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정면 돌파’…K-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본격 시동
SK온, 호주 글로벌리튬과 MOU 체결
LG엔솔, 캐나다 7개 광물업체와 협력
IRA·中의존도 등 불확실성 해소 기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업계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 등 IRA가 제시한 기준에 맞는 국가에서 배터리 핵심 광물을 공급받으며 불확실성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호주 퍼스시에서 '글로벌 리튬'과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을 통해 SK온은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는 것은 물론 글로벌 리튬이 추진하고 있는 생산 프로젝트에 지분을 매입할 기회도 부여받는다.
류진숙 SK온 전략담당은 "이번 협약은 글로벌 생산력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사는 공급망 확대를 가속하는 추가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은 이번 MOU 외에도 배터리 원소재 공급망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호주,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나라에서 원소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22일(현지 시간)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Electra), 아발론(Avalon), 스노우레이크(Snowlake)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렉트라(Electra)와 2023년부터 3년간 황산코발트 7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일렉트라는 북미 지역에서 황산코발트를 정제할 수 있는 유일한 공급 업체다.
또 2025년부터 5년간 아발론(Avalon)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톤을, 10년간 스노우레이크(Snowlake)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수산화리튬은 고성능·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핵심광물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최고 수준의 QCD 제공으로 고객이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수익성 넘버원(NO.1)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다변화 이유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세부적인 비율은 ▶2023년 40% 이상 ▶2024년 50% ▶2025년 60% ▶2026년 70% ▶2027년 80%다. 여기에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가 내년부터 50%를 넘어야 하며 이 역시 매년 10%씩 상승해 2029년까지 100%를 달성해야 한다.
또 중국산 리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도 배터리업계의 공급망 다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해마다 중국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배터리 핵심 원자재 공급망 분석: 리튬' 보고서에 따르면 대중국 리튬 수입 비중은 2020년 47%에서 지난해 59%, 올해 1~7월 기준 64%로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올해 1~7월 리튬 수입의존도 상위국 비중에서 1위는 중국(64%)이 차지했고 2위국 칠레(31%)와의 비중 차이는 두 배 이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배터리업계의 핵심 원료 공급망 다변화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는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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