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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부자의 투자 철학 이야기 … 홍콩 친구 집 놀러 갔다가 ‘타워팰리스 眞價’ 알았죠

주식 부자의 투자 철학 이야기 … 홍콩 친구 집 놀러 갔다가 ‘타워팰리스 眞價’ 알았죠

김태주 플랜티넷 사장.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따라서 하라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주식시장 활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주식 부자들이 크게 빛을 발하고 있는 세상 아닌가. 그렇다면 “부자가 되면 주식 부자를 따라서 하라”는 말도 성립하지 않을까. 평소 주식 부자들이 마음속에 갖고 있는 투자 철학, 부동산 철학, 인생 철학, 돈 철학들을 두루 깊숙이 들여다 본다면 「이코노미스트」 독자들은 부자로 가는 지름길을 의외로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편집자> 플랜티넷 김태주(44) 사장. 코스닥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는 유명한 인물이다. 지난 6월 코스닥에 주식을 상장하면서, 혜성처럼 나타나 700억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둔 큰 부자이기 때문이다. 플랜티넷은 유해 인터넷 사이트를 원천적으로 막아주는 이색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회사인데, 이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 덕분에 이 회사의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은 시장에서 6만원이 넘게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김 사장은 주식을 상장(발행)해 돈을 번 전형적인 주식 부자인 셈이다. 갖고 있는 주식이 상한가를 치면 하루 만에 약 100억원을 벌 수 있는, 미국형 주식 부자다. 그렇다면 그런 주식 부자는 어떤 부동산 철학을 갖고 있을까? 그는 실제 그렇게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철학이 없다고 말한다. 부동산이라곤 살고 있는 집 한 채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부동산 얘기를 듣다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역시 김태주 사장은 주식 상장 이상으로 부동산에 대한 혜안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어서다. 부동산이라곤 집 한 채만 있을 뿐이라고 하지만 그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안목을 갖고, 적절한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세상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낸 그의 남다른 시각이 부러울 따름이다.

렉서스·롤스로이스가 즐비 김태주 사장은 그의 말대로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다. “25세 때 장가가면서 신혼시절에는 서울 목동에서 살았습니다. 그때 왜 거기로 갔느냐고요? 돈이 없어서요.” 당시 1987년께 목동아파트는 미분양이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때는 분명히 미분양이었다. 당시 김 사장은 목동 9단지 38평형으로 가서 임대로 살다가 나중에 5000만원에 분양을 받으면, 신혼생활도 하면서 동시에 큰 부담 없이 집 장만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두뇌회전 빠른 판단을 내렸다. 목동이 대단지라서 88년 올림픽 이후 아파트 가격도 좋아질 것이고, 또 잘 꾸며 놓은 주변 환경도 마음에 들어 목동행을 결심했었다. 이게 출발점이었는데, 역시 그의 판단은 옳았었다. 92년에 다시 서울 개포동으로 이사를 갔다. “돈이 많아서, 강남이 뜰 줄 알고 개포동으로 간 것은 아닙니다. 회사가 강남이다 보니 목동 집이 너무 멀어 그 집을 2억원에 팔아 그대로 옮겨간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는 역시 부동산을 보는 밝은 눈을 갖고 있었다. 녹지가 풍부하고 구룡산·대모산과 한 동네인 개포동에서 사는 게 이른바 ‘웰빙 생활’이고, 그런 곳에 있는 아파트가 장래에 각광받을 것이란 숙고를 한 다음 강남 중에서도 그 지역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점차 ‘강남 사람’이 되어 버렸다. 삼성에서 외환위기 시절에 타워팰리스를 분양하자 그는 과감히 선택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남들이 생각조차 못하던 시절에 타워팰리스를 과감히 선택한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90년에 제가 홍콩에 살던 한국인 친구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홍콩 부촌에 있는 파크뷰에 그 친구가 살고 있었는데, 그 파크뷰가 지금의 타워팰리스 같은 성격의 건물입니다. 당시 그곳에 가보니 지상에 렉서스 LS430, 롤스로이스 같은 고급 차들이 즐비하게 있더군요. 부자들만 사는 곳이란 생각을 했었지요. 이른바 수영장·헬스클럽 같은 편의시설을 갖춘 고급 주상복합형 아파트가 한국에도 진출할 것으로 이때 미리 감지했던 것입니다.” 마침 삼성에서 이 같은 타워팰리스 마케팅에 나서자 김태주 사장은 부친에게까지 “아버지, 이건 분명히 돈이 됩니다”라며 구입을 권유했다. 물론 부친도 샀다. 김 사장 부친은 99년 1차 분양 때, 김 사장은 2000년 3차 분양 때 타워팰리스를 샀다. 공교롭게도 그가 낸 타워팰리스 분양가 약 7억원은, 그의 개포동 아파트를 판 금액과 얼추 일치했다. 타워팰리스에는 지난해 5월 입주했는데, 시세는 얼추 20억원이 넘는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목동아파트에 투자한 5000만원이 현재 타워팰리스의 20억원으로 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부동산 얘기가 길어졌지만 그에게 부동산은 이게 전부다. 그는 또 샐러리맨들이 흔히 생각하는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대신 창업 아이디어로, 일로, 부자를 향한 승부를 걸었다. “저에게는 딸린 식구들이 많습니다. 우선 저희 직원만 해도 110명에, 협력업체까지 하면 400명. 그 모두에게 딸린 집안 식구들까지 하면 1200명이나 되는데, 이들을 모두 먹여 살리려면 일을 열심히 하고 사업을 크게 성공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3000원만 받아서야 되겠느냐” 그래서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고민하던 화두를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일(창업)을 2000년에 감행했던 것이다. 이제 그에게 국내는 좁다. 그는 이제 돈 되는 사업의 외연을 외국으로 자꾸만 확장하고 있다. 중국으로도 나갔고, 유럽 평정도 꿈꾼다. 그가 주가에 자신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잊지 않는다. “영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포르노 사이트 같은 데에 관대할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선진국 부모들도 모두 다 싫어한다는 겁니다. 사업내용 설명 때문에 영국 금융가에서 펀드 매니저를 만났더니, 플랜티넷 서비스의 한국 내 요금을 묻더군요.” 김 사장이 1인당 한 달에 3000원이라고 하자, 그 펀드 매니저가 하는 말이 걸작이었다고 한다. “그 정도 받아서 되겠느냐. 영국에서 플랜티넷 사업을 할 때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받아도 충분히 장사가 된다”라고. 그는 이제 금맥(돈)을 캐는 작업을 외국에서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후배들이여, 부자가 되고 싶은가? 김태주 사장이 말하는 ‘부자가 되는 노하우’는 어찌 보면 모두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다만 김 사장은 이 같은 노하우를 직접 실천에 옮겼다는 게 남과 다른 점이다.

1. 남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불편한 점을 반드시 찾아내라. 남들이 장사나 사업을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한번 따져보자. 그러곤 소비자 입장에서 그 서비스 중에서 불편한 게 있는가, 없는가를 철저하게 분석해보자. 그러면 반드시 불편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불편함을 없애주는 사업을 하면 거꾸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서비스에 대한 분석을 잘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거리’는 지금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플랜티넷 사업을 하기 전에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물어보니, 이미 300만 개가 넘는 포르노, 자살, 마약, 동성애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자식들이 보는 것을 모두 다 싫어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존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파악조차 하지 못했고, 해결도 시켜주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는 이 같은 소비자 불만을 해소해줄 서비스를 개발했던 것이다.

2. 금융을 잘 알아라. 미국 금융업체들이 주식 투자나 선진 금융기법을 통해 지금도 한국시장에서 큰돈을 벌어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게 미국 자본의 힘이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제대로 먹고 살려면 제조업 못지않게 금융업이 발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또 개인적으로도 금융을 잘 알아야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도 잊지 않는다. 그는 이어 금융을 잘 알려면 수학을 잘해야 한다는 이색 주문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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