 ‘터지는 와인’의 매력에 먼저 눈을 떴다. 그들은 완성된 와인에 당분을 첨가해 의도적으로 기포를 만드는 방법을 제안했다. 석탄으로 유리를 녹여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유리병도 만들어 냈다. 샴페인의 거품은 결함이 아닌 축제와 흥겨움을 상징하는 특별한 개성으로 여겨졌다.샴페인의 역사를 논할 때 돔 페리뇽(Dom Pérignon)이라는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빨리 와보게, 나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네!”라는 그의 외침은 샴페인의 탄생을 알리는 낭만적인 신화로 전해진다. 다만 엄밀히 말해 그는 샴페인을 발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와인 속의 거품을 없애기 위해 평생을 바친 인물에 가깝다.돔 페리뇽의 실제 기여는 발명이 아닌 ‘품질의 완성’에 있다. 그는 각기 다른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섞어 훨씬 더 복합적이고 균형 잡힌 와인을 만드는 ‘블렌딩’(assemblage) 기술을 체계화했다. 또 껍질이 검은 포도에서 맑은 즙을 얻어내는 섬세한 압착 기술을 고안했다. 폭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코르크 마개를 철사로 고정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그의 헌신과 집념은 샴페인이 단순한 ‘거품 와인’을 넘어 깊이와 복합미를 지닌 고급 와인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돔 페리뇽이 닦은 품질의 기반 위에 샴페인은 프랑스 왕실과 귀족 사회의 총아로 떠올랐다.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리는 화려한 연회에는 어김 없이 샴페인이 등장했다. 그 황홀한 기포는 구체제(Ancien Régime)의 사치와 쾌락 그리고 ‘삶의 기쁨’(joie de vivre)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상징이었다. 루이 15세의 연인 마담 드 퐁파두르는 “마시고 난 뒤에도 여성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와인이 샴페인이다”라는 찬사를 남겼다. 위기 속 더욱 빛나는 샴페인의 가치아이러니하게도 귀족 계급을 무너뜨린 프랑스 혁명은 샴페인의 명성을 전 유럽으로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혁명의 칼날을 피해 해외로 망명한 귀족들이 유럽 각국의 사교계에 샴페인을 전파하는 문화 전도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후 샴페인은 런던·빈·상트페테르부르크의 왕실과 살롱에서 가장 세련되고 인기 있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이 기회를 포착한 것은 귀족이 아닌 비전을 가진 부르주아 가문들이었다. 모엣·뵈브 클리코·로랑 페리에와 같은 샴페인 하우스는 우수한 품질에 ‘브랜드’라는 무형의 가치를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인물은 ‘샴페인의 위대한 여인’이라 불리는 클리코 퐁사르당이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미망인’(Veuve)이 된 그녀는 샴페인의 찌꺼기를 제거하는 ‘리들링’(riddling) 기술을 발명해 품질의 혁신을 이뤘다. 전쟁으로 봉쇄된 러시아 시장에 몰래 샴페인을 수출하는 대담함으로 유럽 전역에 ‘뵈브 클리코’의 이름을 떨쳤다. 이처럼 샴페인 하우스들은 왕실 후원과 국제적인 이벤트 그리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신들의 와인을 단순한 술이 아닌 성공과 명예의 상징으로 각인시켰다.사치품의 정점에 있는 샴페인의 역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포도밭이 파괴됐고 대공황과 금융 위기 등 세계 경제가 휘청일 때마다 샴페인 시장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럼에도 샴페인은 놀라운 회복력으로 위기를 극복해 왔다. 그 저력의 핵심에는 ‘샹파뉴 와인 생산자 공동 협회’(CIVC)라는 독특한 상생 시스템이 있다.CIVC는 포도 재배자와 샴페인 하우스가 함께 설립한 기구다. 매년 포도 수확량과 가격을 조율하고 엄격한 품질 기준을 관리하며 ‘샴페인’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공동으로 지켜 나간다. 경기가 어려울 때 무분별한 가격 경쟁으로 품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다. 호황기에는 과잉 생산을 억제해 안정적인 시장을 유지한다. 이는 단기적인 이익보다 ‘샴페인’이라는 공동의 유산을 지키려는 그들의 자부심과 지혜가 낳은 결과다.한 잔의 샴페인에서 쉴 새 없이 피어오르는 기포는 단순한 탄산가스가 아니다. 그것은 추운 땅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던 와인 생산자들의 열망이자 돔 페리뇽의 숭고한 장인정신이다. 베르사유의 화려함과 혁명의 격동을 모두 목격한 역사의 증인이다. 또 위대한 여성 사업가의 비전과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의 가치를 지켜낸 샹파뉴 사람들의 굳건한 연대다.우리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샴페인을 터뜨리는 이유는 단지 그 맛과 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 이 황금빛 액체가 품고 있는 성공과 환희 그리고 역경을 이겨낸 승리의 서사를 빌려 우리의 순간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다음번 건배의 순간에는 잠시 귀를 기울여 보길 바란다. 당신의 잔 속에서 터지는 작고 영롱한 거품들이 속삭이는 수백 년의 이야기 속에는 당신의 성공을 축하하는 가장 품격 있는 찬사가 담겨 있을 것이다.

2025.08.31 08:00

4분 소요
유통家 배송 경쟁 ‘치열’...실효성은 ‘글쎄’ [불붙은 퀵커머스 전쟁]②

유통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채널들이 퀵커머스(주문 후 1시간 내외 빠른 배송) 서비스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인프라 구축보다 플랫폼과의 협업으로 퀵커머스 역량을 키우는 모양새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는 구조다. 그럼에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대 이후 입지가 좁아진 오프라인 유통채널 입장에서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빨리 더 빨리…너도나도 뛰어드는 퀵커머스오프라인 유통채널과 플랫폼 간 퀵커머스 관련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편의점이다.GS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GS25는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과 퀵커머스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있다. 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과 모두 퀵커머스 서비스를 진행하는 곳은 편의점 업계에서 GS25가 유일하다.특히 GS25는 현재 서울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쿠팡이츠 쇼핑에 처음 입점하는 대형 유통채널로 이름을 올렸다. GS25 1200여개 매장에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관련 점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GS리테일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GS더프레시도 GS25와 함께 퀵커머스 서비스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관련 서비스로 인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퀵커머스 매출 신장률(픽업 포함)은 62.5%로 집계됐다.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배달의민족·요기요·네이버·해피오더·배달특급 등의 플랫폼에 입점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요기요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네이버의 퀵커머스 서비스인 지금배달에 편의점 업계 최초로 입점하기도 했다.CU도 GS리테일과 마찬가지로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올해 1~7월 퀵커머스 매출 신장률은 48.5% 수준이다.대형마트 중에서는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롯데마트는 빠른 배송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대한 확신이 없어 원하는 시간대에 물건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다.이마트는 지난해 11월부터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는 지난 2023년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 종료 후 약 1년 만이다. 이마트는 7월 기준으로 배달의민족을 통해 전국 40여개 점포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오는 9월부터는 신세계그룹 계열사 SSG닷컴이 새롭게 선보이는 퀵커머스 서비스인 바로퀵도 활용할 계획이다.온라인 쇼핑 활성화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기준 11개의 대형마트 점포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달 말까지는 퀵커머스 가능 점포를 41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입지 좁아진 오프라인 채널…어쩔 수 없는 선택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이 퀵커머스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트렌드가 전환됐기 때문이다. 상위 유통 기업들은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한 온라인 경쟁력 강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본다. 오프라인 점포가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온라인 접근성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서다. 일례로 배달의민족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000만명 이상이다. 이마트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MAU는 300만명에 불과하다.업계 관계자는 “객단가도 매장 방문객 대비 떨어지고 중개수수료, 배달비 등의 부담도 분명 존재한다”며 “수익성 측면에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현 상황에서 퀵커머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플랫폼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그림이지만 일단 오프라인 유통채널도 퀵커머스를 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어려움은 관련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오프라인 13개사·온라인 10개사)의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고, 온라인 매출은 15.8%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의 역성장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처음이다.같은 기간 유통업계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1.1%, 0.5% 줄었다. 분기별로 보면 대형마트는 5분기 연속, 편의점은 2분기 연속 하락세다.구진경 산업연구원 신성장동력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퀵커머스는 주문에서 배송까지의 시간을 극단적으로 단축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의 간극을 줄인 유통 서비스”라며 “초기에는 도심 내 작은 규모의 물류창고인 MFC를 세우고 이륜차로 배송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최근에는 쿠팡이츠 쇼핑처럼 지역 소매점의 물건을 플랫폼과 배달망을 이용해 배송하는 새로운 공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쇼핑의 편의성이 증가하지만 그만큼 높아진 서비스 품질을 맞추기 위해 유통 기업은 비용 부담이 커진다"며 "단순 속도 경쟁을 넘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프로세스 혁신을 만들고 지속 가능한 상생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느냐가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8.30 14:00

4분 소요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 美 소비자 35%는 부정적 평가

자동차

미국에서 테슬라의 첨단 주행보조 소프트웨어 FSD(감독형 자율주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뿌리 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2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슬링샷 스트래티지스가 이달 미국인 8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35%가 테슬라 차량 구매를 고려할 때 FSD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했다.FSD가 구매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응답은 14%에 그쳤으며, 51%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FSD 같은 기술이 법적으로 규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슬링샷 보고서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을 제조사에 묻고, FSD와 같은 기능에는 더 강력한 규제와 광고 지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이달 초 오토파일럿 관련 사망사고 소송에서 테슬라의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도 이러한 여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두 달간 테슬라 차량을 안전하지 않다고 보는 비율은 34%에서 36%로 늘었고, ‘매우 안전하다’는 응답은 17%에서 13%로 줄었다.에반 로스 스미스 슬링샷 리서치 책임자는 “올해 테슬라의 브랜드 평판 하락은 상당히 두드러진다”며 “오토파일럿 관련 소송과 판결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한편 테슬라는 지난 6월부터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로보택시에 적용된 소프트웨어는 기존 FSD와는 다른 버전이며, 현재 판매되는 FSD는 운전자의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한 ‘감독형’ 시스템이다.

2025.08.30 13:14

1분 소요
‘로켓배송’ 시대 끝났나…배달 앱 격전지로 떠오른 ‘1시간 배송’ [불붙은 퀵커머스 전쟁]①

유통

‘로켓배송’으로 유통업계에 ‘빠른 배송’ 경쟁을 불러온 쿠팡이 ‘퀵커머스’(즉시 배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비마트’(B마트)를 중심으로 퀵커머스 사업에 공을 들여온 배달의민족과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쿠팡 사이에 치열한 ‘속도전’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쿠팡이츠 쇼핑, 서비스 지역 확대…편의점 협업도지난 1분기 쿠팡은 ‘쿠팡이츠 쇼핑’이라는 이름으로 음식점이 아닌 일반 상점을 입점시켜 상품을 판매하는 시범 사업을 강남구에서 시작했다. 쿠팡이츠 쇼핑 운영 지역은 서초·동작·관악·마포 등 서울 10개 구로 늘어난 뒤 지난 8월 26일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됐다.쿠팡이츠 쇼핑은 ▲꽃 ▲반려 용품 ▲문구 ▲패션 등 입점 소상공인의 물건을 30분~1시간 안에 배달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수영복·넥타이·캠핑용 모자·파티용품 등 지역 기반 소규모 매장의 제품이 대상이다. 최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했다. 쿠팡이츠는 서울 지역 약 1200개 GS25 매장을 시작으로 지난 8월 28일부터 GS더프레시 100여 개 매장에서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GS리테일은 추후 서비스 매장 확대도 검토 중이다.쿠팡이츠 관계자는 “소상공인·자영업자·편의점 등 지역 기반 소규모 매장에서 온라인 판로를 확대하려는 수요가 많아 매장 입점 방식의 퀵커머스를 시작하게 됐다”며 “당분간 쇼핑 서비스에 집중하며 여러 판매자와 협업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GS25를 시작으로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도 쿠팡이츠 입점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민 B마트, 실적 개선세…지난해 흑자 전환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배민)은 퀵커머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부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고, B마트를 비롯한 ‘장보기·쇼핑’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 퀵커머스 물류 플랫폼 브랜드명을 ‘비트로지’(Bitlozi)로 정하고, 서비스의 물류 전 과정을 디지털로 관리하는 내부 통합 플랫폼 조성을 추진 중이다. 배민은 비트로지를 직매입 상품의 입출고와 재고, 피킹·패킹 등 B마트의 물류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활용할 예정이다.배민은 최근 장보기·쇼핑을 통해 배달 가능한 홈플러스 매장을 기존 6곳에서 41곳으로 늘렸다. 현재 배민 장보기·쇼핑에서는 홈플러스 외에도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과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 대형마트의 상품을 1시간 이내에 받을 수 있다.배민 관계자는 “일부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도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즉시 배송 인프라를 바탕으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상대적으로 많은 배민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해 주요 유통업체가 잇따라 입점하는 추세”라고 전했다.배민은 장보기·쇼핑의 판매 품목도 확장한다. ▲삼성스토어 ▲프리스비 ▲전자랜드 등 디지털 브랜드와 ▲영풍문고 ▲아리따움 ▲러쉬 등의 상품을 주문 1∼2시간 내 즉시 배달한다. 지난 2019년 배민이 처음 도입한 대표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도 성장세다. 배민에 따르면 B마트 사업 실적인 상품 매출은 ▲2020년 2187억원 ▲2021년 4217억원 ▲2022년 5122억원 ▲2023년 6880억원 ▲2024년 7568억원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B마트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B마트 고객 1인당 평균 주문 금액인 객단가도 2.8% 상승했다.배민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군에 대해 빠른 배달을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에 맞춰 B마트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상품군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주요 유통·배달 플랫폼이 ‘1시간 내 배송’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안정적인 시장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2025년 31억9000만달러(약 4조4389억원)에서 2030년 43억달러(약 5조9835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장신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음식 배달 경쟁이 심화하자 배달 플랫폼이 사업 다변화 차원에서 퀵커머스를 주목하고 있다”면서 “식품 외에도 생활용품, 전자제품 등 배송 가능한 품목을 늘려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8.30 13:00

3분 소요
“LG는 젊어지고 싶다”...MS 사업본부로 시작한 ‘핀셋 구조조정’, 커지나

산업 일반

LG전자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TV·오디오·노트북 제품 관련 사업을 맡는 MS사업본부 50대 직원과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퇴직자에게는 근속기간 및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최대 3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은 다음달 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지자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는 관측이다.2년 만에 '실적 부진' TV 사업부서 희망퇴직LG전자의 구조조정은 2년 만이다. LG전자는 앞서 2022년, 2023년에도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특정 사업본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점이다. 이전 희망퇴직은 LG전자 모든 사업부가 대상이었다. 올해는 사업본부 별로 구조조정을 실시해 보다 효율적인 인력관리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첫 번째 구조조정 본부로는 TV·오디오 등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가 결정됐다. 이는 최근 TV 사업 부진으로 희망퇴직 실시 본부로 가장 먼저 결정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MS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전 사업부 중 유일하게 18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TV 평균 판매가격도 2023년 대비 지난해 3.8% 떨어진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2.5%가 더 떨어졌다. 중국의 저가 TV 공세에 밀리면서 가격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점유율 성적표도 아쉽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9.2%로 1위를 차지하고, TCL이 13.7%로 2위, 하이센스가 11.9%로 3위, LG전자는 10.7%로 4위에 그쳤다. 50대 임직원만 1만명 넘어 LG전자 측은 이번 TV사업 본부의 구조조정 이유가 사업부진 보다는 인력 선순환 차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본인이 원하는 경우를 전제로 조직 내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이전에도 필요에 따라 운영해 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젊고 힘 있는 조직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조직 내 연령대별 구성 등을 고려해 필요에 따라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50대 이상 정규직 임직원 수는 1만1993명으로, 직전 년도 대비 1547명 는 상황이다.또 LG전자는 희망퇴직 외에도 인력 선순환 차원의 사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로는 매년 만 50세 이상 구성원 가운데 희망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브라보마이라이프(Bravo My Life) 제도가 있다. 퇴직을 앞둔 구성원에게 제 2의 인생설계를 돕는 차원에서 1년간 근무시간의 절반을 할애해, 본인이 원하는 분야의 창업 및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제도로, 퇴직을 준비하는 구성원을 돕는다.업계는 이 같은 흐름상 LG전자 희망퇴직 실시는 더 퍼질 것으로 전망한다. MS사업본부를 지정해 구조조정한 것이 끝나면 다른 본부로 또 옮겨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50대 임직원이 줄지 않는 이상, 신입사원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LG전자는 코로나19 여파 이후 지난 2020년, 정기 공개채용 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현재까지 상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뽑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LG전자는 점진적으로 임금이 높은 50대 임직원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젊은 신입사원을 대폭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LG전자 측은 “희망퇴직이 다른 사업부로 확대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희망퇴직에 앞서 저조한 2분기 성적표를 내놓으며 우울한 분위기다. LG전자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성적표를 살펴보면 매출액은 20조735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4% 감소했고, 영업이익 639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6.6%가 하락했다. 전장 사업이 2분기 매출액 2조8494억원을 기록하며 5.8%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1262억원으로 52.4%가 상승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 분기를 통틀어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MS사업본부의 적자 전환이 타격이 컸다. MS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4조393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13.5% 감소했고,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수요 감소에 TV 판매가 줄었고,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가 인하 및 마케팅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LG전자는 구독 사업 강화 및 온라인을 활용한 D2C(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사업 확대 등으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미국 관세 대응 차원의 원가경쟁력 개선 등 수익성 확보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물류비 부담은 지난해 하반기 및 올해 상반기와 비교해 다소 줄어들 전망인 가운데, 마케팅 비용 투입 최적화 노력을 병행하며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2025.08.30 11:02

3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