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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대 은행 희망퇴직자 2000명↓…“체질개선 차질 우려”

퇴직금 삭감 등 조건 악화에 희망 인원 줄어
고임금 인력 감축, 인재 영입 계획 차질 우려
“퇴직금 줄면 버티려는 은행원 증가할 것”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지난해 5대 은행의 연간 희망퇴직자 규모가 2000명 미만으로 축소됐다. 은행마다 퇴직금을 줄이는 등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희망퇴직 규모가 줄면서 신규 인재 영입을 통한 체질개선 여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대 은행 희망퇴직 전년比 15.9% 축소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 수는 1868명으로 전년 대비 15.9% 줄었다.

은행별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에서 각각 674명, 234명, 226명, 372명이 회사를 떠났다. 전년 같은 기간의 희망퇴직자수(713명, 388명, 279명, 493명)와 비교해 모두 줄었다. 우리은행 희망퇴직자만 같은 기간 349명에서 36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지난 3개년 동안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가 2000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대 은행의 연도별 희망퇴직자 규모를 보면 ▲2020년 2500명 ▲2021년 2244명 ▲2022년 2222명을 기록했다.

업계는 희망퇴직자 감소 요인으로 퇴직금 축소를 꼽고 있다. 5대 은행은 지난해 초 희망퇴직금으로 근무 기간 등에 따라 최대 35~36개월 치 급여를 지급했다. 하지만 최근엔 31개월 치로 줄였다. 이들 은행의 1인당 평균 퇴직금은 5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1인당 6억원 이상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평균 지급액이 크게 감축된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종노릇’, ‘갑질’ 등의 표현을 쓰며 은행권을 질타했고, 같은 해 2월엔 “‘은행 돈 잔치’로 인해 국민 위화감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나타났다. 은행권이 고금리 장사를 통해 이자잔치를 하면 안 된다는 주장으로, 이에 은행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희망퇴직금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비용 증가 영향에 ‘자산 효율성’ 더 나빠질 수도

서울 종로구의 한 거리에 있는 은행 ATM. [사진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퇴직 인원 감소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다. 희망퇴직자가 계속 줄게 되면 수년간 지속해 온 고임금 인력 조정이 어려워지면서 글로벌·IT 강화에 필요한 인재 영입 여력이 줄고, 비용만 갈수록 커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금융당국 관리에 따라 점포 축소까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인건비 부담이 더 확대되면 자산 운용 효율성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은 철저히 자율로 이뤄지는데 퇴직금을 줄이면 아무도 나가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지난해 3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는 전년 동기 대비 0.20%p 하락한 0.58%, 자기자본순이익률(ROE)는 2.78%p 떨어진 7.87%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최대 실적을 내고 있어도 비용이 증가한 탓에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원 입장에서도 퇴직금이 줄면 차라리 은행에서 버티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은행의 체질개선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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