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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이자잔치’ 쉽지 않다…하반기부터 매달 이자비용 ‘2조’ 발생

은행권 내년 이익 비관적으로 전망
정기예금 1년 만기 도래 시점 이자비용 급증 우려
5대 은행 9월 정기예금 46조↑…매달 증가 규모 확대 중

 
 
4대 주요 은행의 공동 자동화기기(ATM) [연합뉴스]
은행권의 ‘이자잔치’가 내년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기예금 잔액이 매달 크게 증가하면서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상반기부터 이자비용이 급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내년 1, 2분기 중 정점에 달한다고 볼 때, 이후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비용만 증가하는 상황이 발생해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매달 1.8조원 이상 이자비용 발생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수신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0월 말 1900조1421억원으로 전월보다 46조8657억원이 증가했다. 금리가 거의 없는 저원가성 요구불예금은 감소했지만,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대에 달하면서 잔액이 대폭 증가한 모습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전달보다 47조7231억원 확대됐다. 이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4% 후반에 달한 영향이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연 4.80%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 연 4.80%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연 4.70%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4.70%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4.51% 순으로 금리가 높았다.  
 
한은에 따르면 전체 금융기관의 정기예금도 7월부터 30조원씩 증가했다. 7월에 31조6574억원, 8월 21조1877억원, 9월 32조4812억원 증가하며 올해 4월의 3조7526억원 증가 규모와 비교해 8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현 상황대로 정기예금이 증가할 경우 1년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7월부터는 단순 계산으로도 40조원에 대한 4.7% 이자가 발생하게 돼 매달 1조8800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5대 은행에서 나가는 상황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정기예금 연 금리가 5~6%에 달하는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 금융권 전체에서 이자비용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 멈출 때…은행권 수익 악화 ‘초읽기’

은행권은 내년 상반기 중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더는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게 된 상황에서 4~5%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하게 되면서 수익 증가율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 평균은 1.20%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25%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는 속도보다 정기예금 금리가 더 빠르게 높아진 영향이다.  
 
예대금리차가 높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내년 기준금리가 경기 악화,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더 오르지 못할 경우, 만기로 돌아오는 정기예금 금리는 대출 금리만큼 높은 수준에 달할 수 있다. 
 
증권가도 내년 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출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추가 0.25%포인트 인상을 통해 연 3.5%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최종 기준금리는 연 3.75%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10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3.5%로 예상된다는 질문에 “다수의 금통위원이 지금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은행들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는 이익 증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하반기부터는 이익 증가율이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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