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1천5백% 나도 도전해 봐?”
“수익률 1천5백% 나도 도전해 봐?”
손절매 기본 지켜야 성공 지난해부터 동양·메리츠·키움증권 등 여러 수익률대회에서 1위를 휩쓴 조인환씨는 최근 투자연구소를 차렸다. 조씨는 아홍성이라는 본인의 필명을 따서 광주광역시에 ‘아홍성투자연구소’를 개설했다. 그는 “앞으로 투자기법 연구 모임도 만들고 책도 내겠다”고 말했다. 1999년 전업투자자로 나섰다는 조씨. 그도 처음 2년은 이익보다 손실이 컸다. “매매일지를 봤는데 이익을 실현한 날이 손해를 본 날보다 더 많더군요. 조금씩 자주 벌어서 한번에 크게 잃는다는 소리죠.” 조씨는 그때부터 일정 수준 이상 손실이 나면 주식을 내다파는 손절매를 철저히 지켰다. 그는 코스닥(70%)과 거래소 종목(30%)으로 배분해 투자하는데, 거래소 종목들은 주로 대형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매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특히 “거래재개 종목에 대한 투자로 많은 이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매거래가 정지된 종목들에 대해 거래정지가 되기 전의 주가나 유상증자 배정가 등을 기준으로 원가를 정한 뒤 시초가와 비교, 원가가 시초가보다 높을 경우 매매하는 방법을 택했다. 인터넷 ID ‘대박’으로 유명한 박정윤씨. 한 대학생 실전 투자대회에서 2천%의 수익을 거둔 그는 지난 99년 한 통신회사 광고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구사한 투자 방법은 ‘떠올리기’ 투자 방법. 큰 사건이 터진 후 언론을 통해 며칠간 이슈가 이어질 때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을 남보다 미리 매수한다. 그런 후 2∼3일이 지난 뒤 단기 최고점에서 팔아 차익을 얻는 것이다. 박씨는 “이 기법을 사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 중에 일어난 일들에 대한 느낌을 실제 종목으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종목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일단 전체 업종의 상황을 공부하고, 다음으로 해당 종목들이 업종 내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수익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재무적인 문제는 없는지 등을 익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애널리스트 많이 배출 이들 실전투자대회 입상자들의 성적을 보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1천%를 넘는 수익률 기록도 있고 수백%는 기본이다. 얼핏 보면 이렇게 놀랄 만한 투자실적을 내는 투자자들은 증권사의 스카우트 표적이 될 것 같다. 현실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해 증권사에서 일하는 경우 예전처럼 ‘빛나는’ 수익률을 올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스타급 전업투자가 박정윤씨는 졸업 후 잠시 증권사에 몸담았지만 금방 회사를 떠났다. 마이다스에셋에서 펀드매니저로도 일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박씨는 다시 전업투자가로 돌아왔다. 박씨를 지켜봤다는 증권사의 관계자는 “전업투자자는 많아 봐야 수억원대의 자금을 운용하지만 일단 제도권에 오면 운용하는 금액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으로 달라진다”며 “결국 위험성을 최소화하거나 대표 주식 위주로 매매를 할 수밖에 없어 투자대상의 폭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용방식이나 금액 규모가 서로 다른 것이 수익률대회 입상자들이 증권회사에서 큰 빛을 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2000년 신한증권 대학생 수익률 게임에서 입선해 지난해 굿모닝신한증권에 스카우트된 황재수씨. 입사 특전이 부여된 이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지금은 한 지점에 배치돼 투자상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황씨도 자기 돈으로 하다가 투자에 실패할 때보다 고객에게 추천한 종목이 하락했을 때 훨씬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런 부담은 매매방법에 대한 변화로 이어진다. 황씨는 “부담이 큰 만큼 공격적인 매매가 어려워진다”며 “전업투자가들 중 증권사 입사를 고려한 다른 동료들도 이 때문에 포기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증권사에서 일하려면 기존의 초단기투자전략을 버리고 시황 위주의 중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업투자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차트분석 중심의 기술적인 매매에서 우량주·테마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증권사와는 달리 사이버증권사인 키움닷컴·팍스넷 등에는 수익률대회 입상자가 상당수 포진돼 있다. 한 증권 전문가는 사이버 증권사는 증권사와 달리 손빠른 매매가 이뤄지고 있어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차례 사이버 수익률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던 팍스넷의 최진식씨는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게 되면 증권사에 비해 자유로운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이버 증권사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데이트레이딩으로 1,771%의 수익률을 올렸다」 등의 책을 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시된장’이라는 필명으로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윤정두씨도 같은 경우다. 팍스넷 베스트분석실과 증권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그도 증권사의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지만 증권사에 비해 경직되지 않은 분위기가 좋아서 사이버 애널리스트를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에는 수익률대회를 통해 입사한 사람이 많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수백%에 이르는 수익을 가져다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김효상 대우증권 홍보팀 과장은 “몇 년 전에 대학생실전투자대회에서 1위 특전으로 취업한 적이 있었지만 지점에서 선물·옵션 영업을 하다가 다른 일을 한다고 그만뒀다”고 전했다. 그는 자금을 운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을 끌어오는 마케팅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인사담당자들이 대회에서의 성과만을 보고 입사시키기엔 리스크가 있다며, 조직에서 일을 하려면 인성과 학교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전투자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상금을 노리거나 명성을 발판으로 개인 투자자문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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