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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도 적자 전망 롯데케미칼, 2분기 반전 꾀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10년 장기 공급 계약
동박 사업 성장세에 실적 개선 ‘속도’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 롯데케미칼]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에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등에선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14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예상이 많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적자 규모를 줄이겠지만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게 증권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이 올해 2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롯데케미칼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448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 중에 롯데케미칼의 1분기 흑자를 전망하는 증권사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보다 적자 규모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흑자 전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롯데케미칼 측은 오는 11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석유화학업계와 증권업계 등에선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손실 전망과 관련해 “예상보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아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딘 탓”이란 분석이 많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당초 전망과 달리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 속도가 느려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보다 앞서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의 경우 1분기 석유화학 사업에서 5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반전의 2분기…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쏠린 눈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2분기에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올해 동박 제조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 만큼, 동박 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SK증권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롯데케미칼의 경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본업 회복과 소재 사업의 성장을 통한 사업 가치 성장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동박 사업 추가로 단기적으로는 사업다각화 이점을 누릴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동박 사업 성장에 더해 석유화학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 사업 가치도 높아질 것이란 논리다. 

실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해외업체와 이차전지용 동박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5월 5일부터 2033년 5월 4일까지 10년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측은 계약 상대방 요청에 따라 계약 금액, 계약 상대, 주요 계약 조건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 배터리업계 안팎에선 “조 단위 계약일 것”이란 얘기가 많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에 삼성SDI 측이 필요한 연간 이차전지용 동박 전체 물량의 60%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기간은 8년 6개월, 계약 금액은 8조5262억원에 달했다. 얇은 구리 포일인 동박은 전기차 이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쓰이는 소재다. 전기차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동박 시장 역시 고성장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할 당시엔 자금 부담 가중 등에 관한 우려도 있었는데, 실제 롯데케미칼 재무구조는 탄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케미칼 부채비율은 55% 수준인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 조달 이후에도 약 70%의 부채비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롯데케미칼 측의 설명이다. 다른 석유화학업체들의 부채비율이 적게는 80% 수준에서 많게는 100%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재무구조라는 진단이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최고재무책임자‧CFO)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재무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례적으로 CFO를 롯데케미칼 이사진에 합류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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