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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석유화학…“윤활유‧신사업이 다했다”

롯데케미칼, 3분기 영업손실 4239억원 …배터리‧태양광 ‘도약’

 
 
 
울산시 남구 석유화학단지.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정유 사업 호황으로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던 석유화학업체들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동반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다. 
 
정유 사업과 달리 상반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석유화학 사업은 하반기에도 불황의 늪을 탈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른 석유화학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4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은 3분기에도 배터리, 태양광 등 신사업의 수익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충격의 롯데케미칼…3분기 영업손실 4239억원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조6829억원, 영업손실 4239억원, 당기순손실 31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 2분기보다 매출액은 3.1% 늘었는데, 영업손실(214억원)이 4000억원 이상 불어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롯데케미칼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70억원으로, 증권사 전망치 평균의 4배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3분기 실적에 대해 “글로벌 수요 감소, 원재료인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반영돼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방 산업의 수요 약세로 어려운 업황이 예상되나 원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정유 사업 덕에 호황을 누린 석유화학업체들도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1조1226억원, 영업이익 511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2분기보다 매출액은 2.8%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이 무려 70.3% 급감한 것이다. 
 
에쓰오일 측은 “매출액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원유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2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며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향 조정에도 윤활‧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기여 확대로 영업이익 5117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의 3분기 매출액에서 정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1.1%(9조157억원)에 달했으나, 영업이익 비중은 0.9%(788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3분기 영업이익에서 윤활유 사업 비중은 39.8%(3767억원)로, 사실상 윤활유 사업이 3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정유 사업 수익성 악화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2조7534억원, 영업이익 704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14.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78% 감소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정유 사업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무려 1조9126억원 급감한 3165억원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도 에쓰오일과 마찬가지로 윤활유 사업이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3360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정유 사업 호황에 조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석유화학업체들이 정유 사업의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태양광이 살렸다  

정유‧석유화학 사업 부진에 시달린 석유화학업체들과 달리 배터리, 태양광 등 신사업의 성장으로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석유화학업체들도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3조3657억원, 영업이익 348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2분기보다 매출액은  0.7%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이 25.4%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한 2분기 실적을 뛰어넘은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3분기 실적에 대해 “태양광 모듈 판매 호조로 2020년 1월 통합법인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솔루션의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한 1조3316억원을 기록했다. 이 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1972억원을 달성했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사업은 원재료 비용 상승과 물류비 부담 등으로 지난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갔는데, 지난 2분기 소폭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사상 최대 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요구 등으로 한화솔루션의 주력 시장인 미국‧유럽 등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생길 정도로 태양광 모듈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평균 판매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주거용‧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지난 2분기까지 각각 16분기, 11분기 연속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올해 3분기에도 1위 수성이 유력하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악화에도 첨단 소재, 배터리 등의 신사업으로 준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LG화학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4조1777억원, 영업이익 901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8%, 2.6% 증가한 것이다. 
 
3분기 석유화학 사업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첨단 소재와 배터리 사업이 1조원에 육박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5219억원이며, 같은 기간 첨단 소재 사업의 영업이익은 41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일찌감치 태양광, 배터리 등의 신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온 석유화학업체들이 실적 부진을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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