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회복으로 코스피 훈풍…실적 악화 선반영돼 [이종우 증시 맥짚기]
코스피 하락장속 중국 소비株 상승…‘내수 진작’ 주목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도 주가 올라, 순환매 이어진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중국 시장은 변동성이 크다. 주가가 주요 이벤트를 전후해 급등한 후 빠른 하락과 오랜 시간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월가는 올해 가장 주목받을 시장으로 중국을 꼽았다. 주가가 큰 몫을 했다. 2015년에 상하이와 홍콩 주식시장에서 교차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강통이 발표됐다. 그 덕분에 상하이 종합지수가 5178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이 시작돼 3000까지 내려온 후 7년 동안 해당 지수를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 사이 나스닥 지수는 4배가 올랐다. 이렇게 주가가 장기 바닥을 만들다 보니 투자자들은 중국시장이 이미 저점을 확보했다고 판단한 건데, 저점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힘든 미국시장과 다른 형태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대책 발표 기대가 더해졌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만큼 이제 중국정부가 경기 부양에 힘을 실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만들어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 덕분에 작년 말 코스피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중국 소비 관련주가 상승했다. 중국의 바뀐 경제 정책의 핵심이 ‘내수 진작’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중국 관련 필수소비재 업종의 강세가 좀 더 이어질 걸로 보인다. 의류, 화장품 등 상품과 여행, 레저, 항공 등 서비스가 이에 해당하는 부문들이다.
시장에서는 작년에 우리를 포함한 3개국의 주가가 약세였던 원인을 중국에서 찾았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경기가 둔화되는 바람에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줄고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IT경기 부진이 더해졌다. 우리와 대만 모두 IT가 경제와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반도체를 둘러싼 대중국 압박과 IT경기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가 주가를 흔들었다. 작년 11월에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이 각각 25%와 27% 감소했는데, 이런 부진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이 사실을 반대로 해석하면 올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경우 우리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아시아 3개국 주식시장을 압박했던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 이미 주가 하락에 반영돼
연초 코스피가 강하게 반등했다. 주가가 박스권 하단에 도달하면서 매수가 늘어난 덕분이다. 코스피가 2200까지 떨어졌을 때 추가 하락할 수 있는 공간이 넓지 않았다. 2011~2016년 사이 코스피는 2000을 바닥으로 움직였다. 이후 한번은 2600까지 또 한번은 3300까지 상승한 후 하락했는데 두 경우 모두 저점이 2000을 크게 밑돌지 않는 상태에서 하락이 마무리됐다. 10년 넘게 코스피 2000이 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주가가 특정 지수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 해당 지수대가 우리 경제 펀드멘탈 상 내려갈 수 있는 최저점이라는 의미가 된다. 주가가 최저점 부근까지 떨어진 만큼 앞으로 우리 시장은 나스닥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나스닥은 주가의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상태이지만 코스피는 이미 최저점에 근접해 주가 하락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업종별 순환매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0~2021년 바이오, 인터넷, 게임, 2021~2022년 2차전지처럼 명확한 주도주가 없어서 발생한 현상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 상승이 특히 두드러졌는데, 작년 말 배당 지급으로 주가가 빠르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금리가 상승해 은행의 예대마진이 늘어난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그런가 하면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종목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20221년 같은 분기에 비해 69%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했다. 주가가 현재 이익은 물론 미래에 대한 기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2021년에 삼성전자는 매 분기마다 양호한 성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하락했다. 2년만에 반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당분간 주식시장 전체에서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걸로 전망된다. 작년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대략 140조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2021년 190조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지만 2017~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분기별로는 작년 3분기부터 본격적인 감익 구간에 접어든 걸로 분석된다.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주가가 이익 감소 때문에 크게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작년 주가 하락 과정에 이익 감소의 많은 부분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그만큼 실적의 가시성이 낮다. 반면, 인플레이션 지표가 정점을 지나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당분간 안정적인 매출 증가를 보이면서, 비용을 줄여나가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질 텐데, 시장에서는 1차적으로 금융주를 해당 종목으로 선정했다.
시간이 지나면 시장의 선택도 바뀐다. 종목별 주가가 달라지기 때문이지만,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이 바뀌는 영향도 크다. 다음 순환매가 어떤 종목군으로 향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월가는 올해 가장 주목받을 시장으로 중국을 꼽았다. 주가가 큰 몫을 했다. 2015년에 상하이와 홍콩 주식시장에서 교차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강통이 발표됐다. 그 덕분에 상하이 종합지수가 5178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이 시작돼 3000까지 내려온 후 7년 동안 해당 지수를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 사이 나스닥 지수는 4배가 올랐다. 이렇게 주가가 장기 바닥을 만들다 보니 투자자들은 중국시장이 이미 저점을 확보했다고 판단한 건데, 저점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힘든 미국시장과 다른 형태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대책 발표 기대가 더해졌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만큼 이제 중국정부가 경기 부양에 힘을 실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만들어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 덕분에 작년 말 코스피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중국 소비 관련주가 상승했다. 중국의 바뀐 경제 정책의 핵심이 ‘내수 진작’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중국 관련 필수소비재 업종의 강세가 좀 더 이어질 걸로 보인다. 의류, 화장품 등 상품과 여행, 레저, 항공 등 서비스가 이에 해당하는 부문들이다.
시장에서는 작년에 우리를 포함한 3개국의 주가가 약세였던 원인을 중국에서 찾았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경기가 둔화되는 바람에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줄고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IT경기 부진이 더해졌다. 우리와 대만 모두 IT가 경제와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반도체를 둘러싼 대중국 압박과 IT경기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가 주가를 흔들었다. 작년 11월에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이 각각 25%와 27% 감소했는데, 이런 부진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이 사실을 반대로 해석하면 올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경우 우리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아시아 3개국 주식시장을 압박했던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 이미 주가 하락에 반영돼
연초 코스피가 강하게 반등했다. 주가가 박스권 하단에 도달하면서 매수가 늘어난 덕분이다. 코스피가 2200까지 떨어졌을 때 추가 하락할 수 있는 공간이 넓지 않았다. 2011~2016년 사이 코스피는 2000을 바닥으로 움직였다. 이후 한번은 2600까지 또 한번은 3300까지 상승한 후 하락했는데 두 경우 모두 저점이 2000을 크게 밑돌지 않는 상태에서 하락이 마무리됐다. 10년 넘게 코스피 2000이 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주가가 특정 지수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 해당 지수대가 우리 경제 펀드멘탈 상 내려갈 수 있는 최저점이라는 의미가 된다. 주가가 최저점 부근까지 떨어진 만큼 앞으로 우리 시장은 나스닥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나스닥은 주가의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상태이지만 코스피는 이미 최저점에 근접해 주가 하락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업종별 순환매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0~2021년 바이오, 인터넷, 게임, 2021~2022년 2차전지처럼 명확한 주도주가 없어서 발생한 현상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 상승이 특히 두드러졌는데, 작년 말 배당 지급으로 주가가 빠르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금리가 상승해 은행의 예대마진이 늘어난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그런가 하면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종목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20221년 같은 분기에 비해 69%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했다. 주가가 현재 이익은 물론 미래에 대한 기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2021년에 삼성전자는 매 분기마다 양호한 성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하락했다. 2년만에 반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당분간 주식시장 전체에서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걸로 전망된다. 작년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대략 140조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2021년 190조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지만 2017~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분기별로는 작년 3분기부터 본격적인 감익 구간에 접어든 걸로 분석된다.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주가가 이익 감소 때문에 크게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작년 주가 하락 과정에 이익 감소의 많은 부분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그만큼 실적의 가시성이 낮다. 반면, 인플레이션 지표가 정점을 지나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당분간 안정적인 매출 증가를 보이면서, 비용을 줄여나가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질 텐데, 시장에서는 1차적으로 금융주를 해당 종목으로 선정했다.
시간이 지나면 시장의 선택도 바뀐다. 종목별 주가가 달라지기 때문이지만,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이 바뀌는 영향도 크다. 다음 순환매가 어떤 종목군으로 향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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