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상승, 석유 조정 후 재상승
정유 상승, 석유 조정 후 재상승
2009년 극심한 불황에서 벗어나 2010년 회복하기 시작한 정유업종 업황은 2011년에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정유사 수익성 회복과 함께 상승 추이를 보여온 주가 역시 2011년에 기업 이익이 확대됨에 따라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정유 업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글로벌 정유제품 수급 추이의 변화다. 새로 증설하는 글로벌 정유설비 규모는 2010년 약 200만 배럴에서 2011년 80만 배럴로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정유설비 신·증설에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규 설비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은 있지만 반대로 예상하지 못한 설비 확장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작다. 따라서 하반기부터 정유 업황 회복을 견인했던 글로벌 석유 수요는 2011년에 추가로 전년 대비 120만 배럴가량 증가해 업황 회복이 지속될 전망이다.
북미·유럽이나 일본 같은 선진 경제권의 정유설비 폐쇄 규모 또한 정유 업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다. 1차 오일쇼크를 유발했던 선진 경제권의 석유 수요 증가 추이로 196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매년 2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 규모의 신규 설비가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40~50년이 흐른 지금 노후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중소형 설비를 중심으로 매년 60만~70만 배럴씩 설비 폐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설비 폐쇄 규모와 시기는 매우 가변적이어서 정유 업황 회복 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석유화학 업종은 중동과 중국의 대규모 증설 영향으로 2010년 하반기에 주요 제품 마진이 감소해 단기적으로 업황이 조정을 맞았다. 3분기 석유화학 성수기를 맞아 일시적으로 회복했지만 업황 조정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다만 석유화학 제품 마진 하락폭이 크지 않고 조정기간이 길지 않아 2011년 연초에 연착륙하고 재상승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2010년 석유화학 주가 상승이 지속된 것은 미미한 석유화학 업황 조정에도 중장기 전망이 밝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황의 중장기 상승 국면 진입과 주요 기업의 성장동력 가시화에 따른 효과로 2011년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주가 전망은 밝다.
중장기 상승 국면에 진입할 거라 보는 것은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증가 규모보다 신·증설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0~2012년 글로벌 에틸렌 수요는 연평균 630만t씩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에틸렌 공급능력은 2010~2012년 순차적으로 1000만t, 690만t, 470만t으로 축소돼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
아울러 아시아 정유산업과 석유화학산업 업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수급 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2008년 주요 정유제품인 휘발유와 디젤을 연간 134만 배럴 순수입했다. 2009년에는 205만 배럴 순수출로 전환됐다. 정유설비 증설이 많아 2010년에는 9월까지 186만 배럴 순수출을 기록했는데, 신·증설 규모가 축소되면서 2010년 2분기부터 월별 순수출 규모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 내 디젤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2011년에는 순수입으로 다시 전환될 전망이다. 석유화학 설비의 신규 가동 규모가 점차 축소될 전망이라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 정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급 악화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판매물량 확대와 제품 마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2011년 투자 유망 종목으로는 SK에너지와 호남석유화학을 꼽을 수 있다. SK에너지는 수익성 강화에 노력한 결과로 2010년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 실현이 예상된다. 수익성이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유망하다. 호남석유화학은 2009년까지 지나친 석유화학 공급과잉 우려로 시장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으로 주가가 형성됐다. 그러나 2010년 지나친 공급과잉 우려가 해소되면서 주가는 회사의 이익창출 능력에 맞는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10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정유화학 업종 투자추천 부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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