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머니메이커]리스크 줄이는 게 돈버는 지름길

[머니메이커]리스크 줄이는 게 돈버는 지름길

구사장은 <리스크관리> 가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는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구재상 사장은 수십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유능한 펀드매니저다.” 사석에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구사장을 이렇게 칭찬했다고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이끄는 구재상(41) 사장은 박회장의 신임을 한몸에 받고 있는 핵심 브레인이다.

주산 6단에 타고난 숫자감각 그의 ‘성적’도 화려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 실적은 그가 운용부문을 책임지기 시작한 이후 5년 내리 업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5년 동안 무려 3백%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하지만 다부진 모습의 구사장은 “22명의 펀드매니저가 있는 회사가 전체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기에 내가 돋보인 것” 뿐이라며 겸손한 표정을 짓는다. 전남 화순이 고향인 그는 어릴 적부터 숫자감각이 탁월했다. 주산학원이 한창 붐이었던 시절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그는 입문 1년 반 만에 공인 6단에 올라섰다. “어릴 때부터 숫자에는 강했던 것 같아요. 그때 배운 주산 덕분에 지금도 기업의 재무제표를 슬쩍 봐도 알 수 있죠(웃음).” 1983년 무렵의 구재상은 서울 신촌 자취방에서 학비를 걱정하며 살던 가난한 지방 유학생이었다. 그는 상대에 가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연세대 상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건 고생의 시작이었다. 한 학기 등록금이 65만원이던 시절 성적장학금으로 탈 수 있었던 돈은 30만원. 고등학교 때부터 가세가 기울어 생활비와 장학금을 제외한 나머지 학비는 직접 벌어야 했다. “방범·과외·교통 정리…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대학시절은 늘 바빴다. 장학금과 생활비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때 돈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대학시절 그의 소원은 하숙을 해보는 것이었다. “밥도 빨래도 대신 해주면 편히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돈이라는 것은 사람을 편하게 하는구나….” 대학시절의 어려움은 그를 오늘날 자산운용 실적 1위 사장이 되게 한 자양분이었다.

33세에 압구정 지점장으로 88년 졸업과 동시에 동원증권에 입사했다. 그의 첫 근무지는 광화문 지점. 영업사원이 운용과 영업을 다하던 시절 그는 탁월한 감각으로 많은 이익을 남겼다. “당시 6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까지 오르락내리락하던 시절이었어요. 분석을 잘했다기보다는 감각적인 운용이 많이 먹혔던 것 같아요. 증권주가 되겠다 싶으면 거짓말처럼 증권주가 폭등했죠. 운이 좋았던 셈이죠.” 수익률이 좋자 수탁고도 자연히 늘었다. 그는 1년 만에 본사 주식부로 영전(?)한다. 본사 주식부는 그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3천2백억원에 이르는 상품 계정의 운용을 도왔습니다. 체계적으로 주식투자에 대해 배울 수 있었죠.” 여기서 그는 상사인 박현주 회장을 처음 만났다. 33세 때인 96년에는 압구정 지점장으로 발령이 났다. 너무 젊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의 활약을 눈여겨본 박현주 회장의 적극적인 추천 덕분이었다. “압구정 지점은 당시 전국 지점에서 가장 큰 점포였죠. 나이가 어려 잘 못했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가장 치열한 격전지인 압구정동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밖에 없었다. 그런데 실제로 수익률이 올라가니 고객도 자연히 늘었다.

운용 비법은 ‘리스크관리’ 그러다 34세(97년)에 한남투신 증권부 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강남 지점 지점장을 맡았다. 98년에는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을 만들면서 박현주사단에 합류했다. 당시 직함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담당 상무. 1년 뒤인 99년(36세)에는 아예 사장으로 승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년간 자산운용업계 수익률 수위를 달리고 있다. 철저한 조직관리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 라는 설명. “매니저들은 독립적인 존재입니다. 그래서 자존심이 강한 편이죠. 이를 전체로 묶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를 잘 조절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그가 적용한 것이 공동운용 시스템. 개인보다는 여럿의 의견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낼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지난 5년 동안 큰 굴곡 없이 수익률을 내왔다는 점이다. 그의 펀드 운용전략은 간단하다. ‘수익을 내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 “잘하고 있을 때 긴장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한시라도 한눈을 팔면 걷잡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요.” 그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새벽 5시면 일어난다. 간단한 운동과 영어회화 공부를 마치고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7시께. 오전 7시 30분부터 전체 운용회의가 시작된다.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평균 밤 11시. 쉬는 날은 밀린 잠을 보충하는 것으로 끝낸다. “자산운용업은 아마도 가장 치열한 직업 중 하나일 거에요. 못 믿으실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어요. 집에서는 낙제점이죠. 묵묵히 참아준 식구들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구재상 사장의 증시 전망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업에 투자하라”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투자에 들어가는 비중이 6% 정도입니다. 미국은 주식이 금융자산의 42%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주식투자 비중이 무척 낮습니다. 지수가 880포인트 가까이 오르는 현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주식을 외면하고 있어요.” 구재상 사장은 “IMF 위기를 지나면서 좋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걸러졌다”며 “살아남은 기업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재가치가 있는 회사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은 아직 저평가된 상태”라며 “올해 상반기는 1,000포인트까지 진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반기 환율 불안이 위험요소이긴 하지만 지금이 좋은 투자기회”라는 것이 구사장의 설명이다. 또 특정 종목을 추천할 수는 없지만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을 고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섣부르게 덤비는 투자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은 참 모순된 시장이에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주식투자는 분명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한두번의 성공으로 마치 전문가가 된 듯한 착각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죠.” 그는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포트폴리오로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고 들려준다. “개미투자자들은 비싼 우량주에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아 결국 자잘한 기업에 투자하는데 이럴 경우 위험요소가 커집니다. 간접투자를 통해 주가상승의 혜택도 누리고 위험도 줄이는 것이 좋은 투자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수수료 상생안에 프랜차이즈 점주들 난리 난 까닭

2김천 묘광 연화지, 침수 해결하고 야경 명소로 새단장

3"겨울왕국이 현실로?" 영양 자작나무숲이 보내는 순백의 초대

4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5'1억 4천만원' 비트코인이 무려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

6이스타항공 누적 탑승객 600만명↑...LCC 중 최단 기록

7북한군 500명 사망...우크라 매체 '러시아 쿠르스크,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

8“쿠팡의 폭주 멈춰야”...서울 도심서 택배노동자 집회

9다시 만난 ‘정의선·도요타 아키오’...日 WRC 현장서 대면

실시간 뉴스

1수수료 상생안에 프랜차이즈 점주들 난리 난 까닭

2김천 묘광 연화지, 침수 해결하고 야경 명소로 새단장

3"겨울왕국이 현실로?" 영양 자작나무숲이 보내는 순백의 초대

4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5'1억 4천만원' 비트코인이 무려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