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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는 끝나지 않았다…전쟁이 다시 흔든 물가 경로 [특파원 리포트]

국제 이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끝낸 줄 알았다. 금리는 충분히 올라갔고, 수요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 물가 상승률은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했으며, 중앙은행들은 긴축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 역시 이 판단을 받아들였고, 관심은 더 이상 ‘얼마나 더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내릴 것인가’로 이동했다. 인플레이션은 관리 가능한 문제로 돌아온 듯 보였다.그러나 이란 전쟁은 이 흐름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전쟁이 격화되자 국제유가는 빠르게 반응했고, 처음에는 익숙한 패턴처럼 보였다. 중동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유가가 오르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안정되는 흐름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됐기 때문이다. 시장이 이를 일시적 충격으로 간주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익숙함이 오히려 판단을 흐릴 수 있다.협상과 충돌이 동시에 만든 ‘공급 불안’지금 전쟁은 단순한 충돌이 아니라, 협상과 군사 작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핵·탄도미사일 통제와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를 포함한 15개 항의 종전안을 전달하며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파키스탄을 통한 중재 채널이 가동되고, 이집트와 터키 등도 협상 참여를 독려하는 등 외교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그러나 군사 충돌은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및 핵 관련 인프라를 타격하고 있고, 이란 역시 미사일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서방 선박 통행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이처럼 외교와 군사 행동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에서는 시장이 방향을 잡기 어렵다. 협상 기대가 커지면 유가는 내려가지만, 같은 날 군사 충돌이 확대되면 다시 상승한다. 최근 유가가 하루에도 크게 출렁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문제는 단순한 가격 변동성이 아니라, 이런 구조가 에너지 공급 자체를 지속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이곳의 흐름이 흔들리고, 동시에 생산 시설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이번 충격은 단순한 수송 차질을 넘어 공급 기반 전체를 압박하는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결국 핵심은 유가의 수준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공급이 일시적으로 흔들리는 것과 생산 기반 자체가 훼손돼 가격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번 전쟁은 후자의 가능성을 시장에 각인시키고 있다.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순히 기름값만 오르는 데 그치는지, 아니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논쟁도 다시 등장한다. 이론적으로는 전자에 가깝다는 해석이 많다. 즉 유가 상승은 특정 가격의 변화일 뿐, 전체 물가를 움직이는 인플레이션과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이런 공급 충격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물가 흐름을 중심으로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에너지 가격은 생산비와 운송비를 통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비용이다. 기업은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소비자는 이를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경로다.최근 몇 년간의 경험은 이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한때 ‘일시적’이라고 불렸던 물가 상승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됐고, 중앙은행들은 뒤늦게 대응하면서 상당한 비용을 치렀다. 이 경험 이후 정책당국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그러나 그 교훈은 또 다른 위험을 만든다. 이번에는 과잉 대응이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한다고 해서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이 적절한 대응일까. 에너지 가격은 통화정책으로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산유량이 늘어나지는 않으며, 대신 수요만 더 위축된다. 물가와 성장 사이, 중앙은행의 딜레마 이것이 통화정책 딜레마다. 금리를 올리면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금리를 유지하면 물가 상승을 용인하는 셈이 된다. 어느 쪽도 완전한 해법은 아니다. 중앙은행은 결국 불완전한 선택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더 복잡한 점은 이번 상황이 2022년과 동일하지 않다는 데 있다. 당시에는 팬데믹 이후 억눌린 수요가 폭발했고, 공급망이 동시에 붕괴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됐다. 지금은 수요가 이미 둔화하고 있고, 정책도 긴축적이며, 노동시장 역시 과열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이 지금 상황의 본질이다.에너지 가격 상승은 결국 기업의 마진을 압박하고 소비자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키며, 소비와 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제는 둔화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운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여기서 다시 전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충격의 핵심 변수는 유가 수준이 아니라 전쟁의 경로다. 협상이 실제로 성사돼 호르무즈 해협이 안정되고 공급이 정상화될지, 아니면 이란 내부 혼선과 이스라엘의 입장 불확실성 속에 충돌이 장기화할지에 따라 물가의 경로도 달라진다.모든 논의는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유가가 얼마나 오르느냐가 아니라, 전쟁 상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다. 전쟁이 단기에 끝난다면 이번 에너지 충격은 일시적인 파동으로 남을 것이지만, 갈등이 장기화하고 공급이 지속적으로 흔들린다면 물가는 다시 고착화되고 정책당국은 다시 뒤쫓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끈질기다. 한 번 잡았다고 해서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이번에는 그 경로가 에너지일 뿐이다. 우리는 그것을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다.

2026.03.29 10:00

4분 소요
'BTS공연' 방한객들, 광화문 들러 성수서 지갑 열었다

산업 일반

광화문광장을 달군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으로 방한객이 대폭 늘어나면서 주요 상권이 특수를 누린 것으로 파악됐다. 광화문 일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실속은 성수동이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29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BTS 공연일인 지난 21일 외국인 방문자 수는 중구가 7만8\626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종로구(3만7569명), 마포구(3만6308명), 강남구(3만4613명), 용산구(3만1329명), 성동구(2만1570명) 순이었다.관광데이터랩의 외국인 방문자는 자국 유심을 유지한 채 로밍으로 SK텔레콤을 이용하는 단기 체류 외국인을 의미해 전체 외국인을 포괄하지 않는다. 국내 다른 통신망을 이용하거나 유심을 교체한 외국인들은 집계에서 제외될 수 있다.외국인 증가율을 작년 같은 날과 비교했더니 종로구가 49.9%로, 중구(15.1%), 마포구(14.0%), 강남구(30.0%) 등보다 앞도적으로 높았다.다만,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자치구는 성동구로 52.6%에 달했다.이달 20∼22일 공연일을 포함한 주말을 기준으로 비교해도 흐름은 유사했다. 해당 기간 외국인 방문객 수는 중구가 23만3028명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가 12만1880명으로 뒤를 이었다.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는 성동구가 48.4%로 가장 높았고, 종로구(37.3%), 강남구(22.5%), 중구(19.3%) 등의 순이다.광화문과 인접한 명동이 있는 중구의 증가율은 성동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강남구보다도 낮았다. 광화문 광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성동구와 강남구 등으로 분산됐다고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특이한 점은 외국인의 소비 증가세가 성수동이 있는 성동구에서 더 두드러졌다는 점이다.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 매장의 공연 당일 외국인 매출은 작년 같은 날 대비로 43% 증가한 데 비해 성수동 매장은 69% 늘었다.주말 기간(3월 20∼22일)을 기준으로도 명동은 32%, 성수동은 75% 각각 증가해 격차는 더 확대됐다.전 주말 기간(3월 13∼15일) 성수동 매장의 외국인 매출 증가율이 33%였던 점을 고려하면, 공연이 열린 셋째주 주말(3월 20∼22일)에 공연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이는 BTS 공연을 계기로 유입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전통 관광지보다 성수동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준다.성수동이 포함된 성동구는 패션부터 미식 등 국내 트렌드 전반을 체험해볼 수 있는 젠지 상권으로, 외국인들의 방문이 크게 늘은 곳이기도 하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나 유행하는 디저트 등을 즐기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으로 성수동이 붐빈다"며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눈에 띄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6.03.29 09:40

2분 소요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 스팀 출시·위믹스 동남아 상장으로 글로벌 이용자 저변 확대

IT 일반

위메이드가 대작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Legend of YMIR)’의 플랫폼 확장과 함께 위믹스 생태계를 강화하며 글로벌 이용자 저변을 대폭 확대한다.위메이드는 오는 4월 7일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버전을 전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 정식 출시한다. 기존 국내 서비스와 지난 10월 블록체인 기능이 탑재된 글로벌 버전 서비스에 이어 스팀으로 플랫폼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전 세계 PC 게임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스팀 정식 출시와 발맞춰, 신규 클래스 ‘룬 파이터’가 새롭게 추가된다. 룬 파이터는 건틀릿과 각반을 착용하고 펀치와 킥 중심의 역동적인 근접 전투를 펼치는 클래스다. 아군의 능력을 강화하고 적군의 전투 효율을 낮추는 핵심 스킬 ‘결계’를 통해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전투의 묘미를 선사할 예정이다.스팀 론칭을 통한 신규 플랫폼 공략과 함께,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버전의 핵심 흥행 거점인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태국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비트컵(Bitkub)’과 18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필리핀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스’에 가상자산 ‘위믹스(WEMIX)’를 최근 연달아 상장했다.이번 동남아시아 거래소 상장으로 현지 이용자들이 태국 바트(THB)와 필리핀 페소(PHP) 등 현지 법정화폐로 위믹스를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버전의 진입 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스팀 버전 출시를 통한 'PC 게임 이용자 흡수'와 위믹스 동남아 상장을 통한 '블록체인 게임 이용자 유입'이 맞물리며,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전체 유저 생태계가 전방위적으로 넓어지는 강력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위메이드 관계자는 “최근 위믹스의 잇단 동남아시아 주요 거래소 상장 이후 현지 이용자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버전의 유의미한 지표 상승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며, “스팀을 통한 글로벌 PC 이용자층 확대와 블록체인 생태계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글로벌 흥행 장기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2026.03.28 14:39

2분 소요
해외 입시 박람회 5월 개최, 아이비리그·HYPSM 합격 돕는 전략 공유

산업 일반

크림슨에듀케이션 코리아는 아이비리그 및 HYPSM(하버드·예일·프린스턴·스탠포드·MIT) 합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턴십, 리서치, 대회 전략을 주제로 해외 입시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상위권 대학 지원을 준비하는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최근 미국 최상위권 대학들은 특정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이 어떻게 연결되고 확장되어 왔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턴십 경험, 연구 프로젝트, 교내외 대회 성과 역시 스펙 자체보다 그 활동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지, 어떤 영향력을 만들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이번 해외 입시 박람회에서는 상위권 대학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인턴십 설계 방식, 고교생 연구 활동의 방향 설정, 대회 참여 전략 및 성과 정리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전공과의 연계성, 활동의 지속성, 결과 이후의 확장 가능성을 어떻게 구조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이 소개된다.참가자들은 자신이 수행한 활동을 단순 이력 관리 차원이 아닌 설득력 있는 스토리 구조로 재정비하는 방법을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행사에는 해외 진학 이후의 준비를 지원하는 파트너 업체도 함께 참여한다. 클럽이민, 셀레나이민은 학생과 가족을 대상으로 맞춤형 이민·비자 및 영주권 관련 종합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입시 전략부터 이후 체류 및 정착 준비, 졸업 전 영주권 신분 확보까지 전반적인 상담이 가능하다.한편, 이번 행사는 사전 등록제로 운영될 예정인 가운데 세부 프로그램 및 참가 신청은 크림슨에듀케이션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03.28 11:00

2분 소요
2차 최고가격제 이틀째…전국 주유소 기름값 또 들썩

산업 일반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틀째인 28일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49.7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10.9원 상승했다.같은 시각 경유 평균 가격도 L당 1844.1원으로 집계돼 전날보다 9.6원 올랐다.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 지역의 상승 폭도 두드러졌다.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90.5원으로 전날보다 24.9원 뛰었고, 평균 경유 가격은 18.6원 오른 1872.1원으로 나타났다.2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처음 적용된 전날인 27일에도 전국 주유소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다.지난 27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일 대비 19.4원 오른 1838.8원, 경유 가격은 18.8원 상승한 1834.6원을 기록했다.정부는 27일부터 2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보통휘발유는 1934원, 자동차용 및 선박용 경유는 1923원, 실내등유는 1530원으로 각각 지정했다.이는 1차 석유 최고가격인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과 비교해 모든 유종이 210원씩 오른 수준이다.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다음 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앞서 1차 최고가격제 공시 당시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정유사 공급 가격보다 약 100원 높았다. 주유소가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마진을 유지할 경우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한편 주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의 역대 최고치는 2022년 6월 5주 차의 2137.7원이다.

2026.03.28 09:50

2분 소요
호르무즈發 충격, 에너지 위기 넘어 ‘공급망 붕괴’로 [스페셜리스트 뷰]

산업 일반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이 현실화됐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다시 세계 경제의 핵심 리스크로 떠오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2024년 기준 세계 해상 원유 교역의 4분의 1 이상, 글로벌 LNG 교역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대표적인 초크포인트다. 즉, 이번 사태는 중동의 지역 분쟁에 그치지 않고, 세계 에너지와 산업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충격으로 봐야 한다.과거와 달리 생산 리스크로 번져이번 위기가 과거와 다른 점은 단순한 통과 리스크가 아니라 생산 리스크로까지 번졌다는 데 있다. 이란은 정권에 대한 위협을 받을 때마다 호르무즈 봉쇄를 위협해 왔지만 역사적으로 해협이 완전히 폐쇄된 적은 없었고 대부분 위협이나 부분적 교란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박 운항 ▲보험 ▲물류가 동시에 위축되며 통항 차질이 사실상 마비에 가까운 수준으로 심화됐다. 여기에 더해 카타르 LNG 설비 일부가 공격을 받아 생산 차질까지 현실화됐다. 카타르에너지는 전체 LNG 수출능력의 17%에 해당하는 물량이 3~5년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고 한국을 포함한 일부 장기계약 물량에 대해서는 불가항력 가능성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는 단순한 물류 교란을 넘어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국면으로 전환됐음을 뜻한다. 외교적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생산설비 복구가 지연되면 공급은 즉각 회복되기 어렵고, 에너지 가격도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대체 경로도 충분하지 않다. 사우디와 UAE에는 호르무즈를 우회할 수 있는 송유관이 존재하지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실제 추가로 활용 가능한 우회 여력을 하루 약 260만 배럴로 추정한다. 호르무즈를 지나는 전체 물량에 비하면 매우 제한적이다. 더구나 이 우회 인프라는 주로 원유 중심이다. ▲LNG ▲LPG ▲나프타 ▲헬륨 ▲유황과 같은 주요 에너지·산업 원자재는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고 대체 수송 수단이 제한적이거나 사실상 없다. 이번 위기의 핵심 제약은 우회 경로 부족 자체보다, 대체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점에 있다. 희망봉 대우회는 항해 기간과 연료비를 크게 늘린다. 후티 세력의 홍해 공격 재개로 수에즈 운하 경유까지 불안해진 상황에서, 우회는 해법이라기보다 비용만 높이고 공급 불확실성은 더 키우는 임시적 대응에 가깝다.가격은 이미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쟁 발발 직후 브렌트유는 단기간에 급등하며 장중 119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유가는 외교적 기대와 정책 대응에 따라 단기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생산설비 피해가 실제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경우 상방 압력은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LNG는 이번 사태에서 가장 취약한 품목 가운데 하나다. 원유는 전략비축을 통해 일정 기간 완충이 가능하지만, LNG는 저장과 비축의 기술적·경제적 제약이 커 장기 비축보다 지속적 공급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미 아시아 각국과 유럽의 조달 경쟁이 가세하면서 스팟 시장 가격은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시나리오별로 보면, 단기 공급 충격 국면(S1·수일~3주)에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5~125달러, LNG 현물 가격은 60~90% 상승하는 수준이 예상된다. 중기 공급 차질 국면(S2·1~3개월)에서는 유가 120~160달러, LNG 100~140% 상승이 가능하며, 구조적 공급 충격 국면(S3·3개월 이상)으로 넘어가면 브렌트유는 150~180달러, LNG는 150~200% 상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 산업 평균 생산비는 4.2%에서 9.4%까지, 제조업은 5.4%에서 최대 11.8%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서비스업 역시 1.4%에서 3.1% 수준의 비용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에너지 가격 상승, 산업 전반으로 확산이처럼 에너지 가격 상승은 단순한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다. 이는 특정 산업에서 시작되는 충격이라기보다 거의 모든 산업에 동시에 작용하는 공통 비용 상승 요인에 가깝다. 다만 강도는 산업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정유·전력·가스 같은 에너지 집약 부문에서 충격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이후 화학·철강·비금속 같은 중간재 산업을 거쳐 제조업 전반의 원가 구조로 전이된다. ▲화학 ▲비금속광물 ▲1차금속제품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을 받고 서비스업에서는 운송 부문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도체와 자동차처럼 직접적인 에너지 의존도는 높지 않은 산업도 핵심 소재 공급 차질과 물류 지연을 통해 상당한 간접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구조를 감안하면, 단기에는 비싸게 들여오는 문제가 중심이지만 장기화 국면에서는 제때 들여오지 못하는 문제가 더 큰 위험으로 바뀐다. 유가와 LNG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해상 운임 상승과 운송 지연이 결합되면,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조달 비용은 통계상 추정치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는 가격 상승과 물류 제약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충격이 비선형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즉, 장기화의 핵심은 단순한 가격 급등이 아니라, 산업활동을 떠받치는 중간재와 물류 흐름의 불안정성이 구조화된다는 데 있다. ▲LNG ▲나프타 ▲에틸렌글리콜 ▲LDPE 같은 품목은 한국의 대중동 수입 비중이 높으면서 동시에 중동의 글로벌 공급 비중도 커, 가격 상승과 물량 제약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합성수지로 이어지는 석유화학 밸류체인의 출발점이다. 나프타 조달이 흔들릴 경우 원가 상승을 넘어 플라스틱, 포장재, 타이어, 자동차 부품, 전자부품 등으로 충격이 빠르게 확산된다.또한 특정 품목의 직접 수입 비중이 낮더라도, 중동이 글로벌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면 국제 가격과 제3국 경로를 통해 간접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 한국은 중동산 유황을 대규모로 직접 수입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유황이 황산과 인비료의 핵심 원료라는 점에서 글로벌 공급 변동의 영향을 비껴가기 어렵다. 장기화될 경우 국내 충격은 크게 세 갈래로 나타나특히 인비료 원료의 대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는, 중동발 원료 차질이 중국의 생산 축소나 수출 통제로 이어지고, 그것이 다시 한국의 조달 불안과 가격 상승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중국은 과거 요소수 대란 당시 요소 수출을 사실상 막았고, 이후에도 비료와 관련 원료의 통관·수출을 반복적으로 조절해왔다. 유황이 황산과 인비료로 이어지는 경로가 있다면, 무수암모니아는 질소비료로 이어지는 또 다른 핵심 고리다. 문제는 이 무수암모니아 역시 중동의 생산·교역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결국 중동발 공급 충격은 산업 원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비료 가격 급등과 농업 생산비 부담, 식품 물가 상승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미 전쟁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비료 공장 가동 차질과 요소 가격 급등, 공급 지연 사례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충격은 크게 세 갈래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정유·발전·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에너지 집약 업종의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둘째, 비료·물류·식품으로 이어지는 생활물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셋째, 일부 업종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원재료 조달 지연과 생산 차질에 직면할 수 있다. 장기화 국면의 본질은 유가 상승 그 자체보다, 산업활동을 지탱하는 중간재와 물류 흐름의 불안정성이 커진다는 데 있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비축유 방출과 대체 공급선 확보를 통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간을 버는 조치에 가깝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와 산업 원자재를 분리해 볼 것이 아니라, 나프타·헬륨·암모니아·에틸렌글리콜 등 에너지 연계 산업재까지 포함한 통합 공급망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공급망 전체를 겨냥한 구조적 전략으로 전환해야특히 나프타 등 비에너지 핵심 소재에 대한 전략 비축이나 최소 재고 체계 도입도 검토할 시점이다. 에너지 전환 역시 자동적인 해법은 아니다. 수소와 암모니아 역시 상당 부분 천연가스 기반 공급망에 연결돼 있는 만큼, 전환 정책과 공급망 다변화는 함께 추진돼야 한다. 위기 이후의 기회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호르무즈 우회가 장기화될 경우 선복 수요 증가로 조선·해운 산업에는 중기적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사태 진정 이후에는 중동 지역의 에너지·인프라 재건, 방산, 식량안보 관련 투자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이를 단기 수주로 끝내지 않고, 장기 산업협력 구조로 연결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는 더 이상 유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응 역시 가격 관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물류·소재·비료·식품까지 잇는 공급망 전체를 겨냥한 구조적 전략으로 전환할 때다. 필자는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이다. 중동 및 이슬람권의 경제·산업 구조와 에너지·공급망을 연구하고 있다. 한-중동 협력포럼, 국회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등에서 연사로 활동하며 정책·산업 현장에서 협력 전략을 제시해왔다. 최근에는 중동의 에너지 구조 변화와 산업 다각화, 그리고 이 변화가 한국의 산업협력 및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2026.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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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AI·분자모델링 기반 모발 케라틴 강화 펩타이드 개발

산업 일반

아모레퍼시픽이 인공지능(AI)과 분자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모발 내 케라틴을 표적 강화하는 신규 펩타이드를 개발하고, 관련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Cosmetic Science(국제 화장품 저널)에 게재했다.머리카락은 자외선, 열, 화학적 시술 등 다양한 외부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손상을 입는다. 이러한 손상은 모발 내 케라틴 단백질 구조를 약화시켜 모발 끊어짐과 탄력 저하로 이어진다. 아모레퍼시픽 R&I 센터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분자 도킹 및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 모발 내 케라틴과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펩타이드 후보를 정밀 분석했다.약 8000여 종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모발 케라틴과 결합력이 우수한 최적의 펩타이드 ‘Tripeptide-132’를 발굴했다. 실험 결과 해당 펩타이드를 적용한 모발은 인장 강도가 최대 44% 향상됐으며, 반복적인 물리적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모발 끊어짐이 약 50%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큐티클 구조 분석을 통해 모발 표면의 정돈도와 매끄러움이 개선되는 효과도 확인했다.이러한 결과는 손상으로 약해진 모발의 내부 구조를 근본적으로 보강해, 일상적인 드라이·스타일링 과정에서도 덜 끊어지고 탄력 있는 모발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큐티클 정돈 개선을 통해 손으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윤기 등 감각적 사용 경험 향상에 대한 기대도 높인다. 이번 연구는 ‘분자 설계-케라틴 결합-모발 구조 강화-사용감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발 개선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규명함으로써, 모발의 ‘부드러움’과 ‘윤기’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아모레퍼시픽 R&I 센터는 피부 장벽, 마이크로바이옴, 노화 연구 등에서 축적해온 정밀 바이오텍 역량을 기반으로, 분자 수준에서의 피부·두피·모발 구조와 기능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연구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과학적 기반은 스킨케어를 넘어 두피와 모발 영역까지 확장되며, 고기능성 소재 설계와 효능 검증 전반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은 '홀리스틱 롱제비티(Holistic Longevity)' 관점의 뷰티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생애 전반에 걸친 건강한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노화와 손상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헤어·두피 영역에서도 정밀 표적 기반 연구 역량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아모레퍼시픽 R&I 센터장 서병휘 CTO는 “이번 연구는 AI와 분자 설계 기술을 통해 모발 단백질을 정밀하게 타겟팅한 혁신 사례”라며 “앞으로도 아모레퍼시픽은 AI First 전략과 Holistic Longevity 관점을 기반으로 헤어 뷰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코스알엑스에서 출시한 펩타이드-132 샴푸, 트리트먼트, 헤어 본딩 오일 제품에 적용돼 손상 모발 케어 솔루션으로 활용되고 있다.서지영 기자

2026.03.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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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랩RX, ‘코스모프로프 어워즈’ 파이널리스트 선정

산업 일반

바이오 신물질 기반 항노화 헬스케어 기업 퓨젠바이오가 전개하는 바이오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세포랩RX는 세계 최대 뷰티 박람회 코스모프로프가 주최하는 ‘2026 코스모프로프 어워즈’에서 ‘세포랩RX 바이오제닉 EV 컴플렉스’가 스킨케어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세포랩RX는 이달 26∼2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볼로냐 피에레 전시장에서 개최 중인 ‘코스모프로프 월드와이드 볼로냐(Cosmoprof Worldwide Bologna)’에 참가, 아시아 지역 뷰티 브랜드 중 유일하게 코스모프로프 어워즈 스킨케어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코스모프로프 어워즈는 ‘화장품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뷰티 업계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이번 코스모프로프 어워즈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세포랩RX 바이오제닉 EV 컴플렉스’는 피부과에서 레이저 시술 후 스킨케어 루틴의 일부로 사용하도록 설계된 클리닉 전용 제품이다. 레이저 시술 직후 민감해진 피부를 빠르게 진정·회복시키는 한편, 피부세포의 재생을 촉진해 시술과 상승작용을 하며 피부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시술의 주요 성과지표인 피부 치밀도 개선 및 처짐 개선(리프팅) 효과가 탁월하다.핵심 성분은 세포랩 RX 라인을 위해 특별히 선별된 희귀 미생물 세리포리아 락세라타에서 추출한 바이오 신물질 ‘클렙스’ 콤플렉스다. 이 콤플렉스는 독특한 세포외소포(EV, Extracellular Vesicles)와 2차대사산물(Secondary Metabolite) 프로필을 생성, 세포랩 일반 라인보다 시술 후 피부에 더욱 정밀한 바이오제닉 반응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한국피부과연구원에서 실시한 인체적용시험 결과, 4주간 사용 후 시술 부위의 피부 밀도가 15.79% 증가한 반면, 미시술 부위는 4.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퓨젠바이오 측은 고밀도 EV 대사산물 복합체에 EWG 1등급을 충족하는 4개 성분만을 추가해 시술 후 민감한 피부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과 인공 향료·색소·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제조공정을 적용한 점이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김윤수 대표는 “지난해 11월 론칭한 세포랩의 세컨드 브랜드 세포랩RX로 화장품의 본고장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뷰티 박람회 ‘코스모프로프 월드와이드 볼로냐’가 주최하는 최고 권위의 뷰티 어워즈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어 매우 기쁘다”며, “코스모프로프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해 세포랩과 세포랩RX를 K-뷰티를 대표하는 글로벌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로 포지셔닝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서지영 기자

2026.03.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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