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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닻올린 대신증권, 종투사 지정으로 힘 실을까

자기자본 확대 위해 본사 사옥 ‘대신343’ 매각
종투사,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원 넘겨야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 [사진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올해 ‘3세 경영’에 닻을 올린 대신증권(003540)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매각에 나섰다. 연내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다. 경영권 승계에 나선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의 어깨에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열린 경영회의에서 2024년 상반기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신청하는 단기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다.

대신증권이 본사 사옥인 ‘대신343’(옛 대신파이낸스센터)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서다. 종투사는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원을 넘어야 한다. 대신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현재 2조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연결기준은 2조8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61개 증권사 중 종투사 문턱을 넘은 곳은 9곳뿐이다. 

대신증권은 요건 충족을 위한 나머지 실탄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2014년 1400억원 정도에 매입한 부지에 약 1000억원을 들여 만든 사옥을 매물로 내놨다. 건축연면적이 5만3369.33㎡인 지하7층~지상26층 건물로 매각 금액은 6000억~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뿐만 아니라 계열사 배당, 보유자산 일부 시가평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종투사에 지정된 증권사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이 가능해져 사업다각화를 노려볼만 한다. 

앞서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금융투자업이나 부동산업은 모두 자기자본 규모가 성장의 크기를 결정하는 사업으로 특히 금융투자업은 자본 규모가 클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며 “그룹 자기자본 3조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의 종투사 진출로 최근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타개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신증권은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8855억원에서 지난해 2535억원으로 악화했다. 

이는 대형 경쟁사들의 자본 경쟁에서 밀리는 등 리테일 경쟁력이 하락하면서다. 올 1분기 대신증권의 주식 시장 점유율은 1.88%에 불과하다. 대신증권은 앞서 6월 증권업계에서 최초로 신용거래융자 1~7일 구간의 이자율을 ‘0원’으로 인하했는데 이 역시 리테일 부문 투자 유치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신증권이 올해 3세 경영에 첫 발을 뗀 상황에서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은 부담이다. 이어룡 회장 아들인 양홍석 그룹 부회장은 지난 4월부터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양 부회장은 1981년생으로 2007년 대신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자회사인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 대신증권 전무를 거쳐 2008년 부사장, 2014년 사장에 이어 2021년 11월부터는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신증권 지분율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양 부회장의 현재 기준 지분율은 10.19%로 이 회장(2.50%)보다 높다.

이사회 의장은 이 회장이 지난 2005년부터 맡아왔는데 이번에 아들에게 넘기면서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앞서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 자리는 양 부회장 부친인 양회문 전 회장이 2004년 작고함에 따라 2005년부터 약 20년간 양 전 회장 아내인 이 회장이 맡아왔다. 양회문 전 회장은 양재봉 창업주의 아들이다.

대신증권이 종투사에 지정될 경우 효율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대신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 전략에도 힘이 실리지도 관심사다. 양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증권업 업황을 타개하기 위해 신사업 등 사업 확장과 수익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지난 3월 국내 최초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 ‘카사’ 한국사업 부문을 인수, 대신증권 계좌와 연동되도록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를 통해 향후 토큰증권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리테일 채널로 외연을 넓힌다는 전략을 세웠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를 인수하며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확인됐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업황에서 다각도로 영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 전경. [사진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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