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상한가 ‘영풍정밀’…영풍·MBK 인사 배임 혐의 고소 [증시이슈]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훌쩍 넘겨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공개매수를 통한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가운데, 고려아연에 이어 영풍정밀이 공개 매수가를 넘어섰다. 이번 분쟁의 격전지로 꼽히는 영풍정밀은 20일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 인사 5명 등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고려아연과 함께 공개매수를 추진 중인 영풍정밀은 이날 개장과 함께 2만550원으로 뛰며, 사흘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영풍정밀도 공개매수가인 2만원을 넘어섰다.
고려아연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96% 오른 7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6.51% 오른 75만3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공개매수가인 66만원은 이미 훌쩍 넘겼다.
이들 기업의 강세는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연일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 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에 자사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절반과 1주를 넘기고, 고려아연 지분 약 7∼14.6%(144만5036∼302만4881주)를 주당 66만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공개매수 대금은 약 2조원에 달한다.
MBK파트너스는 이와 별도로 영풍정밀도 주당 2만원에 최대 684만801주(발행주식의 43.43%) 범위에서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영풍정밀은 이날 영풍의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3인 그리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에 대해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영풍과 장형진 고문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당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라며 “어떠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오로지 당사가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을 이용해 고려아연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목적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공개매수 시도가 당사의 기업가치 제고나 주주들의 이익에는 아무런 관심 없이 오로지 당사를 고려아연 인수를 위한 도구로만 활용하는 것으로서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인수합병(M&A)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풍정밀·고려아연 측 “단호히 법적 대응할 것”
또한 “더욱이 이번 계약으로 영풍은 10년간 고려아연 주식을 제삼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 10년 경과 후에는 MBK 측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게 한 것 역시 영풍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의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앞으로도 이번 공개 매수 가담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이 아닌 영풍정밀이 고발인으로 나선 이유는 이 회사가 영풍 지분 4.39%를 보유한 주주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제한 대상이기 때문에 영풍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영풍정밀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배우자인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단일 최대주주로 있다.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최창규 회장은 영풍정밀 지분 5.71%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씨 일가 지분이 장씨 일가 지분보다 더 많다.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세운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다. 지난 1973년 고려아연이 설립된 후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을 전후해 양가가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는 등 갈등이 지속됐다. 이후 지난 13일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 매수에 나서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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