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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에너지 관리 전문 그리드위즈 김구환 대표] 컨설팅부터 판매까지 원스톱 해결

[종합 에너지 관리 전문 그리드위즈 김구환 대표] 컨설팅부터 판매까지 원스톱 해결

사진:전민규 기자
‘발전(發電)’. 말 그대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뜻이다. 거대한 규모의 원자력 발전이나 높게 솟은 풍력발전기가 떠오른다. 나와는 먼 일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발전을 할 수 있다. 어떻게? 지난해 11월 아주 특별한 시장이 문을 열었다. 이름하여 ‘수요 자원 거래시장’이다. 먼저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공장이나 건물이 밀집한 단지의 계절별·시간별 전기 사용 패턴을 분석한다. 각자의 역량과 시설 상황에 따라 ‘감당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산정해 목표를 보고 한다. 정부는 목표량을 모아 전기 수급계획을 짠다. 여름철 갑자기 전기 사용량이 폭증한다. 추가적으로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 ‘수요 자원 거래시장’ 플레이어들에게 목표치를 준다. 예컨대 ‘앞으로 2시간 동안 50kwh의 전기 사용을 줄여라’는 식이다. 이미 동참하기로 약속한 공장은 2시간 동안 작업을 중단하고 뒤로 미루거나, 에어컨을 끄거나 불을 꺼 각자 약속한 만큼의 전기를 아낀다. 미션이 성공하면 각 공장이 50kwh의 전기를 생산한 셈이 된다. 이 가상의 전기를 되팔아 전에 없던 수익을 남길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일부 발전소를 가동하지 않아도 된다. 더 장기적으로는 발전소를 더 짓지 않아도 되니 환경에도 득이다.

현재 1300여 기업과 공장이 ‘수요 자원 거래시장’에 참가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은 사업자를 통해서 전기를 거래한다. 참가자는 전기를 절약하고 사업자는 그걸 되팔아 약간의 수수료를 남기고 참가자에게 돌려준다. 총 15개의 사업자가 활동 중이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사업자가 있다. 2013년 창업한 ‘그리드위즈’다. 25명의 직원을 둔 조그만 벤처 기업이다. 전기·에너지와 관련된 굵직한 기업과 경쟁하면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드위즈는 250여 기업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리드위즈가 관리하는 250개 기업은 1300개 기업이 1년간 줄인 전기의 절반 가까이를 줄였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250개 참가자 중 규모가 큰 사업자가 많거나, 그리드위즈의 에너지 관리 기술이 탁월하거나.
 1년 아낀 전기의 절반 담당
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를 만나 비결을 물었다. “글쎄요, 둘 다가 아닐까요? 기술이 좋으니 많은 전기를 아끼고, 이를 보고 더 좋은 고객들이 찾으니까요.” 경기도 성남 서판교에 있는 그리드위즈 사무실. 영화 속 지휘통제실을 연상케 하는 커다란 모니터가 벽면에 붙어 있다. 수많은 숫자와 그래프가 15분 간격으로 업데이트된다. “우리가 관리하는 고객의 에너지 사용 상황을 이 화면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각 기업의 관리자들도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이걸 똑같이 봅니다. 미션이 떨어지면 각 기업에 메시지가 전달되고 어느 정도 대응했는지 그래프로 나타나죠. 이 정도 시스템을 갖춘 회사는 드뭅니다. 그나마도 내년 부터는 5분으로 업데이트 간격이 줄어요.” 그리드위즈는 에너지 관리 컨설팅부터 아낀 전기를 판매하는 과정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한다. 어떤 기업이 수요 자원 관리시장에 참가 의사를 밝히면 전문가가 공장을 방문한다. 모든 설비와 전기배선, 장비를 검토해 적절한 에너지관리 컨설팅을 한다. 이 공장이 어느 정도의 전기를 아낄 수 있는지 견적을 내고, 어떻게 전기를 아낄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고객 입장에서는 그리드위즈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만 내리면 되니 따로 할 일이 없다.

그리드위즈는 어떻게 이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김 대표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던 1998년, 담당 교수와 함께 한 회사를 창업했다. 통신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각각의 사물에 이 반도체를 삽입하면 사물간 통신이 가능하다. 지금은 사물인터넷(IOT)이라고 불리는 분야지만 당시에는 이름조차 없었다. 2009년부터는 해외 법인장으로 미국에도 4년간 머물렀다. 그러면서 해외의 많은 에너지 관련 기업과 벤처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당시 미국에서 활발하게 커가는 분야 중 하나가 에너지 관련 분야였어요. 기존의 에너지 생산·관리·수송 장비에 통신용 반도체를 삽입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에너지 분야에 ICT를 입히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인데, 미국은 훨씬 오래 전부터 기술이 축적한 셈이죠.”

그가 한국으로 돌아오고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국에서 ‘스마트그리드’가 중요한 화두가 됐다. 김 대표가 잘 아는 에너지제어 분야였다. 충분한 현장지식과 관련 정보,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그리드위즈를 창업했다. 지금은 ‘수요 자원 거래시장’ 사업자로 잘 알려졌지만 그리드위즈는 ‘종합 에너지 관리’ 회사다. 김 대표는 “지구와 환경을 살리며 돈을 버는 회사”로 그리드위즈를 소개한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매출을 내는 사업은 크게 3가지다. 하나는 전기차용 충전기에 들어가는 통신모듈을 생산한다. 전기차에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차에 남은 전기 잔량이 얼마인지, 얼마만큼의 전기가 들어가는지, 이에 대한 과금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런 정보를 국제 표준방식으로 처리하는 장치를 생산한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모든 전기차용 충전기에는 그리드위즈의 제품이 탑재돼 있다. 또 하나는 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사용되는 모든 전력기기를 국제표준 기반으로 연동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원격 조종 시스템을 만든다. 마지막이 위에서 언급한 ‘수요 자원 거래시장’ 사업자로서의 매출이다. 그리드위즈는 지난해 1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 예상 매출은 130억원이다. 약 100억원이 지난해 열린 ‘수요 자원 거래시장’에서 거둔 매출이다.
 매출 13억원서 130억원으로
수요 자원 거래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떠오른 그리드위즈. 김 대표는 조금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수요 자원 거래시장 참여자는 규모가 큰 공장과 기업입니다. 미래에는 조그만 빌딩부터 마지막에는 일반 가정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시장으로 클 겁니다. 그리드위즈에게는 좋은 기회죠. 하지만 거기가 우리의 목적지는 아닙니다. 수요 자원 거래시장 참여자가 늘어 난다는 말은 결국 전국의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는 망이 구축된다는 뜻이거든요.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생기는 셈입니다. 그 이후부터가 본격적인 우리의 무대가 될 겁니다.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해 모두가 놀라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관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세계 무대 진출을 목표로 모든 기술을 국제표준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 박성민 기자 park.sungmin1@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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