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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도시를 바꿀까[김현아의 시티라이브]

[GTX의 30분 혁명]①
GTX-A 일부 구간 개통, 수도권 30분 출퇴근 시대 개막
서울-수도권 거리감 좁히고 교류 확대될 것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연신내역사내 이동 구간 모습[사진 연합뉴스]

[김현아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전 국회의원] 2024년 사회·경제·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의 바통을 이어받은 2025년, 수도권 출퇴근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바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개통이다. 아직 전 구간이 아니라 부분 개통이지만 GTX는 대한민국 교통, 특히 수도권 도시간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수도권내 출퇴근자들의 통근피로도를 낮춰 삶의 질을 향상한 것은 물론이고 주요 거점역이 속해 있는 도시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GTX는 기존 도시철도와 어떤 점이 얼마나 다를까? GTX는 대도시권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다. 정차하는 역이 줄어 표정속도가 80~100㎞/h로 일반 도시철도(평균 30㎞/h, 급행 약 39~44㎞/h)보다 2배 이상 빠르다. 표정속도란 정차 시간을 포함한 전체 소요 시간으로 거리를 나눈 값을 말한다. 그동안 버스로 90분, 승용차로 70분 걸리던 거리를 GTX로는 약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필자가 살고 있는 고양시 일산서구는 GTX-A 노선의 킨텍스역이 위치하고 있다. 기존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성남시 가천대에 출근하려면 중간에 한 번 환승하고도 총 1시간 40분이 걸린다. 그런데 GTX 전 구간이 개통되면 40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킨텍스역에서 서울역까지만 탑승해 보니 순수하게 GTX를 타고 이동한 시간은 17분 40초 정도, 기존 열차를 타고 고양시 서쪽에서 동쪽 시계(서울 경계)를 벗어나는 시간의 1/3도 되지 않았다. 정말 신기했다. 대심도 철도이다 보니 지상에서 승강장까지의 이동거리가 길어 고속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아직은 탑승객이 그리 많지 않아 이용할 만했다. 하지만 향후 이용객이 많아지면 역 안에서의 이동시간과 혼잡도 문제는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진짜 문제는 GTX가 정차하는 거점역까지의 접근성이다. 아직 기존 버스노선의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거점역 바로 인근주민이거나 기존 지하철 환승객이 아니면 GTX역까지의 접근시간이 오히려 GTX 탑승시간보다 오래 걸렸다. 필자 역시도 킨텍스역에서 서울역까지 18분이 걸리지 않았는데 집에서 킨텍스역까지 도보로 22분이나 걸어가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주는 편리함은 서울과의 거리감을 줄이고 수도권 외곽 도시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심어주어 지금부터 전 구간 개통 이후가 기대된다. 


GTX-A가 바꾸는 수도권의 미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계획대로라면 GTX-A는 수도권 외곽 지역과 서울 주요 거점을 30분 이내로 연결해 수도권 전체를 하나의 통합된 생활권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아래 표는 우리나라 GTX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영국 ▲프랑스 ▲일본의 광역급행철도를 간략하게 비교 정리한 내용이다. 이들과 비교해 봐도 GTX의 속도는 획기적이다. 

먼저 엘리자베스 라인은 런던 동서 지역을 잇는 고속철도로, 2009년 착공해 2022년 첫 개통까지 13년이 걸렸다. 파리의 광역급행철도(Réseau Express Régional, RER) 역시 파리 외곽에 조성된 5개의 신도시가 라데팡스 중심업무지구(CBD)와 직접 연계되도록 건설된 것으로 1977년부터 개통돼 그 역사가 깊다. RER은 기존 파리 시내를 관통하던 지하철과 기존 지선철도를 통합한 것이지만, 교외로 연결하는 메트로 14개 노선과 연계하여 총 5개의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지금은 파리순환철도망(GPE, Grand Paris Express) 건설이 추진 중이다. 이들 광역급행철도들은 전 구간이 완공되기까지 대부분 10여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완공 이후에도 기존 노선이나 환승 교통 수단과의 연계, 요금시스템 정비 등 다양한 보완 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교외주거단지를 개발하면서 교통인프라와 시스템의 선투자 없이 아파트만 먼저 건설했다. 그래서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해도 주민들의 교통문제는 입주 후 최소 10년 정도가 지나야 어느 정도 해소됐다. 지금 건설되고 있는 신도시들도 여전히 비슷한 상황이다. GTX-A가 여는 30분 출퇴근 시대는 분명 이전보다 수도권 이동과 교류를 촉진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교통 여건 때문에 일자리와 교류가 부진했던 지역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반대로 어떤 지역은 급행철도가 오히려 지역소비수요를 인근 거점도시로 이동시키는 빨대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잔여 노선의 신속한 착수 ▲주요 거점역으로의 접근성을 높이는 버스노선 정비 ▲복합환승공간 조성 등 비거점지역의 소외를 최소화하는 도시재구조화 전략이 필요하다. GTX 개통의 효과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속도가 바꾸는 도시의 효능을 극대화하고 그것을 시민들의 삶의 질에 투영하려면 진짜 할 일은 지금부터다.(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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