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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 출자 못 받을라…지켜보는 PEF ‘전전긍긍’

[MG수사 여파 어디까지]
출자 대기 중인 딜 성사 안갯속
“엥커 출자자 빠져 시장 전체 위축”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MG새마을금고중앙회(새마을금고)의 사모펀드(PEF) 출자 비리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PEF 운용사도 ‘전전긍긍’ 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업계 전방위로 퍼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또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 사태 속에서도 수천억원대 펀드 조성에 나서는 등 PEF 시장의 ‘큰 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검찰 수사로 인해 투자활동이 위축되고, PEF 시장 전체에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리 수사 본격화…라데팡스 투자는?
15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새마을금고의 PEF 불법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수수료 불법 지급 의혹과 PEF 운용사 자금 출자 과정에서 거액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가 핵심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지난 1일 새마을금고 기업금융부 A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박차훈 새마을금고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부동산 PF 대출 수수료 불법 지급 의혹부터 PEF 운용사인 ST리더스PE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까지 새마을금고를 향한 전방위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75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자본시장의 ‘큰 손’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대체투자 비중을 30% 중반까지 올리며 자본시장 내에서 위상을 높였다. 특히 기업금융 부문의 PEF 관련 투자수익률은 8.4%를 넘겼다. 지난해 주요 기관 출자자(LP)인 연기금과 공제회 등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출자를 줄였던 것과 대비된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오너 일가의 든든한 조력자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라데팡스 파트너스가 추진하는 한미사이언스지분 인수자금 출자 관련 딜이다. 새마을금고는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펀드 조성에도 최대 출자자로 참여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송 회장과 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11.78%를 총 3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중 80%에 달하는 2500억원을 새마을금고가 지원할 예정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자, 해당 투자건도 미뤄지거나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새마을금고가 LP 중에서도 핵심투자자(앵커 LP) 역할을 주로 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신규 투자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 투자 확약을 받아놓은 곳들도 투자 집행이 미뤄지거나, 딜을 완료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새마을금고는 최근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심위에서는 라데팡스파트너스의 한미 오너 일가 지분 인수를 위한 펀드 출자 관련 등 다양한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개별적인 건에 대해 최종 결정 사항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검찰 조사와는 무관하게 투자 심의를 진행하는 등 투자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MG 여파 퍼질라…타 운용사 ‘예의주시’
PEF 운용사들도 마음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새마을금고를 겨눈 검찰의 칼날이 다른 운용사를 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새마을금고에 자금유치 경험이 있던 운용사나 새마을금고의 출자를 대기 중인 사모펀드 운용사도 검찰의 추가 확인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새마을금고는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PEF 운용사를 파격적으로 발탁해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PEF 운용사들의 사세 확장을 지원했다.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센트로이드는 2017년만 해도 1000억원대 펀드를 운용하는 소형 운용사였다. 이후 새마을금고의 지원으로 코오롱화이버, 웅진북센. 사우스스프링스CC·테일러메이드 등 대형 거래를 따내며 중견 PEF로 떠올랐다. 이외에도 새마을금고는 토닉프라이빗에쿼티,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 등 소형 운용사에 출자해 성장을 지원했다. 

한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같은 LP는 투자를 안 한 곳이 거의 없다”면서 “모든 투자에 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테지만, 검찰 조사와 관련해서 주목을 받는 운용사들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형 운용사뿐 아니라 큰 운용사들도 새마을금고가 중요한 LP 중에 한 군데라서 검찰 조사 진행 경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검찰 수사가 국내 PEF 시장 반등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PEF 출자사업 축소 등 사모펀드 시장을 향한 투자자의 발길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사실 새마을금고같은 앵커 LP가 없으면 자금을 모집하는 게 어렵다”면서 “앵커 LP가 나서줘야 마이너리티(소수지분) LP들도 같이 투자 진행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일지라도 새마을금고의 신규 투자가 위축되면 안 그래도 사모펀드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시장이 분위기가 침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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