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SK이노-E&S 간 합병 반대... ”주주 가치 훼손 우려”
서스틴베스트도 반대 권고
한국ESG연구소 등은 찬성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민연금기금이 주주 가치 훼손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반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2일 제10차 위원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반대하기로 정했다. 국민연금 측은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 대한)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이유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지분 구조는 ▲SK(주) 36.2% ▲개인 24.9% ▲외국인 20.9% ▲기관 14.3% 등이다. 기관 지분 중 국민연금 비중은 6.2%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기준시가를, 비상장사인 SK E&S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 평균한 값을 합병가액으로 했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비율이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보고 있다.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을 따르고 있어 법적 이슈는 없으나, 이사회 결의일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6으로 역사적 저점에 있고 동종업계 PBR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합병가액이 산정돼 회사의 주식가치를 적절히 반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내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도 기관투자자들에게 합병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한국ESG연구소는 찬성을 권고했고, 미국 주요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도 두 회사 합병에 찬성 하기로 했다.
한국ESG연구소는 “이미 SK㈜가 최대주주로서 양사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등 이번 합병으로 최대주주나 경영권 변동이 없으므로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히려 합병을 통해 SK온이 정상화되고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건전성이 확보되면 주주가치 제고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7일 주주총회 제1호 의안으로 SK E&S와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 건을 올릴 예정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11월 1일 자로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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