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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 피하려면, 코인 거래 기록 과하다 싶을 정도로 챙겨야" [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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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가 2027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내 거래소를 통한 거래는 과세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까지 포함하면 취득가액 산정부터 거래 추적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는 것이다.김지호 세움 택스 세무사는 최근 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과세의 핵심은 결국 거래 기록”이라며 “기록이 없으면 취득가액도, 실제 수익도 입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과세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사항과 제도적 보완 과제를 짚었다. 국내 거래소 밖은 여전히 ‘사각지대’국내 거래소에서 원화로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거래는 비교적 단순하다. 거래소에 ▲사고 판(매수·매도) 시점 ▲가격 ▲수량 등이 모두 기록되고 과세당국도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가상자산을 개인 지갑으로 옮긴 이후다. 블록체인에는 어느 지갑에서 어느 지갑으로 자산이 이동했는지는 남지만 그 거래가 ▲매매인지 ▲증여인지 ▲대여인지 ▲단순한 본인 지갑 간 이동인지는 기록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과세당국이 거래 목적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스테이킹 보상(코인을 맡긴 대가로 받는 보상)이나 탈중앙화거래소(DEX) 유동성 공급 수익을 세법상 어떻게 분류할지 역시 명확하지 않다. 수년 전 매수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남아 있다.김 세무사는 “지갑 내역에는 입출금 기록은 남지만 거래가 왜 이뤄졌는지는 나타나지 않는다”며 “거래 목적을 확인하려면 스마트컨트랙트(블록체인 기반 자동 계약)를 하나씩 분석해야 하는데 거래량이 많아질수록 이를 모두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유사한 거래를 유형별로 분석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모든 투자자의 거래를 일일이 검증하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과세가 시행되더라도 중앙화 거래소와 개인 지갑 사이에는 과세자료의 완성도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해외 거래소도 여전히 과세 사각지대로 꼽힌다. 국세청이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 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이를 강제할 국내법상 권한은 제한적이다. 거래소가 협조하면 자료를 확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정보교환규정(CARF·카프)이다. 카프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이용자의 거주지와 거래 정보를 과세당국에 보고하고, 각국 과세당국이 이를 정기적으로 교환하는 체계다. OECD는 첫 정보교환이 2027년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 세무사는 “현재로서는 해외 거래소 정보를 정기적으로 확보할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 카프”라면서도 “카프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나 지역을 이용한 거래까지 모두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다른 자산보다 이동이 쉬운 만큼 제도의 빈틈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참여국을 확대하는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 필요한 건 ‘지난 거래 자료’세무 현장에서 가장 큰 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취득가액 산정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매도금액 전체가 아니라 매도가액에서 취득가액과 필요경비를 뺀 실제 이익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예를 들어 2021년 가상자산을 매수한 투자자가 2027년에 이를 매도한다면 수년 전 얼마에 취득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여러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오가며 거래했거나 이미 폐업한 거래소를 이용했다면 계산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2027년 이전부터 보유한 가상자산은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12월 31일 시가 가운데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는다. 과세 시행 이전 발생한 가치 상승분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 위한 장치다. 다만 실제 취득가액이 더 높은 경우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투자자가 불리해질 수 있다.김 세무사는 “가상자산 과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취득원가를 확인하는 일”이라며 “오래된 거래소 기록과 개인 지갑, DeFi 거래를 개인이 모두 정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나 관련 프로그램의 도움 없이 과거 거래를 모두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세무 상담 현장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자금출처 조사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취득가액을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어떤 증빙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그는 “가상자산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설명하려면 결국 거래 자료가 있어야 한다”며 “자료가 없다면 전문가도 취득가액과 실제 수익을 계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일부 거래소는 이용자가 요청하면 전체 거래 내역을 엑셀 파일 등으로 제공한다. 다만 조회·다운로드 기간에 제한을 둔 곳도 있어 과세 신고나 세무조사가 시작된 뒤 과거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김 세무사는 “사용했던 국내외 거래소의 거래 내역은 지금이라도 미리 내려받고, 자신이 이용한 지갑 주소도 목록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며 “사용하지 않는 지갑까지 뒤섞여 있으면 나중에 자금 흐름을 설명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조언했다.이어 “세무조사는 결국 납세자가 자신의 거래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증명하느냐의 문제”라며 “과하다 싶을 정도로 관련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책”이라고 강조했다.

2026.07.27 09:00

4분 소요
해외 거래소도 국세청 레이더에…'CARF'가 바꿀 코인 과세

재테크

과세당국의 손길이 닿지 않던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가 더 이상 사각지대로 남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국내외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의 거래 정보를 수집하는 암호화자산 정보교환규정(CARF·카프)이 시행되면서다. 올해 해외 거래소에서 이뤄진 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거래 정보는 이르면 2027년부터 국가 간 자동정보교환을 통해 국세청에 전달될 수 있다.카프가 시행되면 해외 거래소는 이용자의 거주지와 거래 정보를 해당 국가 과세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각국 과세당국은 확보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교환한다. 국세청이 해외 거래소에 일일이 자료를 요청하지 않더라도 상대국 과세당국을 통해 국내 투자자의 거래 자료를 확보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해외 거래소에 자산을 숨기면 국세청이 알기 어렵다는 믿음도 깨질 수 있다. 다만 모든 해외 거래와 개인 지갑의 최종 소유자까지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여국과 정보교환 대상이 얼마나 넓어지느냐에 따라 제도의 실효성이 갈릴 전망이다.은행 계좌 넘어 코인 거래도 자동 교환카프는 가상자산을 이용한 역외 탈세와 조세 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 정보교환 기준이다. 기존 공통보고기준(CRS)이 은행 예금과 주식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운영됐다면 카프는 정보교환 범위를 가상자산 거래로 넓혔다.보고 의무를 지는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의 이름과 주소 ▲세무상 거주지 ▲납세자번호 등 신원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용자가 어느 나라에 세금을 낼 의무가 있는지를 파악한 뒤 거래 정보를 거주지국 과세당국에 전달하기 위해서다.보고 대상은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사고파는 거래에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가상자산을 교환하거나 다른 사업자 또는 외부 지갑으로 이전한 내역도 포함될 수 있다. 가상자산의 ▲종류와 거래 건수 ▲수량 ▲금액 등의 정보가 보고된다.과세당국은 이를 통해 해외 거래소에 남아 있는 자산뿐 아니라 일정 기간 발생한 매매와 교환, 외부 이전 규모까지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계좌 잔액을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가상자산의 거래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카프에 따른 첫 국가 간 정보교환을 2027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도 2027년 첫 정보교환을 목표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46개 국가·지역이 2027년 첫 정보교환을 약속했다. 한국 정부는 2024년 카프 다자간 정보교환 협정에 서명했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국가 간 자동정보교환 대상에 암호화자산 거래를 추가했고, 올해 1월에는 관련 이행 규정도 시행했다. 올해 수집된 거래 정보는 각국의 보고와 검증 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7년부터 교환될 전망이다. OECD도 카프에 따른 첫 정보교환이 2027년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공조 첫발…완성된 추적망은 아냐그동안 해외 거래소에 보유한 가상자산은 투자자가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과세당국이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국세청이 해외 거래소에 자료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국내법만으로 제출을 강제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거래소가 협조하지 않으면 실제 거래 내역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였다.하지만 카프를 통해 해외 거래소의 모든 정보가 국세청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정보교환은 카프 참여국 가운데 한국과 교환 관계가 활성화된 국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제도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 기반을 둔 사업자의 거래 정보는 빠질 수 있다.다자간 협정에 서명했다고 곧바로 정보교환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각국이 관련 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상대 국가와 교환 관계를 활성화해야 실제 자료가 오갈 수 있다. 같은 참여국이라도 준비 상황에 따라 정보교환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가상자산은 국가 간 이동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변수다. 정보교환에 참여하지 않는 지역이나 규제가 느슨한 사업자로 자산을 옮기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카프의 실효성이 참여국 확대와 국가 간 공조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카프로 확보한 자료만으로 모든 거래의 성격을 확정하기도 어렵다. 해외 거래소에서 외부 지갑으로 가상자산이 이전된 사실은 확인할 수 있지만 해당 지갑이 투자자 본인의 것인지, 제3자가 관리하는 지갑인지는 거래 자료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외부로 이전된 자산의 구체적인 목적과 최종 사용처도 자동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거래 정보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과세당국이 납세자에게 추가 자료를 요구하거나 별도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이용자의 세무상 거주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도 과제다. 이용자가 거주지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여러 국가를 오가며 거래하면 어느 국가에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복잡해질 수 있다.카프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를 빠짐없이 포착하는 완성된 추적망이라기보다 과세당국이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확보하고 납세자의 신고 내용을 검증할 국제 공조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참여국과 실제 정보교환 대상이 대상 늘어날수록 해외 거래의 사각지대도 점차 좁아질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카프를 통해 해외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정기적으로 확보할 통로가 처음 마련된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면서도 “미참여국이나 한국과 정보교환 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국가의 거래까지 포착하기는 어렵다. 실제 실효성은 정보교환 체계가 얼마나 촘촘하게 구축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026.07.27 06:30

4분 소요
증시 상승기에 매력 잃은 연금저축보험...해약금만 1.7조

보험

증시 활황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열풍 속 연금저축 자금이 보험에서 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원금 보장과 종신연금을 앞세웠던 연금저축보험이 낮은 수익률과 제한적인 운용 방식에 발목을 잡히면서 상대적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연금저축보험 해지 건수는 7만24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약금도 1조7421억원으로 54.8% 늘었다.연금저축보험의 입지 축소는 지난해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의 ‘2025년 연금저축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금저축보험 적립금은 114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계약 건수도 393만1000건으로 4.4% 줄었다. 반면 가입자가 펀드와 ETF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에는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연금저축펀드 적립금은 61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0.7% 증가했다. 전체 연금저축 적립금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7.6%에서 2025년 30.9%로 확대됐다.다만 이는 지난해 기준 통계자료다. 증시 상승세가 올해 상반기부터 더욱 가팔라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금저축보험 적립금은 올해 2분기까지 더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수익률 차이도 투자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공시된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은 0.8%였던 반면 펀드·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9.3%였다. 보험은 납입보험료 대비 적립금에 기반한 수익률이고 펀드·ETF는 최근 1년간 운용 성과를 반영한 수치여서 직접적인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요즘처럼 증시가 뜨거운 상황에서 안정적인 운용을 목표로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가입자라도 펀드나 ETF로 갈아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에 따라 적립금을 쌓으며 장기 유지 시 원금 보장과 안정적인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형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입 초기에는 사업비로 해지환급금이 납입보험료보다 적을 수 있고, 가입자가 ETF나 펀드를 직접 고를 수 없다는 점이 증시 상승기에 약점으로 부각된다.생명보험업계도 투자형 연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를 모색한 바 있다. 생보업계는 지난해 9월 연금저축보험의 세액공제와 종신연금 기능에 변액보험의 투자 기능을 결합한 ‘변액연금저축보험’ 도입을 금융당국에 요청했었다. 적립금을 특별계정에서 운용해 펀드 투자 성과를 반영하면서도 종신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다.하지만 제도 개편 소식은 요원한 상황이다. 그사이 연금저축보험의 계약과 적립금은 줄고 연금저축펀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이에 제도 개선과 함께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역량과 비용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연금저축보험의 안정성과 종신연금 기능에 투자 기능을 결합해 상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는 여전하다”면서도 “변액연금저축보험 도입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나 상품 출시 움직임이 가시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연금저축보험 해지 증가를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자금 이동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연금저축펀드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만큼 보험상품의 수익률과 운용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고민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07.15 14:29

2분 소요
동남아 진출 원하지만…'정보 부족'에 발목 잡힌 K핀테크

은행

금융당국의 핀테크 해외 진출 지원 역사는 10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차이나 데모데이’를 개최하며 국내 핀테크 기업의 중국 진출을 지원했다. 이후 사드(THAAD) 사태와 중국 규제 강화 등을 거치면서 무게중심은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로 이동했다. 금융위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 데모데이를 계기로 현지 진출 프로그램을 본격화했고, 동남아는 자연스럽게 K핀테크의 핵심 해외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여전히 K핀테크에게 해외 진출은 쉽지 않은 영역이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발간한 ‘2024 핀테크 산업 현황’(2025년 7월 1일~8월 22일 608개사 조사)에 따르면 국내 핀테크 중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곳은 10.4%에 불과했다. 10곳 중 1곳 정도가 해외시장 문을 두드려 본 셈이다. 금융당국이 장기간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영역인 셈이다. K핀테크는 그나마 금융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성숙했던 동남아 시장을 공략해왔다. 하지만 핀테크 관계자들은 여전히 정보력 부족, 규제 불확실성 등의 요소로 동남아 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정보 부족’과 ‘규제 불확실성’ 리스크 존재‘2024 핀테크 산업 현황’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해외 진출 거점 지원(30.3%)과 해외시장 정보 제공(28.9%)을 꼽았다. 현지 규제 정보나 투자 유치 지원보다 시장 정보와 네트워크 부족을 더 큰 애로사항으로 지목한 것이다.실제 업계에서는 “지난해 조사 결과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시장에서는 빅테크와 금융회사 간 경쟁이 치열한 반면 중소 핀테크의 성장 공간은 제한적이다. 이에 해외 진출 수요는 높지만 현지 시장 정보와 네트워크 확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한 기술금융 관련 핀테크 업체 대표는 “동남아의 경우 여전히 시장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기대하기 힘든 곳들이 많다”면서 “‘동남아에 진출하고 싶다’는 기업은 많지만 어떤 기업을 만나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내가 가진 기술을 사갈 바이어와 수요처를 찾는 과정 자체가 매우 까다롭다는 얘기다.중소 핀테크들만의 고충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중소 핀테크의 경우 대표가 영업과 투자유치, 사업개발을 모두 맡는 경우가 많아 현지 기관 및 파트너와 연결되는 과정에서 각종 보고와 일정 조율 부담이 커 프로그램 참여를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이 실제 계약이나 사업화로 이어지기보다 행사 참여와 네트워킹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효과를 고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규제 불확실성 역시 부담 요인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금융 인프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와 규제 체계는 여전히 변화가 잦은 편이다. 사업 모델이 규제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핀테크 산업 특성상 향후 정책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은 “동남아 국가들은 성장성이 높지만 정책과 규제 체계가 선진국만큼 정교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정책 변화에 따른 규제 리스크가 존재하고 현지 파트너 확보 여부도 사업 성패에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여전히 매력적인 동남아…달라진 경쟁 환경그렇다고 동남아의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동남아를 가장 유망한 해외 시장으로 꼽는다. 다만 경쟁 환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대표적인 변화는 현지 핀테크 기업들의 성장이다. 베트남 최대 전자지갑 모모(MoMo)는 3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단순 결제를 넘어 송금·투자·보험·공과금 납부까지 제공하며 베트남 대표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인도네시아에서는 OVO가 결제·송금·투자·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 핀테크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차량호출 플랫폼 고젝(Gojek)과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Tokopedia)가 합병한 고투(GoTo)는 지난해 총거래액(GTV) 500조원 규모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싱가포르 기반의 그랩(Grab)과 씨그룹(Sea Group) 역시 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랩은 차량 호출과 음식배달 서비스를 기반으로 결제·대출·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성장했고, 씨그룹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Shopee)와 디지털 금융 플랫폼 씨머니(SeaMoney)를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다만 금융 인프라 기술 분야는 여전히 K핀테크에게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금·결제 중심 소비자 서비스는 현지 기업들의 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비대면 본인확인(eKYC), 자금세탁방지(AML), 이상거래탐지(FDS), AI 신용평가 등 금융 인프라 기술 분야는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영국 등 핀테크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금융 인프라 기술은 인정받는 수준”이라며 “동남아 역시 소비자 플랫폼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금융기술 수요는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6.28 08:00

4분 소요
주가 폭락한 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 [홍춘욱의 경제프리즘]

전문가 칼럼

최근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면 가슴이 서늘해진다. 33년간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며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에 익숙해졌다고 자부했건만, 한 해의 절반이 가기도 전에 서킷 브레이커 4번 발동은 처음이다. 서킷 브레이커란 주식 가격이 8% 이상 하락할 때 모든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것을 뜻한다. 물론 이것으로도 시장이 진정되지 않고 15% 이상 하락할 때에는 추가적으로 20분간 매매가 중지된다.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증시가 요동칠 때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이 쏟아지는데, 이때마다 다음과 같이 반문한다.“당신은 평균회귀 투자자입니까, 아니면 추세추종 투자자입니까?.”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은 다음에야 조언을 시작한다. 투자 정체성을 파악하는 데에서 적절한 대응법이 나오기 때문이다.손절 기준선은 어디인가먼저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스타일인 추세추종 투자가 있다. ‘월가의 큰 곰’으로 불렸던 전설적인 투자자 제시 리버모어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못 살 이유가 없고, 싸다는 이유로 주식을 못 팔 이유도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따지기보다 현재 시장이 상승장인지 하락장인지 그 ‘흐름’ 자체에만 집중한다는 뜻이다.추세추종 전략은 흐름을 잘 타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시장의 추세가 꺾일 때 치명적인 손실을 입기도 한다. 실제로 제시 리버모어 역시 1937년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지던 시점에 공매도를 감행했다가 큰 손실을 입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따라서 추세추종 투자자에게는 기술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손절매’(Stop-Loss) 전략이 필수적이다. 추세가 끝났다고 판단되는 즉시 미련 없이 포지션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현재 시장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손절 기준선은 어디일까. 대개 투자자들이 시장의 강력한 상승에 흥분하여 레버리지를 극대화했던 주가 수준, 즉 ‘여기가 무너지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는 레벨’이다. 예를 들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직전의 코스피 지수 레벨(7200pt 전후)이 중요한 지지선으로 부각될 수 있다. 물론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며, 투자자 각자의 판단 잣대가 중요하다. 따라서 자신이 추세 추종 투자자라고 판단될 때에는 본인이 설정한 손절 레벨의 지지 여부를 판단하며 매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폭락장 속 내 투자스타일 찾기반면 가격이 결국 본연의 가치로 돌아온다고 믿는 ‘평균회귀’ 투자자라면, 전혀 다른 매매 패턴을 가져가야 한다. 평균회귀 투자자의 대표는 연기금이다. 연기금은 시장이 급등할 때 차익을 실현하고, 급락할 때 저가 매수에 나서는 ‘BLSH’(Buy Low·Sell High·저가매수 고가매도) 전략을 기계적으로 반복한다.실제 국민연금의 ‘과거’ 행적을 보면 이 흐름이 명확히 드러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민연금은 시장이 공포에 질려 폭락할 때 30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식을 쓸어 담았다. 그리고 시장이 회복된 2009년부터는 반대로 20조원 가까이 주식을 처분했다. 목표로 했던 주식 비중과 가치 레벨에 도달하자 매수를 멈추고, 주가가 오를 때마다 분할 매도하며 BLSH를 철저히 실행에 옮긴 것이다. 따라서 평균회귀 투자자라면 지금의 추가 하락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각자가 판단한 가치 레벨에 맞춰 저가 매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필자는 주식시장의 이 두 양대 세력 중 ‘평균회귀’에 속한다. 연기금의 자산 배분 전략을 벤치마킹하여 꾸준히 분산 투자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폭락장은 언제나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거울과 같다. 시장이 흔들릴 때 내가 공포에 질려 손절선을 찾고 있는지, 아니면 매수 타이밍을 재고 있는지 살펴보면 비로소 자신의 투자 성향이 드러난다. 본인이 어떤 스타일의 투자자인지 정확히 인지하는 것, 그것이 이 불안정한 시장에서 살아남아 성공적인 노후를 맞이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생각된다.

2026.06.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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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적금이 주식보다 낫나”…최고 연 19% ‘청년미래적금’ 가입 신청 시작

은행

“5년 동안 월 70만원씩 넣어 금리 받는 것보다 그냥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게 낫지 않나요?”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적금이냐 투자냐”를 저울질하는 청년층의 고민이 담긴 글이다. 증시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단순 저축보다 기대수익이 높은 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다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과 달리 청년미래적금은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이 더해지는 정책금융 상품인 만큼 안정적으로 목돈을 마련하려는 청년층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은행마다 우대금리 조건이 다른 만큼 가입 전 자신이 실제로 충족할 수 있는 항목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월 50만원씩 3년…최대 2255만원 목돈 마련금융권에 따르면 22일부터 정부가 청년층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내놓은 ‘청년미래적금’ 가입 신청이 시작됐다. 청년미래적금은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3년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매월 최대 5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5%로 동일하지만 은행별로 우대금리 2~3%포인트(p)가 추가된다. 여기에 정부 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까지 더해진다.가입 유형은 일반형과 우대형으로 나뉜다. 일반형은 총급여 6000만원 이하, 종합소득 4800만원 이하 또는 연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정부가 납입액의 6%를 기여금으로 지원한다. 우대형은 중소기업 재직자 가운데 총급여 3600만원 이하(신규 취업자는 6000만원 이하) 또는 연매출 1억원 이하 소상공인이 대상이며 납입액의 12%를 정부가 지원한다.금융위에 따르면 금리와 정부 기여금, 비과세 혜택을 모두 고려하면 일반형은 최대 연 14.4%, 우대형은 최대 연 19.4% 수준의 단리 적금 상품에 가입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고 금리 8% 상품에 매월 50만원씩 3년간 납입하면 일반형은 원금 1800만원에 기여금 108만원, 이자 230만원을 더해 총 2138만원을 받을 수 있다. 우대형은 정부 기여금이 216만원으로 늘어나 총 수령액이 2255만원까지 늘어난다.같은 기본금리, 다른 우대조건…은행별 전략 ‘차별화’시중은행들도 청년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본금리는 같지만 실제 승부처는 우대금리 조건이다. 청년층이 첫 급여통장과 첫 카드, 첫 투자계좌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향후 주거래은행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우체국은 최고 연 8%의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Sh수협은행·iM뱅크·BNK부산은행·BNK경남은행·광주은행·전북은행 등은 최고 연 7.0%의 금리를 제공한다. 월 50만원씩 3년간 납입할 경우 최고 연 7.0% 금리와 최고 연 8.0% 금리의 만기 이자 차이는 약 28만원에 달한다. 단순히 최고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우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취급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총소득 36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 청년에 0.5%p, 청년재무상담 이수자에 0.2%p 등 0.7%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각 기관의 급여이체실적·카드이용·출금실적·증권거래실적 등에 따라 나머지 우대금리가 차등 적용된다.은행별 전략은 제각각이다. KB국민은행은 급여이체·출금 실적·거래 감사 등을 중심으로 생활금융 거래를 묶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급여이체 1.0%p ▲출금실적 0.8%p ▲거래감사 0.5%p 등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신한은행은 카드 사용 실적에 더해 신한투자증권 거래 실적을 우대 조건에 넣어 은행·증권 통합 전략을 강화했다. ▲소득이체 우대 0.3%p ▲신한카드 결제 우대 0.2%p ▲증권거래 우대 0.5%p ▲첫 거래·연계가입 우대 0.3%p ▲연계가입 특별우대 연 1.0%p를 제공한다.하나은행은 급여 또는 사업소득 입금과 카드 실적 중심으로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채택했다. ▲급여 또는 가맹점대금 이체 연 1.2%p ▲카드결제 연 0.6%p ▲목돈마련 응원 연 0.5%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예적금 미보유 고객과 연계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해 신규 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소득입금 연 1.5%p ▲예적금 미보유·연계가입 연 0.5%p ▲카드·공과금 자동이체 연 0.5%p ▲출시기념 연 0.3%p 등이다.이 외에도 NH농협은행은 급여이체와 카드 사용,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 등을 우대 조건에 넣었고 IBK기업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와 중소기업 재직 여부를 반영해 정책금융 성격을 강화했다. 자세한 우대금리 조건은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2주간만 신청 가능…첫 5일은 출생연도별 5부제가입 신청은 다음 달 3일까지만 진행된다. 신청자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첫 5영업일인 6월 22일부터 26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른 5부제가 운영된다. 22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6, 23일은 2·7, 24일은 3·8, 25일은 4·9, 26일은 5·0인 청년이 신청할 수 있다. 오는 29일부터는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신청이 가능하다.가입 신청 이후에는 소득 심사와 가입 요건 검증 절차가 이어진다. 신청 후 7월 6일부터 24일까지 소득 심사와 가입 요건 검증이 진행된다. 이후 심사를 통과한 청년들은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계좌를 개설하고 납입을 시작할 수 있다. 신청 규모가 정부 지원 한도를 초과할 경우 개인소득이 낮은 순으로 가입 대상자가 선정된다.한 은행 관계자는 “청년미래적금은 단순한 적금 상품이 아니라 청년층이 처음으로 주거래은행을 정하는 대표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입자들은 최고 금리만 보기보다 자신이 실제로 충족할 수 있는 우대 조건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6.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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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없는 문제를 푸는 법”…페이히어 대표가 꼽은 책[CEO의 서재]

CEO

“스타트업은 항상 전시 상황에 가깝습니다.”최근 중요한 경영 판단을 앞둔 박준기 페이히어 대표는 다시 한 권의 책을 꺼내 들었다.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이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이 책은 정답 없는 문제와 불확실성 속에서 리더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다룬다.박 대표는 “최근 회사 운영과 관련해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며 “교과서적인 답이 없는 문제였는데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이 바로 ‘하드씽’이었다”고 말했다.답 없는 문제와 마주하는 법저자인 벤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창업가이자 투자자로 꼽힌다. 그는 이 책에서 창업과 파산 위기·기업 매각과 재기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직원 해고·투자 유치·조직 갈등·매각 결정 등 경영자가 피할 수 없는 난제들을 다루며 ‘정답 없는 문제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박 대표가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경영서가 성공 사례와 해법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하드씽’은 스타트업 경영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그는 “스타트업을 하면서 마주치는 어려움이 정말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위로하거나 좋게 포장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그런 상황 자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인데, 책은 그런 현실을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고 덧붙였다.스타트업의 숙명…‘불확실성’이 책은 박 대표가 스타트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환경을 추구하지만 창업가에게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설명이다.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일상”이라며 “책을 통해 그게 당연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고, 오히려 그 안에서 위로와 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전문경영인이 쓴 책과 창업가가 쓴 책의 차이를 강조했다. 전문경영인이 완성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면, 창업가는 답이 없는 상황에서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그는 “창업가의 책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며 “그래서 고민만 하기보다 일단 실행하고 부딪히는 방식으로 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꽁무니를 빼지 마라”박 대표가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꽁무니를 빼지 마라(Don’t punk out and don’t quit)”다. 스타트업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보다 받아들이고, 정답을 찾기보다 직접 답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다.박 대표는 “CEO를 하다 보면 어려운 결정 앞에서 뒤로 물러서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며 “하지만 도망간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직접 부딪히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데, 이 문장이 그 사실을 가장 짧고 명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6.06.21 08:00

3분 소요
달러가 답일까…고환율 시대 내 돈 지키는 법

재테크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예금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등 달러 자산을 활용해 통화 분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지금처럼 환율이 높은 시점에 무작정 달러를 사들이는 ‘추격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달러 자산, 환차익보다 ‘포트폴리오 보험’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결산법인의 실질주주 수는 1455만8479명으로 전년보다 33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1442만명에 달한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투자 열기도 여전하다. 5월 말 기준 서학개미가 보유한 미국 주식 평가액은 2036억 달러로 집계되며 처음으로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이처럼 국내 주식뿐 아니라 미국 주식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늘어나면서 환율 역시 투자 판단의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달러 자산 보유자는 환차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자산이 단순히 환차익을 노리는 수단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김윤희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본부장은 “달러 자산은 환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단이기도 하지만 원화 자산이 흔들릴 때 포트폴리오 전체를 방어하는 역할도 한다”며 “일반 투자자도 일정 부분은 달러 기반 자산을 보유하는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투자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달러 자산은 주식이나 부동산과 달리 위기 국면에서 자산가치를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한국은 고령화와 성장 둔화가 진행되면서 장기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환율 전망 자체보다 원화 자산에 과도하게 편중된 구조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부동산도 원화 자산…통화 분산 필요특히 자산관리 업계에서는 국내 투자자들이 생각보다 원화 자산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고 진단한다. 상당수 가계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자체가 원화 자산인데다 예·적금과 국내 주식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원화 올인’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달러 자산은 환테크가 아닌 ‘통화 분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국내 투자자들은 부동산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아 이미 상당 부분 원화 자산에 집중돼 있다”며 “부동산은 원화 자산인 만큼 이를 바꾸기 어렵다면 금융자산이라도 달러 기반 자산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에 금융자산의 일정 비중을 달러 기반 자산으로 보유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달러 예금뿐 아니라 ▲미국 주식 ▲미국 ETF ▲금 등도 대표적인 달러 자산으로 꼽힌다. 특히 개별 종목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ETF를 활용한 분산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S&P500 ETF는 미국 대형 우량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으며, 나스닥100 ETF는 인공지능(AI)·반도체·빅테크 기업 중심의 성장성에 투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정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장기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환율 시대에 PB 업계가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기준은 ‘달러 자산 30%’다. 환율 상승에 베팅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원화 자산 편중 위험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통화 분산 전략이라는 설명이다.김 본부장은 “달러 자산은 환차익보다 포트폴리오의 보험 역할에 가깝다”며 “고객들에게는 금융자산의 30% 정도를 달러 기반 자산으로 보유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자산관리 전문가는 “금융자산 기준으로 달러 자산 비중은 최소 3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본다”며 “금과 미국 주식, S&P500·나스닥 ETF 등 달러 기반 자산을 활용해 통화 분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율 전망보다 투자 원칙이 중요”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 수준만 보고 달러 자산을 무리하게 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환율 시대일수록 환율 방향을 예측해 투자하기보다 원화와 달러 자산을 균형 있게 나눠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유영동 하나은행 투자전문위원은 “환율과 금리, 원자재 가격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환율이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금리가 어디까지 움직일지 맞히려는 방식의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 본부장은 “달러를 이미 보유한 투자자라면 달러 예금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지금 새롭게 환전해 달러 예금에 가입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환율이 추가로 오를지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기대 수익과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마다 어떤 자산이 있었으면 좋았을지, 반대로 어떤 투자에서 불안함을 느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고환율 장세를 계기로 자신의 투자 성향과 감내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정확히 아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06.20 09:00

4분 소요
삼쩜삼 AI 라인업, 종소세 신고 기간 문의 9만건 처리

재테크

‘2400만이 찾은 대표 환급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유입이 폭증하는 5월 종합소득세(이하 종소세) 정기신고 기간에도, 자사 ‘AI 라인업’을 통해 총 9만건 이상의 고객 문의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고 18일 밝혔다.종소세 신고가 있는 5월은 삼쩜삼을 이용하는 고객이 가장 몰리는 시기다. 올해 5월 삼쩜삼에 유입된 트래픽은 평소 대비 13배에 달한다. 삼쩜삼은 효율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고객 경험 증진을 위해 지난 3월 AI 라인업을 선보이고 고도화했다. 음성 기반 AI 컨택센터(이하 AICC) ‘점삼이’와 세무 전문 AI 질의응답 서비스 ‘삼쩜삼Q’, 앱 내 AI 에이전트 ‘삼쩜삼AI’ 운영을 통해 대규모 상담 수요에 대응했다.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AICC ‘점삼이’다.점삼이는 5월 한달간 24시간 대응하며 약 4만 6000콜 이상의 고객 문의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이용 고객 3명 중 2명은 전문 상담원 연결 없이 AI 상담만으로 문의를 종결했다. 종결률을 높인 비결은 시나리오 기반의 답변 설계가 주요했다. 점삼이는 범용 LLM(대규모 언어모델) 모델을 그대로 쓰는 방식이 아닌, 축적된 CX(고객경험) 상담 노하우를 실제 답변 방식으로 그대로 구현했다. ▲환급 대상 여부 ▲환급액 및 환급 일정 ▲부양가족 관련 문의 등 고객들이 가장 자주 묻는 핵심 항목 25개를 중심으로 삼쩜삼 가입 고객에게 개인화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AI 상담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의는 통화 종료 후 알림톡을 발송해 전문 상담원과 채팅 상담으로 이어지도록 보완했다.삼쩜삼Q는 5월 한달간 약 1만 5000건 이상의 세무 관련 질의에 답하며 궁금증을 해소했다. 앱 내 에이전트인 삼쩜삼AI 역시 약 3만건의 앱 이용 관련 문의를 소화해내며 고객 편의를 끌어올렸다. AI 라인업이 단순 문의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면서 실제 고객센터 문의는 지난해 5월 대비 약 4만건 이상 감소했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올해 첫 선을 보인 삼쩜삼 AI 라인업이 연중 트래픽이 가장 몰리는 종소세 시즌에도 높은 안정성과 자체 해결률을 입증했다”며 “AI 서비스를 고도화해 고객들이 더 쉽고 편하게 삼쩜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6.06.18 15:02

2분 소요
"좀비기업 확산이 정상기업 자금조달 압박"…토스인사이트 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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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경영연구소 토스인사이트는 '최근 국내은행 자금중개의 이중 과제: 생산적 신용배분과 안정적 예금조달의 조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이번 보고서는 토스인사이트가 금융·경제 현안을 분석해 공개하는 '토스 브리프 인사이트' 시리즈의 일환이다. 디지털금융연구팀 유재원 팀리더와 노유철 연구위원이 학계 및 한국은행 연구진과 공동 수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관련 논문은 SSCI 등재 국제학술지인 '파이낸스 리서치 레터스(Finance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보고서는 국내 은행권이 단순히 대출 규모를 늘리고 예금을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자금의 배분 효율성과 조달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생산적 신용배분과 안정적 예금조달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자금운용과 자금조달 측면에서 실증 분석했다.첫 번째 연구에서는 업종 내 좀비기업 비중이 정상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좀비기업 부채 비중이 10%포인트 증가할 경우 정상기업의 평균 차입금리는 약 0.10%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등급 하위 25%에 속하는 정상기업의 경우 차입금리 상승과 대출 증가율 둔화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관찰됐다.보고서는 이 같은 영향이 서비스업과 통화정책 완화 국면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에 업종별 좀비기업 익스포저를 주요 리스크 지표로 관리하고, 업종 위험과 개별 기업 위험을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두 번째 연구는 금융기관의 예금금리 결정 구조를 분석했다. 평상시에는 예금 기반이 탄탄한 기관일수록 예금금리 경쟁에 소극적인 반면, 대출자산 비중이 높은 기관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금리를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예금 대비 부채 비율이 10%포인트 높아질 경우 예금금리 스프레드는 약 4bp 낮아졌고, 대출 대비 자산 비율이 10%포인트 높아지면 약 3bp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다만 신용시장 스트레스가 커질 경우 상황은 달라졌다. 신용스프레드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예금 기반이 강한 기관도 예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반면, 대출 비중이 높은 기관은 조달비용 부담으로 인해 금리 인상 유인이 약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토스인사이트는 두 연구를 통해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단순히 시장금리 변화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업종별 부실 누적, 금융기관의 조달구조, 신용시장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반영된다고 설명했다.유재원 토스인사이트 디지털금융연구팀 리더는 "생산적 금융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정상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저해하는 부실위험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한편 시장 스트레스에 따른 조달비용 변화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며 "국내 은행권의 자금중개 기능을 효율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함께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6.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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