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 LEADERS] “시장경제로 세상 바꾸고 싶다”
[YOUNG LEADERS] “시장경제로 세상 바꾸고 싶다”
▶성균관대 SIFE팀 회원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다혜 · 박웅기 · 홍진표 · 김지선 · 권병민(회장) · 김건영(부회장) · 김동건씨. |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월드컵 대회가 있다. 스포츠 종목처럼 힘과 기량을 겨루는 세계 대회가 아니다. 대학생들이 시장경제의 원리를 사회에서 실천한 사례를 발표하는 대회다. 대회 명칭은 사이프(SIFE) 월드컵. SIFE는 ‘Students in Free Enterprise’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목표는 4강입니다.” 한국을 대표해 참가하는 성균관대 SIFE팀의 권병민(25 · 경영학과 3학년) 회장이 밝힌 포부다. 성균관대 SIFE팀은 지난 6월 열린 국내 대회에서 우승해 월드컵 출전 자격을 얻었다. 국내 대학팀은 올해로 세 번째, 성균관대 SIFE팀으로서는 첫 참가다. 처음과 두 번째는 연세대팀이 나갔다. 연세대팀은 지난해 파리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올랐다. 성균관대 SIFE팀 학생들은 권 회장을 포함해 6명이 간다. 올해 대회는 오는 10월 10~12일 미국 뉴욕의 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올해 뉴욕 월드컵에는 46개국 대표팀과 부대행사인 토론회 참석자들, 그리고 주최국에서 참관하는 대학생들을 포함해 모두 1,0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는 네 팀으로 이뤄진 한 조에서 한 팀씩 올라가 16강과 4강에 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4강 팀들은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경합을 벌인다. 심사위원은 SIFE의 이사진 200여 명이 맡는다. 월드컵에서 우승해도 상금이나 부상은 없다. 영예가 가장 큰 상인 셈이다. 국내 대회는 우승팀에게 월드컵 개최지까지 다녀올 비행기표만 준다. 사회에서 시장경제의 원리를 실천한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권 회장이 월드컵에서 발표할 4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한계를 넘어서’를 예로 들었다. 박웅기(25 · 경영학과 4) 프로젝트 매니저는 “발달장애아 학교인 서울 일원동 밀알학교 학생들이 만든 액자 · 화분 · 액세서리 같은 물품을 학교 내에 만든 ‘꿈이 있는 가게’에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밀알학교 학생들이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경제활동을 배우도록 한다”며 “아울러 대중교통 이용, 할인매장 물품 구입 등을 혼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영업에 들어간 꿈이 있는 가게는 월 평균 약 2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입 외에 가게에서 함께 일하면서 학생들의 사회성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프로젝트 매니저는 “앞으로 학교와 별도로 사업자로 등록하고 인근에 있는 지하철 일원역에도 매장을 만들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다른 프로젝트는 마이크로 크레디트(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무담보 · 무보증 대출) 이용자를 대상으로 했다. 성균관대 SIFE팀의 김건영(28 · 경영학과 4) 부회장은 “장아찌 · 사과 · 김치 등 전국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품목인데도 인터넷 판매를 하지 않는 곳들이 있었다”며 “인터넷에 블로그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하도록 도와드렸다”고 말했다. SIFE가 처음 설립된 것은 1975년 미국 텍사스에서였다. 그 뒤 미국 전역에 이어 세계 48개국으로 확산됐다. 현재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세계 1,800여 개 대학의 4만여 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있다. SIFE 코리아는 2005년에 만들어졌고, 국내에는 경원대 · 고려대 · 서강대 · 서울대 ·성균관대 · 연세대 · 중앙대 등 16개 대학에 SIFE팀이 있다. 현재 SIFE의 이사진은 약 200명의 기업 경영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로부터 짐작할 수 있듯 SIFE는 기업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해 후원 · 운영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AIG · HSBC ·KPMG · 로레알 · 월마트 등 33개 기업이 후원한다. 설립 이념은 다음과 같다. “자유 시장경제 체제는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최상의 여건을 제공하며, 기업가적 활동과 도전들이야말로 인류사회의 성장엔진을 가동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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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적 활동과 도전은 인류사회의 성장엔진 SIFE의 모토는 ‘세상을 변화시키자’다. 밀알학교 사례에서처럼 돈만 버는 게 아니라 돈을 벌도록 하면서 세상을 더 좋게 바꿔나가는 프로젝트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심사에는 정성적 기준과 정량적 기준이 적용된다. 정성적 기준은 시장경제의 원칙과 정신을 전달했는가, 기술과 재무 · 금융지식을 전달했는가, 기업윤리적인 측면을 고려했는가,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가 등이다. 정량적인 기준으로는 프로젝트의 직 · 간접적 영향, 매출 · 수익 증가 등을 검토한다. SIFE 코리아를 담당하는 이칭찬(60)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는 “올해 성균관대 SIFE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SIFE 월드컵은 학생들이 시장경제 체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팀을 이뤄 일하게끔 북돋워 준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참여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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