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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오너家, 지분 11.8% PEF에 넘겨…“상속세 재원”

라데팡스파트너스, 한미사이언스 지분 취득
송영숙·임주현 모녀 지분 3200억원에 인수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은 참여 안 해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왼쪽)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사진 한미약품]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가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백기사’로 나섰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 보유 지분 일부를 라데팡스파트너스에 매각해 약 3000억원을 확보한다. 이는 창업자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사망으로 발생한 상속세 재원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난 2일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3200억원에 최대주주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및 장녀 임주현 사장으로부터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송 회장은 고 임 전 회장의 부인이며, 임주현 사장은 두 사람의 장녀다.

해당 거래는 기관전용 PEF의 특수목적회사(SPC) 등을 통해 이달 말 전후 거래가 완료된다. 해당 자금 대부분은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임 전 회장의 타계로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는 5400억원 규모 상속세를 부담하게 됐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 장남 임종윤 사장, 차남 임종훈 사장 등 오너 일가 4명은 2020년 8월 창업주 고 임 회장의 사망으로 그가 보유했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 가운데 일부를 각기 분할 상속했다. 송 회장의 상속세가 약 2000억원, 임주현·종훈·종윤 삼남매는 각기 1000억원 가량이었던 것으로 추산됐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분 취득 이후, 최대주주와 협력해서 한미약품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과 사업 부문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 관계자는 “신약개발 투자 확대로 전문의약품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어 “중국 시장 진출 성공을 발판으로 중동·유럽·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이 목표”라면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배당성향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식 계약 체결로 한미약품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한미사이언스 총 지분율은 기존 63.1%에서 51.3%로 11.8%포인트 떨어진다. 특히 이번에 지분을 매각한 송 회장의 지분율이 11.7%에서 2.6%로,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도 10.2%에서 7.4%로 내려간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9.9%, 10.6%로 유지된다.

이번 거래에 임종윤 사장, 임종훈 사장은 참여하지 않는다. 임종윤 사장은 본인의 일부 투자 자산의 현금화를 진행 중이다. 임종훈 사장은 현재 보유 주식 등 자산 가치가 잔여 상속세를 납부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현 사장은 송영숙 회장에 대여한 주식을 정리하기 위해 이번 거래에 참여했다.

주식 거래 이후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송 회장보다 지분율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은 송 회장이 유지하는 독특한 구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이번 딜을 통해 사업, 지배구조 재편과 재무전략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한다. 기존 최대주주는 사업과 연구개발(R&D)에 집중키로 했다. 기존 경영진의 강점을 살리면서 재무적투자자(FI)가 보완, 적극적으로 경영에 조력하는 형태다.

추후 라데팡스파트너스는 한미사이언스의 개별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협의 및 협조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라데팡스파트너스 관계자는 “신 회장은 송 회장과 오랜 인연으로 최대 우호 투자자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송 회장의 백기사로서 법률적으로 명확한 공동보유약정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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