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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끊어낸 쌍용차...지속 가능한 회사 꿈꾼다

KG그룹 가족사 편입...지난해 4분기 영업흑자
올해 미래 기술 확보·수출 활로 개척 집중 계획

2022년 7월 국내 공식 출시된 쌍용자동차 토레스. 사진은 곽재선 쌍용차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정용원 쌍용차 대표(가운데) 등 회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 쌍용자동차]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청산 위기에 몰렸던 쌍용자동차가 KG그룹 가족사로 편입된 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4분기 만의 흑자 달성으로 실적 턴 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 아니다. 쌍용차는 단기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미래 기술 확보 및 수출 활로 개척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긋지긋한 만성적자 끊었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판매 3만3502대 ▶매출 1조339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의 경영실적(별도 재무제표 기준, 잠정치)을 달성했다. 2017년 1분기부터 이어진 적자의 고리를 끊은 것이다.

쌍용차가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4분기(101억원) 이후 24분기 만의 일이다. 반도체 수급난 등 업계 전반의 경영제약 속에서도 판매 상승세를 이어간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쌍용차는 뉴 렉스턴 스포츠&칸 등 제품개선 모델과 신형 SUV 토레스의 인기를 등에 업고 4분기 연속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쌍용차의 지난해 분기별 판매 실적은 ▶1분기 2만3278대 ▶2분기 2만4431대 ▶3분기 3만2749대 ▶4분기 3만3502대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50% 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쌍용차의 흑자 달성 배경에는 지난 한 해 총 2만3164대(내수 및 수출 포함)가 팔린 ‘토레스’와 쌍용차를 진두지휘한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있다.

지난해 7월 국내 공식 데뷔한 신형 SUV 토레스는 출시 두 달여 만에 누적 계약대수 약 8만대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쌍용차는 주간연속 2교대 전환, 주말 특근 도입 등으로 밀려드는 주문량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곽 회장은 지난해 9월 쌍용차 회장으로 취임한 뒤 직접 현장을 지휘했다. 매주 1회 이상 평택공장으로 출근해 생산라인 등을 살핀 것으로 전해진다. 곽 회장의 이 같은 노력은 외부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AWAK)와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는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올해의 인물로 곽 회장을 선정했다. 두 협회로부터 동시에 상을 수상한 인물은 곽 회장이 처음이다.
미래 기술 확보·수출 활로 개척 집중한다

쌍용차는 단기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다. 올해도 다양한 성장 전략을 펼쳐 지속 가능한 회사로의 전환을 착실히 준비할 계획이다.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미래 신기술 및 개발 인력 확보다. 현재 쌍용차는 미래 기술을 개발할 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동화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위한 투자 등 세부 계획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쌍용차가 35년 만에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것도 지속 가능한 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 중 하나다.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쌍용차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꿀 예정이다.

쌍용차는 올해 수출 활로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코란도(수출 1만3052대), 렉스턴 스포츠(1만2453대), 렉스턴(9142대) 등을 발판으로 전년 대비 61% 늘어난 4만5294대를 수출했다. 이는 6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연간 흑자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수출 실적을 쌓아야 한다.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베트남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차는 현재 베트남 현지 파트너사와 KD 협력 사업을 논의 중이다. 올해 완성차 1000대를 시작으로 향후 5년 간 총 30만대 CKD 물량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SNAM사와 협업하는 3만대 규모의 KD사업이 올해 말 1단계 현지 조립생산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예정이다. KD사업은 완성차 생산 부품을 현지 완성차 공장에 공급해 직접 생산하도록 하는 것이다.

쌍용차가 문을 두드리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현지 자동차 판매량(VAMA 비회원 실적 포함)은 50만9000여대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현지 시장은 이륜차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에, 향후 신규 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쌍용차는 유럽, 남미 등 주요 진출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한층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14일 개막한 브뤼셀 유러피안 모터쇼에 참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칠레에서 토레스 시승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그동안 일본이 주도해왔지만, 최근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관세 문제로 직접 수출이 어렵다. 당장 현지 공장을 세울 수 없는 쌍용차에게는 이 같은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대체 수요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결국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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