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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난인데 주차장 안 짓는다?…‘질문’부터 바꾼 이유[CEO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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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위대한 질문에 의해 전진한다.”조은비 로드맵 대표가 안병민 저자의 ‘질문인간’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문장이다. 인공지능(AI)이 수많은 답을 빠르게 내놓는 시대일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은 정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판단하는 힘이라는 의미다.기업을 경영하면서 단국대학교에서 창업학을 가르치는 조 대표는 올해 초 이 책을 읽었다. 현장에서 만난 기업인과 학생들이 문제를 충분히 들여다보기보다 정답부터 빨리 찾으려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 것이 책을 선택한 배경이다.‘질문인간’은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이 답보다 질문에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교한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지 결정하고, AI가 내놓은 답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뒤 실행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설명이다.조 대표는 책의 메시지가 자신이 창업과 경영에서 중요하게 여겨온 ‘문제 정의’와 닮았다고 봤다. 창업은 이미 정해진 답을 능숙하게 찾는 데서 시작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상에 “왜 그래야 하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물을 때 새로운 문제가 발견된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업과 혁신이 만들어진다.로드맵이 AI 카메라와 라이다(LiDAR)를 활용해 만든 주차 관련 기술도 질문에서 출발했다. “주차장은 있는데 왜 사람들은 계속 주차할 곳이 없다고 느낄까”라는 물음이다. 현장을 살펴보니 특정 시간대에 차량이 몰리거나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정보를 알지 못해 배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기존의 답은 주차장을 더 짓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 대표에 따르면 주차면 한 칸을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은 과거 약 1억원에서 최근 2억원 안팎까지 높아졌다. 답은 분명했지만 한정된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졌다.로드맵은 질문을 바꿨다. 주차장을 새로 조성하는 대신 기존 주차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차량을 분산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AI와 라이다는 현장의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확인한 뒤 탄생한 기술이다.조 대표는 “이 책을 단순히 AI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 창업과 경영, 그리고 교육을 관통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며 “질문하는 순간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게 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과 혁신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경험이 쌓인 경영자일수록 질문이 필요하다. 과거의 성공 경험은 판단 속도를 높여주지만, 환경이 달라진 뒤에도 익숙한 방식을 정답처럼 고집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조 대표 역시 중요한 결정을 앞두면 “내가 이 문제를 너무 쉽게 판단한 것은 아닌가”, “과거에 성공한 방식이라는 이유로 고집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자신에게 묻는다고 했다.다만 좋은 질문만으로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질문하려면 해당 분야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고, 발견한 가설을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고 실행하는 과정도 뒤따라야 한다. 특히 창업에서는 질문이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어렵다.조 대표는 이를 ‘질문하고, 검증하고, 실행한 뒤 다시 질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앞으로 더 많은 답을 만들어낼수록 다른 관점은 없는지, 놓친 것은 없는지 묻는 힘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질문과 검증, 실행을 반복하는 것이 AI 시대에도 인간이 맡아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2026.08.15 08:00

3분 소요
정진완 우리은행장, ‘사람 살리는 금융’ 캠페인…다음 주자는 농협·카뱅

은행

불법사금융 피해를 막고 금융 취약계층을 보호하자는 금융권의 움직임이 릴레이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도 이에 동참하며 서민금융 지원과 포용금융 확대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우리은행은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시작된 ‘사람 살리는 금융’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12일 밝혔다.‘사람 살리는 금융’ 릴레이 캠페인은 지난 7월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으로부터 시작된 공익 캠페인이다. 불법사금융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보호하고 ‘사람을 살리는 금융’의 가치를 사회 전반에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캠페인은 참여자가 캠페인 취지를 담은 사진을 SNS에 게시한 뒤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지목을 받아 캠페인에 참여한 정진완 은행장은 포용금융 및 서민금융 지원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정진완 은행장은 다음 릴레이 주자로 강태영 NH농협은행장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지목해 릴레이를 이어 나갔다.정진완 은행장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시작된 뜻깊은 캠페인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다”며 “우리은행은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대표은행으로서 앞으로도 금융 취약계층을 돕고 살리는 포용금융을 적극 실천해 서민금융 지원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2026.08.12 16:36

1분 소요
정기선, HD현대 2대 주주 된다지만...천문학적 승계 자금 최대 과제로

산업 일반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분을 증여받으며 HD현대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오너가 내 지분 이동으로 HD현대 지분율이 약 10%에 가까워졌지만 완전한 경영 승계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회장이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HD현대 지분 3.54%에 해당하는 주식 280만주를 증여받는다. HD현대는 전날 증여 내용을 공시했고, 오는 9월 3일 기준으로 증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증여로 정 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은 6.12%에서 9.67%로 상승한다. 반면 최대주주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율은 26.60%에서 23.05%로 떨어진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7.12%다. HD현대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가 → HD현대 → 계열사로 이어지는 형태다. 정 이사장의 최대주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이에 완전한 경영 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 회장이 부친에게 지분율을 넘겨받으면 되는 단순한 구조다. HD현대는 조선사업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 35.05%를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지분은 100%를 갖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 81.82%, HD현대일렉트릭 35.74%의 지분을 HD현대가 소유하며 지배하고 있다. 단순한 지배구조지만 관건은 증여세가 될 전망이다. 4일 HD현대 주식의 종가 기준으로 증여 규모가 5838억원에 달한다. 이에 전날 종가 기준으로 증여세를 계산하면 정 회장이 납부해야 할 증여세가 약 3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 이사장이 정 회장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앞으로 정 회장이 남은 정 이사장의 지분을 모두 증여받는다고 하면 단순 8월 4일 기준 종가로 계산해도 2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증여세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훗날 지분이 상속된다고 해도 상속세도 비슷한 셈법이 적용된다. 정 회장은 2025년 기준으로 연봉 24억원, 개인 배당금 173억원을 수령했다. 2026년 상반기 배당금으로 126억원을 챙겼지만 당장 이번 증여세 3500억원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연부연납 방식으로 증여세를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과세특례 적용 증여는 15년에 걸쳐 납부할 수 있다. 여기에 삼성그룹의 오너가들처럼 주식 담보 대출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과 비슷한 또래로 종종 비교되는 재계 5위 한화그룹의 김동관 수석부회장의 경우 경영 승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한화그룹은 김 수석부회장(50%)을 비롯해 삼형제의 지분이 80%에 달하는 한화에너지가 ㈜한화를 지배하는 구조다. 그리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한화 지분을 삼형제에게 증여하고 있는 흐름이다. HD현대는 경영 승계와 관련해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가 체제로 변모한 만큼 승계 잡음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삼성그룹을 비롯해 주요 그룹의 오너일가들이 겪은 것처럼 천문학적인 승계 자금 마련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2026.08.05 10:37

2분 소요
‘경제 관료’서 신약 개발 수장으로… 조원동 “AI가 최고의 바이오 선생님” [인터뷰]

CEO

공무원 출신이지만 안주하는 삶보다 ‘도전’을 선호했기 때문일까. 마지막 선택도 의외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바이오 분야의 신약 개발 회사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직. ‘경제 관료’로 대통령실 경제수석까지 역임했던 조원동 회장의 현 직함이다. 지금껏 달려왔던 분야의 ‘유종의 미’가 아닌 모험을 택한 그가 인생의 마지막 명함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하루 3시간, 과학자 50명과 대화 2025년 7월 조 회장이 바이오 회사의 수장으로 공식 행보를 알렸다. 1979년 행정고시 패스 이후 35년 이상 ‘경제 관료’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는데 갑자기 바이오 기업의 대표직을 맡게 됐으니 의문부호가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바이오업계 선생님’을 통해 분야를 파고들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2024년 현대ADM바이오(현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의 사외이사를 맡은 후 AI의 도움을 받아 치열하게 바이오 분야를 탐구하면서다. 서울 마곡의 페니트리움바이오 사무실에서 만난 조 회장은 “생성형 AI가 나왔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었다. 생성형 AI를 초창기부터 쓰기 시작했고 궁금하고 찾고 싶은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주고받았다”며 “하루 3시간, 과학자 50명과 대화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 AI인 ‘알파폴드’를 언급했다. 알파폴드의 개발자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는 이 AI 시스템 개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신약을 개발하는 데 화학 공식이 필요하고 이러한 화학 구조물을 예측하는 데 AI가 주로 활용되고 있다. 또 생체 임상에 들어가면 인체 구조 등 의학 지식도 많이 필요하다”며 “페니트리움바이오가 집중하는 분야가 면역학인데 매크로적인 측면에서부터 분자학적인 것들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런 지식들은 한 전문가가 다 소유하기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조 회장은 각 분야 대가들의 지식을 흡수하면서 지평을 넓힌 덕분에 지금의 바이오 수장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주로 활용하는 AI 모델은 클로드와 제미나이의 고급 버전이다. 첫 제안을 받았을 때 두려움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혁신적인 일이라는 판단에 사명까지 과감히 바꾸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얼굴마담’만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품었지만 선구적인 일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고 AI로 공부하면서 함께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현대ADM바이오의 대표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금은 페니트리움바이오로 간판이 바뀌었다. 페니트리움은 신약 후보물질 이름에서 따왔다. 조 회장은 “임상 수탁 기관(CRO)에서 신약 개발사로 영역을 완전히 바꿨다. 위험 요소도 있지만 현재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베팅”이라고 강조했다. ‘묻고 더블로’ 마지막 승부수 페니트리움은 AI를 통해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가설을 세웠으니 이제 증명할 시간이다. 글로벌 임상의 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지난 7월 1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진행 소식을 알렸다. 미국에서 임상 1상을 건너뛰고 2상으로 직행한 이유에 대해 “페니트리움과 동일한 제형이 이미 사람에게 투여된 이력이 있어 관련 데이터가 축적됐기 때문”이라며 정상적인 절차임을 밝혔다. AI를 활용해 수년이 소요되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시간을 단축한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임상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다중선택적 비공유결합 RAS(세포의 성장·분열·사멸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 단백질 억제제’인 다락손라십(Daraxonrasib)의 임상 과정을 주목했다. 조 회장은 “보통 신약 물질들이 탐색 임상 이후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본 임상 이전의 탐색 임상의 경우 내년에는 끝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락손라십의 경우도 시작해서 1년 만에 결과를 냈고, 췌장암 3상에서 중앙값 생존 1년을 초과 달성한 최초의 약물이 됐다. 이런 결과로 기업(레볼루션 메디슨즈) 가치가 32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다락손라십은 2022년 임상 1·2상에 들어갔고, 2023년에 주요 학회에서 췌장암 및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초기 반응률과 질병조절률 등을 공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조 회장이 언급한 탐색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던 셈이다. 그는 “다락손라십의 임상과 유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3년 내 결과가 날 수도 있다”며 임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페니트리움은 여러 암과 여러 항암제를 한 번에 검증할 수 있는 설계로 꼽히는 ‘듀얼 바스켓 임상’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는 다락손라십의 면역항암제+표적항암제 무한 병용 전략과 유사하다. 조 회장은 “미국 글로벌 임상에 면역항암제뿐 아니라 표적항암제까지 다 포함시키는 병용 전략을 통해 암세포의 주변 환경인 종양 미세 환경을 포커싱하는 약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력한 만큼 받는다’가 조 회장의 좌우명이다. 이에 페니트리움바이오에 투자하며 마지막 승부를 걸고 있다. 회장 직급이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신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해 노력의 결과를 얻겠다는 각오다. 그는 2024년 4만주, 2025년 8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조 회장은 “월급을 안 받는 대신 스톡옵션으로 많이 걸었다. 리스크를 감수하겠다는 차원으로 스톡옵션을 선택했고, 임상 성공으로 기업 가치와 주가가 오르면 금전적 결과가 따라오게 된다”며 “하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평생 해왔던 일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었고 도전 자체에 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페니트리움바이오는 ‘경제 관료’ 은퇴 후 그토록 찾아다닌 ‘마지막 숙명’이다. “정부에서 나와 제일 좋은 삶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3분의 1은 돈 버는 일을 하고, 3분의 1은 재미있는 일을 하고, 3분의 1은 사회에 봉사하는 일을 하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했다”는 조 회장은 “지금 바이오 업종은 이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일이다. 이 3가지를 한꺼번에 하기에 너무 욕심내지 말고 차근차근 하다 보면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6.07.28 07:00

4분 소요
“대출 늘려라” CIFO vs “리스크 막아라” CRO…은행 내부 충돌 예고

은행

정부가 금융지주의 포용금융최고책임자(CIFO·Chief Inclusive Financial Officer)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관치금융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권과 내부 조직도까지 정부가 행정지도로 규율하는 것은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금융사의 지배구조 체계를 흔드는 일로 ESG 강화 움직임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내 감독총괄분과의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추진단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CIFO 도입이었다. 금융회사들이 포용 금융 전담 임원을 두고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과 채무 조정과 같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토록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금융의 공적 기능을 강조한 뒤 나온 정책으로 풀이된다.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출범을 예고하면서 “금융사에 포용금융 최고책임자를 지정해 이사회 안에 지배구조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 내재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실적 채우기용 서민금융 지원을 넘어 경영진이 포용금융을 핵심성과지표(KPI)로 다루도록 사실상 강제하겠다는 것이다.문제는 포용금융 실천을 위한 정책을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운 금융권의 포용금융 전담 임원을 정부가 나서서 만들도록 강제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ESG를 강화하면서 포용금융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업이 얼마나 투자하고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할 시간도 없이 정부 압박에 밀려 관련 임원을 만들고 투자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취약계층 공급 총괄" vs "민간 경영권 침해"정부와 금융당국이 CIFO 도입을 밀어붙이는 표면적인 이유는 적극적인 포용금융 실행을 위해서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장기화로 서민들의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사회공헌이나 상생금융 공급에 소극적이라고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현재 은행권 내에는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최고리스크책임자(CRO)·준법감시인 등이 존재하지만 포용금융 업무가 여러 부서에 파편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사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CIFO를 통해 정책금융 공급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상생금융 실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그러나 CIFO가 생길 경우 조직의 컨트롤 타워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파편화하고 내부 마찰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중은행에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는 CRO와 당기순이익을 뽑아내야 하는 영업그룹장이 있다.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수익을 확대하는 게 기업의 주된 목표다. 그런데 CIFO가 포용금융을 목표로 대출 확대를 요구하면 이를 조율하기 어려워진다. 포용금융은 그 자체로 원금 손실의 우려를 안고 있는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CRO 입장에서는 CIFO 주장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돼 정면충돌 할 수 있는 셈이다.금융당국은 CIFO를 신설하고 포용금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다가 손실이 나더라도 사후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면죄부 카드를 흔들고 있다. 그러나 면책 제도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게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CIFO의 책임이 사라진다고 해서 민간 은행의 부실 대출로 인한 실제 재무적 손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어떤 자리에 어떤 임원을 두고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이사회와 주주들의 고유 권한이다. 만약 이런 개입이 연체율을 높이고 금융회사 리스크 확대로 이어지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 정책을 위해 은행이 부실 대출을 늘렸다가 건전성에 손상을 입으면 그것은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로 기업 거버넌스(Governance·지배구조)를 흔드는 일이 된다”며 “ESG 강화를 강조해온 정부와 움직임에도 배치된다”고 말했다.3고 현상이 성공의 비용이라더니…화살 맞는 금융권일각에서는 정부의 경제 정책 실책으로 인한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은행 탓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지난 5월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 현상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장기간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해진 한국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도 했다.그러나 ▲집값 상승 ▲증시 변동성 확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이 이어지고 서민 경제 부담이 가중되자 정부의 화살이 금융회사로 향했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CIFO 신설은 ‘불가피한 성공의 비용’을 금융회사와 그 주주들이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며 “서민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 마치 포용 금융을 외면한 금융사의 잘못 때문만으로 매도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서민과 경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사의 팔을 비트는 게 아니라 정부가 더 촘촘한 정책 설계를 통해 예산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6.07.18 06:00

4분 소요
외국인도 고충처리위원으로…이직률 20%서 10%↓

경제일반

직원 46명 가운데 35명이 외국인인 경기 광주시의 베이커리 제조업체 본비반트. 생산 현장의 대부분을 외국인 노동자가 맡고 있었지만, 정작 회사의 노사협의회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어려웠다. 높은 언어 장벽이 발목을 잡았을 뿐 아니라 내국인 중심으로 운영된 협의 구조 탓에 현장의 불편과 제안이 공식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통로가 부족했다.회사는 일터혁신 상생컨설팅을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한 생산인력이 아닌 노사협의의 주체로 참여시키기 시작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충처리위원으로 선임하고, 고충처리제도와 제안제도를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운영했다.현장 의견을 듣는 방식도 바꿨다. 언어 장벽을 고려해 인터뷰 질문지를 미리 배포하고, 대표이사가 직접 통역에 참여해 외국인 노동자의 의견을 수렴했다. 회사 운영에 대한 외국인 노동자의 의견이 공식 절차를 거쳐 전달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변화 이후 본비반트의 이직률은 2024년 20%에서 2025년 10%로 낮아졌다. 김보라 본비반트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가 단순한 생산인력이 아니라 함께 회사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며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신규 인력의 조직 적응과 현장 운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본비반트의 사례는 16일 서울시어울림플라자에서 열린 ‘2026년 제4차 일터혁신 사례공유 포럼’에서 소개됐다. 노사발전재단이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변화하는 일터혁신’을 주제로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수행한 일터혁신 상생컨설팅 사례가 발표됐다.최근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을 조직 운영과 노사협의 과정에 어떻게 참여시킬지가 기업의 새로운 인사·노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작업 지시를 다국어로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고충처리와 제안,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이날 포럼에서는 전 직원이 직군별 평가·보상체계 설계에 참여한 인천 부평구 노바쎄미의 사례도 발표됐다. 노바쎄미는 일부 관리자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정하는 대신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직군별 평가와 보상체계를 마련했다.노바쎄미의 매출은 2024년 126억원에서 2025년 155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직원들의 임금 만족도도 같은 기간 2.57점에서 2.79점으로 7.8% 상승했다. 다만 보도자료에는 만족도 조사의 척도와 응답 인원, 구체적인 조사 방식은 제시되지 않았다.두 기업의 사례는 인사·노무제도를 외부 전문가나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설계하기보다 실제 적용 대상인 노동자가 참여할 때 현장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사업장에서는 이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고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인력 유지와 조직 운영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다만 두 회사의 매출 증가와 이직률·만족도 개선을 컨설팅의 직접적인 성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주와 생산량, 인력 구성, 임금 변화 등 경영지표에 영향을 준 다른 요인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박종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일터혁신은 일부 관리자나 전문가의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구성원이 직접 참여할 때 현장에 효과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며 “모든 노동자가 일터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6 17:53

3분 소요
MBK·영풍 vs 고려아연, 美 제련소 주도권 충돌…“막더니 숟가락 얹기”

경제일반

고려아연의 미국 핵심광물 제련소 건설 사업을 둘러싸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 간 충돌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MBK·영풍은 국내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사업 자금조달 방식에 반대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서는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으로 소개하며 프로젝트의 지원 주체를 자처해 고려아연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려아연 측에서는 MBK·영풍이 현 경영진이 기획하고 미국 정부와 협상을 주도해 온 사업에 뒤늦게 관여해 성과에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고 비판한다.반면 MBK·영풍은 미국 제련소 건설 자체에 반대한 적은 없으며, 최 회장 측이 추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과 의사결정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그동안 최 회장은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가 핵심광물 기술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경영권 방어의 핵심 명분으로 활용해 왔다.MBK·영풍이 테네시주에서 리셉션을 개최한 것은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협조하는 책임 있는 최대주주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 겨냥한 11조원 프로젝트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9일 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호텔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관련 리셉션을 개최했다.행사에는 윤종하 MBK 대표업무집행자 부회장과 영풍 관계자, 미국 현지 로비업체 관계자, 테네시주 지역 인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와 영풍은 행사에서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이라고 소개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과 협력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일대에 비철금속·핵심광물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설비투자액은 약 66억달러, 운전자금과 금융비용을 포함한 총사업비는 74억달러로 한화 약 11조원 규모다.제련소는 연간 약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아연·납·구리와 안티모니·게르마늄 등 13종의 비철금속 및 전략광물을 최대 54만톤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부지 조성에 착수해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상업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테네시주 정부는 이 사업을 66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740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로 발표했다. 테네시주 역사상 단일 사업 기준 최대 규모의 자본 투자다. 주 정부 차원에서 4500만달러 규모의 경제개발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미국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와 전기차, 방위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및 현지 전략적 투자자들과 손잡고 제련소를 건설하는 것은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한국 기업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특히 미국 정부가 단순히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합작법인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까지 확보하도록 사업 구조를 설계한 것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자금조달 막고 미국에서는 ‘지원 주체’ 자처논란의 출발점은 MBK·영풍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보인 상반된 행보다.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 주도 합작법인인 크루서블JV를 대상으로 약 2조8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신주 발행 규모는 약 221만주로 기존 발행주식의 12% 수준이었다. 미국 정부 및 현지 투자자가 참여하는 합작법인은 이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확보하는 구조였다.MBK·영풍은 해당 유상증자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 수단이라며 법원에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고, 투자 조건과 의사결정 과정도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신주 발행의 주된 목적이 경영권 방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해당 거래가 미국 중심의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과 한미 경제안보 협력,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위한 목적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MBK·영풍은 법원 결정 이후에도 미국 제련소 사업 자체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들은 프로젝트의 전략적 가치가 아니라 유상증자 방식과 투자 조건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MBK는 “미 제련소 사업의 전략적 가치를 단 한 번도 부인하거나 반대한 적이 없다”며 “가처분을 제기한 것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대주주를 배제한 채 추진한 비정상적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과 불투명한 의사결정 절차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업계에서는 프로젝트의 핵심 자금조달 방안을 저지하려 했던 MBK·영풍이 미국 현지에서는 ‘최대주주 그룹’을 앞세워 프로젝트의 지원 주체를 자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고려아연 측은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최 회장과 현 경영진, 기술진이 사업 초기부터 미국 정부 및 현지 관계자들과 협상하며 추진해 온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MBK·영풍이 고려아연과 별도 협의 없이 미국 현지에서 프로젝트 지원 의사를 강조한 것은 기존 경영진이 만든 사업 성과에 뒤늦게 편승하려는 행보라는 주장이다.◇ MBK·영풍이 ‘숟가락 얹기’에 나선 배경은MBK·영풍이 미국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무대가 국내 주주총회와 법원을 넘어 미국 정부와 정치권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정부가 전략적 파트너이자 사실상 주주로 참여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미국 행정부와 테네시주 정부, 의회, 방산·첨단산업계의 이해관계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최 회장 퇴진이나 경영진 교체가 사업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미국 측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MBK·영풍의 경영권 확보 명분도 약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MBK가 미국에서 복수의 로비업체를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미국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소통 창구를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 등을 통해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 더 매키언 그룹, 체크메이트 퍼블릭 어페어스 등 현지 로비업체를 선임한 상태다.MBK·영풍로서는 고려아연 측이 제기해 온 ‘핵심광물 공급망 훼손 가능성’과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추구’라는 비판을 희석하고, 경영권을 확보한 뒤에도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수 있다는 신뢰를 미국 측에 심어주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동력인 동시에 한미 핵심광물 동맹의 중요 자산”이라며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프로젝트를 자신들의 명분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 지속성과 기술인력,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7.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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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도가 김민규 “막걸리, 세계 시장에서 사케처럼 대중화 꿈”

CEO

건축가에서 막걸리를 빚는 술도가의 수장으로 변신한 김민규 복순도가 대표. 이력부터 남다른 그는 복순도가의 ‘도가’를 일반적인 그릇 도(陶)가 아닌 도시 도(都)와 집 가(家)로 표현했다. 도시와 농촌 지역을 잇는 좋은 매개체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출발선부터 달랐던 그는 한국의 미(美)가 도드라지는 ‘발효건축’을 접목, 글로벌 무대에서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다양한 ‘잽’ 통해 구축한 글로벌 브랜딩 복순도가는 김 대표의 어머니 박복순 여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손으로 직접 생막걸리를 빚는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이런 집안의 신념이 김 대표의 철학과 화학적 결합으로 ‘발효’하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전통 누룩이 발효 과정에서 생막걸리의 깊은 맛을 끌어올리듯 복순도가도 김 대표의 참신한 시도들이 쌓이면서 브랜딩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7월 초 복순도가의 서울 디자인 사무소에서 만난 김 대표는 확고한 취향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인터뷰하는 것과 관련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뭔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에서 각양각색의 브랜딩으로 지금의 자리를 구축했기에 어떤 기회든 허투루 놓치고 싶지 않다는 꼼꼼함이 묻어났다. “여기 사무실이 헤드쿼터 같은 곳인데 브랜딩, 마케팅 등 모든 것들을 다 여기서 진행하고 있다. 복순도가가 작은 회사지만 그래도 기획·브랜딩·마케팅을 같이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막걸리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또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한 부분까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간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전통 제조법과 독창적인 마케팅을 무기로 막걸리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고 있다. 복순도가의 쌀막걸리는 2012년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 공식 건배주’, 2013년 ‘대통령 재외공관장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며 주목받았다. 2021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식품 분야의 ‘브랜드 K’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는 “브랜딩 마케팅에는 정말 정답이 없다. 작년에 성공했다고 해서 이 마케팅이 올해 또 성공한다는 법이 없어 항상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더 창의적이어야 하고 발전을 위해서 끊임없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경험으로 체득한 브랜딩 철학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잽 날린다’고 하는데 항상 잽을 넣듯 다양한 분야에 다 밀어본다. 여기를 밀어봤는데 여기가 좀 더 밀리면 또 그때부터 새롭게 해보면서 우리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며 계속 ‘잽’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김 대표는 최근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를 다녀왔다. 복순도가는 한국관이 아닌 일본관 부스에서 색다르게 쌀막걸리 마케팅을 펼쳤다고 했다.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자체가 단순히 그림이나 예술만 있는 게 아니다. 가서 보면 전 세계의 브랜드들·작가들·문화적인 것들이 다 모여 있다”며 “이런 공간에서 문화와 예술이 같이 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됐고, 복순도가의 포지셔닝으로 자리잡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단순히 백화점 시음처럼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문화적인 이벤트가 됐든, 국가 간의 교류가 됐든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가려고 노력한다”며 방향성을 강조했다. 농촌과 도시 연결하는 매개체 복순도가는 전통 누룩 발효로 풍부한 천연 탄산의 손막걸리로 유명하다. 샴페인처럼 풍부한 천연 탄산은 청량감과 풍미를 한층 올려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막걸리계의 돔페리뇽’ 수식어도 붙었다. 100% 국산 쌀 사용과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발효(효모의 향연) 그리고 오랜 기다림의 미학이 결합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할머니의 제조 방식을 물려받아 어머니가 막걸리를 빚게 됐다. 저희가 가양주로 만들었던 게 기존의 제조 방식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차별화가 자연히 이뤄졌다”며 “누룩 제조가 아닌 다른 방식들도 많은데 전통주들이 다양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일본이든 유럽이든 양조하는 환경을 많이 찾아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한 양조장에서 겪은 이색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무알코올 시장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기도 했다. “유럽에서 특이하게 본 것 중 하나가 무알코올 샴페인인데 기존 고급 샴페인보다 더 비싸게 브랜딩 되고 있다. 일반 샴페인처럼 만드는 과정이 동일한데 알코올 없이도 샴페인 맛이 나는 제조 노하우에 관심이 갔다. 막걸리는 유기물이 많아 상당히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술로서가 아니라 음료로서 외국인들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있다.”복순도가의 특징은 천연 탄산만이 아니다. 지역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정성도 담겨 있다. 김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은 양조장이 있는 울산 울주로 향한다. 그는 “모내기 때는 직접 논에 들어가 손길을 돕기도 한다. 농촌에 좋은 것들이 도시에 많이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지역을 연결하는 기차역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도시에서 농촌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배웅하고 마중하는 반가운 마음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와 농촌 지역을 잇는 좋은 매개체가 되고 싶은 정성이 와닿아서인지 복순도가는 주류 업체로는 처음으로 KTX 기차역 입점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기차역 매장은 편의점·약국·꽃집·식음료 등 들어갈 수 있는 사업군이 정해져 있다. 수년간 열심히 제안서를 만들어서 두드린 끝에 힘들게 입점했다”며 “부산역과 서울역 기준으로 판매의 60% 이상이 다 외국인이다. 일본어와 중국어가 기본으로 되는 인력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복순도가는 일본을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등에 손막걸리를 수출하고 있다. K-문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데다 발효문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은 상황이라 수출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축구 경기에 비유하면 이제 첫 번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보충 시간) 시점이다. 김 대표는 “국내 스코어가 나쁘지 않은데 해외는 지금 시작인 것 같다. 한국 문화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예전보다 유리한 상황이기도 하다”며 “매출 비중으로 본다면 국내와 해외 비중이 현재 8대 2 수준인데, 10년 후에는 2대 8 반대가 돼 한국의 막걸리를 더 많이 알리고, 일본의 사케처럼 세계 무대에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6.07.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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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책임경영, 김병주 소설에만 존재했나…‘오퍼링스’ 재조명

정책이슈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여 년에 걸쳐 집필한 자전적 장편소설 ‘오퍼링스(Offerings)’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설 속에서 강조된 ‘책임 있는 금융’과 ‘리더의 역할’이 현실의 홈플러스 사태와 대비되면서다. ◇ 김병주 자전소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재조명 ‘오퍼링스’는 한국계 미국인 투자은행가 대준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 구조조정 업무에 참여하며 자본시장과 기업, 노동자, 이해관계자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마주한다. 김 회장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간 집필한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출간 당시부터 단순한 문학작품을 넘어 김 회장의 금융철학과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텍스트로 받아들여졌다.김 회장은 소설에서 구조조정을 단순한 재무적 판단의 영역으로만 보지 않는다. 기업의 존폐는 주주 수익률뿐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협력업체의 경영 안정,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금융인을 자본을 배분하는 기술자에 그치지 않고, 위기 기업을 다루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책임 있는 주체로 그린다.그러나 홈플러스 사태 이후 김 회장의 금융철학과 MBK의 현실 경영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MBK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과 자산유동화 등을 이어왔다. 이후 업황 악화와 재무 부담이 겹치면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회생절차 폐지 결정까지 나오면서 임직원 고용 불안, 협력업체 납품대금 문제, 채권 투자자 손실 우려가 동시에 불거졌다. 소설 속 ‘책임 있는 금융’이 현실 경영에서 충분히 구현됐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배경이다. ◇ 김병주 주주 연례서한서 홈플러스 “작은 잡음” 논란특히 논란을 키운 것은 김 회장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이다. 김 회장은 서한에서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관련해 언론에서 “다소 잡음(some noise)”이 일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 측은 이 표현이 홈플러스 사태 자체를 가볍게 본 것이 아니라 비판적 언론보도를 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협력업체와 노동자,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 표현은 책임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서한에는 홈플러스와 관련한 이해관계자 중 일부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MBK가 투자자들에게 상당 규모의 분배금을 지급했고, 홈플러스가 포함된 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홈플러스 현장에서는 고용불안과 거래대금 미지급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에게는 성과를 설명하는 모습이 대비되서다. ◇ 홈플러스 사태, ‘대주주 책임론’ 논쟁으로 비화 홈플러스 사태는 한 유통기업의 회생절차 문제를 넘어 MBK의 투자 방식과 대주주 책임론으로 확산하고 있다. 쟁점은 △대형 유통기업을 보유한 사모펀드의 책임 범위,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주와 채권자·근로자·협력업체 사이의 손실 분담, △경영권을 행사해 온 대주주의 역할 등으로 압축된다. 사모펀드는 투자자 수익을 목적으로 운용된다. 다만 홈플러스처럼 고용 규모가 크고 협력업체 거래망이 넓은 기업의 경우,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 논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장기간 경영권을 보유해 온 대주주라면 기업 가치 하락과 회생절차 진입 과정에서의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반면 MBK 측은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재 출연과 자금 지원 등 필요한 조치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또 홈플러스 회생 신청은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이다. 그러나 노동계와 정치권, 채권시장에서는 MBK와 김 회장이 대주주로서 보다 구체적인 책임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오퍼링스’가 글로벌 금융인의 성장담으로 읽혔다면 지금은 김병주 회장의 금융철학과 실제 경영이 일치했는지를 따져보는 텍스트가 됐다”며 “홈플러스 사태는 사모펀드의 사회적 책임과 대주주의 책임경영 기준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7.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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