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황우진··· “시장 어려워도 종신보험만 판다”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황우진··· “시장 어려워도 종신보험만 판다”
자산 운용 원칙은 안정성 최근 방카슈랑스 도입, 종신보험 판매 경쟁의 격화 등 보험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종신보험만 판매해 온 푸르덴셜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푸르덴셜은 처음부터 보험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종신보험(황사장은 종신보험을 맞춤형 보장성 보험으로 표현했다)으로 다른 회사와 차별화했습니다. 저는 아무리 보험 환경이 변화해도 보험의 본래 정신은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고 강조합니다. 보험은 고객의 인생을 두고 계약하는 겁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수십년간 보험료를 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철저히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고객과 약속을 지키는 회사,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신뢰감을 고객들에게 줘야 합니다. 아무리 보험 환경이 변한다 하더라도 이런 사실만은 결코 변할 수 없는 겁니다.” 그럼 지금까지처럼 타사와 달리 연금보험이나 방카슈랑스 상품들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저희도 연금보험 상품 판매를 오랫동안 검토했습니다. 연금도 물론 필요한 상품이지만 근본적으로 보험은 ‘무엇을 보장하는가’가 중요합니다. 가장(家長)에게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남은 가족들이 살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만들어주는 게 보험입니다. 이것이 종신보험이 보험의 맨 앞자리에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야 연금도 필요한 겁니다.” 보험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종신보험 시장이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과거보다 종신보험을 판매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형태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가장 유고 시 남은 가족들의 경제적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사실은 영원히 변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잠시 힘들다고 이런 원칙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푸르덴셜생명은 대졸 전문직 라이프 플래너 조직, 종신보험 판매 등 국내 보험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푸르덴셜과 다른 보험회사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다른 회사들의 경영 초점은 규정과 시스템에 맞춰져 있습니다. 수당 구조를 어떻게 만들고 어떤 영업 시스템을 가동할 것인가를 중시합니다. 이는 회사 중심의 경영일 뿐입니다. 저희는 보험 판매와 경영의 초점을 ‘보험금 지급’에 맞추고 있습니다. 보험을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 어떻게 이를 유지해 고객들이 정말 필요할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가를 중시한다는 얘깁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수한 전문 인력을 확보해 강도 높은 교육을 시킵니다. 우리의 모든 고객들에게는 담당 라이프 플래너가 있습니다.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본사 관리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리부서도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저금리로 인해 생보사들이 자산운용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일부 보험사들은 과거 고금리에 팔았던 상품들의 해약을 유도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푸르덴셜생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생명보험업계가 저금리로 고통을 받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일부 보험사들은 운용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해외투자도 늘리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의 자산운용 원칙은 간단합니다.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보험은 장기간에 걸친 고객과의 약속입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산운용도 안정적이어야 하죠. 국공채 등 안전 자산 위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다른 보험사들과 마찬가지로 해외투자도 고려 중입니다. 해외투자를 하더라도 절대 위험자산에는 투자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생보업계에서는 푸르덴셜이 국내 생보산업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가장 큰 공헌은 보험을 저축의 일환이 아닌 보장성 상품이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준 것입니다. 보험은 경제적 위험에 대한 보장을 하는 것이지 저축상품이 아닙니다. 그리고 부업 개념의 보험 영업을 전문화했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보험은 고객과의 평생에 걸친 약속입니다. 파트타임식으로 일해서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습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직장 경력 있는 대졸 남성 조직으로 라이프 플래너를 증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험업계에 ‘고객’이라는 개념을 경영에 도입한 것입니다. 모든 회사들이 ‘고객 경영’을 표방했지만 사실 속내를 들여다보면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고객의 이익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희는 이런 노력의 결과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나타내는 NSCI(국가만족도지수)에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푸르덴셜생명의 라이프 플래너들이 업계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모 회사와 스카우트 문제로 인한 갈등도 있었지요? “4백여명의 우리 회사 출신 라이프 플래너들이 다른 보험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거의 움직임이 없지만, 사실 스카우트 표적이 된다는 건 그리 마음 편한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 회사 출신 라이프 플래너들이 타 회사로 옮겨가 국내 보험산업이 발전한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우리 회사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좋지만 제대로 벤치마킹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사람만 데려간다고 벤치마킹되는 건 아닙니다. 사람에게 투자를 해야 합니다. 얼마나 인재를 아끼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종합금융그룹을 지향 푸르덴셜이 다른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관심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오면 인수할 계획입니다. 판매 채널별로 보험은 달리 판매돼야 합니다. 만일 인수를 한다면 푸르덴셜생명은 맞춤형 보장성 보험을, 인수될 회사는 그 회사의 특성에 맞는 보험 상품을 팔게 될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푸르덴셜그룹 내에서 한국푸르덴셜의 위상은 어떻습니까? “푸르덴셜그룹의 국제보험본부는 9개국 10개의 현지법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한국푸르덴셜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매년 연수를 오고 있습니다. 일종의 연수센터 역할을 하고 있지요”(황사장은 지난 98년부터 2001년까지 푸르덴셜 브라질과 이탈리아 현지법인에서 영업을 담당했다. 지금도 푸르덴셜 임원들은 다른 나라에서 영업을 한 수 가르치고 있다.) 세일즈맨 출신 사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세일즈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면…. “세일즈는 단순히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적인 깊이가 있어야 합니다. 인간관계를 소중히 하고 정직하고 성실해야 합니다. 이런 깊이가 있는 사람만이 뛰어난 세일즈맨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영업의 측면에서 보면, 세일즈 파워는 집중력과 반복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집중력은 노력하면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지만 반복성은 쉽지 않습니다. 반복하다 보면 누구나 싫증을 느끼게 됩니다. 끊임없이 반복할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합니다. 늘 전화하고 대화하고 방문하는 반복성은 세일즈맨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입니다.” 황사장은 지난 93년 39세의 나이에 본사 인사부장에서 영업맨으로 변신한 늦깎이 세일즈맨 출신이다. 세일즈맨들에게 첫 계약자는 첫사랑의 연인과 같다고들 한다. 그의 첫 계약자가 궁금했다. “제 첫 계약자는 집사람입니다. 집사람이었지만 전화를 걸어 정식으로 보험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날 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황사장은 서둘러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문 밖으로 나갔다. 벨을 누른 뒤 “오늘 약속한 푸르덴셜의 라이프 플래너 황우진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아내는 처음에는 그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저는 지금 진지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재무설계를 해야 합니다.” 새벽 3시까지 상담이 계속됐다. 하지만 그는 거절당했다. “고객(아내)이 원하는 재무설계를 못한 거죠. 다시 방문을 해야 했습니다.” 결국 계약을 했지만 쉽지 않은 건이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제게 따뜻한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했던 아내가 그러더군요. 당신은 참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며 고맙다고 하더군요.” 지난 2003년 10월 사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그는 늘 첫 계약을 하는 마음으로 영업 현장에 있어 왔다.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황우진 1955년 경북 문경 生 서울고·서강대 영문학과 卒 90년 푸르덴셜생명 인사부장 93년 푸르덴셜생명 중앙 에이전시 라이프플래너 94년 푸르덴셜생명 영업담당 이사 2002년 푸르덴셜생명 부사장 2003년∼現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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