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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은 언제든지 섹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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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로 돈을 벌려면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여는 성장주는 시장 초기에 주가 급등을 실현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성장주와 성장산업은? 바로 UCC와 해외여행 관련 종목들이다. 이들에 대한 시장전망과 유망종목, 투자기법을 골고루 살펴봤다.
조선시대에 ‘면신례’라는 것이 있었다. 과거에 급제한 신참 관리가 관청에 출근할 때 치르는 일종의 신고식인데 선배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냥 술만 마시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이때 선배들이 고약한 장난을 했다. 시키는 대로 울고 웃기, 흙탕물에서 구르기 같은 짓궂은 장난을 참아야 했고 뒷짐을 지고 서서 머리를 숙이고 머리에 쓴 사모를 쳐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직속 상관의 이름과 직책을 외우는 어려운 게임도 있었다. 주식시장에서도 면신례 같은 신참례가 있다. 차이가 있다면 신참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신참은 오히려 우대해 준다는 점이다. 특히 신참이 새로운 성장 산업군에 속할 경우 이들은 다른 기업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다. 몇 개의 예를 들어보자. 먼저 강원랜드. 이 회사는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유일한 카지노 업체다. 처음 회사를 만든다고 일반인에게 공모할 때 가격이 1800원 정도였다. 2001년 상장할 때까지 장외에서 사고팔고 하면서 가격이 1만원까지 올라갔고 상장해서는 최고 2만2000원을 기록했다. 강원랜드가 상승할 수 있었던 원천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상장 카지노 업체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희소성이 있었고, 처음 올라온 후 도대체 어느 정도 가격을 쳐줘야 적당한 것인지 몰라 오를 수 있는 만큼 올라본 것이다. 또 하나는 메가스터디. 오프라인 학원과 달리 ‘온라인 강의’라는 컨셉트를 성공시킨 기업이다. 2004년 처음 상장할 때 가격이 2만2000원대였고 요즘 18만원 정도 하니까 짧은 기간에 7배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메가스터디가 각광받았던 것도 새로운 개념의 기업인 만큼 성장성이 높아 이익의 끝이 어디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는 데 있다. 그만큼 가치를 높게 쳐주었는데 교육이라면 가정 해체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주가를 만든 원천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나투어. 우리나라에 여행 업체가 무려 2000여 개 있지만 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1호로 상장된 기업이다. 주가는 2000년 처음 상장할 때 2500원이던 것이, 지난해 8만원을 넘었으니 5년 만에 30배 이상 오른 셈이다. 시장이 새로운 산업에 주목하는 것은 그들의 ‘성장성’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 한창 뻗어나간 후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데까지 10년 걸린다 해도, 주가는 성장성을 2년 안에 다 반영하고, 8년을 쉬는 것이 다반사다. 그런 만큼 성장이 한창 평가를 받고 있을 때에는 주가도 크게 오르는 것이다. 성장성이 높은 주식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시대에 따라 성장하는 산업이 달라지는데 어제 성장주의 선두에 섰던 기업도 오늘은 그 대열에서 탈락하고, 빈자리를 다른 기업이 메우는 형태가 끊임없이 계속된다. 제1차 석유파동이 일어난 직후인 1975년에서 1978년까지 2년여 동안 우리나라 최고의 성장주는 건설주였다. 중동 진출 붐의 중심에 건설업체들이 있었기 때문인데, 주가는 3년 반 동안 30배 이상 올랐고, 종목별로는 60배 이상 상승한 것도 많았다. 1979년 건설주가 성장을 주도하던 시기가 끝난 후 주식시장은 6년여에 걸친 조정을 거친다. 이후 나타난 성장주는 전기전자와 자동차 주식. 1970년 1억6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전기전자 산업의 생산액이 1980년 28억5200만 달러로 연평균 44%의 성장을 기록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1981년 2월 자동차산업 합리화 조치로 차종별 생산이 전문화한 후, 기술수준 향상과 소득수준 향상으로 내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성장 산업으로 면모를 갖추어갔다. 1987년부터 2년 동안은 은행·증권을 포함한 금융업종이 성장주의 자리를 차지했다. 실물 부문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금융 부문을 키울 필요가 생겼고, 때맞춰 자본시장 개방 일정이 제시됨으로써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으로 2000년에는 정보기술(IT)주가 최고의 성장주였다. 지금까지도 투자자들이 그때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IMT-2000 같은 성장 테마가 모두 그때 만들어졌다.


코카콜라도 알고 보면 성장주 그렇다면 ‘성장 기업’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 기준을 알아야 무슨 투자를 해도 할 게 아닌가? 첫째 기준은 이렇다. 우선 제품이 차별적이어야 한다. 강원랜드의 경우 정부가 사업자를 결정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메가스터디는 온라인 강의라는 점에서, 제품이 차별적이다. 하나투어도 도매 여행 업체라는 점이 차별 요인이다. 세계적으로 제품의 차별화를 통해 오랜 시간 성장을 누린 기업이 많은데 이탈리아 스웨터 메이커인 베네통, 미국의 코닥과 코카콜라, 일본의 조미료 회사인 아지노모도 등이 해당한다. 둘째, 남다른 기술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모든 기업은 어느 정도 대체품과 경쟁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독보적인 기술을 이용해 시장을 완전히 재편해버린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업이 가격을 올려 이익을 크게 내면 많은 대체품이 쏟아져 나온다. 설탕 제조업자들은 대체품인 과당 옥수수 시럽의 대량 상업화에 직면해 있고, 합성 섬유와 인조견 제조업자들은 계속 출현하는 대체 섬유 때문에 기업의 흥망을 맛보게 된다. 이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제품의 기술 경쟁력이 대체품보다 높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를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셋째, 경쟁 관계가 심하지 않아야 한다. 경제학적으로 경쟁 관계가 심해지면 시장이 완전경쟁 상태가 되면서 초과수익이 없어진다고 한다. 이런 가격 경쟁은 업계 전체에 불안을 가져온다. 가격 인하시 경쟁사가 이에 도전적으로 대응하면 수요가 증대되지 않는 한 업계 전체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번에는 성장주 투자기법을 알아보자. 성장주 투자 전략은 성장주 투자로 일세를 풍미했던 티로 프라이스라는 유명한 투자자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프라이스는 가치주 투자자로 알려졌지만 동시에 성장주 투자이론의 대가로, 월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프라이스가 운영하는 펀드는 성장 기업을 발굴해 장기 보유하고, 성장이 멈추는 시점에 매도하는 것을 투자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산업이나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상 성장 초기 단계에서 주식을 매입해 성숙기에 매도하는 상식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한다. 프라이스는 1965년까지 30년간 성장주 투자기법으로 일관해왔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그때까지 경기순환에 따라 이익이 신장해가는 기업에 투자하는 성장주 투자기법을 적용하는 이는 프라이스밖에 없었다. 국내 경제가 70년대 같은 고성장을 구가하기 힘들어짐에 따라 최근 주식시장에서 ‘성장의 가치’가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다. 주가도 성장성이 부각되는 기간에 다른 어떤 주식보다 월등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성장 산업은 중후장대(重厚壯大)한 장치 산업이 아니다. 작지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프트 산업이 그 대상이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형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하는 산업들을 열거하면 인터넷 UCC 부문, 영화산업, 여행산업, 교육산업, 의료 산업 등일 것이다. 주식시장은 세상이 변하는 것보다 더 빨리 변한다. 변화에 적응하는 투자자는 살아남고,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지금은 변화에 적응할 때다.


티로 프라이스의 성장주 투자원칙


시장 개척 잘하는 우수한 기업 찾아야
성장주 투자의 대가인 티로 프라이스의 성장주 투자 원칙과 기법을 알기 쉽게 정리해보자. 첫째, 성장이 약속된 주식을 초창기에 발굴해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성장이 멈추면 나중에 매도하는 것을 투자의 기본 철학으로 한다. 이와 관련해 프라이스는 1934년 발족한 성장주 펀드에 1000달러를 투자하고, 그 배당금을 재투자했다면 1972년에는 27만 달러가 되었다는 예를 제시했다. 38년간 270배의 투자수익률을 올렸다는 얘기와 다름없다. 둘째, 성장 기업의 조건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품 개발력과 시장 개척력이 우수하고, 격심한 경쟁에 휘말려 있지 않으며, 매출액 이익률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기업이다. 또 주당순이익이 급증하며 자기자본이익률이 10% 이상일 것을 프라이스는 조건으로 제시했다. 셋째, 성장주를 발굴하기 위해 프라이스가 관심을 가졌던 지표는 판매량과 순이익, 자본이익률 등이다. 이 숫자들이 증가하는 업종 및 기업을 명실공히 성장주로 분류했다. 기업이 쇠퇴할 때 나타나는 특징도 있다는 걸 짚고 넘어가자. 프라이스는 우수한 경영자가 최악의 경영자로 교체된 경우, 특출한 연구 개발력이나 신제품 개발이 쇠퇴한 경우를 우선 꼽았다. 또한 특허 만료 또는 신발명에 의해 가치상실이 이루어질 경우 등도 이에 해당한다고 그는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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