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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에 물 타 도수 낮추기도

포도주에 물 타 도수 낮추기도

포도주의 알코올 함량이 지나치게 높아져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떨어지자 세계 포도주 업계는 요즘 오리지널 포도주를 다시 추구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 지하 포도주 창고.
채인택 중앙일보 기자.
세계 포도주 생산업계에 오리지널 포도주 맛을 추구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국제적으로 포도주의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호주포도주연구소(Australian Wine Research Institute)가 시음해 온 포도주 수천 종의 평균 알코올 도수는 1984년 12.4도에서 2002년 14.2도로 높아졌으며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호주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세계적인 현상이다. 기후 변화와 강력한 효모, 농화학 물질의 사용 등으로 포도 재배자들이 포도가 충분히 익을 때까지 수확을 늦출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포도주 재배자들은 잘 익은 포도로 비록 알코올 농도는 좀 높아지지만 특유의 풍부한 향과 타닌의 드라이한 맛이 가능한 한 많이 밴 포도주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잘 익은 포도가 강하고 잘 익은 포도주 맛을 내는 대신 포도주의 알코올 농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포도가 잘 익으면 향과 타닌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당분의 농도도 함께 높아진다. 당분의 농도가 높은 포도를 사용하면 포도주의 알코올 함량이 일반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그러면서 포도의 산도는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강하고 숙성된 맛을 위해 지나치게 포도주의 알코올 함량을 높이다 보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포도주로 인한 숙취가 문제가 돼 소비자 사이에서 포도주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일부 국가에선 알코올 함유량이 기준을 초과해 수출금지 품목이 되거나 세금을 더 무는 등의 부작용이 생겼다고 FT는 지적했다. 그 결과 알코올 농도가 낮은 오리지널 포도주를 다시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일부에선 조용히 포도주에 물을 타는 방법으로 알코올 함량을 낮추고 있다. 그럴 경우 알코올 농도와 함께 향기와 맛도 묽어진다. 그래서 알코올만 날리고 맛과 향은 남기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회전 휘산법이다. 말 그대로 포도주를 특수한 방법으로 회전시켜 알코올만 날려버리는 것이다. 보다 대중적인 것이 알코올 증발법으로 호주 멤스타가 개발한 방식이다. 물보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이 더 낮은 온도에서 날아가는 것에서 착안한 방식이다. 끓는점이 물은 섭씨 100도인데 에탄올은 78.5도다. 프랑스 보르도의 한 회사는 이 방식으로 알코올 농도 6%짜리 포도주를 만들었는 데도 향이 손상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처리를 거치지 않은 자연 상태로 알코올 농도를 줄이면서 향과 맛은 여전히 강한 포도주를 만드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프랑스 동부 알자스의 장미셸 데스는 포도를 이전보다 깊게, 그리고 더욱 촘촘하게 심는 방식으로 포도주의 알코올 함량을 낮추면서도 향과 맛은 여전히 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포도밭의 포도는 통상 한 번 심으면 30년은 수확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쓸 수 있는 포도밭이 전체의 30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같이 강한 맛과 향이 나는 포도주가 묵을수록 맛과 향이 더욱 강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어 세계 포도주 업계는 오리지널을 찾는 복고풍으로 흐르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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