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한주의 시네 파일] 6개의 키워드로 본 <디 워>
[곽한주의 시네 파일] 6개의 키워드로 본 <디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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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우리 곁에 ‘괴물’이 출현했다. 그 괴물은 스크린에서 빠져 나와 신문 · 방송 · 인터넷을 떠돌며 우리를 놀라게 했다. 그 괴물은 ‘디 워’. 거대한 뱀이 등장하는 영화 <디 워> 는 한국 영화 사상 유례없는 논란을 빚으며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영화의 작품성에 대한 평가에서 시작된 논란은 기존 영화계 대 네티즌의 대립구도를 형성하면서 애국심 마케팅, 영화 평론의 역할 등으로 번졌다. 관련 논란은 지난 8월 9일 ‘MBC 100분 토론’의 주제가 될 정도로 뜨겁게 타오르면서 영화와 민족주의, 관객과 평론의 관계 등에 대한 생각거리를 제공했다. 공전의 화제작 <디 워> 와 관련한 화제와 논란을 6개의 키워드를 통해 살펴본다.
내러티브 =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를 취재하던 방송기자 이든(제이슨 베어)은 정체불명의 비늘을 발견하고 어릴 적 들었던 한국의 전설을 떠올린다. 이무기가 승천하려면 여의주를 지닌 처녀를 제물로 삼아야 하는데 꿈을 이루지 못하자 제물을 찾아 LA로 온 것임을 직감한다. 그는 여의주를 지닌 신비의 소녀 세라(사만다 브룩스)를 만나게 되고 세라를 보호하기로 마음먹는다. 악한 이무기 부라퀴 무리가 LA를 덮치면서 도심을 배경으로 거대한 전쟁이 벌어진다. <디 워> 논란은 우선 내러티브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시작됐다. 많은 평론가들이 내러티브의 개연성 부족을 결점으로 꼽으며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동서고금을 오가는 스토리 전개가 설득력이 부족하고 전환이 갑작스럽다는 점을 들면서, 심형래 영화의 고질적인 흠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지자들은 볼거리 중심의 괴수 영화에서 충분히 통할 만한 내러티브라고 맞서면서 인터넷에서 평론가들에게 격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CG = <디 워> 에서 거대한 괴수 군단과 인간 사이의 사투는 이야기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볼거리를 선사하는 스펙터클을 이룬다. 킹 코브라를 모델로 한 거대한 이무기 외에도 불코 · 더들러 · 샤콘 등 여러 종류의 괴수가 등장한다. 실사로는 구현할 수 없는 이런 장면들은 첨단 컴퓨터 그래픽(CG · Computer Graphics) 기술을 이용해 제작됐다. <디 워> 의 내러티브가 미흡하다는 평을 내놨던 평론가들도 대부분 CG에 대해선 호평했다. 심형래 감독이 1993년 설립한 영화 제작사인 (주)영구아트가 순수 국산 기술을 동원해 제작한 CG 장면들이 한국 CG의 최고 수준을 보여줬다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디 워> 의 CG 수준이 세계 정상급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으나, 거대한 이무기가 73층 높이의 US뱅크 타워를 휘감는 장면이나 선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가 사투를 벌이는 마지막 장면 등은 세계적 수준에 뒤지지 않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으로 꼽힌다.
블록버스터 = <디 워> 는 한국 영화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를 들인 영화다. 제작비만 300억원이며, 시나리오 개발, 장비 구입 및 운영 등에 추가로 4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가 4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디 워> 의 제작비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제작비 300억원을 회수하려면 국내 관객 약 1,100만 명이 들어야 한다. 지난 1일 누적 관객 820만여 명으로 한국 영화 역대 흥행 순위 5위에 올랐지만, 900만 명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국내 흥행으로는 수지를 맞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이 영화가 세계 시장을 목표로 기획된 영화이므로 해외 흥행 실적과 DVD 등 부가판권 수입을 감안하면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디 워> 는 미국 프리스타일 릴리징과 배급계약을 맺고 14일부터 미국 전역에서 상영 중이다. 최근 미국 소니 픽처스와 DVD 및 비디오 등 2차 판권계약을 체결했다.
심형래 = 심형래(49) 감독은 바보 ‘영구’로 잘 알려진 코미디언 출신이다. 82년 데뷔 이래 90년대 초반까지 가장 웃기는 코미디언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와 인연을 맺은 것은 <각설이 품바타령> (84년)부터다. ‘영구’ 캐릭터를 내세운 아동용 코미디 등 40여 편에 출연했다. 92년 <영구와 흡혈귀 드라큐라> 를 시작으로 영화감독으로 나섰고, 93년 영구아트무비(현 (주)영구아트)를 설립해 <영구와 공룡 쮸쮸> 등 영화를 제작, 감독해왔다. 99년 <용가리> 에서부터 블록버스터급 특수효과 영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위크> 지가 컴퓨터 · 기술공학 부문 지도자에 뽑은 바 있으며, 김대중 정부 시절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심형래 개인도 논란의 한가운데에 놓였다. 우선 심형래 감독이 영화계로부터 외면받았는가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제까지 그가 출연하거나 만든 영화들이 어린이용 코미디이거나 괴수영화란 점 때문에 충무로나 평단에서부터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고 주변적인 영화인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 영화계가 심 감독을 따돌리고 핍박해왔다는 주장은 사실과는 다르다. 개봉 직후 그의 학력 위조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알려진 바와 달리 고려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지 않고 식품대학원 1년 과정을 수료했을 뿐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학력 위조를 통해 사적 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는 해명이 받아들여지면서 유야무야됐다.
애국심 마케팅 = <디 워> 의 흥행이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에 힘입은 것인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논란거리가 된 것은 영화 끝부분에 나오는 심 감독이 관객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에필로그였다. 전례 없는 감독의 에필로그에서 심 감독은 “세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 <디 워> 에서 우리만의 기술을 이뤘다”는 표현을 동원하며, 자신을 좌절하지 않고 한국 SF 영화를 개척해온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그리고 있다. 또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아리랑 · 이무기 · 여의주 등이 한글 발음으로 쓰인 점 등이 많은 네티즌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엔딩 크레딧에 나오듯 배우와 촬영 · 편집 · 음악 등 주요 제작진이 할리우드 인력임에도 이 영화를 한국 영화라고 지지하는 것이 정당한지, 상업영화에서 국적을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전이 벌어졌다.
해외 진출 = <디 워> 가 국내 개봉에서 역대 흥행 5위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디 워> 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해외 흥행에 달려 있다. 국내 흥행으로는 투자비를 회수하기에도 부족하므로 해외 흥행이 뒷받침돼야 성공한 영화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결정적인 것은 미국 내 흥행이다. 이는 미국이 세계 최대의 영화시장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심형래 감독이 노리는 할리우드 공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디> 디> 디> 디> 아시아위크> 용가리> 영구와> 영구와> 각설이> 디> 디> 디> 디> 디> 디> 디> 디>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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