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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똘똘 뭉쳐 매년 매출 신기록

노사 똘똘 뭉쳐 매년 매출 신기록

최근 5년 연속 매출 신기록 돌파,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 10%대. 2004년 매출 3조원 시대 돌입. 대표적인 노사화합 기업으로 꼽히는 동국제강의 최근 성적표다. 이 회사는 13년째 무파업 전통을 지키고 있다. 1994년 노조가 자발적으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이후 지켜진 약속이다. 노조 무파업이 회사 경쟁력 향상의 모든 원인은 아니겠지만 사측이나 노측 모두 “노사화합이 회사의 성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박상규 노조위원장은 “노사 신뢰가 완전히 자리 잡은 결과”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1980년 초, 90년 초에 파업사태를 겪었다. 80년 전면파업 때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구타와 방화, 설비가 부서지는 등 최악의 상황도 경험했다. 87년 설립된 노조는 그러나 94년 사측과 협의해 ‘항구적 무파업 선언’을 했다. 그렇게 해서 무파업 전통은 시작됐고, 동국제강은 최근 5년간 매출 총이익 성장률이 40%를 넘어 동종 업계 평균 2배에 달했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사측을 많이 배려해 줬다”고 말했다. 노조는 무파업 선언 이후 ‘임단협’을 사측에 위임하는 전통을 세웠다. 한 직원은 “무교섭이다 보니 임금인상률을 다소 아쉬워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얘기했지만, 웃는 얼굴이었다. 사측은 위임을 받으면 최대한 노조 측이 섭섭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2000년 9.0% 인상, 특별호봉승급 2호봉을 시작으로 매년 4.9~8.0% 정도 임금을 인상했다. 또 무파업 선언 당시 회사는 노조에 사원아파트를 건립해 입주시키는 등 파격적인 복지 정책으로 화답했다.

공장 폐쇄해도 사람 안 잘라


노조는 회사가 어려울수록 회사에 힘을 실어줬다. 98~99년 부산공장을 폐쇄하고, 포항제강소로 주력공장을 옮길 때가 좋은 예다. 당시 동국제강이 부산공장을 폐쇄할 때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다른 강성 노조 경우라면 파업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하지만 노사는 머리를 맞댔고, 공장을 폐쇄하는 대신 신규 공장을 부산에 운영, 정리 인원을 흡수하기로 결정했다. 일부는 새로 세워지는 포항제강소에 투입되도록 해 파업과 정리해고를 피하면서 고용안정을 이뤄냈다. 이때 노조는 자발적으로 임금과 호봉 인상을 동결했다. 사측은 이때가 동국제강이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이할 수 있던 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물론 지난 13년간 무파업이 지속된 데는 노사 양측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매월 열리는 임원단 회의인 ‘책임경영회의’에 노조위원장이 참여해 회사의 주요 경영 안건에 노조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노조의 경영 참여’ 논란이 한참인 요즘을 떠올리면 혁신적인 결정이었다. 이런 문화는 현재 동국제강 임직원 2000명 가운데 200명가량이 형제, 부자 등 가족이 대를 이어 근무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동국제강 노사화합의 비결

▶ 합의 경영 전통 :
회사 중요 사안은 노사의 지혜 모아 결정하는 것을 경영이념으로 삼음.

▶ 가족주의 경영 문화 :
임직원 2000명 가운데 200명 정도가 가족이 대를 이어 근무.

▶ 투명 경영과 정보 공유 :
매월 책임경영회의, 사업장 부서장급 회의에 노조위원장, 노조 참여.

▶ 철저한 보상주의 :
IMF 때 노조가 임금 동결, 사측은 구조조정 없이 IMF 직후 2년치 호봉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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