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부터 핵심 부품까지’…포스코, 이차전지 선점 나섰다
리튬‧니켈 등 원료공급사 지위 확장…리사이클 사업도 확대

재계와 배터리업계 등에 따르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가치사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회사,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이차전지 소재 회사, 리튬‧니켈‧흑연 등의 원료를 가공‧공급하는 원료공급사 등으로 분류된다.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 중 하나인 리튬은 전기를 생성‧충전하는 역할이고, 니켈은 이차전지의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원료다. 흑연은 전기 생성을 위해 양극재에서 방출된 리튬이온을 저장하고 다시 방출하는 기능과 함께 안정적인 소재로 평가돼 음극재 원료로 활용된다.

리튬‧니켈 등 양극재 핵심 원료 ‘확보’
호주 리튬광산 기업 필바라미네랄스로부터 리튬 정광을 장기 공급 받기로 했으며, 아르헨티나 염호를 통해 리튬 수급 문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지난 4월 광석리튬 생산법인인 포스코리튬솔루션을 설립했으며, 7600억원을 투입해 광양 율촌산업단지 내 19만6013㎡ 부지에 4만3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달 10일에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염수리튬을 통해 수산화리튬을 상용화해 생산하는 투자 사업에 대한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 인프라 투자와 운전 자금 등을 포함한 총 투자비는 약 1조원 수준으로, 포스코 아르헨티나법인에 증자해 투자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착공 예정인 이 생산 공장은 연산 2만5000톤 규모로, 2024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2만 5000톤의 리튬 생산 능력을 갖춘 2단계 증설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자사의 염수리튬 생산 기술은 타 기술과 비교해 염수와 담수 사용량이 적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부원료를 공정 중 재활용할 수 있고 생산성도 높다”며 “향후 전 세계적으로 리튬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2018년 선제적으로 인수한 아르헨티나 염호를 기반으로 상업 생산 준비를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추가 탐사를 통해 이 염호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보다 6배 많은 1350만 톤에 달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현지 염호 부근에서 데모 플랜트를 1년 이상 가동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상업 생산의 채비를 마친 상태다.
니켈 확보를 위해서는 지난 5월 호주의 니켈 광업‧제련 전문회사인 레이븐소프의 지분 30%를 약 2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24년부터 연간 7500톤(니켈 함량 기준)을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지난 7월 그룹사인 SNNC의 기존 설비와 연계한 투자를 통해 2023년까지 연산 2만 톤(니켈 함량 기준) 규모의 이차전지용 고순도니켈 정제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산 2만 톤은 전기차 5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총 투자비는 약 2300억원이다.
지난 3월엔 유럽 이차전지 공장의 폐전지 스크랩을 블랙 파우더로 가공하는 PLSC 법인을 폴란드에 설립했으며, 같은 해 5월엔 광물 정련‧정제에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중국 화유코발트사와 65대 35 비율로 합작해 블랙 파우더에서 니켈‧리튬 등을 추출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블랙 파우더는 리튬이온 배터리 스크랩을 파쇄‧선별 채취한 검은색의 분말로, 니켈‧리튬‧코발트‧망간 등을 함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한 지난 9월에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이 착공한 이 공장은 전남 율촌산업단지 내 6만㎡ 부지에 조성되며, 1200억원이 투입된다. 2022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로,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블랙 파우더에서 니켈‧리튬‧코발트 등을 추출한다. 2040년 이차전지 리사이클 시장이 2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 투자와 사업 확장으로 포스코는 국내 기업으론 유일하게 염수와 광석, 폐배터리 모두에서 리튬을 추출해 자체적으로 상업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산 리튬 22만 톤, 니켈 14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그간 중점 사업으로 육성해온 양‧음극재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에 성공한 포스코케미칼은 양‧음극재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약 11만5000톤에서 2030년 68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설립한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생산 시점에 맞춰 양‧음극재를 모두 공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양극재는 국내와 중국에서 배터리업체를 공략해 생산기지 집적화를 추진하고, 미국에서는 GM과의 합작을 통해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는 등 2030년까지 연간 생산 능력을 42만 톤까지 확장한다는 포부다. 음극재는 흑연계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실리콘계 사업에 진출해 2030년 26만 톤의 생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흑연의 경우 천연 흑연 공급처를 아프리카 탄자니아, 호주 등으로 다변화한다. 올해 초 탄자니아 흑연 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조 흑연은 이달 준공한 국내 유일의 생산 공장을 통해 자체 수급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실리콘계 음극재는 2023년 양산 설비 구축을 목표로, 유럽 완성차업체와 협력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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