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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와 격차 키운 KB금융…‘독보적 1위’ 나선다

[4대 금융, 고금리에 웃는다]① KB금융, 3분기 호실적에 연말 ‘5조클럽’ 예고
일회성 요인 제할 시 신한과 비슷…증권가 “내년부터 본격 경쟁”
하나금융, 은행 통해 빠른 추격…비은행 확대는 과제

(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본점.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고금리 장기화 속 금융그룹 간 기초체력(펀더멘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올 3분기까지 4조원대 순이익을 내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또한 뒤따라오는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린 모양새다. 하나금융그룹은 3조원대에 육박한 순이익을 내며 실적 상승세를 탔다. 다만 올 3분기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하며 주춤했다. 

4대 금융 3분기 누적 순익 13.6조원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3조60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3억원(1.9%) 감소했다. 순이익 감소는 일부 금융그룹의 부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3321억원) 증가한 4조3704억원을 기록해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경쟁 그룹인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한 3조8183억원이다.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4.2% 증가한 2조9779억원, 우리금융은 8.4% 줄어든 2조4380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누적 순이익 차이는 올해 3분기 5521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신한금융이 2685억원 앞섰지만 올해 들어서는 양 사의 실적이 역전된 모습이다. 

주요 수익 지표에서도 KB금융은 신한금융을 앞섰다. 핵심이익이라고 할 수 있는 그룹의 순이자이익을 보면 KB금융은 올 3분기 누적 8조8472억원, 신한금융은 8조313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KB금융이 각각 0.83%, 11.66%를, 신한금융은 0.77%, 10.2%를 기록했다. 

KB금융이 주요 수익성 지표에서 신한금융을 앞서면서 연말 리딩금융 자리를 어렵지 않게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금융은 3분기에만 1조3737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내며, 업계 최초로 연간 순이익이 5조원을 넘어설지도 관심사다. 

다만 신한금융의 실적 감소는 지난해 같은 기간 3200억원이 넘는 증권사옥 매각 이익과 올해 3분기 1200억원의 펀드 사태 수습 비용 등의 일회성 요인 영향이 컸다. 일회성 요인을 제하면 신한금융과 KB금융과의 실적차는 사실상 사라져 양사간 리딩금융 경쟁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신한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은 KB금융보다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를 보면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691억원으로 KB국민카드(2724억원)보다 호실적을 냈다. 신한라이프도 4276억원 순이익을 기록, KB라이프생명(2804억원)보다 많았다. 다만 증권사인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 2234억원은 KB증권(3611억원)보다 낮았다. 

3위 하나금융, 은행 계열사 통한 빠른 추격전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4대 금융그룹 중 최근 실적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하나금융이다. 올해 3분기 하나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2조9779억원으로 3분기만에 3조원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2% 증가했다. 

2년 전만 해도 우리금융과 3, 4위 경쟁을 펼쳐온 하나금융은 최근 빠르게 이익을 늘리며 2위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하나금융 호실적의 주역은 하나은행이다. 최대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3% 급증한 2조766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2조8554억원을 기록해 리딩뱅크가 됐지만, 하나은행과의 차이는 1000억원 미만에 불과했다. 

하나은행이 올 4분기에도 3분기 수준의 실적 개선 속도를 보인다면 연말에는 KB국민은행을 제치고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한 2조5991억원, 우리은행은 3.5% 감소한 2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업계에선 이번 실적을 통해 하나금융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라는 숙제를 안게됐다고 평가한다. 올 3분기 하나증권은 143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하나생명은 170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나손해보험은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장기적으로 리딩금융 대열에 올라서려면 비은행 부문 강화가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그룹의 이번 실적과 관련해 “KB국민은행이 3분기에만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치인 9970억원을 시현하며 1조원에 육박한 점이 인상적”이라며 “(KB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은 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리딩금융의 위상이 유감없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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