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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환부터… 24평 아파트 팔고 30평대로 넓히려고 하는데”

“대출 상환부터… 24평 아파트 팔고 30평대로 넓히려고 하는데”

경기도 분당에 사는 김경화(34)씨 부부는 4년 전 결혼 당시 4,000만원의 자금을 갖고 출발, 현재 분당에 24평짜리 집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면서 열심히 살면 조만간 30평형대 아파트에 살면서 어느 정도 노후를 대비한 준비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한 주택 가격을 보면 근심만 깊어질 뿐이다. 처음 24평형 아파트를 살 때 얻었던 대출금은 어느 정도 갚았지만(50%) 수입의 대부분을 대출을 갚는 데 사용해 막상 모아 놓은 돈은 없고,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노후대비는 막막하다.

현황과 진단 김경화씨 가정은 전형적인 30대 가족의 모습이다. 남편과 김씨의 수입은 월 460만원으로 적다고도 많다고도 할 수 없는 금액이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씨는 대출을 끼긴 했지만 분당에 24평짜리 아파트도 가지고 있다. 현재 매달 200만원 이상 대출금을 갚아 가는 착실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월 수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출(보험료 포함)로 나가는 점은 다소 아쉽다. 현재 빚이 있고, 앞으로 더 큰 평수의 아파트를 원하는 김씨의 소망이 이루기 위해선 좀 더 절약하는 생활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가장 큰 바람은 하루빨리 30평대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인데, 40대를 바라보는 남편의 나이를 생각할 때 이제 노후준비도 좀 더 구체적으로 할 필요성도 느낀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김씨는 이미 24평짜리 아파트라는 자산이 있고 맞벌이로 현금흐름도 나쁘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처방과 치료 김씨 부부의 경우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노후 준비와 아파트 평수 넓히기다.먼저 부동산 투자의 경우 다른 사람들의 성공사례를 잘 분석해야 한다. 내집마련과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부동산을 싸게 매입했다는 것이다. 급매물이나 분양권, 재개발지분, 법원 경매 물건 등 어떤 물건을 고르든 매입 가격은 투자 성과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무조건 싸게 사야 한다. 투자의 기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집마련은 그동안의 경험과 지혜를 총동원해야 하는 일생 일대의 중요한 쇼핑이다. 따라서 좋은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부동산 관련 지식의 폭을 넓히고 다리품을 팔아 현장에 가보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김씨처럼 맞벌이인 경우 시간이 없다면 주말에 부부가 함께 운동한다는 기분으로 다리품을 팔아 볼 필요가 있다. 지하철 역에서 걸어서 5분 이내, 5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인근에 공원과 학교가 있고, 전세 가격 비율이 높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찾아보도록 한다. 김씨는 보다 주관적이고 구체적인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 분당이나 강남지역 아파트만 고집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현실적으로 강남과 분당 등의 집값은 평당 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기 때문에 월급만으로 마련하긴 힘들다. 학군을 생각할 경우 강북의 중계동, 강동의 명일동 등도 고려해 볼 만하다. 개발 호재를 노릴 경우 화성 동탄, 송정-영종도 신시가 개발 등 여러 대안이 있다. 문제는 언제 큰 평수로 옮기는가다. 일단 내년도 주택경기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미 미분양 주택이 계속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주택가격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2005년 아파트 가격은 매매와 전세가격 모두 3~5%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5년 매매가격의 하락세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서 일반 아파트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준비돼 있는 아파트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되겠지만 실수요자라면 좀 더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부동산 가격안정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맞서지 말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 가격 조정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정부 정책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때 움직여도 늦지 않다. 내년(2005년), 내후년(2006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상세하게 조사하고 검토해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노후 대책은 이제 젊어서 설계해야 하는 또 하나의 숙제가 됐다. 풍요로운 노후 설계를 위해서는 노후의 지출 계획을 미리 세워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출금액과 연금에 의한 보상, 기타 수입액 등 은퇴 뒤 지급받게 되는 수입금액과 비교해 얼마나 부족한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 차액을 보충하기 위해 저축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를 계산해 봐야 한다. 노후 준비는 우선 세 가지 방법으로 나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연금·보험·주택이 바로 그것이다.노후를 대비해 저축을 늘리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연금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연금은 개인연금을 뜻하는 것이다. 개인연금은 장기로 할 경우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절세와 함께 노후대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비과세 개인연금신탁에 가입했다면 되도록 해지하지 말고 최대한도까지 불입하는 게 좋다. 보험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경제적인 부담을 가볍게 하기 위해 평소에 대비하는 것이다. 종신보험 등 다양한 보험이 있지만 자신에게 알맞은 적절한 보험상품을 택해 가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인들은 장기할부(모기지)로 집을 마련하고 은퇴하면 그 집을 담보(역모기지)로 노후자금을 빌려 쓰다 사망할 때면 자식들에게 장례비만 남긴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는 역모기론 보급이 제대로 돼 있다고 보긴 어려우나 저금리체제가 계속되고 노후자금이 넉넉지 않고 집이 주요 자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제도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앞서 언급한 주택 마련과 연계해 노후대책을 세워 볼 수 있다. 노후대책을 위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빚을 지지 않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어떠한 예금상품이자도 대출이자보다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금할 여력이 있으면 빚을 먼저 갚는 게 순서다. 두번째는 세금효과 부분이다. 예금이자에는 당연히 이자소득세 16.5%가 부과된다. 따라서 대출을 갚으면 비과세 이자에 해당하는 저축을 하는 셈이다. 세번째로 실질 이자율 효과 부문이다. 대출이자는 보통 매월 이자를 내고 예금이자는 만기에 지급한다. 매월 이자를 내는 것은 복리효과를 감안하면 상당한 부담이다. 따라서 대출을 열심히 갚으면 사실상 복리이자 예금에 가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빚을 지는 경우는 반드시 기대되는 투자수익이 대출이자보다 충분히 높고 이자 부문이 자기소득의 30% 이내에서 감당할 수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좋다. 김씨는 또한 생활 규모를 보다 줄일 필요가 있다. 가계부를 쓴다든지 연간·월간·주간 지출계획표를 세워 깐깐하게 지켜 나가면서 대출금을 조기에 갚아야 한다. 현재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지출하는데, 좀 더 줄이지 않으면 원하는 평수의 아파트로 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하루빨리 대출을 갚고 여유가 생기면 적립식 투자 상품과 같이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으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주택청약저축이나 예금은 필수다. 재테크 상담을 받고 싶은 분은 이석호 기자(lukoo@joongang.co.kr)에게 연락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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