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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단]D램 가격 어디까지 떨어지나?

[해외진단]D램 가격 어디까지 떨어지나?

D램 현물가격이 지난 3월 중순 이후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불황기를 경험했던 작년 11월 초에는 D램 현물가격이 1달러 아래까지 폭락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올해 3월 중순에는 128M Sync D램기준으로 개당 평균 4.4달러대까지 저점대비 370% 폭등했었다.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던 D램 현물가격이 이제는 급기야 하락세로 반전하고 말았다. 6월 중순의 가격이 2달러 초반대까지 밀렸으니 3월 중순의 고점대비 가격 하락률이 50%에 달한다. 한편 D램 고정거래선 가격은 현물가격과 약간의 시차가 있지만, 지난 4월 중순의 고점 기록 이후 완연한 하락세로 접어들어 5달러 초반대를 호가하던 가격이 이제는 3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11월 초 이후 D램가격은 천당과 지옥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트 가격추이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D램가격이 1달러대로 떨어지자 저가 메리트가 살아나 동남아·중국·유럽의 군소 PC업체들이 앞다투어 PC의 메모리 용량을 256M(128M D램 8개로 구성된 모듈 2개나, 256M D램 8개로 구성된 모듈 1개를 장착)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D램가격이 크게 떨어져 원가의 압박요인이 사라지자 이들 업체들은 때마침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출시한 Windows XP(작년 10월)와 메모리 용량 증대 등을 무기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실제로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 PC판매가 별로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중국·유럽에서는 PC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반 2개월을 넘는 위험수위를 보였던 D램업체들의 재고수준은 11월에는 1개월대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11월 말에는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간에 전략적 협상 논의가 시장에 알려지면서 D램 가격상승에 추력이 더해졌다. 12월 이후 D램 업체들은 가격이 더 비싼 DDR중심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Sync D램의 생산비중을 줄인 것이다. 이것은 서서히 타오르던 D램가격에 기름을 붙는 역할을 했다. 당시 대부분의 대형 PC업체들은 PC사양이 Sync D램으로 되어 있었는데, D램업체들이 이것의 생산비중을 축소시키고 가격상승을 도모하기 위한 공조체제를 강화하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높은 구매가격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러면 왜 지금은 D램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되고 말았는가? 현물시장에서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이상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워낙 단기간에 현물가격이 4배 이상으로 급등하여 동남아·중국·유럽의 군소 PC업체들은 예전과 같은 고급 사양으로 PC를 제조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당연히 D램 구매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형 PC업체들도 Sync D램 확보의 차질 발생을 두려워하여 높은 가격에 연초 이후 D램을 많이 구매해 놓았지만, 세계경기 회복이 부진함에 따라 PC가 제대로 팔리지 않고 PC재고가 증가하자, 지난 4월 이후부터는 D램 구매량을 크게 줄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4월 말에 발표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반도체 간의 빅딜 무산으로 D램가격은 심리적인 불안감이 더해져 가격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최근 D램가격 하락 반전의 가장 큰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PC수요 부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이 4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CPU가격을 크게 내렸지만, 시장에는 별 반응이 없는 것이 그 단적인 증거다. 앞으로 D램가격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최근 들어 D램업체들이 가격하락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저가메리트 부상에 따른 현물거래의 활성화로 D램 현물가격은 단기적으로는 128M D램기준으로 2.5달러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무엇보다도 PC시장의 수요회복 강도가 관건인데, 이것이 강한 모습을 보일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99년 하반기에 신규 구입한 PC들이 교체기에 들어섰지만, 현재 출시되고 있는 PC들의 성능이 월등한 것도 아니고 통신인프라가 확연히 개선된 것도 아닌 만큼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얼마나 자극할지 확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D램 공급 측면에서 볼 때 D램업체들의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3분기의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금년 여름 D램업체들의 재고수준은 작년 중반처럼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4분기의 PC성수기를 맞아도 재고부담 때문에 가격상승이 크게 일어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전체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금년 3분기까지는 128M D램기준 2∼3달러대의 박스권 지속, 4분기에는 소폭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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