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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보험왕 4명이 실토한 ‘성공 세일즈맨 비결’

[재테크]보험왕 4명이 실토한 ‘성공 세일즈맨 비결’

권효곤 푸르덴셜 생명 라이프플래너/ 김은주 교보생명 파이낸셜 컨설턴트.
위영임 메트라이프생명 재정설계사 / 장순애 대한생명 남영영업소 팀장.
인터뷰 예정시간인 오전 10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지난해 각 보험회사에서 최고의 실적을 올린 세일즈맨들. 세일즈맨 중의 세일즈맨인 ‘보험왕’들의 스케줄은 빡빡하다. 어려운 일정 조정을 거쳐 4명의 보험왕들과 공동 인터뷰를 잡아놓긴 했지만 내심 불안했다. ‘시간이 돈인 사람들’인데 한 명이라도 늦어 인터뷰가 늦어지면 낭패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4명의 보험왕은 오전 9시55분∼58분 사이 차례로 모였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군더더기 없는 시간관리다. 정확한 시간관념은 세일즈맨의 기본 덕목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모인 보험왕들은 장순애(46) 대한생명 남영영업소 팀장, 김은주(45) 교보생명 파이낸셜 컨설턴트, 위영임(44) 메트라이프생명 재정설계사, 그리고 권효곤(32) 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플래너(LP). 지난해 최고의 실적을 낸 보험왕들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고객을 믿어야 우선 최고의 세일즈맨들에게 세일즈 비법을 물었다. 하지만 결과는 싱거웠다. ‘성공으로 가는 왕도나 지름길 따위는 없다’는 것이 보험왕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험경력도 나이도 막내인 권효곤 라이프플래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언론사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항상 ‘성공비법’을 묻더군요. 그렇지만 늘 대답은 같았죠. 열심히 사람 만나고 정성을 다해 설명하는 것이 성공비법이지요.” 장순애 팀장도 거든다. “일요일 빼고는 새벽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남대문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을 만나러 다닙니다. 매일 상인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이야기 나눴던 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죠. 그게 놀랄 만한 비법은 아니잖아요.” 위영임 설계사 역시 “세일즈란 고객과 끊임없이 교감을 나누는 것”이라며 “특별한 비법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은주 설계사도 “고객이 법인 인감을 믿고 맡길 정도로 두터운 신뢰를 형성한 것이 성공의 이유지만 꾸준한 관계유지 이외에는 다른 방법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각기 방법은 달라도 결론은 고객과의 신뢰 형성이라는 것 하나로 모인다. 이들은 어떻게 고객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을까? 장순애 팀장의 별명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이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남대문 시장을 찾는다. “은행 갈 시간이 없는 고객들 대신 입금 처리를 해주기 위해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내가 먼저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고객도 신뢰하는 것 같아요.” 권효곤 LP는 “한 고객을 상대하면서 최선을 다해 설명하는 모습, 보험금을 지급할 때 회사보다는 고객을 위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 고객이 자연스럽게 다른 고객을 소개해 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은주 설계사가 말을 이었다. “믿음을 줘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한 번은 절차상의 문제로 약속된 보험금 지급일을 맞출 수 없게 됐는데, 약속된 날짜에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제가 대출을 받아 전해 줬어요.”

목표 고객 명확히 설정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현실화시키는 구체적인 전략을 갖고 있었다. 연금보험 위주로 영업을 하는 위영임씨는 고액자산가를 노렸다. 그가 선택한 것은 골프. “부자고객을 목표로 하고 그들이 자주 가는 골프장을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마흔 가까운 나이에 골프를 배웠죠.” 골프라는 운동을 통해 그는 자연스럽게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단체보험 위주로 영업하는 김은주씨는 충남 아산지역의 공장지대를 목표로 삼았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아산 일대 공장을 돌아다녔다. “제가 자기 회사 직원인 줄 아는 사람도 있을 정도예요.” 종신보험 위주로 영업하는 권효곤 LP는 매일 10명의 고객을 만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종신보험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회수가 영업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보험상담을 할 때 부부 모두에게 설명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 “종신보험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가족입니다. 가족을 위한 보험인 만큼 부부가 함께 알아야죠.” 장순애 팀장은 은행원 근무 시절부터 안면을 익혀왔던 남대문시장을 목표로 삼았다. 장팀장은 바쁜 시장상인들의 은행일을 돌봐주면서 차근차근 실적을 올렸다. 각자 분야가 달랐지만 정확한 목표 고객을 택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공통점을 볼 수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쉼 없이 뛰게 했을까? 권효곤 LP의 일화 한토막을 보자. “20대 중반 보험가입자가 가입 3년 만에 사고를 당했어요. 보험금을 지급하러 가입자의 노모를 찾아갔죠. 그리고 아들이 가입할 때 써놓았던 짤막한 편지를 전해 줬지요. ‘이 보험금을 어머니가 타시게 된다면 아들의 작은 선물로 생각하세요’라는 내용이었어요. 눈물을 흘리며 보험금을 받는 노모를 보면서 보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어요.” 그는 “사명감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실 보험은 일을 닥치기 전까지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요. 하지만 일이 닥쳐서 후회하는 경우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보험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은 ‘전도’활동과 같다고 생각합니다.”(위영임 설계사) 그들은 “보험 세일즈를 ‘소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돈벌이로만 접근해서는 작은 성공은 거둘지 모르지만 큰 성공을 이루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매일 10명의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권효곤 LP, 하루 5시간 자며 남대문을 누비는 장팀장. 일주일에 3∼4번 골프장을 가야 하는 위영임 설계사, 하루에도 10군데의 회사를 방문해야 하는 김은주 설계사. 이들의 시간은 48시간이라도 된단 말인가. ‘세일즈 이외에 이들의 가족 생활은 정상적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장팀장이 먼저 나선다. “사실 가정을 돌볼 시간이 많지는 않아요. 지금은 아들이 군대에 입대해 한가하지만, 가정과 일 두 가지를 모두 잘 하는 슈퍼우먼은 아니죠. 일에 더 무게 중심이 있는 편이죠.” 권효곤씨도 공감하고 나섰다. “보험일을 시작하고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쉬어 본 적이 없어요. 아내와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지요. 잘 참아주는 아내가 성공의 일등 공신인 셈이죠. 그래도 일요일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족의 후원이 성공 비결 그렇게 보면 김은주 설계사는 운이 좋은 편이다. 그의 남편 김수삼씨는 교보생명 중부사업부를 맡고 있다. “우리는 반대의 경우인 걸요.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직장일 하는 남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보험일을 하면서 조금씩 남편의 직장생활을 이해하게 됐죠. 남편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든든한 후원자지요.” 위영임 설계사는 “자녀들이 일하는 엄마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고등학생 딸이 앞으로 경영학을 전공해 보험 쪽에서 일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며 “가족의 적극적인 지지가 세일즈 활동을 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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