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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폐지·과기의전원 신설·국가 R&D…‘현안 산적’ 과기정통부, 입장은?

과기정통부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 발표
이종호 장관 “단통법 폐지에도 선택약정 유지”
“과기의전원 정원 반영 내년 어려워…협의 중”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제도 개선과 디지털 혁신에 중점을 둔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내놨다. 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와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정원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 방향성도 발표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4대 추진 전략·12대 핵심과제 등으로 구성된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정책에 대한 목표로는 ‘글로벌 과학기술 강국, 디지털 모범국가 도약’을 제시했다.

“단통법 폐지해도 선택약정 유지…과기의전원 정원 반영 미정”

이 장관은 브리핑 후 취재진의 단통법 질의에 “최소한 25%는 이용자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단통법을 폐지해 휴대전화 단말기 지원금 상한을 없애더라도 ‘선택약정 할인’ 제도는 유지하겠단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현행 25% 이상의 약정 할인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 측은 “지난해 5G 요금제 중간 구간 세분화 및 청년·고령층 요금제 신설에 이어 5G 요금제 최저구간(3만원대)을 신설할 것”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사업자 경쟁 활성화와 이용자 후생 증진을 위해 ‘단말기 유통법’을 폐지하고, 이용자 보호 조항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저가 단말기(40~80만원대)의 출시를 유도하여 국민의 단말 구입비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과기의전원 신설과 관련해선 “부처와 협의를 통해 앞으로 정원에 반영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도 대학입시에 과기의전원 정원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의사과학자를 어떻게 키워낼 것인지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정원 배정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것도 추진 중”이라고 부연했다.

과기정통부가 이날 내놓은 올해 주요 정책 추진계획은 ▲세계 최고 R&D 허브 대한민국 조성 ▲도전적 R&D로 혁신 견인 ▲인공지능(AI)·디지털 대전환 선도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AI·디지털 등 ‘4대 추진 전략’으로 구성된다. 각 세부 전략을 실현할 12대 핵심과제도 선정했다.

이 장관은 “올해는 윤석열 정부 3년 차를 맞이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행동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연구진들이 함께 혁신적 연구에 도전하는 R&D 허브를 만들고, AI·디지털로의 대전환을 철저히 준비해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강국이자 디지털 모범국가로 도약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연합뉴스]

R&D 제도 개선…“해외 인재 유치”

과기정통부는 ‘세계 최고 R&D 허브 대한민국 조성’을 통해 기술 선진국과의 공동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해외 인재를 적극 유치, 글로벌 R&D 협력 기반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글로벌 R&D 정부 투자 규모를 2023년 5000억원에서 올해 1조8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정부 R&D 총규모 중 6.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선 ‘국내 정착 전주기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정부 R&D에 해외기관의 직접 참여를 허용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학원 장학금을 신설, 이공계 대학생(석·박사 포함) 지원 ▲우수 신진 연구 지원 확대(2702억원) ▲기술료 보상을 강화(정부 기술료 지분 50%→60%) ▲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 한도 상향(연 500→700만원) 등도 이뤄질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연구자들이 마음껏 혁신적 연구에 도전할 수 있도록 R&D 시스템을 혁신할 것”이라며 “세계 최초·최고를 지향하는 혁신도전형 R&D를 별도 분류, 투자를 확대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는 이와 함께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이공계지원법’ 개정 ▲‘국가 간 과학기술협력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관련 법령을 제·개정해 ▲실패 가능성이 높지만, 성공 시 파급효과가 큰 도전적·혁신적 R&D 추진 ▲이공계 우수인재 육성 ▲국제협력 R&D 기반 조성 등을 이루겠단 취지다. 분산·파편화된 R&D 사업(약 1200개)을 통합·개편하는 작업도 진행할 방침이다.

‘도전적 R&D로 혁신 견인’을 통해선 3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양자·AI·첨단바이오’을 선정하고 성과 창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양자 분야에선 구체적으로 ▲연구자 주도로 활용이 가능한 개방형 양자팹(대형공용 연구장비 등) 구축 ▲국내 자체 개발 양자컴퓨터(20큐비트) 클라우드 서비스의 2024년 하반기 중 개시 ▲양자 인터넷 장거리 전송(100m→100km) 기술의 2024년 하반기 시연 ▲양자 중력 센서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

AI 분야에선 ▲생성형 기술 한계 극복 등을 위한 차세대 기술개발(580억원) ▲해외 유수 연구진과 함께 고난도 연구를 수행하는 ‘AI 연구 거점’ 한국·미국에 설립(90억원, 2024년 하반기 목표) 등을 추진한다. 첨단바이오 분야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클러스터를 보유한 미국(보스턴 등)과의 공동연구 추진하는 데 15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선도 3대 기술로는 ‘차세대반도체·차세대네트워크·우주’를 선정했다. 해당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국산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 개발·실증’이나 화합물반도체·첨단패키징 중점 지원이 이뤄진다.

우주 분야 육성에는 국가 우주개발 전담 기관인 ‘우주항공청’의 5월 신설을 꼽았다. 과기정통부 측은 “우주항공청 개청을 통해 우주 거버넌스의 기틀을 정립하고, 발사체 기술의 민간 이전을 위한 차세대 발사체 참여기업을 3월 선정할 것”이라며 “뉴스페이스 시대를 앞당길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전남·경남·대전에 조성하는 작업을 2024년 상반기에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 유망기술로는 ‘한계 도전 R&D·탄소중립’를 꼽았다. 한계 도전 R&D 프로젝트는 실패 가능성이 높으나 막대한 성공 효과가 기대되는 기술을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480억원의 예산을 집행할 방침이다. 또 청정수소의 생산기술 국산화를 위해 ‘국가 수소중점연구실’(수소R&D 전담 기관)도 선정·운영할 계획이다. 세대 소형원전인 혁신형 SMR의 표준설계에도 오는 4월 착수한다.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와 공존하는 시대 연다

과기정통부는 ‘AI·디지털 대전환 선도’를 통해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서비스 발굴을 지원한다. ▲글로벌 AI 기술 주도권 확보 및 경제·산업 전반 규제혁신을 통해 생산성 혁신을 지원 ▲AI와 디지털 신기술 융합 선도프로젝트(400억원)를 통한 신시장 창출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온디바이스 AI 활성화 전략’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의료·법률 등 ‘5대 AI 일상화 프로젝트’ 등에는 올해 7737억원을 집행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 ‘대한민국 디지털 권리장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사회·문화 전반의 디지털 쟁점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추진계획’을 3월 수립할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 기본법’ 제정 ▲‘AI안전연구소’ 신설도 진행할 방침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AI·디지털’을 통해선 지역에 AI 핵심인프라를 집적하는 디지털 혁신 지구 조성 시범지구를 기존 3개에서 5개로 확장할 방침이다. 권역별 AI지역융합사업(충청·강원·호남·영남)도 추진한다. AI와 디지털 서비스 접근·활용을 국민의 보편권으로 법제화하는 ‘디지털 포용법’ 제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상시적·체계적 디지털 재난관리를 위한 ‘디지털 서비스안전법’ 제정도 추진한다. AI 기반 통합 분석·예방·대응 시스템인 ‘사이버 스파이더’(90억원)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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