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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쓰고 욕먹을라”…잼버리 살리기 나섰지만, 속썩는 후원사들

상한 음식 내놓고, 비싼 값 물건...잼버리 논란 확산
아쉬움 속 조기철수 잼버리···후원·협찬 기업 '한숨'
논란 속에서도 생수 4만개, 음료 20만개 '통큰 기부'

지난 1일부터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잼버리)’에 GS리테일, 아워홈, 동아오츠카 등 여러 식음료업체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사진은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8월 1일부터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잼버리)’가 전북도와 정부의 부실 운영으로 세계적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대회를 후원·협찬하는 기업들에게 ‘역풍’이 불고 있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치러지는 대형 국제 이벤트를 통해 기업들은 ‘K-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판매 증진 효과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대중의 비판과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된 것이다. 상한 음식을 내놓고, 물건을 시중보다 비싼 가격에 판다는 지적이 나오자 자칫 소비자 불매 운동까지 맞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에서 텐트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상한 음식에 가격 폭리까지”...후원 기업들 ‘역풍’ 우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GS리테일, 아워홈, 동아오츠카 등 여러 식음료업체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다만 이들 기업들은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 논란으로 인해 비용을 들여 후원했음에도 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번 행사에서 편의점 운영을 맡은 GS리테일은 바가지 가격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GS리테일은 이달 1일부터 행사 현장에 초대형 텐트 6동을 설치해 임시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편의점 GS25는 열악한 현장 인프라에 따른 물류비 부담을 고려해 생수와 얼음 가격을 시중보다 10% 이상 비싸게 팔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GS리테일 조직위원회(조직위)와 협의해 생수 45만개 물량을 확보한 후 무상으로 순차 제공해 가고 있다. 또 무료 휴대폰 충전 인프라 추가 구축 등 여러 지원 역할을 진행하고 있다. GS리테일 측은 “태풍으로 인한 잼버리 조기 철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라며 “마지막 대원이 떠날 때까지 당사도 지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 조직위와 협의해 생수 45만개 물량을 확보한 후 무상으로 순차 제공해 가고 있다. 또 무료 휴대폰 충전 인프라 추가 구축 등 여러 지원 역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식음료 공급 업체인 아워홈은 ‘곰팡이 달걀’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도시락에 들어간 일부 구운 달걀에서 곰팡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아워홈 측은 “지역에서 열리는 대규모 축제인 만큼 현지 공급 업체를 적극 활용해달라는 조직위 요청에 따라 현지 업체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이에 공급업체를 다시 기존 거래처로 변경하고, 상황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현재 남아있는 인원에 한해서 할랄, 특별식 제공 등을 이어가고 있다”며 “남은 기간 동안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 등은 최대한 적극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잼버리 대회의 후원·협찬기업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행사를 후원했지만 괜한 오해로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여론을 살피는 중”이라며 “대회 운영 논란이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해 마케팅 활동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대회가 마무리된 뒤 준비 부족, 안이한 대응 등을 놓고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논란 속에서도 유통업체들은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4일 저녁, 얼음 생수 8만여병을 잼버리 현장으로 긴급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5일부터 6일간 매일 약 10만개의 생수를 지원키로 했다. [사진 이마트]

선크림부터 냉동생수까지...논란 속에서도 후원 이어져 

논란 속에서도 유통업체들은 후원과 협찬을 이어가고 있다. SPC그룹은 이달 5일부터 행사종료일까지 매일 파리바게뜨 아이스바와 SPC삼립 빵 각각 3만5000개씩을, 이마트는 지난 4일 저녁, 얼음 생수 8만여병을 잼버리 현장으로 긴급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달 5일부터 6일간 매일 약 10만개의 생수를 지원키로 했다. 홈플러스는 이달 9일부터 10만병을 우선 전달하고, 11일부터는 10만병을 추가 전달해 총 20만병의 냉동 생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주말 사이 긴급 물류 대응을 통해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 직접 4만개의 선크림을 지원했다. 제공된 선크림은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활동 중인 현장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긴급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며 “남은 대회 기간 동안 안전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잼버리 조직위는 이달 12일 대회가 막을 내릴 때까지 일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미 새만금 야영장에서 퇴소한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대원들은 서울, 경기 평택, 대전 등지에서 머물며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한국에 자녀를 보낸 각국 부모님들이 안심할 수 있게 안전하고 소중한 추억이 남는 잼버리가 되도록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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