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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경제 관문 ‘한국’

아시아의 경제 관문 ‘한국’

차세대 성장산업 국제회의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필요한 성장동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일본과 중국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한국은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거대한 시장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한국은 5억 인구의 아세안(ASEAN) 국가들을 포함해 20억명에 이르는 이 광활한 아시아대륙 진출에 따른 시장공략을 위한 교두보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은 자체적으로 다이내믹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외국 투자가들에게 부 축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국가다.

경제발전과 활발한 대외무역 아시아의 경제대국 중 하나인 한국의 지난 2002년 국내총생산(GDP)은 4천7백66억 달러(시장환율 기준)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것으로 급속한 경제성장 가능성을 증명해 준다. 지난해(2003년) 한국의 GDP 성장률은 일본을 훨씬 능가할 것으로 보이며 예상치인 4.3%의 성장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기록은 특히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고려하면 경이적인 일이다. 세계 13위의 무역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한국은 일본·중국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두주자 가운데 하나다. 이처럼 활발한 무역활동은 미래 한국경제 발전의 가능성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지난 2002년 한국의 무역 규모는 수출 1천6백25억 달러 수입 1천5백21억 달러로 총 3천1백46억 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수준의 경쟁력 갖춘 한국 기업들 한국은 첨단기술에서 중간소비재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잘 짜여진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산업구조는 외국 투자가들이 세계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기업·제조업체들과 강한 유대관계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한국의 철강산업은 생산량에서 세계 5위의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01년 국내 대표적인 철강회사인 포스코는 세계 철강 생산 1위로 부상했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순이익을 낸 기업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격경쟁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또한 높은 노동생산성과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은 2002년 총 3백15만대를 생산해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지난 40년간 놀라운 발전을 이룩한 국내 자동차 산업은 총 생산량 중 1백51만대를 1백90여국으로 수출, 한국 경제의 중추적인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선산업의 경우 한국은 1999년과 2000년 세계 총 조선 수주량의 40.9%와 45.8%를 각각 차지해 세계 최대의 선박 메이커로 부상했다. 그러나 1년 뒤인 2001년에는 일본에 자리를 넘겨줘 2위로 물러앉기도 했다. 한국의 조선소들은 LNG선 건조로도 유명하다. 이는 한국이 고도로 발달된 선박건조 능력과 기술을 보유한 조선국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생산량에서 세계 3위를 자랑하는 반도체산업은 D램 등에 있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부터 시작된 D램가격의 하락과 초과 공급으로 한국의 반도체업체들은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은 세계 네번째로 큰 전자제품 생산국이다. 특히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의 회사들은 차세대 전자제품 개발에 필수영역인 디지털 TV나 PDP에 있어 중요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세계적 선두 주자인 한국은 휴대폰 가입자 수가 무려 3천2백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총인구 대비 68%에 해당하는 수치로, 핀란드와 독일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국내 전자업체들은 2001년 1백억 달러 규모의 휴대폰을 팔았으며 과거 10년간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이었던 반도체만큼 휴대폰을 중요 수출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01년 휴대폰을 포함한 IT(정보기술) 제품의 수출은 4백1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고부가가치의 효자상품으로 GDP 대비 IT산업 비중은 무려 13.4%를 기록했다.

한국산업의 경쟁력 원천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과 산업발전 뒤에는 무엇보다 높은 학력과 기술을 겸비한 인적자원이 있었다. 그리고 다이내믹하고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와 민간 분야의 적극적인 R&D(연구개발) 투자가 한몫을 했다. 고급 인적자원과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 등이 외국회사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과 기술을 겸비한 노동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는 정부의 GDP 대비 교육예산 비중에서도 잘 나타난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보다 높다. 노동인구의 97% 이상이 전문 직업훈련을 받았거나 대학 학위의 소유자다. 한국의 식자율(識字率)은 98%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한국은 현재 10만명당 4천9백21명이 대학생으로, 캐나다와 미국에 이어 이 분야 세계 3위다. 1백34개의 4년제 대학교와 1백52개의 전문대학교가 있으며 1년에 35만명이 학위를 받고 졸업한다. 국내 시장의 총 소비자 수는 4천8백만명. 한국 경제는 아세안(ASEAN) 회원국 총생산의 80%에 이른다. 인구는 중국 인구의 3.2%에 불과하지만 경제 규모는 중국 경제의 36.4%에 육박한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새 상품이 나오면 사고 싶어하는 끊임없는 욕구를 갖고 있다. 휴대폰은 평균 세 달에 한 번꼴로 새 모델이 나온다. 한국의 이러한 안정적이며 활발한 시장 때문에 한국 경제는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고 또 기업들을 활성화시켜 새로운 제품 생산과 재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R&D 투자 선진국 수준 한국 기업들은 매출액의 2~8%를 R&D에 투자한다. 제조업 분야에서 매출액 대비 R&D지출은 2.37%에 머물고 있지만 제약·정밀기계·전자분야 등 하이테크산업의 경우 5~7%에 달한다. R&D 투자 실태 조사 결과 2001년 과학기술 분야에서 R&D 지출은 1백25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6.3%가 늘었다. 2001년 GDP 대비 R&D 투자비율은 2.96%로 2000년 2.65%에 비해 0.31%포인트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OECD의 선진 공업국인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투자재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정부와 공공 분야가 총 R&D 투자의 26%를 지원했고 나머지 74%는 민간 분야가 지원했다.

기술과 혁신정책 한국 정부는 민간 분야에서의 R&D 투자를 늘리고 국가 기술혁신 제도를 완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혁신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02년 현재 정부의 R&D 예산은 43억 달러로 정부예산의 4.5%를 차지한다. 이 수치는 1998년도 R&D 예산 24억5천만 달러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지난 5년 동안 R&D 예산은 정부예산의 증가율을 훨씬 넘는 연평균 15.1%씩 증가했다. 부문별 투자 상황을 보면, IT산업에 25.4%를 지원했으며 전자에 8.1%, 기계 7.8%, 교통수송 6.3%, 보건의료 6.2%, 생명기술 분야 5.2%, 그리고 환경 분야에 4.0%를 투자했다. 한국 정부는 R&D 예산비율을 2007년까지 7%로 상향조정해 전체 R&D 예산을 2백50억 달러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한 R&D 투자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민간 분야의 R&D 투자전략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기술지도(NTRM)·산업기술지도·국제기술협력지도 등을 작성해 매년 업데이트하고 있다. 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상용화되고 그 소득이 R&D에 재투자되는 바람직한 기업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술이전촉진법(TTA)을 제정했고 한국기술거래소(KTTC)도 설립됐다. 지역혁신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 지역별로 기업·대학·연구기관과의 밀접한 유대관계를 활성화하고, 산업개발단지(테크노파크)·지역기술혁신센터들을 운영하고 있다. 기술 분야에 있어 전략적인 국제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공동연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재단 산하의 국제기술협력센터를 통해 다양한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양자간 공동연구 프로그램과 다자간 공동연구 컨소시엄 또한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 동력을 위한 비전 제시 한국은 국제표준화 활동의 단순한 ‘추종자’가 아니라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짧은 기간 내에 상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 디자인의 전문성을 높이고 혁신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산업계를 중심으로 산업체·학교·연구기관 그리고 정부가 서로 협력해 향후 5~10년 후를 대비한 차세대 성장동력 창출과 선진경제에 진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전략을 마련해 왔다. 그동안 한국의 대외 경쟁력을 위해 민간 분야가 혁신을 목표로 체계적인 전략을 구축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정부가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한국의 산업·기술·무역·외국인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자원부는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혁신과 교육개혁을 통해 우수한 인적자원을 양성하고 외국의 첨단 기술·인력·연구소들을 유치하고 우수한 기술선진 국가들과 공동연구 프로젝트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또한 노사관계의 안정과 계속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국가혁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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